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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9.23.월

딴지정치부 기자



갑자기 며칠 전부터 엽기적인 초등학생 단식사건이 발생하였다는 흉흉한 소문이 나돌아 탐문취재에 나섰다.

소문의 진원지는 서울 여의도의 구케초등학교... 초등학생 299명이 공부하고 있는 이 곳이 6학년 1반 이케택군이 단식을 벌이고 있다는 현장이었다.

이 학교에서는 경상도 학생이 반장을 하던 1반이 학교 개교이래 계속 전교회장을 배출해 왔는데 이번에 처음 전라도 학생이 반장을 하는 2반에 전교회장을 넘겨주게 되었고, 이에 따라 조또 심각한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었다.

즉 2반출신 전교회장 김데중 학생은 당선되자 지금까지 공공연히 일어났던 학교내 컨닝사건을 학교선도부를 통해 조사하여 <학내비리척결>에 나섰고,   평소 컨닝을 일삼아 부정하게 우등상을 독식하던 1반이 이에 강력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그동안 숫적으로 열세여서 쉬는 시간 말뚝박기나 오징어 가이상을 할때 짜부되곤 했던 2반이 전교회장을 드뎌 배출하자, 1반 학생들은 전교회장이 그동안의 보복으로 학생빼가기를 자행하는가 하면, 지금까지 다들 알면서 암묵적으로 일어난 커닝사건을 새삼 들추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1반죽이기라며 씨바거리고 있다.

컨닝사건의 수사가 본격화되자 1반 학생들이 선도부에 불려가 궁디가 시퍼렇도록 줘퍼지는 사건이 빈발하고, 급기야 몇 명 학생이 정학처분을 먹자 전교회장을 뺏긴 후 주번생활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 학교 정상화에 방해가 되고 있던 1반 학생들은, 이헤창 학생을 새로 반장으로 뽑고 이헤창 학생이 " 조또 이넘의 핵교.."라고 조디를 열면서 강력대응의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한편 컨닝사건의 수사가 확대되면서 1반의 끝줄 줄반장이었던 이케택학생까지 용의선상에 들게 되었고, 선도부에서는 자세한 조사를 위해 이케택의 선도부 출석을 통보하였다.

그러나, 평소 줄반장을 벗어나는게 꿈에도 그리는 소원이었던 이케택 학생은 자신을 수사하려하자 이를 기회로 자신에 대한 인지도를 높혀 차기 1반 반장이라도 함 해보려고, 이번 수사는 1반죽이기에 다름이 아니며 자신을 겨냥한 표적수사라고 펄펄 뛰며 일반 학생들 이목 집중시키기 작업에 돌입하게 되었다.






이 케택. 목욕부터 해라.


그러면서 그는 1반 복도 쓰레기통 옆에 자리를 깔고 빤스만 입은체 불공정한 선도부의 조사중단 등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가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는 단식농성에 들어가면서 <이번 단식은 나의 학교생활을 걸고 비장히 임하는 일이며, 나의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학교의 민주발전을 위해 쓰레기통을 부여안고 쓰러질 각오가 되어이따..>는 입장을 발켜따.

그는 자신을 겨냥한 컨닝사건수사를 계속할 경우 전교회장 김데중학생이 저지른 이전의 컨닝사건인 이른바 <20문제 + 알파>에 대해서도 조디를 열어버리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20문제 + 알파>란 지난 번 전교회장 선거에 출마한 김데중 학생이 출마로 바빠 공부할 시간이 없자 옆의 학생 답안지를 보고 20문제를 베꼈다고 실토했는데, 1반의 총무인 깡쌈제가 " 조또 거짓말이다. 더 많이 베꼈다. 23 문제 이상은 된다! "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으며, 그러다 김데중학생이 전교회장으로 당선되자 학교 선도부에서는 전교회장으로 출마한 학생들이 바빠서 공부를 몬하고 컨닝을 하는 것은 암묵적인 학교의 관례였으며, 당시 선거 상대였던 기명사미 학생의 경우 입학부터 졸업까지 오로지 컨닝하나로 버텨왔다는 것을 감안하여 무혐의로 처리한 사건이다.

한편 2반에서는 1반의 이러한 반발은 터무니없는 일이며 지금까지 학생회장들의 비호아래 조직적으로 저지른 1반의 컨닝사건을 밝히는 것이야말로 <깨끗한 학교만들기>의 초석을 놓는 일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또한 컨닝사건은 1,2반을 구분하지 않고 엄정히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자신들이 선도부를 뒷조종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대다수 컨닝 한 번 안해본 평범한 학생들은, 감투를 쓴 넘들이 비리는 다 저질로 놓고, 이제는 학교기강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고 개탄하면서 기왕 컨닝사건을 조사 시작했으니 아예 뽕을 뽑아야 한다고 조디를 모으고 있다.

한편, 복도 쓰레기통 옆에서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던 이케택 학생 옆을 지나가던 한 평범한 학생은 이런 말을 툭 던지고 똥누러 갔다.

 


씨바야.. 택도엄는 짓 고마 하고 밥 무거... 




 


- 딴지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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