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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4. 24. 목요일

프랑스특파원 아까이 소라











자고 일어나니 프랑스 TV 뉴스가 또 화재다. 지난 20일 프랑스3TV 뉴스에서 보도된 세월호 사고에서 인양된 시신 모습이 공개된 이후로 이에 대한 설전이 오가고 있다. "프랑스 방송 세월호 시신 공개" 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4월 22일자 <경향신문> 기사에서는


앞서 시신이 처음 인양됐을 때 탑승자 가족들은 “최근까지도 살아있었던 것이 아니냐”면서 분노했다. 국내 언론에는 그동안 시신의 모습이 보도되지 않았으나, 외국 언론을 통해 시신의 모습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물속에 나흘간 있었던 시신으로 보기에는 깨끗한 모습”이라며 정부의 늑장대응을 더욱 거세게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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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경향신문>



라며 정부의 적절하지 않았던 대책을 애둘러 비판하는 듯한 경향을 내비추고 있으며, 한편 <중앙일보><뉴스1> 기사 ("佛 공영방송, 세월호 희생자 그대로 노출 '파문'")를 통하여 프랑스 3TV의 보도가 적절하지 않았음을 지적한다.


희생자의 시신은 유가족이나 수사 관계자 등 극히 일부에게만 공개된다. 한국 언론도 시신을 공개하는 경우는 드물다. 이번 프랑스 3 TV 영상으로 이번 참사의 시신이 대중에게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모습에서 손발이 별로 붓지 않은 상태가 확인돼 구조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했다면 탑승자들을 살릴 수 있었다는 유족의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중략)


한편 프랑스3 TV는 "거센 조류와 맞서 싸운지 사흘이 지나 잠수부들이 선박에 진입했고 탑승자 가족들은 대형 스크린으로 수색작업을 지켜봤다"며 "승객들을 대피시키지 않은 채 먼저 구조된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려 했다"고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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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뉴스1>




이와 같이 같은 뉴스를 접하는데도 자신이 취하는 입장에 따라 받아들이는 관점도, 또한 이를 다시 재생산해내는 방식도 다른바, 명색이 딴지 프랑스 특파원인 필자는 그 사명을 다하고자 프랑스 3TV의 뉴스를 번역, 소개하고자 한다.


그에 앞서 우선 프랑스 3TV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소개하는 것이 좋겠다. 프랑스 국영방송 중 하나로 정치성향은 중도좌파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쉬울 것 같다. 다만 프랑스 2TV가 프랑스 전역에 일관된 방송을 내보내는 반면, 프랑스 3TV는 지역방송에 보다 특화되어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 따라서 주요 4대 채널인 TF1, 프랑스 2TV, 프랑스 3TV, M6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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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TF1 / 빨간색: 프랑스2TV / 하늘색: 프랑스 3TV / 노란색: M6 

프랑스 주요 TV채널 시청률


지금 한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뉴스는 <Grand Soir 3>라는 전국 단위로 나가는 저녁뉴스 프로그램이다. 밤 10시 40분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된다. 세월호 시신의 모습이 공개된 이 뉴스는 지난 20일 방송되었다. 기본적으로 그리 높은 시청률을 보유하고 있는 TV채널이 아닌데다가 다음날 아침 출근을 앞둔 일요일 밤에 진행된 방송이기에 그리 많은 사람들이 보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어찌되었든 1분 16초짜리 짤막한 보도영상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한국의 사고 여객선에서 처음으로 인양된 시체 세 구입니다. 실종된 266명 중 3명만이 발견되었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은 시체를 확인합니다. 참으로 고통스러운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고 이후 거센 해류와 높은 파도로 인하여 잠수사들은 3일 후에야 선박의 침몰된 부분에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생존자들과 희생자 부모들이 대형스크린을 통해 수색 작업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참기 힘든 장면들입니다.


사고 직후 자취를 감추었던 선장 이준석 씨는 결국 다른 승무원 두 명과 함께 체포되었습니다. 낙심한 선장은 수치스러워하면서도 476명 승객들의 대피를 늦춘 자신의 결정을 정당화하려는 헛된 시도를 하였습니다.


"처음에 대피명령을 내렸습니다만 조금 있다가 제자리에 있으라고 했습니다."


선박을 떠난 것에 대해 지탄받고 있는 선장은 승객 안전에 대한 의무 태만 및 경시로 고소당하였습니다. 선장의 의무불이행은 36명의 사망과 266명의 실종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피해자 부모들은 망연자실하고 분노하여 해당 여객선의 선장 및 항해사들의 무능력을 비난합니다.



이번 프랑스 3TV 뉴스를 통하여 시신의 모습이 확인되고, 보다 신속하지 못했던 구조작업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된 것은 국내 언론이 하지 못한 일을 외신이 대신 해주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우리 역사 안에서 이러한 일들은 계속되어 왔다.


그러한 이유로 한국에서 어떠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우리는 외신을 찾는다. 외신은 보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우리 안에서 일어난 사태를 바라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서다. 가능한 추측이다. 하지만 외신 역시 기본적으로 취하는 시각이 있고, 그를 통하여 일련의 상황들을 바라보고 해석한다. 그들이 지니는 객관성이란 한국과의 일정한 거리가 답보되어야 유지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필자 개인적으로는 이번 프랑스3TV보도가 어떤 목적을 지니고 시신의 모습을 내보낸 것 같지는 않다. 또한 해당 영상이 프랑스 미디어법에 저촉되는 부분이 있는 것도 아니다.

 

프랑스 특파원으로서 필자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프랑스 언론이 보는 한국을 독자들에게 최선을 다하여 전달할 것이다. 하지만 그와 함께 지속적으로 각 매체가 지니고 있는 성향에 대해서도 꼭 덧붙여 이야기하려고 한다. 외신은 그저 외국의 언론일 뿐이다. 하지만 아마도 우리가 한국 언론에 대하여 보다 굳건한 신뢰를 가질 수 있기까지는 필자의 임무는 계속될 것 같다.



참고: 보도내용

(아까이 소라 옮김)


Ce sont les trois premieres victimes extirpees du ferry sud-coreen. Seulement trois personnes sur les 266 portees disparues. Des corps que les familles sont venues identifier. Un moment douloureux et penible.


Apres trois jours de lutte contre de violents courants et une mer agitee, les plongeurs ont reussi a penetrer dans la partie immergee du batiment. Des recherches suivies sur grand ecran par les rescaptes, les parents des victimes. Des images insoutenables.


Introuvable dans un premier temps, le capitaine du ferry Lee Joon-Seok a finalement ete arrete avec deux autres membres d'equipage. Un capitaine abattu et honteux, il a tente vainement de justifier sa decision de retarder l'evacuation des 476 passagers.


"J'ai ordonne aux passagers de quitter le ferry dans un premier temps mais un peu plus tard, je leur ai demande de rester."


Vivement critique pour avoir quitte le navire, le capitaine est accuse de negligeance et de carences dans la securite des passagers, le dernier bilan fait etat de 36 morts et de 266 disparus. Les parents effondres, en colere, accusent les authorites de l'equipage d'incompetence.


 

 

 

 








프랑스특파원 아까이 소라

트위터 : @candy4sora


편집 : 홀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