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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세녹스를 소비하라 !


2003.6.16. 월요일
딴지 프로젝트 X 팀



 

 發泡酒


 

2001년 9월 4일 오후 5시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23세 젊은 남자 하나가 수 십대의 카메라와 수 백 명의 기자들 앞에서 생애최초의 기자회견을 한다. TV 정규뉴스를 브레이크 하면서까지 일본전역에 생중계된 이 기자회견의 내용은, 그 남자가 광고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다는 것이었다. 그저 처음 CF에 출연한다는 것만으로 언론으로부터 이런 호들갑을 끌어낸 이 신인은, 일본 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의 장남 고이즈미 고타로였다.

그를 모델로 전격 발탁한 회사는 일본 최대의 양주제조업체 산토리. 맥주가 아니라 양주가 전문이었고 전통적으로 유명연예인만 모델로 기용해왔던 산토리가 완전 신인에 불과한 현역 총리의 아들이라는 뜬금없는 카드를 꺼내들고, 칼로리를 반으로 줄여 맥주에 어색하게도 다이어트 개념까지(상품명 "diet ") 도입하며 작전을 걸고 나섰던 것은, 고속으로 성장하고 있는 새로운 시장 때문이었다. 바로 발포주 시장이다. 

發泡酒.

발효과정에서 생긴 이산화탄소를 품고 있다 뚜껑을 딸 때 거품이 나도록 한 주류로, 대표적인 것이 샴페인이다. 그런데, 이게 어떻게 맥주와 연결되고 총리 아들까지 등장하게 되었느냐. 스토리는 1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주세법은 맥주의 주원료인 맥아(보리의 낟알)의 함유비율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하도록 되어 있다. 맥아가 67% 이상인 경우는 맥주로, 그 이하는 잡주로 분류된다. 그리고, 맥주로 분류되면 ℓ당 세금은 2백22엔이 부과되고, 그 이하 잡주는 차등 적용된다. 

그런데, 94년 12월 산토리는 맥아 함유량이 67%에서 2% 모자란 65%여서 맥주로 분류되지 않고, 따라서 세금은 덜 내면서 동시에 맛은 맥주와 거의 비슷한 <호푸스>라는 신제품을 내놓는다. 최초의 발포주 맥주 등장이다.

94년 당시의 일본주세법



















  맥아비율 세금

맥주

67% 이상 222엔

발포

67%-25% 152.7엔
25% 이하 83.3엔

그 2% 덕분에 3백50미리짜리 맥주 한 캔이 225엔에서 180엔으로 가격이 떨어진다. 물론 세금차이 때문이다. 이 발포주에 대한 일본 대장성의 첫 반응은

"거품술은 거품이 곧 꺼지게 되어 있다"

라며 시큰둥했다.

그러나, 세계에서 다섯 번째 맥주 소비량에, 전체 주세에서 맥주가 차지하는 주세부담율이 40% 이상으로, 10%-20% 내외의 서구선진국을 제치고 실질적인 세계최고의 맥주애호가인 일본의 서민 소비자들은, 긴 경제불황 와중에 등장한 이 저렴한 유사 맥주에 환호한다. 

다음 해인 95년 4월, 아예 25% 보다도 낮은 24%짜리 발포주 <드라프티>가 맥주 메이저 삿포로사에 의해 시장에 등장하게 된다. 25%이하면 세금이 또 차이가 난다. 해서, 이번엔 맥주 한 캔 가격이 160엔까지 떨어진다.  거의 유사한 맛, 비슷한 알콜도수에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초고속성장을 거듭하게 되는, 25% 이하 본격 발포주의 등장이다.

이렇게 등장한 발포주가 1년 만에 전체 맥주시장의 3.8%를 차지하며 급성장해 가자, 그 다음 해 대장성이 칼을 빼 든다.

"맛이 같으면 같은 세금이 옳다"

라며, 종전의 67% 이상이 아니라 50% 이상은 발포주가 아니라 맥주로 간주하여 맥주와 같은 세금을 내도록 하고, 25% 이하는 세율을 83.3엔에서 105엔으로 일방적으로 인상해 버린다. 명백히 초기 발포주를 겨냥한 세제개정이었다.

이에 메이커들은,

"같은 승차감이면 대형차나 경차나 같은 세금이 옳다..는 논리나 마찬가지다"

라며 크게 반발한다. 맥아의 쓴 맛을 맥주 맛에 근접시키기 위해 좁쌀, 새우 등을 섞어가며 5년 간 각고의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쳐 제품을 출시하고 이제야 그 결실을 얻으려 하는데, 국가가 오로지 세수논리만으로 기업의 노력을 간단히 앉은 자리에서 물거품을 만든다며 맹렬히 반발한다. 장기 불황을 겪던 소비자들의 여론도 당연히 메이커들 편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각사의 코스트다운 노력과 메이커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발포주 시장은 2000년 전체 맥주 시장의 20%를 넘어서더니, 48년 만에 기린을 정상에서 끌어내리고 맥주제조사 1위가 된 아사히가 가장 늦게 발포주 시장에 뛰어들면서 내놓은 붉은색의 <혼나마(本生)>가 대히트를 치면서 전체 발포주 시장을 견인하자, 2002년에는 발포주가 드디어 전체 맥주 시장의 40%를 넘어서 버린다.

이 과정에서 가격이 싸서 마시는 저가의 유사 맥주라는 이미지는 맥주와 거의 동등한 또 하나의 옵션, 대체 맥주로까지 개선되어 가고, 발포주 한 캔의 가격은 135엔까지 떨어진다. 이제 곧 진짜 맥주와의 역전도 머지 않았다. 시장에 등장한 지 겨우 8년만에 그 원조를 넘어서려 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이 이 정도로 폭발해가자 대장성은 세금인상을 계속해서 시도한다. 한 캔 당 10엔만 세금을 인상해도 연간 1000억엔, 우리 돈으로 1조가 넘는 세금이 추가로 들어오는 상황이니 존재목적 자체가 세수의 안정적 확보인 조세당국으로선 당연한 액션이다.

그러나, 1996년의 첫 번째 세제개편 이후, 발포주 세율을 대폭 인상하려는 대장성의 시도는 메이커들의 거센 저항과 소비자들의 여론에 밀린 정치권의 발빼기로 최근까지 번번히 실패로 끝이 난다.

특히, 4대 메이저 맥주메이커 - 아사히, 기린, 삿포로, 산토리 - 들은 소비자들과 연대하여 <발포주의 세제를 생각하는 모임>을 결성하고 회사의 사장들이 직접 길거리에 나서 서명운동을 펼쳐 3개월 만에 50만 명의 서명을 받아내는 등 발포주 증세를 반대하는 전선을 공동으로 펼치고 있다.

  

이러한 메이커들의 전방위 자구 노력 중 하나가 바로 고이즈미 총리 아들 고타로의 전격기용이었다. 산토리의 TV CF에서 고이즈미 고타로는 "다이어트 은 맛있을 뿐 아니라 날씬해지기까지 한다"고 말하자 " 그럴 리 없다"며 의심하는 중년의 남자에게 다시 이렇게 말한다.

" 맥주의 새로운 기준 "

이라고. 이 말은 바로 아버지 고이즈미를 총리로 만들었던 키워드였다. 정치권에서 아무런 계보도 없던 아버지 고이즈미가 모든 사람의 예상을 깨고 최대 계파의 수장이었던 하시모토를 걲을 수 있었던 것이 바로 철저히 계보에 의해 움직이는 일본의 기존 정치질서를 탈파벌이란 새로운 기준으로 무너뜨렸기 때문이다. 아들 고이즈미를 등장시킴으로써, 아버지 고이즈미가 가진 구질서를 뒤엎는 새로운 기준이란 전복적 이미지를 차용해 온 절묘한 정치적 기용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메이커들의 압력과 소비자들의 여론에 계속해서 밀려오던 국세청(일본 대장성은 2001년 재무성으로 개칭하고 국세청 등 여러 기능이 분할된다)은 96년 개정 이후 7년 만인 올해 드디어 반격에 나선다. 맥주세율은 그대로 둔 채 맥아함유 50%미만의 발포주 세율을 152.7엔에서 178.125엔, 25% 미만은 105엔에서 134.250으로 대폭 인상하는 세제개편안 상정하여 계류 중이다. 소비자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메이커들과 세수확보라는 국가적 당위를 내건 국세청과의 힘겨루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CENOX

 

세녹스는, 발포주다.

메이커가 연구 끝에 진짜에 근접한 품질을 가지면서 관련세법의 빈틈을 이용해 세금을 덜 내는 유사 제품을 탄생시켜, 소비자들로부터는 폭발적 호응을 얻고 정부기관의 세수확보 논리와는 대결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발포주의 역사는, 그대로 세녹스의 역사다.

맥아비율을 조절하여 맥주가 아니라 발포주라고 치고 나오는 메이커에 "실제 맛이 같으면 세금도 같아야 한다"는 일본 대장성의 반응과, 첨가비율을 조절하며 연료가 아니라 첨가제라고 치고 나오는 메이커에 "실제 연료로 쓸 수 있으면 세금도 같아야 한다"는 한국 산자부의 반응은 그야말로 붕어빵이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같은 속성의 두 사건은 양국에서 완전히 판이하게 대처된다. 일본은 세금을 관장하는 경제부처가 전면에 나서 소비자의 선택권과 메이커의 사업권, 정부의 조세권이 세제개편이란 이슈를 가운데 두고 치열한 힘겨루기를 9년째 진행하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산업과 자원의 실물을 총괄하는 부처가 나서서, 세녹스 제조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세녹스 원료의 수급을 막는 용제수급명령을 내리고, 국세청은 110억의 세금을 추징하고, 공장시설은 가압류하는 조치까지 모두 몇 개월 만에 처리한다. 발포주의 제조를 원천봉쇄 하려고 아무도 맥주회사에 보리를 팔지 못하게 하고, 과거에 팔린 술에도 세금을 소급해 때린 후, 당장의 주조시설에는 딱지를 붙여 생산을 중지시킨 셈이다.

나아가, 세녹스가 40% 첨가로 문제가 되자 첨가제는 이제 1% 이내까지만 허용한다고 <대기환경보전법>을 개정하고, 유사한 사건에 대비해 대체에너지의 판별권한을 산자부가 가지겠다고 <석유사업 및 대체연료법>이란 통합법을 만들었으며, 원료가 뭐건 자동차연료로 쓰이기만 하면 전부 휘발유와 같은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교통세법>을 개정하는 등 관련법 전체를 한꺼번에 개정한다.

이건, 맥아는 무조건 67% 이상 넣어야 하고, 맛이 맥주와 비슷하면 맥주와 똑같은 세금을 내야 하며, 맥주와 비슷한 맛인지 아닌지의 감별권한은 오로지 조세당국만이 독점하겠다고 하는 셈이다.

 

이 정도의 전면적 개정임에도 - 특히 핵심인 석유사업법은 70년대 이후 30여 년만의 본격개정이다 - 입법예고기간이 비정상적으로 짧다거나 여론수렴을 위한 공청회가 생략되었다거나 하는 건, "세금포탈을 목적으로 가짜 휘발유를 만든 부도덕한 탈세기업"을 하루라도 빨리 응징하기 위한 나름의 고육책이었던 것이다.

이 정도면, 씨를 말린다는 표현이 가장 적절하다. 우리 기관이 이렇게까지 신속하고 일사불란하게 하나의 제품을 시장에서 퇴출시키는데 사법적 총력을 기울인 적이 있었던가. 산자부의 논리대로라면 "세금포탈을 목적으로 가짜 맥주를 만든 부도덕한 탈세기업"이긴 일본의 맥주회사들도 하등 다를 것이 없는데, 양국의 대응은 왜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는 것인가. 그 차이에, 세녹스 파동을 읽는 키워드가 숨어 있다. 자질구래 한 건 건너뛰고 큰 줄기만 보면, 본지 그 이유를 두 가지로 본다.

 첫째.

일본에서 발포주는 처음부터 업계 메이저 중 하나가 시작했고, 한국에서 세녹스는 작은 벤처 하나가 시작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본지, 그 동안의 취재를 바탕으로 주장하건데, 만약 세녹스가 국내 대형정유사의 프로젝트였다면 적어도, 이렇게까지 포박당한 채 팔다리 다 잘리고 퇴출 당하는 상황까지는 결코 오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 산자부의 액션은, 일본 대장성이


" 발포주가 건강에 해로운데다 이걸 만든 업체는 가짜맥주를 만들어 탈세하는 부도덕한 기업이니, 기존 맥주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이 유사맥주를 관련법들을 전부 고쳐서라도 강제로 퇴출시킨다. "


라고 결정한 것과 같은 꼴이다. 그런 초강경 대응은 맥주회사가 자기시장을 방어하느라 움직일 때나 있을 법한 거다. 더구나, 발포주가 정말로 건강에 해로운지 객관적으로 테스트도 해보지 않고 그런 결정을 대장성이 내렸다면,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산자부가 그 짝이다.

 

세녹스가 엔진을 부식시키는 등 나쁜 거라면서도 종합적인 검증은 생략하고, 탈세로 부도덕한 범법자들이라며 취할 수 있는 모든 법적조치를 동원해 원료 막고 세금 때리고 공장 압류하고 법 개정해 실질적으로 시장에서 퇴출시킨 후에야, 그럼 어디 성능 검증 한 번 해보겠다고 나선 것이 지난 주다. 검증을 끝까지 하지 않는 것보다 나중에라도 하겠다고 나선 것은 백 번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이거 아무리 일반인들은 잘 모르는 사정이 뭔가 있을 거라 물러서서 바라봐도, 말이 되기 어렵다.

가장 상식적인 대응은 지금처럼 어떻게든 죽이려 할 것이 아니라, 일본 대장성처럼 살려서 어떻게든 세금을 더 받아내려 하는 것이다. 더구나 존재목적 자체가 세금 더 많이 받아내라고 있는 조직이 아니라, 산업과 자원을 국가에 최대의 이익이 되도록 조정하고 운용하라고 있는 조직에서 오로지 세수논리로만 제법 괜챦은 특성을 가졌다는 제품이라는 자원 하나를 제대로 테스트도 해보지 않고 이렇게까지 퇴출시키려 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쉽지 않다.

여기서 산자부와 정유사의, 흔히 말하는 밀월관계를 거론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본지 이걸 객관적으로 증명할 방도가 없다. 검증할 수 없는 사안에 대해 더 이야기해봐야 그 때부턴 소설이 될 뿐이다. 이건 이만큼만 하자.

 둘째.

이게 기호품 맥주의 문제가 아니라, 생필품 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산자부의 과도해 보이는 여러 액션들은 그것이 맥주와 같은 일반 소비재가 아니라 석유라고 하는, 국가차원에서 관리해야 할 특수한 자원이기에 취해졌던 이례적인 보호조치라고 생각할 수 있다. 맥주는 일상의 기호품이지만, 석유는 산업의 쌀이니까.

현대 산업사회에서 안정적인 석유의 확보는 전쟁을 불사해서라도 구축해야 할 국가적 아젠다다. 그런데 여기에 법의 빈틈을 이용해 꼼수를 부리며 기존시장을 교란하는 존만한 업체의 등장은, 국가 에너지를 관장하는 주관부서의 입장에선 국가적 레벨에서 단호하게 대처해야 할 사안이 되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나라처럼 석유류 제품에 각종 조세를 잔뜩 얹은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에너지세나 환경세 등이 주를 이루는 선진국의 에너지 세제와 달리 우리나라는 석유에 교통세, 특소세, 교육세, 주행세, 판매부과금, 부가가치세 등 6가지나 되는 조세를 듬뿍 부과하고 있다. 석유류 가격에 각종 세금을 묻어버림으로서 조세저항을 줄이고, 징수의 편리를 도모하는 것이다.

국제유가가 떨어져도 우리나라 휘발유 가격이 유난히 안 움직이는 건 우리 석유조세의 이런 특수성과 연관된다. 그러다 보니, 우린 휘발유 가격도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아래는 2002년 2사분기 기준, 1리터당 평균 소비자가격과 세금의 비율이다. 우리나라가 1리터당 가장 비싸면서, 세금 비율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은 2002년 6월 기준, 1달러당 1250원로 계산.)
 

























  소비자가격 평균 소비자가격 대 세금비율
국가 한국 OECD
선진국
OECD
기타국
한국 OECD
선진국
OECD
기타국
휘발유가 1240원 1171.25원 997.5원 67.2% 63.56% 54.24%
 

* OECD선진국은 1인당 GDP가 한국보다 높은 국가들(미국, 영국, 스위스, 일본, 독일, 프랑스, 룩셈부르크, 네델란드, 노르웨이, 스웨든, 오스트리아,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호주)이고,

OECD 기타국은 1인당 GDP가 한국과 비슷한 국가들(체코, 멕시코, 폴란드, 슬로바키아, 터키, 헝가리, 그리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포르투칼, 스페인) 로 임의 분류한 것으로, < OECD, "Energy Prices & Taxes : Quarterly Statistics, 2nd Quarter", 2002 >를 기본자료로 한국환경정책평가 연구원, 강만옥 연구원이 정리한 것이다.


그러니까, 산자부의 과잉 진압은 석유가 국가적으로 그렇게나 중요한 자원이기 때문이었다는 거다. 그러나, 사실은 바로 그 똑같은 이유로 - 그렇게나 중요한 자원을 다룬다는 이유 - 인해 산자부의 대응은 부적절했다는 것이 본지 판단이다.

사실, 세녹스 제품 그 하나가 중요한 것이 전혀 아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수 십 년 동안 꼼짝도 않던 에너지 관련법안들이 이런 갈등을 계기로 어떻게 국가적 이익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개선되는가 하는 것이다. 1970년대 안정적인 석유수급만을 생각하던 석유사업법에서, 이제 2003년의 새로운 에너지 환경, 소비자 권리, 환경적 고려, 대안적 에너지 등의 요구를 어떻게 종합적으로 담아낼 것인가.. 세녹스는 바로 그걸 따져볼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원유 도입량 세계 4위에, 무역수지에서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7%(2002년 기준)이나 되는 극도로 수입 의존적인 에너지구조의 나라에서, 이런 논란이 이해 일방 당사자의 이익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국가이익의 총량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결론지어질 수 있도록, 공평하고 드라이하게 전체 과정을 관리하는 것, 그게 바로 산자부가 할 일이다. 여기서 첨가제는 몇 %가 되느니 안 되느니.. 하는 식의 지엽적 논란은 정말이지 부차적인 디테일이다.

세녹스는 한 마디로 잘 섞은 가짜다. 발포주가 잘 섞은 가짜이듯. 가짜가 문제가 되는 건 진짜의 품질에 미치지 못하면서 진짜 노릇을 해서 진짜와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히고 시장을 교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짜가 진짜만큼 혹은 그 이상의 품질이 되어버릴 경우, 가짜는 더 이상 가짜가 아니다. alternative, 또 하나의 옵션이 되는 것이다. 수입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의 에너지환경에 있어서 이러한 alternative들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메이커가 살아남기 위해 법의 틈새를 이용해 세금을 덜 냈고, 그것이 입장에 따라 도덕적으로 비난할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산자부로서는 도덕을 탓하는 게 제 임무의 우선순위가 아니다. 산자부는 종교청은 아니다. 국가의 산업과 자원을 총괄하는 실물경제의 책임부처에게 정작 중요한 것은, 그 메이커가 만들어 냈다고 하는 물건이 정말 주장하듯 그런 성능을 가지는지 그래서 그 물건이 국가이익의 총량을 늘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인지, 그걸 검증하고 검토하고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노력들은 그런 새로운 요구를 어떻게 소화해낼 것인가가 아니라, 기존 에너지시장을 어떻게 하면 더욱 진입하기 어려운 것으로 만들 것인가에 집중해 있다. 에너지 시장의 안정성 강화는 분명 산자부의 중요한 임무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지금의 법적 환경이라면 제 2의 세녹스는 꿈도 꿀 수 없다. 세녹스가 너무도 훌륭한 alternative기 때문이 아니다.

 

대안적 에너지라고 우리가 부르는 희망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음료에 불과한 발포주도 아직 유사에서 대안이 되지 못했다. 하물며, 전세계가 갖고 싶어하는 대안의 에너지가 세녹스와 같은 불완전한 중간과정과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바보가 아니라 미친 거다. 지금의 관련법 개정이 가진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이 중간과정을 시장에서 존재할 수 없도록 말끔히 밀어버린다는 데 있다.

여기서부턴 세금의 문제가 아니라, 비젼의 문제다. 국가의 산업과 자원을 총괄하는 부처가 에너지에 대한 이런 기본적 비전조차 없다면, 그럼 우리들은 도대체 누구에게 그걸 기대해야 하는 건가. 우린 도대체 누구 등에 대고 비벼야 하는 거냐고.

 

소비자

 

일이 이렇게 된 거다.

일이 이렇게 된 것이라 리포트하고, 세녹스 별로 나쁜 거 아니니 쓰라고 하고, 그쯤에서 끝을 맺어야 평상시 본지의 태도 되겠다. 그런데, 본지가 지난 두 달 동안 이 건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수 많은 관계자와 전문가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국내외 수 많은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추적60분, 녹소연과 함께 직접 실험까지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 파동의 관련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들이 생겨 버렸다. 본지 이야기가 법적 구속력이야 없다만, 관계자 아저씨들은 귀담아 들어주시라. 이제 본지만큼 이 건에 정통한 매체는 없다. 그래서 오바 좀 하겠다.

자 간다.
 




 우선, 세녹스 아저씨들한테부터 할 말이 있다. 이제 꼼수는 그만 부리시라. 억울할 수도 있다는 건 알겠다. 존재하는 규정 내에서 움직이려 했다는 것도 말 된다. 하지만, 40% 첨가니 하는 건 결국 시장진입을 위한 꼼수다. 설혹 그것이 당신들 주장대로 애초에 의도한 것이 아니라 규정을 따라가다 도착한 곳이 그곳이라 하더라도,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꼼수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더 중요한 건 그게 이제 안 통한다는 거다. 일본에선 그게 절세가 됐지만, 우린 그걸 탈세라 하고 있다.

그래서 억울하다고 계속 첨가제 어쩌고 해봐야 문제 해결 안 된다. 현재 계류 중인 법정공방이 있고, 거기서 첨가제가 아니라 연료라고 판정이 난다면, 아저씨들 엄청난 세금을 물어내야 한다는 사정 알겠다. 그리고 법정공방이란 건 결국 존재하는 규정 내에서의 싸움이니, 첨가제라는 게 법적으로 틀린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겠다. 그래서 첨가제 논리를 버리지 못한다는 거 이해 가지 않는 바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소비자를 상대로 첨가제니 어쩌니 이젠 그만하시라. 법정공방에서의 법적 논리야 본지 관여할 바 아니다. 법적 판단은 사법부가 할 것이니, 그건 그것대로 해결하시라. 하지만 시장을 향해서는, 소비자를 향해서는 이제 본격 연료가 되겠다고 선언하시라. 다 까고 나오시라. 그리고 산자부와 딜을 하시라. 연료로서 시장에서 평가 받을 기회를 달라고 하시라. 거기에 당신들 역량을 총집중 하시라. 그리고, 냉정한 시장의 판결을 받으시라.

매달려도 산자부가 안 된다고 하면? 더 쎄게 매달려보시라. 바짓가랭이 잡고 늘어지시라. 그럼, 산자부를 그렇게 씹어 댔는데 금방 쉽게 오냐오냐 하겠는가. 그 양반들은 감정도 없겠나. 그래도 안되면? 노무현 대통령 아들, 세녹스통 들고 새로운 기준! 이라 외치는 광고에 기용해 보시라. 그래도, 그래도 안되면 ? 씨바, 본지도 그 다음은 모른다. 그땐 죽어야지 어쩌나. 권한은 저쪽이 다 가졌는데. 다음 세상에 보다 행복한 에너지로 다시 태어나길 기원하며 세녹스 장례식이나 장렬하게 치뤄줘야지 뭐.

 그 다음. 산자부 아저씨들. 아저씨들도 할 말 많다는 거 안다. 그리고 그 말들 중에 말되는 소리도 많다. 세녹스, 대체에너지 아닌 거 맞다. 거창하게 대체에너지씩이나 되지 않는다. 그저 휘발유보다 몇 가지 점에서 나은 정도다. 굳이 따지자면 대체에너지가 아니라, 개선된 연료 정도 되겠다. 그리고, 탈세한 범법자라 표현하는 거, 그거 입장에 따라 그렇게 볼 수도 있고, 일리도 있다.

그런데 말이다. 100%가 안된다고 죽이는 게 맞나, 그래도 나은 점들이 있으면 기준을 정해서 더 나아지라고 시장에서 기회를 주는 게 맞나. 그리고, 무엇보다 이 모든 상황을 기존시장 보호를 위해 범법자 하나 때려 잡는 거로만 단순화하고, 거기다 조또 속사정도 모르는 소비자들이 지랄을 하니 스스로의 방어논리 개발에 주력하며, 이 씨바 우리 말이 맞다니까.. 하는 수세적 감정적 대응하는 거.. 그거, 벗어나 주시라. 산자부 공식적 입장 써놓은 거 나중에 일 다 끝나면, 스스로들 한 번 읽어보시라. 공무를 진행하는 양반들의 드라이해야 할 공문서에, 감정이 철철 흐른다. 세녹스의 방자한 대응이 괘씸하신가. 그럴 수 있겠다. 하지만, 아저씨들은 대한민국 산업과 에너지의 전체의 수문장 아닌가. 한 쪽 골 포스트만 지키면 안 된다. 제발 통 크게 좀 놀아주시라. 

그리고, 누가 뭐래도 스스로 검증 하기 전에 형사고발하고 퇴출명령부터 내린 거, 이거 말 안 된다. 저쪽이 꼼수라면 아저씨들은 과잉이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테스트하겠다고 한 거, 박수 받으시라. 그런데, 실험목적이 세녹스가 유사휘발유라는 걸 밝혀내기 위한 거라고.. 그래서 재판에서 증거로 삼으려는 거라고.. 사실 이 대목부터 목에 걸린다.

아저씨들은 그 물건이 유사휘발유라는 걸 밝혀내기 위해서 국민들 돈을 써야 하는 게 아니라, 그 물건이 객관적으로 어떤 것인지 공정하게 밝혀 어느 쪽이 국가이익의 총량이 커지는가를 따지기 위해 국민들 돈을 써야 하는 거다. 하지만, 뭐 좋다. 결국 중요한 건 실험 자체의 객관성이니까. 객관적으로 진행된 실험의 결과가, 나쁜 물건이라고 나온다면, 그래서 그것의 결론으로 시장진입이 안 된다면 그거야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본지가 한 실험보다 훨씬 좋은 장비로 실험할 수 있는 아저씨들이 나서는 거, 대환영이다.

그런데, 기준은 있나. 새로운 연료가 어떤 환경성 기준을 통과해야 되는 지 기준 자체가 없는 걸로 안다. 우리나라 에너지 역사상 이런 걸 해본 적이 없으니까. 그 기준, 환경부가 먼저 마련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그리고 왜 그 테스트를 아저씨들이 지정한 정부기관들만으로 하겠다고 하시는가. 우리도 껴달라. 왜 안 된다고 하시는가. 본지가 존만해서 가오가 안 나오시나. 그럼 씨바 큰 신문들이라도 껴주시라. 언론은 싫으신가. 그럼, 시민단체들 껴주시라. 에너지와 환경 시민단체들 많다. 시민단체도 안되나. 그럼, 아예 오픈된 실험으로 하시라. 그러지 않을 이유가 뭔가. 아저씨들끼리만 하겠다면, 그렇다면 이젠 그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아저씨들이 무슨 첩보기관인가. 공개하시라.

그리고 그 실험 결과에 따라, 아저씨들 말이 맞다는 걸 입증하기 위한 방향이 아니라, 국가이익의 총량 커지는 방향으로 결정해 주시라. 존만한 세녹스가 이렇게까지 산자부 아저씨들 자존심과 스타일을 구기게 하는 게 열 받으시는가. 뭐 열들 받으시라. 이해 안 가는 바 아니다. 하지만 열은 받으시되, 일은 공정하게 처리해 주시라. 아저씨들은 정유사만의 산자부도 아니고, 세녹스 재판 원고로만의 산자부도 아니고, 대한민국이 가진 자원과 에너지 전체의 산자부다. 그리고, 세녹스가 연료로 나오겠다면, 기준을 마련하고 그걸 통과해내면 적당한 세금 때리고 적당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결국 시장에서 승부가 나도록 기회를 주시라. 어디가 적당이냐고. 그걸 왜 우리한테 물어보시나. 그걸 마련하는 게 아저씨들 일이다.

 환경부 아저씨들한테도 또 할 말 있다. 오래 조사했더니 할 말이 좀 많다. 그래도 이러다 보면 끝이 없으니 아저씨들한테는 간단하게 줄이자. 아저씨들, 뭣들 하시나. 환경과 관련된 부분은 아저씨들 소관 아닌가. 아저씨들이, 연료의 환경성 기준 만들어 주시라. 그래서 새로 나온 물건이 아저씨들이 만든 기준에서 친환경적이라 판단되면, 아저씨들이 직접 나서서 보호해주시라. 지금은 기준이고 뭐고 아무 것도 없으니 산자부 아저씨들이 저러는 거 아닌가.  발포주 맛은 소비자들이 알아서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연료는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지 않은가. 아저씨들이 나서 주시라. 지난 주에 시민단체들과 최초의 관련 토론회 한 걸로 안다. 졸라 박수 받으시라. 자자, 얼릉얼릉 기준 만들어서, 대안적 에너지 시장 활성화 시키고, 우리도 장기적으로 명실상부하게 대체에너지라 불릴 만 한 거, 하루 빨리 가져보자. 언제까지 산자부 눈치만 볼건가.

 정유업계 아저씨들. 일단 웃자. 푸하하. 아저씨들이 제일 웃겼다. 정유업계는 왜 세녹스 같은 거 안 만드냐니까, 맘만 먹으면 금방 만들 수 있지만 세금을 더 내기 위해서 안 만들고 있다고 답한 거, 그거 정말 웃겼다. 세금을 더 내기 위해서 안 만든다. 푸하하... 본지도 안다, 아저씨들 맘대로 안되는 거. 복잡한 속사정은 제껴 두고, 결론만 말하자. 양주전문 산토리가 발포주를 내놓자, 기존 맥주 메이저들은 더 좋은 발포주를 내놓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아저씨들, 세녹스 같은 못 나오게 할 게 아니라, 세녹스 보다 더 좋은 거 만들어 주시라. 그래서 돈 많이들 버시라. 근데, 한 가지. 우리나라 특유의 유가 하방경직성. 일단 기름값 올라가면 절대 안 내려오는 거. 그거 본지가 아무리 연구해봐도 골 때림이다. 아무래도 아저씨들이 가지고 있는 유가산정식인가 뭔가 그것 좀 공개해주셔야겠더라. 그건 또 그때 가서 이야기 해보기로 하고..

 

 소비자들. 본지, 사실 이렇게 복잡하게 껴들라고 이 건을 다루기 시작한 거 아니다. 본지 첫 기사에서 언급했듯 본지의 관심은, 결국 구체적인 소비자인 나에게 뭐가 유리한 것인가.. 하는 것을 밝히는 데 있었더랬다. 80년대는 민중의 시대였고 90년대는 시민의 시대, 이제는 소비자의 시대니까.  

이런 갈등은, 일본 발포주의 예에서 보듯 어느 나라, 어느 분야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정부와 메이커와 소비자가, 각자의 요구로 갈등을 만들어 내고 그에 따른 정치적 조정과 시장의 조율로 어떤 균형점을 찾아가는 거.. 이건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새로운 물건이 이미 과점된 시장에 진입하는 데 피할 수 없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에겐 너무 오랫동안 국가와 공급자 일방의 논리만 관철되어 왔다. 세녹스도 마찬가지다. 소비자의 요구와 권리가 한 축으로서 충분히 고려되지 못하고, 언제나 결론만 던져진다. 이번엔 제법 괜챦다고 하는 물건 하나가 등장했는데, 검증도 안 해보고 결론이 퇴출이다. 더 나은 품질에 더 나은 조건이면 소비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소비자의 권리다. 본지 테스트 결과로는, 소비할 만한 물건이다. 본지 테스트가 완전해서가 아니다. 불완전하다. 그러나, 그걸 소비할 권리를 국가가 제한하려면, 그걸 뒤집을 만한 충분한 검증이 있어야 한다. 민간도 검증을 하는데, 그거 하라고 있는 곳이 도대체 그걸 왜 안 하나. 그런데 그게 없다. 그리고 결론만 던져진다. 이건 아니올시다다.

그래서 소비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명령은 내려졌고, 공장은 폐쇄됐고, 법은 이미 개정된 상황인데 말이다. 온라인서명 하자고 하는 건 한가한 소리다. 그 정도로 뭔가 뒤집히기엔 현실적으로 너무 많이 왔다. 어깨동무하고 거리로 뛰쳐나갈 수도 없는 일이다. 청와대 토론마당 같은 곳에서 떠들어 정책 결정권자들의 참고사항을 풍부하게 만드는 것도 분명 필요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산자부가 갑자기 돌아서서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보자.. 하기 전엔, 세녹스는 시장에서 곧 사라질 공산이 매우 높다.

본지, 여기서 제안한다.

소비자들이여, 세녹스를 소비하라. 적극적으로 소비하라. 눈에 띄면 닥치는 대로, 숨어서 팔면 거리낌 없이, 남은 게 있다면 남김없이 적극적으로 소비하시라. 사실 이제 서울에선 찾아보기도 힘들 거다. 그러나, 탈세니 부도덕이니.. 하는 거에 코웃음 쳐라. 세무당국이 세수확보가 제 일이듯 소비자는 더 좋은 물건이면, 쓰면 된다. 소비자에게 그 이상의 책임을 묻는 자, 주댕이를 쎄려버려라.

세녹스가 여기서 죽는다면,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사수하지 못한 걸 안타까워 하라. 그리고 뭔가 새로운 것이 다시 등장하면, 그리고 그 새로운 것이 환경과 성능에서 기존의 것보다 조금이라도 낫다면, 세금이 어쩌니 하는 소리에 눈길도 주지 말고, 또 다시 달려가서 환호하며 소비하라. 그게 소비자의 권리다. 그리고 결국 그게 우리 시장에서 alternative를 탄생시킬 힘이다. 

 

소비자들이여, 세녹스를 소비하라 !

 

- 딴지 프로젝트 X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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