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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9.28.월

딴지 정치부 기자



고액과외사건의 갑자기 수면 아래로 사라져 버렸다. 온 나라가 절딴 날 거처럼 호들갑되던 언론들도 갑자기 안면을 바꾸고 새삼스럽지도 않은 경제위기로 빈 뉴스꺼리를 채우고 있다.

도데체 어떻게 된 일인가. 수백명의 사회지도층인사와 갑부들이 수천만원씩 쏟아부으며 쪽집게과외를 받는다며 손가락질했던 언론들이 갑자기 침묵한 이유는 무엇일까.

구케의원 K씨, 재벌회장 P씨, 판검사 S씨, J씨 등 이니셜로만 난무하던 수많은 사회지도층인사들은 다 어디가고 달랑 서울대총장 하나 모가지 댕강하고 어물쩍 넘어가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지는 이러한 의문점을 갖고 이 사건을 추적하던 중 이 사건의 중요한 단서가 되는 정부의 극비문서를 어렵게 입수하게 되었다. 이름하여 <정부의 21세기 과외대책과 양성화방안>.

이 문서에서는 상당히 충격적이고 획기적인 정부의 과외대책이 담겨져 있는 바 정부에서의 간곡한 오프 더 레코드 요청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딴지독자들의 알 권리는 천부인권이라는 딴지일보의 정신에 따라 전격공개하기로 결정하였다.

이 문건에 따르면 2000년부터 서울대에 새로운 학과를 신설하기로 했는데, 이 학과는 바로 <쪽집게과외학과>라는 것이다. 지금 서울대의 학제개편논의가 지지부진한 것도 서울대측에서 <쪽집게과외학과>설치에 따른 의견대립에 의한 것이란 사실도 이 문서에 의해 밝혀졌다.

이 쪽집게학과의 설치는 정부내에서도 많은 반발과 논란을 불러 일으켰지만, 현재의 취업위기 속에서 쪽집게학과처럼 전도유망한 과의 설치는 시대적인 요청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또한 과외선생의 정상적인 공급을 주장하는 일부 부유층의 강력한 로비도 쪽집게학과설치에 큰 이유중의 하나가 되었다.

서울대에 설치될 <쪽집게과외학과>의 교과과정에는 컨닝페이퍼 작성 및 사용법, 엠씨스케어사용법은 물론 독심술, 투시술, 점성술까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독심술의 경우에는 시험감독의 심리상태를 파악하여 정확한 컨닝타이밍을 잡는데 필요하며, 주변 친구들의 마음을 읽어 정확한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시험의 성패에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투시술의 경우 컨닝 등의 방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주변 친구들이 팔이나 어깨 등에 가려진 시험답안을 제까닥 볼 수 있는 능력을 습득하기 위한 과목으로 장기간의 훈련은 눈에 피로를 가중시켜 사팔뜨기가 될 우려가 있음으로해서 2학점과목으로 편성하였다.

이 쪽집게학과의 교수진으로는 미아리에서 30년간 철학관을 운영한 쪽집게도사 심 모씨, 세계심리학계에서 <독심술의 기법과 그 응용>으로 한국 심리학의 성과를 높힌 재미심리학자 제임쓰 쏭, 과감한 동작과 민첩한 눈놀림, 주변 학우들과의 친밀한 인간관계덕분에 4년동안 줄곧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던 S대 최모군 등이 선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작성된 이 정부문서에 따르면, 이러한 <쪽집게과외학과>의 설치에 대해 서울대총장이었던 썬후중오씨가 강력히 반대하면서 이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하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서울대총장 제거계획이 극비리에 추진되어야 한다고 나타나 있다.

서울대의 명예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이러한 학과의 설치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서울대총장에 대한 조직적인 제거공작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대목인 것이다. 즉 이번의 쪽집게과외사건은 쪽집게학과 설치를 위한 강경파 정부관리와 이 학과설치를 위해 로비를 하고 있는 부유층들에 의해 만들어진 작품이며, 서울대 총장 제거로 그 뜻을 이루자 사건 자체가 유야무야된 것이라는게 본지의 판단인 것이다.

다시 말해 쉽게 끓고, 쉽게 잊어 버리는 국민성을 이용한 치밀한 계획하에 이루어진 것이 이번 쪽집게과외사건의 실체요 본 모습인 것이다..

그러니, 이젠 더 이상 궁금할 필요가 없다.. 돈 엄꼬 빽 엄는 우리들이야 걍 테레비 연속극이나 보는게 속 편한 일이란 소리다..

 


헤찬이 아자씨...
왜 서울대 총장만 모가지 치고 말았어여?
시중에는 서울대총장 자르는 게 목표였다는 졸라 황당한 썰도 나도는 데 그거이 뭔 소리임까. 도대체 왜 중간에 관두셨나요 ? 이게 새로운 교육부가 졸라 자랑차게 나아 갈 길입니까.

알려주세여 씨바... 




 


- 딴지 정치부 기자 ( bluesens@netsg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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