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2015. 02. 02. 월요일

펜더









 주의 


1. 남자, 가장의 입장에서 바라본 지극히 주관적인 주장임을 밝혀둔다.


2. 동문회 이후 그 날 참석한 이들, 그리고 그 이후에 정보취합을 위해 주변 남성들과 인터뷰를 빙자한 술자리를 연속으로 가졌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분노'하고 있었다. 상당부분 감정의 과잉이 묻어나와 있기에 이 부분은 최대한 걷어냈다.


3. 전업주부의 가사노동과 육아에 대한 가치를 무시하거나 폄하하는 건 아니다. 다만, 미생의 명대사 중 하나인, 


"회사가 전쟁이라면, 회사 밖은 지옥이다."


란 대사로 남자들의 입장을 갈음할까 한다.




***


H형은 51세다. 현재 공공기관에서 팀장급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월급 실 수령액은 438만 원 정도 한다.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타입이며, 이재에 밝아 부동산 투자와 기타 등등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한 상태다. 결혼 20년차이며, 아들 1명, (대입시험을 봤다.) 딸 1명(중학생)이 있다. 그가 늘 입에 달고 사는 말은 이거다. 


"내가 머슴이냐? 돈 벌어다 주는 기계야?"


moneywoman.jpg


올 초에 아내 되는 이가 농담 삼아, 


"OO이도 대학을 가니까 돈을 더 벌어야 해."


라고 말했다 한다. 준공무원인 그가 돈을 어떻게 더 벌 수 있을까? 결론은 간단한데,


"나보고 덜 쓰라고 압박 넣는 거잖아."


라는 것이다. 안 그래도 아들 대학입학 때문에 머리가 복잡한데, 은근히 자신의 씀씀이까지 간섭하는 게 못마땅했던 것이다. 


불만이 폭발했다. 지금도 심각하게 이혼을 생각하는데, 화가 난다고 한다.


"아니, 연금까지 나눠서 주는 게 어딨어? 이혼하면, 내 연금도 반으로 쪼게 그쪽으로 돌아간다잖아!"


H형이 이혼을 생각하게 된 건 6년 전 부터라고 한다. 


"내가 그때 좌천 됐잖아. (모종의 정치적 알력다툼이 있었다.) 

지방을 전전하면서 고민을 했어. 아들에게 슬쩍 물었지. 

이사하면 안 되냐고, (당시 H형은 단신부임을 각오하고 있었지만, 

은근슬쩍 가족들에게 의견을 구했던 것이다. 그래도 자신이 가장이 아닌가?) 

아들이 펄쩍 뛰더군. 교육문제도 있고, 뭐라뭐라 말을 해. 

내심 섭섭했지. 딸이랑 애 엄마는 둘이 붙어 다니니까 그러려니 했는데, 

아들은... 그래도 같이 목욕도 하고 그러는데..."


빈말이라도 자기를 따라가겠다는 한 마디가 듣고 싶었는데, 아무도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 결국 형은 2년 간 객지에서 원룸 생활을 해야 했다. 


H형은 IMF 전 꽤 큰 중견기업을 다녔는데, IMF와 동시에 자신의 선배들이 구조조정, 명예퇴직이란 말과 함께 무참히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자신의 미래를 직감했다. 그리곤 때마침 있었던 공공기관 경력직 모집에 응모했던 것이다. 


H형의 인생은 말 그대로 파란만장이었다. 그 안에서의 정치싸움 속에서 꿋꿋이 버텼고, 이후 몇 번의 부침 끝에 겨우 자리를 잡은 것이다. 자신의 위치를 잡기 위한 악전고투의 연속이었다. 


business-combat-competitor2.jpg


그러나 이런 상황을 아내와 자식들은 몰랐다. 자기는 주말에도 기관에 나가 살아남기 위한 투쟁을 했는데, 그 사이 아내와 자식들은 영화를 보러가고, 쇼핑을 하러 간 것이다. 


"서운했지."


처음에는 밤늦게 들어오는 자신의 잘못, 주말에도 나가야 하는 자신의 능력 없음에 미안해했지만, 어느 순간 집안에 자기가 설 자리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는 절망했다고 한다. 


"딸한테 뽀뽀하려 할 때 담배 냄새난다고 해서 담배도 끊었어. 

그런데... 5학년 되니까 지 방문 걸어 잠그더라. 

아들은 이미 거시기에 털이 나 있고... 

나 퇴근하고 돌아오면, 지들끼리 이야기 한 거 같은데, 후다닥 자기 방으로 들어가고..."


"형수는?"


"네 형수? 입만 열면 돈 얘기지."


"요즘 애한테 들어가는 돈이 어마어마하잖아."


"나도 기댈 때가 필요하잖아."


"힘들다 말하지?"


"처음 한 번은 심각하게 받아들이더니, 그 다음부터는 시큰둥이야."


H형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TV 토론이다. 가정의 위기나 '가장의 부재(不在)' 등등의 타이틀을 걸고 나오는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허황된 말들, 


'대화에 나서야 한다.'


'힘들 때는 힘들다고 말을 하라.'


'자식들에게 다가가라.'


'가사노동을 해라.'


등등의 말도 안 되는 주장들.


busy-dad-i0.jpg


미드와 영드, 그리고 복지국가인 북유럽 국가들의 '남성들의 가정생활'을 한국에 기계적으로 대입하는 것은 '개소리'다. 한국인의 경우 연평균 2,163시간을 일한다. 여기에 더해 통계에 잡히지 않는 야근과 회식을 포함하면 얼마를 일하는지 모른다. 우리가 꿈에 그리는 노르웨이 남성들의 경우 연평균 1,408시간을 일한다. 노르웨이 남자들은 집에 퇴근하면, 아이를 돌보고 청소나 설거지를 한다. 재미난 것은 그들의 가사노동시간과 직장에서 근로시간을 합친 시간은 정확하게 한국남성의 연평균 근로시간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한국 남성들은 가사노동을 할 시간을 '생계'를 위해 쏟아 붓는 것이다. 게다가 그들에겐 '개라지garage' 문화가 있다. 미드를 많이 보신 분은 알 것이다. 남자들이 차고에 들어가 자신의 시간을 가지면, 여자들은 군말 없이 그 시간을 보장한다. 그 안에서 자신의 취미활동을 하던가, 멍을 때리던가. 그건 자유다. 이 사실은 정말 중요한데, 남자들이 나이를 먹을수록 자신의 공간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여성들에게는 '부엌'이란 공간이 있지만, 한국 남성들에게는 그런 공간이 없다. 혹여 짬이 나 집안에 있으면, 소파에 누워있기 일쑤다. 그러면 아내들은 '대화'를 하자고 말을 하거나 '잠만 잔다'며 타박을 한다. 언제 남성들에게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을 내 준 적이 있는가? 남자들이 점점 집에 들어가기 싫은 이유를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저녁이 있는 삶?' 그 삶이 찾아오면 정녕 대한민국 남성들이 바뀔 수 있을까?


(워킹맘은 제외하자. 워킹맘들에게는 두손두발 다 들어야 한다. 위대한 존재들이다!!)


형의 집안은 어느새 형수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이제 엄마를 중심으로 가정을 바라보기 시작했고, 형은 어느새 'ATM기'가 됐다. 돈이 필요할 때만 형을 찾았다. 형에게 문제가 있는 것일까?


다운로드 (3).jpg


"캠핑도 같이 가고, 여행도 가봤지. 그런데 도저히 좁혀지지 않더라."


큰 고비를 넘기고, 한 숨 돌리면서부터 형은 허탈해지기 시작했다. 왜 살아야 하는지,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아내는 무엇이고, 자식은 무엇인지 말이다. 섹스?


"마누라랑 안 한지 벌써 2년째다. 각방 쓴지 6년째고..."


가끔 아내를 안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는데, 


"가족끼리 이러는 거 아냐."


란 말을 들어야 했다. (이 때의 상실감을 형은 격정적으로 토로했다. 자신이 남성적으로 매력이 없는 것인지, 아니면 이 가정에서 더 이상 아내를 안을 수도 없는 지경까지 떨어졌는지.)


마흔 세 살이 넘어가면서 형은 진지하게 바람을 피워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공공기관에 근무하기에 자칫 잘못된 처신을 했다가는 인생이 날아간다는 생각에 몸을 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의외로 소심하다.)


"이 나이 먹어봐라. 

여자 몸이 그리운 게 아니라, 대화가 하고 싶다고... 

누군가 내 말을 들어 줄 여자가 있으면 하는 생각..."


형수는? 역시 물 건너갔다. 형수와 형의 대화 주제는 '돈'과 '자식'뿐이었다. 예전에는 월급 나올 때마다 '고생하셨습니다'란 문자라도 보냈는데, 이제는 그런 것도 없다. '카드 적당히 써'라는 경고성 문자만이 가득했다. 


기관의 알력다툼이 잠잠해질 무렵 형은 작정을 하고 자신의 취미를 찾으려 했는데, 그때 제동을 건 사람도 형수라고 한다. 


"뻔 한 살림이란 거 알지. 그런데... 

내가 번 돈의 1/10도 내가 못 쓴다는 거. 억울하지 않아? 

문득 서럽더라."


문득 연가시가 생각이 났다. 이 시대의 가장들은 기생충의 숙주가 아닐까? 우리 아내들과 자식들은 가장을 조종해서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 연가시가 아닐까? 그들은 우리들의 육체와 정신을 좀 먹는 기생충일지도 모른다. 비약일까? 적어도 형의 입장에선 그러했다. 


unhappy-family.jpg


"집에는 내 자리가 없어. 아이들은 피해. 

내가 번 돈으로 아이와 엄마는 외식을 하고, 쇼핑을 하고, 영화를 보러 가. 

그 시간에 난 일을 해. 지친 몸으로 집으로 돌아오면, 옆집 남편을 말해. 

돈을 얼마 번다느니, 주말엔 집안 일을 도와준다느니 하면서 말야."


예전 우리 아버지들은 돈을 벌어온 만큼의 반대급부가 있었다. 바로 가장으로서의 권위와 권리였다. 이제 우리 아버지들은 단순히 돈 벌어오는 기계가 됐다. 


"네 형수가 애들 학원비 벌겠다고 학원 강사 한 적이 있잖아?

솔직히 그때 숨통이 틔였어. 그때 한참 마이너스 돌리던 때였거든. 

근데 큰 애 합격하고 나니까 그만두는 거야. 

학원이 힘들다나? 이제 둘째 신경 써야 한다나? 돈이 문제가 아니잖아? 

내 짐을 좀 나눠지려는 줄 알았지. 근데 그걸 계속 지기가 싫다는 거야."


형의 주장만 들어서 전후사정을 전부 다 파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것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바로 '가장의 짐'이다. 형은(그리고 대부분의 '정상적인' 한국 남자들은) 가장이란 타이틀의 무게감을 살아간다. 일단 결혼을 했으면, 먹여 살려야 한다는 책임감. 그 책임감의 상당부분은 오롯이 남자의 몫이다. 그게 사회적 통념이다. 


(2015년 현재 남성들의 생각은 다른 것 같지만, 기본적인 한국 사회구조에서 결혼 이후 남성에게 부과되는 '가장의 짐'은 여성의 그것보다 과도하다는 건 인정해야 한다. 미혼 남성들은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결혼 이후 남성들에게 부과되는 사회, 경제적인 '압박'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제까지 이어져 온 가부장제도의 '반동'이며, 남성들이 스스로 함정을 팠다고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지금의 경우는 남성들이 그 동안 졌던 '짐'을 여성들에게 넘기려는 과도기의 순간이다. 아니, 여성들에게 넘긴다는 표현보다는 아마 '나눠지려는' 순간이라는 표현이 적확할 거 같은데, 여성들이 그 '짐'을 나눠지려는 움직임을 보이냐는 것이다. 2015년 현재 남성 혼자의 외벌이로 가정을 이끄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능력이 출중해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고소득 전문직에 취업하지 않은 이상 3인 가족? 혹은 4인 가족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맞벌이가 필수다. 그래야지만 겨우 '남들처럼'의 기준을 맞출 수 있다. 즉, '남들처럼'의 삶을 포기하지 않을 거라면 남녀 모두 일을 해야 하는 것이란 의미다. 고소득 전문직이나 대기업에 취업한 상황에서도 결혼은 신중해야 하는데, 지금 내 옆에 있는 여성과 '내 것을 공유하겠다'란 각오가 되어 있는지를 자문하길 바란다. 결혼은 기본적으로 '거래'다. 남자의 능력과 여자의 몸을 등가로 메기는 것이 결혼의 본질이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 하나 기본적으로 한국 사회가 남성들에게 부과하는 사회경제적인 압박을 감내할 정도의 여자인가를 자문하길 바란다. 결혼 13년 차인 선배로, 그리고 그 이상의 다년차 가장들의 주관적 통계결과를 근거로 말하지만, 


- 결혼은 가급적 안하는 게 좋고, 하더라도 최대한 늦춰서 결혼해라. 


'가능한 한 일찍 결혼하는 것은 여자의 비즈니스이고, 가능한 늦게까지 결혼하지 않고 있는 것은 남자의 비즈니스이다.' 버나드 쇼가 한 말이다. 남자는 최대한 늦게 결혼하는 게 현명한 판단이라고, 여기에는 한 가지 옵션이 더 붙는데, 얼마 전부터 남성에게는 의무의 비중이 늘어나고, 권리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혼자 살기도 벅찬 대한민국에서 아내와 자식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까지 떠안을 각오가 돼 있는가?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여성들의 육아와 가사노동에 대한 무시나 폄하가 아니다. 육아와 가사노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점점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지만, 남성들의 '경제활동'은 예나 지금이나 당연한 것으로 인정되고 있다. 문제는 각자의 활동에 대한 가정에서의 '인정'과 그에 따른 '대우'다.)


분명 예전에는 아버지의 권위와 권리가 보장됐다. 그러나 지금은 과도기적 상황에서 의무의 비중만이 계속 해서 늘어나고 있다. 분명 언젠가는 이 편차가 조정 될 것이다.


(뉴질랜드가 말도 안 되는 여성정책을 통해 여권을 신장시켰더니, 남성들이 결혼을 기피하고 심지어는 해외로 이민을 떠나버린 통에 뉴질랜드는 여초국가가 되어버렸다. 한때 뉴질랜드에서는 이혼 후 남성 수입의 대부분을 양육비로 지급해야 한다는 법률이 존재했고, 얼마 전 정권교체 후 이 법률을 폐기하게 된다. 뉴질랜드가 '여자들이 많은 뉴질랜드로 이민오세요!' 따위의 광고를 만든 이유를 깨달아야 한다.)


중요한 사실은 한국도 서서히 서구의 결혼 형태로 변해 갈 것이란 사실이다. 즉, 남성들이 결혼을 기피하고 그 대타로 '동거'란 형태의 가족형태가 보편화 될 것이란 사실이다. (올바른 방향이다.) 사회의 인적구성이 어떻고, 국가의 체제유지가 저렇다는 등의 헛소리는 집어치우길 바란다. 개인의 행복이 우선이다. 개인을 가운데 놓고, 결혼이 행복에 도움이 된다면 하는 것이고, 아니면 포기하면 되는 것이다. 


Marriage_by_Why_Why1.jpg


문제는 그 사이에 낀 지금의 '가장'들이다. 


H형은 <서초동 세모녀 살인사건>을 접하고 나서 그를 동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분노했다.  


(세 모녀 살인사건의 피해자분들을 모욕하거나 사건의 본질을 왜곡할 의도는 없다. 단지 이 사건을 계기로 자신들의 감정을 토로했다는 것임을 밝혀둔다.)


"걔(서초동 사건의 가장)가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겠냐? 물론 개인적인 원인이 있겠지. 

걔가 그런 경험이 없었다는 걸 염두에 두더라도, 걔가 거기까지 몰린 이유가 있을 거 아냐? 

사회 문제이기도 하고, 개인 문제이기도 하고... 가정 문제이기도 하겠지. 

걔가 거기까지 몰릴 동안 집에서는 뭐했냐는 거지."


위험한 발언이다. 극단적인 단어들이 오갔지만, (심한 건 들어냈다.) 요지는 그 가장을 거기까지 몬 핵심 동력원은 '가장'이라는 타이틀이라는 것이었다. 그들의 '책임져야 한다'는 강박이다. 거기에는 H형이 지적했듯이 모든 걸 책임져야 한다는 '가장의 짐'이 근저에 깔려 있다. 물론, 그의 삐뚤어진 신념과 잘못된 선택이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임은 확실하다. 먼저 이야길 하고 도움의 손길을 구할 수도 있었다. (남의 집 가정사라 그 자세한 속내는 모르겠기에 함부로 말할 순 없지만) 상식적으로 '절대빈곤'과는 거리가 먼 가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남의 시선'을 기반으로 한 상대적 박탈감 때문일까? 사정이야 어쨌든 그 삐뚤어진 신념의 주축돌 중 하나가 이 나라 남성들에게 잘못 덧 씌워진(아니, 철지난) 가장의 굴레라는 건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TV에선 연일 자식을 부모의 부속물이나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게 잘못 됐다는 말을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럼 이 시대의 가장에게는 어떤 덕목이 필요한 것인가? 우리가 배워왔고, 보아왔던 가부장제는 그러했고, 실제로 그 효익을 누군가는 누리고 있다. 어느 순간 가장의 권리는 사라지고, 의무만이 덩그러니 남아있다. 각각의 개별차가 있고, 사안마다 특수성이 있다고 설명할 것인가? 대부분의 가정은 평온하고, 극단적인 선택은 드물다고 자위할 것인가? 평온한 가정의 가장들은 어떤 모습으로 생활을 하는 것일까? 다음에는 애절한 순애보를 보여주고 있는 내 친구 J에 대해 말해볼 생각이다. 




첨언 : 


H형이 가정과 아내에 대해 느끼는 박탈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4년제 대학을 나와 남들이 말하면 다 아는 기관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H형. 정년을 맞이하면, 시골에 내려가 펜션을 운영하겠다는 소박한(?) 꿈을 가진 H형은 이혼을 꿈꾸고 있다. 아내 역시 자신의 삶과 꿈을 포기하고 자신과 결혼한 게 아닌가란 물음에, '고통의 강도'를 말하는 것이 H형이었다. 언제부터인가 대한민국의 소비행태는 여성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분당 롯데백화점을 가 본 적이 있는 가? 평일 11시에 롯데백화점을 가보라. 여자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세상은 '생산형 인간'과 '소비형 인간'으로 구분 지어져 있다는 걸 실감할 것이다. 특수한 예라고 말해야 할까? 기업들은 언제부터인가 가정소비의 핵심을 여자로 잡고, 여자를 기준으로 마케팅을 한다. 그 돈을 버는 것은 남자지만, 정작 돈을 쓰는 건 여자다. 남자는 돈을 번다. 그리고 갖다 바친다. 그뿐인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지난 기사


1. 여자가 만들어낸 가장 위대한 발명품





펜더


편집 : 딴지일보 퍼그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