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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꾼 석가입니다. 

 

올 초에 만들었던,

잊혀질만 하면 다시 올리는 작업 영상입니다.

애초에 그러려고 만들었던 영상이거든요.





1. 저는 머리가 나빠서 복잡한 이야기들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지난 봄 광화문에서 유족들을 만나고, 그냥 그들의 심정이 뭉근히 와닿았던 것만 기억납니다. 

 

어떤 분이 자꾸 '천안함' 유족들과 이들을 비교하시더군요. 

천안함 유족들은 보상금도 기부했다며, 유족의 '클래스' 운운하시길래 가만히 생각해 봤습니다.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 천안함이 가라앉은 건 북한의 소행이라고 합니다.

* 순식간에 배가 반으로 '쩍' 갈라졌고, 

* 침몰이 아니라 폭발에 가까웠다고 하면 해경이건 해군이건 손을 쓸 틈이 없는 게 당연합니다.

* 그래서 숨진 장병들은 '전사(戰死)'자가 됩니다.



역시 정부의 발표대로라면,


* 세월호가 가라앉은 건 선원들 때문이라고 합니다.

* 몇 시간 동안을 천천히 가라앉았고, 

* '사상최대'의 구출작전을 펼쳤음에도, 아무도 구하지 못했습니다.(또는 않았습니다.)

* 그래서 숨진 승객들은 '횡사(橫死;변사)'자가 됩니다.




둘 다 안타까운 죽음이지만, 그래도 하나는 명예롭고, 하나는 억울합니다.


뭐든 이유를 모르면 속이 타고, 잠이 안 옵니다. 더군다나 그게 오랜 세월 만지고 부볐던 가족의 '죽음'에 관한 것이라면?


함부로 '그 심정 안다', '이제 그만하자'고 하지 마세요.
의혹이 남아도 잠자코 있을 수 있는 건, 그래도 탓할 대상이 확실히 있을 때나 가능한 얘기죠.

 

또한, 이를 정치적 논쟁의 영역으로 끌어들여서는 안 됩니다. 

적어도 누군가의 부모이고, 누군가의 자식인 사람들이라면,

이건 정말 아주 보편적인 이야기일 뿐입니다.




2. 많은 분들이 이 영상을 보시고 이런 반응을 해 주셨습니다. 


'두 번 보기 힘든 영상'

'뒤통수치는 영상'


 

네, 저도 압니다. 어쩌면 작가로써, 관객들이 두 번씩이나 보기 힘든 작품을 만들었다는 건 큰 핸디캡일지도 모릅니다. (실은 저도 잘 보지 못합니다ㄷㄷㄷㄷ)

하지만 두 번씩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들은 비단 이 영상을 보는 일 뿐만은 아니겠지요. 




3. 영상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


위 영상의 소스는 제가 직접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녹화해 만들고, 와이프가 음악을 선택한 다음 후반 편집을 맡아주었습니다. 

1주기 날에 맞춰 올려야 했기 때문에, 정말 발 동동 구르며 1분 1초를 다퉜던 작업이었습니다. 

4월 16일 자정이 되기 직전에야 겨우 업로드를 마치고 긴장이 탁 풀리며 쓰러지다시피 했었죠.

다음 날인가,

어떤 분의 리플을 보고 저는 돌처럼 굳었습니다. 

 

'....4분 16초, 의도하신 건가요?'

 

저와 와이프는 영상을 돌려보고 정말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저도 그렇고, 와이프도 그렇고 절대 의도한 것이 아니었거든요. 철저히 우연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어떤 일에 극히 집중하다 보면, 가끔 불가사의한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는 모양이더군요.


 

JPG-007.jpg



올해도 이렇게 하릴없이 추석이 지나갑니다. 

딴게이 여러분, 

부디 가족들과 행복하시길...




편집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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