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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신 LKe뱅크 사업제안을 들으러 갔던 이명박의 최측근, 김경준이 편지에서 김백준 부회장님이라 불렀던, 바로 그 김백준씨가 여기서 다시 등장한다.
DAS와 김경준을 연결시켜 준 건 김백준씨라는 거다. 그럼 김백준씨조차 이명박후보에게 아무 말도 안했단 게 된다.
게다가 이명박후보가 말하는 "나중에 문제가 된 뒤.." 라는 건, 2001년 4월 허위공시 등의 혐의로 금감원으로부터 BBK가 등록취소 된 후를 의미한다. DAS가 BBK에 투자한 지 1년 1개월 후다. 그 긴 기간 동안 형도, 처남도, 현대건설시절 부하직원이었던 DAS사장도, 동업자 김경준도, 최측근인 김백준도 모두모두 일심동체가 되어 이명박에게 190억 투자사실을 절대 비밀로 했단 거다.
이걸 믿으라는 건가 지금.
추가적으로 아주 재밌는 건 이 BBK가 DAS 190억 이외 투자받은 게 삼성생명 100억, 오리엔스캐피탈 50억, 심텍 50억, 장로신학대학 5억 등 400억원 규모인데, DAS는 이명박후보 가족이고 삼성생명, 오리엔스캐피탈, 심텍의 투자결정권자들은 모두 이명박후보 고려대 동문이며 장로신학 대학은 이명박후보가 감사다. 이런 BBK와 이명박후보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아무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거고. |
그래서,
DAS는 이명박 후보가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있는 거다.
게다가 아주아주 묘하게도 명함의 아래 부분에 나란히 등장하는 세 회사,
BBK, LKe뱅크, eBanK증권중개의 김경준,이명박 관련 자본금을 각각 다 더하면 BBK(30억), LKe뱅크(60억), eBanK증권중개(100억)해서 30억+60억+100억 =190억. 딱 190억이 된다. 하, 신기하다.
하지만 이 문제는 여기서 멈추자. BBK로 투자됐다던 190억이 어떻게 그렇게 갈라졌는지, 그리고 DAS의 실소유주는 누군지 하는 문제까지 가면 복잡해지고 사실 이 문건으로 입증할 방도가 전혀 없다.
그러니 간단하게, 뜬금없이 등장하는 200억은 바로 이 DAS를 통한 투자로 추정해 볼 수는 있겠다.. 정도로만 정리하자. 만약, 그 추정이 맞아 떨어져서 이게 실제로 DAS 투자를 의미한다면, 그렇다면 김경준과 이명박은 그 날 LKe뱅크뿐 아니라 이명박과 아무 상관없다던 BBK에 대한 논의도 그 자리서 하고 있었던 게 되는 거고. 물론 추정이란 전제 하에.
어쨌거나 이 편지공개가 의혹해소는 커녕 200억이란 뜬금없는 액수를 등장시켜, 없던 의혹까지 만들어 내는, 매우 출중한 능력의 자해라는 것만은, 아주 자명하다.
여기서 대체 BBK, LKe뱅크, eBanK증권중개의 역할이 뭐고 왜 그렇게 회사가 따로 필요한가 아주 간단하게 짚어보자. 먼저 BBK는 투자자문회사다. 고객 돈 모아 투자하고 수수료 챙기는. 최소자본금 30억. 이 돈 실제로 주식에 직접 투자고 하려면 증권사가 있어야 한다. 최소 자본금 100억. eBanK증권중개가 그래서 등장하는 거고. 마지막으로 이런 걸 다 연결해 단일한 금융그룹을 만들고 싶다면, 금융지주회사가 필요하다. LKe뱅크. |
회사 정관
마지막으로 이상한 건 회사 정관이다. 이게 첫미팅 이후 바로 결정됐단 건 그냥 넘어가자. 염력 비지니슨데 뭐.
주목할 건 메모 7번과 편지 4번.
메모와 편지에 동시에 등장하는, 이명박 혹은 이명박의 대리인이 참석하지 않으면 이사회가 무효라고 하고 조항이다. 이게 LKe뱅크 정관에만 등장한다면 하나도 안 이상하다. 이 날 그렇게 결정했으니까.
문제는 3개월 후인 2000년 5월 12일 BBK 정관도 이렇게 개정된다는 거다.
위 그림은 한겨레 2007.10.6일 기사로부터 쌔벼옴.
그동안 한나라당은 그 정관개정을 김경준이 혼자 위조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증거라고 내놓은 문건에 이미 그 조항이 떡하니 있는 거다.
어머 이거 자해잖아. 어떡해.
이 내용을 김경준이 처음 사업제안하면서 이명박 안심하라고 먼저 제안했을 수도 있고 거꾸로 김백준이 요구했을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이 내용을 둘이 함께 결정했다는 거다.
한나라당 주장처럼 김경준이 혼자서 3개월 후에 자기 회사의 정관을 자기가 위조했다면 김경준은 하늘에서 이명박을 위해 내려온 천사라고 봐야 한다. 아니 멀쩡한 자기 회사를 왜 이명박없으면 안되는 회사로 바꾸나. 위조는 자신한테 이익이 있어야 하는 거다. 그런데 이 정관 개정은 이명박한테 절대 이익을 주는 거다. 그런 위조를 왜 혼자 하고 자빠졌나. 당연히 이익을 보는 쪽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상식적이다. 그리고 BBK 정관이 그렇게 이명박측 요청으로 바뀐 거라면 BBK가 이명박 소유라서 그랬다고 생각하는 게 상식적인 거고. 이 대목을 김경준 단독의 위조라고 주장하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
그게 아니면 이명박을 죽이기 위해 2000년 5월 당시 김대중정부가 7년 일찍 BBK 정관에 그 문구를 미리 심어 놓은 건가.
한경이나 코리아 헤럴드
한경이나 코리아헤럴드 또는 다른 신문들도 포함시킨다.
개인적으로 참 재밌는 문구다. 주주에 대한 논의 와중에 신문사가 거론된 걸로 보인다. 이 미팅 때 유상증자시 누굴 주주로 참여시킬 것인가 하는 이야기까지 다 나왔다고 추정할 수 있다. 역시 사업 론칭 직전의 막바지 만남이었단 추론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와 함께 메모 (2)와 편지 (2)항목에서 직원들 스톡옵션을 정한 부분 역시 이 만남이 첫 사업제안을 위한 것이 아니라 끝물 미팅이었단 또 다른 방증들 중 하나다. 어느 누가 첫 사업제안에서 직원들 스톡옵션부터 정하나. 전혀 상식적이지 않다.
이런 정황증거야 지금까지 너무 많았으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데 유독 이 대목이 흥미로운 건 그 대상으로 신문사가 거론됐단 점이다.
실제 LKe뱅크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은 하나은행이었는데 과연 이때 거론된 신문사들의 투자결정권을 가진 자들이, 이명박의 제안을 받았는 지 안 받았는 지 무척 궁금하다. 만약 받았다면 그들이 나서주면 지금 논란의 일부는 무척 간단히 풀리는 데 말이다. 동시에 궁금해지는 건 한경은 경제지여서 그렇다쳐도 코리아헤럴드는 왜 거론된 걸까.
실제 하나은행이 유상증자에 참여한 건 6월이었으니 LKe뱅크 설립부터 그때까진 4개월의 시간이 있었다. 4개월만 오로지 하나은행만 찾아 갔을까. 만약 갔다면 어느 신문사를 갔을까. 거론된 신문사의 투자결정권자 위치에 이명박후보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있는 지 뒤져보면 윤곽이 잡힐 수도 있을텐데. 그 날 오갔을 대화가 참 궁금하다. 하지만 이 역시 여기까지만 하자. 어차피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손치더라도 아무도 인정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여기선 최종적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한 하나은행 이야기로 끝을 맺자.
하나은행이 이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작성한 LKe뱅크 투자검토 내무문서에, LKe뱅크가 BBK를 100퍼센트 소유한다는 내용이 있다. 이게 또 마지막으로 우릴 즐겁게 해주는 건데.
" (LKe뱅크는) 700억원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BBK투자자문㈜을 100% 소유하고 있으며 최근 위탁매매전문 증권회사(eBanK증권 의미)의 설립인가를 신청 중에 있음. "
- "LK-e뱅크 Agreement검토" |
이 문서에 따르면 BBK는 100% 이명박 소유다. 논란이 일자 한나라는 그 내용은 김경준이 사업설명회 때 일방적으로 설명한 걸 당시 하나은행 측이 그대로 믿었던 거라고 해명한다. 은행이 투자하면서 투자유치 설명회 때, PT한 사람의 이야기만 그대로 듣고 내부검토서를 작성하고 또 5억 투자했단 걸 믿으란 말이냐, 할 수도 있다만, 한나라당과 하나은행 모두 그랬다고 주장하니까, 그냥 그럴 수도 있었다고 치자.
그런데 하나은행은 그 5억을 투자하면서, 투자 실패시는 이명박이 그 5억을 다 갚아주는 걸 조건으로 하는 풋옵션을 걸었다. 그리고 이명박후보는 그 계약서에 친필 사인했고.
그런데도 이명박후보는 위 내용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한다. 더구나 당시 하나은행 투자설명회엔 김경준과 함께 김백준이 참석했다. 다시 그 김백준 부회장님의 등장이다. 그럼 그 자리에 함께 있었기에 김경준이 주장했단 위 내용을 도저히 모를 수가 없었던 김백준도, 이명박을 속였단 소리가 되고 만다. 정말, 웃기다. 한나라 설명을 듣다보면 모두가 한 마음으로 계속해서 이명박을 속인다.
쿠궁.
그렇다면,
이명박은,
사업을 같이 했던,
모든 이들로부터,
철저히,
왕따를 당했단 말이더냐.
BBK가 이렇게까지 슬픈 스토린 줄은 진정 몰랐다.
모두로부터 왕따 당한 이명박이란 최후의 자해까지..
정리하자면 BBK는 이명박후보와 아무런 상관 없고 김경준이 2000년 2월 7일에야 LKe뱅크 첫 사업제안하며 김경준이 모든 걸 주도했다 주장하려 내놓은 증거가,
오히려 이명박후보는 BBK와 매우 연관 있어 보이일 뿐 아니라, 그 미팅은 김경준이 LKe뱅크를 창업하고 주도하기 위한 첫 만남이 아니고 정반대로 eBank-Korea라고 하는 <이명박 종합금융그룹> 전반에 관한 오랜 논의와 쟁점들을 정리해 마무리하기 위한, 편지에 쓰인 단어로 하자면, finalize 하기 위한 막바지 미팅이었단 물증을 스스로 제시한 셈이 된 거라, 이거다.
거봐. 자해 맞지.
여기다 심텍이니 MAF니 옵셔널벤처스니 에이엠파파스니 하는 거까지 다루기 시작하면 훨씬 더 우끼기 시작하지만 그러자면 너무 복잡하게, 우끼다. 우끼는 건 최대한 심플하게 우끼는 게 예의다. 고로 여기까지만.
BBK 전체가 김경준 단독 진행 사건인지 아니면 김경준 이명박 합작 사건인지, 이 문건만으로는 결코 결론 내릴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공개한 문건은 한나라가 주장하는 바를 스스로 뒤집고 있다. 이에 간만에 깔끔하게 우낄 수 있도록 전폭적 협조를 아끼지 않아 주신 한나라당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씀 전하고자 한다.
그럼 BBK가 대체 왜 문제고 그 많은 회사들은 무슨 상관이냐, 그건 또 상황 봐 가면서 2탄에서 다뤄보기로 하자.
오늘은 여기까지.
- 한나라 자해쇼 감상단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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