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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파 추리소설의 아버지인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 중에 <제로의 초점>(1959)이란 소설이 있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소설은 마쓰모토 세이초의작품 어떤 느낌인지를 단적으로 보여 수작이다. 기존의 추리소설이 어떻게 죽였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그의 소설은죽였는가를 쫓아가는 것이 핵심이다. 추적 속에서 사회의 어두운 구석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영화 <화차> 알려진 미야베 미유키가 스스로를세이초의 장녀 부르며 그를 따르는 보면 일본에서 마쓰모토 세이초의 위상을 단적으로 확인할 있다)

 

<제로의 초점> 핵심주제는 여성이 자신의 '과거' 숨기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이야기다. 소설에서 살인을 저지른 여성은 팡팡걸이었다. 팡팡걸의 어원은 영어나 프랑스어가 아니고 중국어다. 중국에서 매춘부'팡팡눌랑(伴伴女郞)'이라 불렀는데, 여기서 '팡팡'이 나왔고, 뒤에 영어 '(Girl)' 붙었다.

 

미군을 상대하는 여자

 

라는 의미였다.

 

1945 8 15 일본의 공식적인 항복과 뒤이은 미군의 일본 주둔 앞에서 일본인들은 패닉에 빠졌다. 민간인들 사이에 미군이 일본 여성들을 강간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퍼졌고, 여자들은 남장을 하기 시작했지만, 해프닝으로 끝났다. 미군들은 민주주의 국가의 군대답게인권 대한 개념이 잡혀 있었다. 일본군과는 다른 군대였다.

 

당시 일본은 당장 먹을 게 없었다. 미군을 상대로 달러를 벌어야 했고 달러로 미군의 물자를 사야했다. 이 때 일본을 먹여 살린 게 팡팡걸이었다.

 

RAA(Recreation and Amusement Association : 레크레이션 오락협회)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단체의 일본명은특수위안시설협회였다. 내무성 관료가 입안했고, 대장성의 예산지원으로 조직된 단체의 목적은 미군을 상대로 매춘이었다. 당시 일본 사회 분위기는 대단했다. 신문에 광고를 냈고, 이에 따라 모집된 이들은 황궁 앞에서,

 

신일본을 세우는 초석이 되기 위해 멸사봉공의 자세로 일하겠습니다!"

 

라고 선언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문제는 이런 매춘은 미국이 추구하는 가치와 달랐다는 점이다. 미국은 일본을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 생각이었다. 이런 나라에서공창제 운영한다는 언어도단이었다. 결국 GHQ(연합군 최고 사령부) 주도하에 1946년, ‘공창제 폐지된다.

 

(후술하겠지만, 한국과 일본에 주둔한 미군은성매매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에 주둔한 미군은 군정을 실시하는데, 초미의 관심사 하나가성매매’, 중에서도성병관리였다. 한반도 도착 사흘만인 1945 9 11 의무대를 개소한 곧바로 성병진료소를 개설했다. 그리곤 성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한다. 한국에서도 공창제를 폐지했지만, 자신들이 드나드는 성매매 업소는 공식적으로 관리했다. 다양한 업소를 가지고 있었고, 관리했다. 이들은 일본이 체계화 시킨 공창제와 성매매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겉으로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말했다)

 

공창제가 생긴지 4백년이 넘어가는 일본은 쉽게 이것을 받아들일 없었다. 그래서 나온 게 '적선지대(赤線地帶 : 홍등가)'다. 그대로 일본 경찰들이 관할구역의 지도에 붉은 선을 그어 구역을 나눴다. , 경찰이 비공식적으로 집창촌을 인정한 거였다(일본 영화의 거장인 미조구치 겐지의 대표작수치의 거리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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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신주쿠 2쵸메의 적선지대

 

적선지대는 오래가지 못했다. 1958 4 1 매춘방지법이 통과되면서부터 공식적인 사창가가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 그럼 일본에서 매매춘도 사라진 걸까? 아니다. 여기서 '터키탕'이 나온다. 공식적인 사창가가 사라짐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 즉 ‘변종매매춘이 등장한 거다.

 

일본에 처음 '도루코(トルコ : 터키의 일본식 표기)' 등장한 1951 4월이었다. 한국전쟁 특수로 한참 일본 경기가 살아나던 그때, 도쿄 히가시긴자(東銀座) '도쿄온천(東京溫泉, 도쿄온센)'이라는 대형 목욕탕이 생긴다. 사우나 시설에 대형 욕탕까지 구비한 개념 목욕탕이었다. 세간의 화제였다. 석간 <내외타임스>에서 이를 취재하기도 했다. 이 기자(터키의 목욕 문화를 경험한 적이 있던 같다) 순수한 의도로 평가를 내렸는데, 여기까지는 건전했다.

 

 

'도쿄온천'이 성공하자 이듬해 후쿠오카에하카타온천 도루코' 생겼다. 이 목욕탕은 이후 40 두고두고 터키 외교부를 괴롭히는단초 제공하게 된다.

 

하카타온천은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했다. 그들이 내놓은 '새로움'이란 입욕보조자’를 가리켰. 목욕하는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당시 선전 포스터를 보면 들은 수영복을 입은 상태로 손님(미군)들의 목욕을 도와줬다. 이런 겉치레가 사라지는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입욕보조자는 일본 성매매 산업의 중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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