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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1. 27. 수요일

젊은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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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흠 의원 홈페이지 첫 화면 (http://kimtaehe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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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세로, 억울하고 힘들지만 국민에게 고개숙인 한 남자가 국회의원이 되어서는 국회 청소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대한 문제에 대해

 

"이 사람들 무기계약직 되면 노동 3권이 보장된다. 툭 하면 파업할 건데 어떻게 관리하려고 그러냐. 또 그렇게 되면 산별노조,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하고 협상해야 되지 않나. 이런 복잡한 부분이 있는데 30년 넘게 큰 문제 없이 진행되어 온 부분을 왜 바꾸려 그러느냐"

 

라고 이야기 했다고 하더군요.

 

'국민에게 노동 3권이 보장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국회의원'이란 이야기는 정말 지극히 모순입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에 의해 선출된 국민의 대표'이며, 따라서 국회의원은 국민의 삶의 행복과 이익을 대변하여야 하기 때문이지요.

 

청렴·국익 우선의 의무:국회의원은 청렴의 의무와 국가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할 의무가 있다(헌법 제46조 제1·2항).

 

국가의 이익이란 곧 국민의 이익을 뜻하는 것이지요. 국가의 주인... 대한민국의 주인은 곧 국민이니까요. '권력'이란 곧 '국가-국민'의 이익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권한과 힘을 뜻하는 것이라 여기면... 제가 너무 어리고 어리석은 사람일까요?

 

그의 말은 너무나 정직하여 의심이 파고들 단 한 틈의 여지도 없는 듯 느껴집니다. 이른바 '진심'인 것 같습니다. 마음 속에 조금의 고민이라도 있는 이야기라면 저리도 단순명료하고 깨끗하게 전하지 못하였겠지요. 그는 진심으로 청소노동자들에게 (당연히 주어졌어야 할)권리가 주어지는 것이 두렵고 불편하며 번거롭고 쓸데없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발언에 대한 반발이 거세게 일자 그는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청소용역근로자의 직접고용 시기를 조정하거나 서울시 사례를 보고 충분히 검토한 후 도입해도 늦지 않다고 지적한 것이라며


시행을 하더라도 시설관리용역근로자들과 같이 하거나 아니면 같이 안 하는 방향으로 가야 제일 중요한 형평의 원칙이 유지된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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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소리 하지마

 

누군가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또 다른 누군가에겐 상처가 될 수 있으니 아예 누구에게도 권리를 보장하지 않아야할 수도 있다는 그의 생각을 접하며 참으로 큰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과연 우리 국민들은 우리의 권리와 이익을 찾기 위해 어떤 사람들을 대표로 선출한 것일까요? 이 지경에까지 이르면... '과연 우리에게 대표라는 것이 필요하기는 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간단한 사실을 굳이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렵고 복잡하며 거창하고 요란한 것이 하는 일은 사람을 현혹시키고 어지럽게 하는 것, 쉽고 간단하며 소박하고 차분한 것이 하는 일은 사람을 현명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 여기며 늘 복잡한 변명이 필요없는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살자고 노력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읽고 들은 그의 말은 그야말로 말 그대로입니다. 그는 열악한 환경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힘든 일을 해 온, 낮고 힘들며 억울한 곳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을 향해 '관리의 어려움' 같은 것을 들먹이며 상처를 입힌 것이지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습니다.


노동자들의 파업을 우려하는 것이 노동3권을 부정하는 것인가라며 

노동3권이 보장되기에 파업을 우려하는 것

 

이라는 그의 말은 오히려 흐리멍텅한 것 같습니다. 처음의 그 단순명료한 진심에 비하면 더욱 더럽고 가치없는 변명일 뿐이지요.


노동자들의 파업을 우려하여 노동자들에게 노동3권을 보장하기 두렵다는 것은 구더기가 무서워 장을 담그지 않았다는 말과 똑같은 것입니다. 그가 장을 먹지 않는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그 누구도 타인에게 부지런 떨게 강요할 권리는 없으니까요.


장을 담그지 않는 건 순전히 개인의 선택에 달린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가 열심히 장을 찾아 먹는 사람이라면 그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그 누구보다 먼저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찾아 누리는 사람이고, 국회의원이라는 이름과 함께 얻은 더욱 많은 '특권'들을 누리고 있는 사람입니다.


어쩌면 그는 정말... 남의 장을 빼앗아 먹고 있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노동3권이 보장되기에 파업을 우려한다는 것'이란 말은... 비유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비논리적이고 어리석은 말이고요.

 

이와 같은 상황을... 이와 같은 망언을... 어떻게나 어렵고 복잡하게 사유하고 고민해야 그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인지 진정 궁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기껏 단순하지만 진심어린 말투로 자신의 진심을 이야기 해놓고 말도 되지 않는 변명을 하고 있는 국회의원 김태흠이란 사람에게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차라리 끝까지 자신의 진심을 따라 행동하는 것이 그나마 '소신'이라도 지키는 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차라리 그렇게 행동한다면. 나머지 양의 탈을 쓴 늑대들도 모두 그렇게 당당하고 떳떳하게. 자신의 진심을 이야기하며 소신 있게 행동한다면.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고 지금 당장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 보다 쉽게 결정하게 될 수 있을 텐데. 참으로 아쉽고 서글픈 일입니다.


국회의원 김태흠씨가 하도 낮은 곳을 좋아하시는 것 같으니 진정 낮은 곳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생각도 함께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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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웅장한 건물의 가장 낮은 곳에는 굳고 탄탄하게 다져진 땅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건물의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팬트하우스를 보며 동경하는 마음을 키우고, 또 어떤 사람들은 건물의 가장 높은 곳에 서서 세상을 내려다보며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웃곤 하겠지만, 그 높고 웅장한 건물의 시작은 가장 낮은 곳의 땅과 흙이며 그것이 없이는 그 높고 웅장한 건물도 없는 것이 바로 진실이고 진리아닐까요.


설혹 그 바탕 없이 건물을 세운다고 하여도 그것은 금방 무너지고 부숴질 것입니다. 높게 쌓아올리지도 못할 뿐더러, 그곳에 올라 득의양양한 웃음 짓고 있는 이에게도 재앙이 되겠지요.


낮은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많은 청소 노동자,

억울한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

힘든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많은 가난한 사람들 모두가

이 사회의 튼튼한 기초가 되어주는 땅,


그 땅을 이루고 있는 굳게 손잡고 살아가는 흙알갱이들임을 진심으로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높은 곳에서 그리도 떵떵 거리며 살고 있는 그대의 삶도 반드시 무너지고 부서지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진실이고 진리이니까요.


쌓아 올린 모든 것은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되고,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진리이니까요.

당신이 말한 낮은 곳, 억울한 곳, 힘든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건 당신이 아니라 국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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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농부


편집 : 홀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