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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27일 오후 2시.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최종변론이 열린 바로 그 시간, 헌법재판소 안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이 "사실상 내전 상태"이니, "전쟁터"이니 하는 말로 헌법 재판을 난장으로 만들고 있던 바로 그 시간, 재판소 앞에서는 레알 난장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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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많은 경찰이 모여 한 손에는 성조기를, 한 손에는 태극기를 든 '박근혜 집회 참가자'들을 막고 있었다. 언론에서는 이들을 보수 단체, 보수 집회라 부르고 있지만, 속아서 탄핵이 됐다, 탄핵이 되면 빨갱이들이 나라를 북한에 가져다줄 거다, 대통령님을 구하자는 구호를 보아, '박근혜 단체', '박근혜 집회'라 부르는 게 적절하다고 본다. 보수의 이름이 너무 많이 더럽혀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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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관을 비판하는 피켓부터 촛불집회 비판, 언론 조작, 박근혜 짱짱, 태극기 집회 짱짱 등 다양한 피켓이 등장하였으나, 이날의 피켓 of the 피켓은 단연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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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에 가려 잘 안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모자가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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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든. 판관~ 포청천~ 이다. 캡쳐를 참 잘했다. 컬러인쇄도 잘했고. 헌법재판관 당신들은 포청천 같은 진정한 법관이 아니다는 의미인지, 개작두를 대령해서 다 날려버려야 한다는 의미인지 알 수 없으나, 진짜 포청천이 돌아온다면 개작두를 받는 건 아마... 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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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를 주도한 건 대한민국어버이연합. 간만이다.


헌재 앞에선 집회 및 시위가 금지돼 있어 이들은 200여 미터 떨어진 안국역에 집회 신고를 냈으나, 기자회견문 낭독을 빌미로 헌재 앞에서 구호를 외쳤다. 안국역으로 밀어내려는 경찰과, 헌재 앞에서 시위하려는 참가자들이 곳곳에서 충돌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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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소를 헌재 앞으로 옮겼다는 대사모(대통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은, 한 달째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했다. 그런 그가, 기자회견문 낭독이 끝나자 집을 버리고 돌연 헌재 정문으로 돌진했고, 





끌려 나왔다. 


또 다른 박근혜 단체 회원 역시, 





헌재로 돌진했다 끌려 나왔다. 헌재 안에 박근혜가 있는 것도 아닌데, 왜 그토록 들어가고 싶어 했을까.


두 번의 돌진 이후에, 분위기가 급속도로 험악해졌다. 기자회견이 끝났다며 박근혜 단체 회원들을 안국역으로 밀어내려는 경찰과, 빨갱이들은 안 잡아가고 우리한테 왜 이러느냐는 박근혜 단체 회원들이 뒤엉켜 곳곳에서 실랑이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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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고성과 막말이 오갔고, 밀고 때리고 꼬집고 또 밀고 욕하고 들어눕고, 배 까고 또 눕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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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루라기 소리, 경찰에게 항의하는 소리, 박근혜 단체 회원들끼리 싸우는 소리, 지나가는 차의 클락션 소리, 행인들의 한숨 소리까지 헌재 앞은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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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열려있던 정문을 막고, 본격적으로 해산작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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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셔가고, 끌어내고, 달래고, 어르고, 밀어내었다 또 끌어내 어르신들을 안국역으로 모신다. 







밀려 내려간 박근혜 단체 회원들은 안국역 인근 공터에서 집회를 열었다. 그들은, 탄핵 기각과 국회 해산을 연호했다.





하루종일 집회를 따라다녔다. 구호를 듣고, 경찰에 항의하는 말을 듣고, 잡담하는 걸 엿들었다. 몇 푼 벌어보겠다고 나온 이도 있겠으나, 대부분은 신념에 가득 차 보였다. 2017년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는 믿기 힘들었다. 처음으로 그들이 무섭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이 모여 무섭다는 게 아니라, 이 사람들이라면 무슨 일이든 저지를 수 있을 것 같아서 무서웠다.


한 시대가 끝나 다음 시대로 넘어갈 때, 엄청난 갈등이 생긴다고 한다. 박정희 시대의 끝이라 그런가, 사회적 갈등이 폭발할 것만 같다. 그럼에도 변호사 타이틀을 이용해 내전이라느니 아스팔트가 피로 물든다느니 하는 망언으로 이들을 자극하는 사람이 있고, 경찰청장은 한가하게 말싸움 운운이나 하고 있다. 무서운 세상이다. 졸라.




P.S.


3월을 무사히 보낼 수 있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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