[고용허가제] 머시라? 또 대란이라구!

2003.6.20.금요일
딴지 사회부

또 대란이란다. 화물연대 사태로 각종 매체에서 대란 운운하는 거 구경한 지 얼마 됐다고. 정권 초기의 어수선함이라 넘기기엔 들리노니 위기요, 보이노니 난리로다. 연일 보도되는 소식들이 자못 위협적이다.

요번엔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인력대란에 출국대란이란다.

지난 16일 국회환경노동위에선 외국인 고용허가제도입에 관한 법률안, <외국인근로자의고용허가및인권보호에관한법률>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상임위 소속 의원들 간에 쇼부를 보지 못해, 요번 임시국회서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사실상 물 건너 갔다고.

이것은 출국기한이 8월 말까지 유예된 이른바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들이 강제출국집행으로 쫓겨나거나, 추방을 피해 스스로 잠적해 버리도록 만드는 상황을 가져 온단다. 글케 되면 현재 약 20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산업체들은 이들이 출국하는 8월 말을 기해 단체로 조때게 생겼다는 말이란다.

뭐 조땔 때 조때더라도 뭐가 어찌 돌아가는 꼬라지인지 우리도 알고는 있어야 할 건 자명한 바. 전후좌우 앞뒤양옆 경과가 우째 되가고 있는 건지 함 살펴보자.

시방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이바구에 앞서 외국인노동자를 어떻게 봐야 할 건지 부터 함 짚어보자. 왜냐, 불법체류 중인 외국인노동자들도 불법이기 이전에 외국인노동자이니깐.

외국인노동자라. 쉽게 말해 "외국에서 울나라로 돈 벌러 온 넘들" 아닌가.

쩝..

머 일케 쾌도난마와 같이 썰 해버리면 열라 간단해서 좋긴하다만 일마들을 어케볼 것이냐 하는 건 현실적인 면과 정서적인 면을 고려해 확실히 짚어 둘 필요가있겠다. 이들에 대한 기존의 시각이 너무 막연하기 때문이다.

먼저 현실적인 측면에서, 외국인 노동자 일마들 역시 울 나라에서 이미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1996년, 대법원 판결은 "당해외국인이 대상 업체의 사업장에서 실질적으로 대상업체의 지시감독을 받으면서 근로를 제공하고 수당 명목의 금품을 수령하여 왔다면 당해 외국인도 근로기준법 제 14조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이 어딘가. 울 사회에 소위 정의란 것이 있다면 그걸 종국적으루다 판단하는 사회정의의 마지막 꼭지점 아닌가(물론 헌법재판소가 더 위에 있긴하다). 따라서 현재 울나라에서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노동자가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온전히 누릴 자격이 있는 친구들인가 아닌가 하는 논의는 그 정치적 맥락을 제외하곤 입에 올릴 필요도 엄씨 당연한 거시다.

정서적으로도 글타. 가난한 곳으로부터 잘 사는 곳으로 노동력이 이동하는 것은자본주의 아래에선 필연적 현상이고, 가난한 나라에서 잘 사는 나라로 노동자가유입되는 상황도 이꼬르다. 비록 이들이 울나라 국적을 가지고 있진 않지만 엄연히 울 산업구조에 명백한 노무를 제공함으로써 일정한 보탬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따라서 이들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부당한 착취를 당근으로보거나 애써 외면하는 태도는 전적으로 잘못된 편견의 결과이며 알고도 모른 척하는 것 역시 지 홀로 편안하려는 매우 꼬롬한 마인드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까지 한 이바구는 정상적으로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노동자들의 지위에 대한일반적 썰이었다. 그러나 인력대란이라는 상황을 목전에 둔 현 사태의 핵심은 글케 합법적 위치에 있는 외국인노동자가 아니라 불법으로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노동자들이라고 본 기자 앞썰 했었다.

글타면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는 뭔가. 또 그건 왜생겼나. 이걸 이해하기 위해선 1993년 도입된 외국인산업연수생제도의 한계를 알아야 한다.

외국인노동자라는 존재가 울 나라에 첨 등장한 건 90년대 초반 소위 3D라 불리는 업종에 구인난이 심화되면서 부터다. 울나라 사람들이 더티한 일은 안 할라고 하니깐 정부에선그 타개책으로 1993년 출입국관리법에 의거, 산업연수생제도란 걸 마련했다.

그리하여 모집된 외국노동자들에게 법적으론 학생이나 다름없는 연수생 신분을 부여해 3D 업종의 인력난을 땜빵하도록 했던 것이다(물론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술전수라는 껍띠기 뿐인 명분도 있었다).

고런 뽀다구로 만들어진 산업연수생제도는 첨에 중소제조업 분야에서만 외국인노동자들을 받아들였다. 그러다 96년 연근해어업, 97년 건설업 분야까지 낑가줘서 93년 도입 당시 2만 명이던 산업연수생 수는 2002년 기준으로 13만 명에 이르렀다.

헌데 문제는 그게 중소기업체의 인력수요에 따라 자연적으로 발생한 쪽수가 아니라 지 맘대로 규정에 의해 책정된 수치란 사실이다. 그나마 98년 이후 사실상 외국인 산업연수생의 숫자는 동결됐으며 02년 12월 연근해어업에 한하여 1,700여명 늘려준 게 마지막이었다.

130,000명. 딱 이러면 열라 많은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울 중소업계 생산성의 부피를 고려했을 때는 그 130,000이라는 건 택도 없는 숫자다. 울 중소업계가 글케 만만한 덩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인원을 여기저기, 게나 고동이나 좀 한다하는 기업에서 데꼬 가버리면 정작 영세한 중소기업 몫으론 필요한 인력이 돌아가지 않았다. 이건 실제 산업연수생제도의 혜택을 받고있는 중소기업이 별로 없었다는 걸 뜻한다. 가동하는 공장은 많은데 공장 돌릴 인력이 모자라는 상황이었단 말이다.

그래도 사람이 없어서 공장 안 돌아간다는 소리는 들은 바 없을 거다.

당연하다. 누군가 계속 돌리고 있었으니깐. 그 누군가가 바로 불법으로 체류하믄서 일 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이고 그들은 현재 중소업체에서 일 하고 있는 전체 외국 인력 33만명 가운데 약 60%에 이른다(02년 기준).  

이렇듯 기존 산업연수생제도는 그 정원을 임의로 제한함으로써 오히려 실제론 기업체의 필요에 의해 엄연히 노동자로 기능하고 있는 외국인을 불법체류자로 내비둬버리는 한계를 지닌, 다소 현실과 동 떨어진 쿼터제의 모냥새였던 것이다.

산업연수생제도 자체가 외국인노동자들의 학생 비수무리한 신분을 악용할 수 있는 헛점을 갖고 있었음도 숨길 수 엄따. 기업체들은 외국인노동자들에게 기술을갈차준다는 명분으로 연수생 아닌 여타 동급 근로자의 반 밖에 안 되는 임금으로 이들을 사용해왔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출입국관리법령 "외국인의 취업과 체류자격"조항을 써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선 외국인으로서 울나라에 취업할 수 있는 여러 자격 가운데 하나로 산업연수생을 규정해 놓고 있다. 근데 더 안정적인 여건에서 연수받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기 위해 만들어 놓은 요 근거가 밖에다는 교육시킨다고 해놓고 안에선 존나게 일만 시켜도 별 문제 없는 구실이 돼 왔던 것이다.

실제 그런 폐해로 인해 많은 이들이 작업장을 이탈해 스스로 불법체류자의 길을 걷게된 측면도 있었다. 또한 관광목적으로 입국해 중간에 옆길로 새버려 불법 취업으로 빠진 케이스가 작금의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들의 상당 부분을 이루고있기도 하다.

그러나 마빡에 불법체류자라 떡 허니 찍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이들의 노동력을 기업체에서 열라 필요로 하고 있었단 사실은 분명타. 실제 이들의 노동력이 활발히 소비될 수밖에 없었던 중소기업계의 상황도 글타. 왜? 울 나라사람들은 3D에서 일 안 하려드니깐.

그래도 이들이 그간 엄청난 핍박과 불이익을 받아 왔다는 사실을 놓쳐선 안 된다.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업체에 취업한 외국노동자들은 상습적 임금체불, 최저임금위반, 사생활간섭, 욕설에 폭행 등 온갖 양아치 행사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왔다.

그래서 이들을 사회적으로 구제하는 동시, 이미 기업체에 근무하고 있으나 불법명찰을 단 외국인노동자들을 합법적 노동자로 만들어주자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바로 고용허가제다.

고용허가제는 사업주가 외국인 근로자를 사용하기 위하여 당국의 허가를 받거나외국인 근로자가 취업하기 위해선 본인이 당국의 승인을 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고용허가제의 주요 의의는 이렇다.

첫째, 이른바 노동시장 보충성의 원리란 거에 근거해 울나라 인력을 고용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 당국에 의해 검증된 사업주만 외국인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는 거다. 울나라 인력의 구인노력을 절차적으로 먼저 요구하고 있는 셈이다.

둘째로 차별금지가 원칙적으로 관철된다. 울 헌법과 근로기준법은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게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세째 외국인노동자들도 노동 3권을 가지게 된다. 단, 고용계약을 1년마다 갱신하게 함으로써 단체행동권 행사를 최소화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노동자들 역시 실제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 온당히 근로자로서의 자격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고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별다른 차별을 받지 않아 인권차원의 불이익도 사라지게 된단다.

또 기존의 산업연수제를 폐지한다는 단서조항을 포함하고 있는 게 바로 요 고용허가제이기도 했다.

올초 고용허가제가 국회에서 논의되자 젤 먼저 발끈한 쪽은 중소기업협동조합이었다. 이너마들 그나마 빠방한 중소기업체들이 모인 이익단체되겠다.

첨 울 나라에 고용허가제 입법안이 나온 게 1996년인데 그때도 그랬고 작년에 당정협의를 거쳐 의원입법으로 요 법안이 상정됐을 때도 성명서 내고, 고용허가제 반대하는 연구논문 열라 발표하고 그랬었다.

한 마디로 산업연수생제를 고수해야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내세우는 고용허가제에 대한 주요 반대 논리는 기업의 인건비 부담 상승, 외국인의 노동 3권행사로 경영환경악화, 내국인 실업증가, 사회복지비용 부담 증가 등 이다.

시민단체(노동계와 인권단체,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정치권 등이 있으나 편의상 그냥 요렇게 부르고, 다들 고용허가제의 세부적 내용에선 조금씩 입장차가 있다)쪽에서는 고용허가제를 확실히 도입해야 한다고 함은 물론 산업연수생제도는 마땅히 폐지해야된다꼬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소위 말하는 송출비리, 즉 지금까지 산업연수생을 섭외하고 받아들이고 보내고 하는 송출문제를 중소기업협동조합 절마들이 담당함으로써 본국에 있는 브로커들하고 뒤에서 지들끼리 쿵짝쿵짝 해버리는 부작용을 문제 삼았고,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가혹한 인권유린과 불법체류자를 양산하는 산업연수생제도의폐해를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다 반대하는 건 아니다. 실제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영세한 중소기업 측에서는 고용허가제 안 한다고 난리다. 약 16만 개에 이르는 이들 쪼그만 기업체 쪽은 지들이 공단에 입주한 업체가 아니기 땀시 산업연수생을 배정받지 못해 20만명에 달하는 불법체류자들을 어쩔수 없이 고용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조속히 고용허가제를 실시해야 된다며 마빡에 핏대 세우고 있는 중이다.

뭐, 본 기자로선 이런 상황 나쁘다고 생각 안 한다. 이익단체가 지들 이익 챙기는 거 당연하고, 또 영세 중소기업측의 주장에도 열라 공감이 간다. 특히 불법체류자들을 피치 못하게 고용하고 있는 그들의 입장에선 단속반에 뽀록났을 경우 감당해야 할 피해에 대해서도 상당히 쫄고 있었으리라.

그래도 중소기업협동조합 측의 반대논리가 좀 웃긴 건짚어 둬야겠다.

고용허가제 실시하면 임금이 상승함으로 지들 기업에부담이 가중된다는 주장 말인데, 그런 현상이 발생할 거라는 사실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그게 부당한 것처럼우기고 나아가 사회적으로 문제다라 주장하는 건 웬지좀 우끼지 않은가.

이제까정 열라 해먹고 인제 몬 해먹게 생겼다고 징징거리는 것도 아니고. 제도가 바뀌면 지들 나름대로 경영혁신해서 제대로 이윤을 창출할 생각은 안 하고 한 달에 50만 원도 안 되는 헐값으로 사람쓰고 거기서 빠지는 단물만 천년 만년 쪽쪽 빨아먹고 앉아 있겠단 건가.

노동 3권 보장해주면 경영환경이 악화된다고 고래고래 고함치는 것도 한마디로 깬다. 그럼 현재 노동 3권 보장된 울나라 다른 기업들은 홀라당 다 망해께?

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노사분쟁에서 오는 부담을 감당하는 것 역시 경영의 일부이고 기업측에서 감수해야 할 사업적 댓가라는 사실이다. 그거 안 하고 그냥 지 편한대로 하믄 완전 꽁으로 먹자는 소리지.

차라리 외국인 노동자들은 노동자 대접해주지 말고 그냥 싸게, 거의 날로 일 시키고 싶다고 말하는 게 차라리 솔직하겠단 말이다.

이해당사자들과 시민단체가 나서서 저런 푸닥거리를 펼치는 와중에 울 관아의 어르신들 분위기는 어땠을까. 먼저 국회 환경노동위에서 딴나라당.

"고용허가제로 외국인 인권과 우리 경제를 맞바꾸겠다는 것이냐"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고용허가제 도입은 중소기업에 큰 경제적 부담을 줄 수 있다"

그럼 정부는?

"외국인 고용허가제의 조기 입법화를 위해 현행 산업연수생제도를 존치, 고용허가제와 병행실시"

아.. 이런 꼬라지니 엉뚱한 대란설이 폴폴 솟아오를 법도 하다.

20만 명이 한큐에 출국하려면 비행기가 몇 대 있었야 할까. 220명 정원인 보잉기가 900대 이상 있어야 되는데, 무슨 전쟁 난 것도 아니고 이게 한꺼번에 준비될 수 있을 리도 만무하고 20만 명을 한 방에 출국시키는데 드는 준비기간만 해도 앞으로 남은 두달 남짓 가지곤 어림도 없겠다.

어째.. 정작 대란이 일어나뻐려야 할 데는 따로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들지 않냐?

울나라의 노동법제는 울 노동시장만을 전제로 구축되어 있기 땀시 노동시장에 대한 급격한 국제화에는 대응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그런데도 외국인노동자가 증가하고 있는 현 추세에서 단지 국내의 불명확한 경제문제를 이유로 외국인노동자 문제를 그대로 놔 두는 것은 무리다.

둘다 시행하자는 소리도 글타. 산업연수생제도와 고용허가제를 병행시키는 경우연수생에 해당하는 외국인노동자와 고용허가제에 의해 근로자 지위를 받은 외국인노동자들 간에 발생할 갭은 어떻게 할 것인가.

현재로선 짐작만 할 뿐이지만, 사실상 그 둘간에 임금격차라든지 실질적 대우가다르다면 그들은 더 나은 쪽으로 이동하기 위해 또 다시 불법의 나락으로 내몰리게 될 것이다. 제도가 불법을 강요하는 상황이란 말이다 이건.

분명한 것은 3D업종이라 일컬어지는 이들 중소제조업 역시 울 나라 산업구조를지탱하고 있는 중요한 부분이며, 어떻게든 이를 맡아야 할 노동력의 존재가 필수적이라면 구조적으로 지 꼬라지를 갖춘 법적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이바구다. 어차피 울나라 사람들은 기피한담서.

암튼 이거 제대로 몬 해서 올 8월달, 법무부에선 애들 추방해버린다고 들고 일어나고 한꺼번에 비행기 900대 대령할 수 엄써가 진짜 우끼고 자빠지는 난리(?)가 나면 정부와 국회 늬덜 어쩔래.

글고, 고용허가제 이거 딴나라당 니네 지난 대선 공약이었자너. 노통도 마찬가지고. 말빨도 안 서는 대란설이 떠돌고 국민들이 거기에 조땔까바 이리저리 흔들리는 게 누구탓 인 거 같냐, 씨바.

니덜같은 대란 제조기 때문이다, 대란 제조기. 이상.

딴지 사회부

쪼인트

(kyeongcheol@ddanz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