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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해보려고 인생을 베팅했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한강에 가려고 합니다."

투자 사기에 휘말려 전 재산은 물론이고 가족들의 신용까지 끌어다 수십억 빚을 지게 된 사람이 하는 말이다. 사람은 홀린 듯이 자신에게 결국 오지 않을 허상에 미쳐 에너지를 낭비하기도 한다. 에너지만 낭비한다면 다행인 일이지만 빚을 억 단위 이상으로 지면 인생의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은 최고의 기회가 자신을 지옥으로 끌어들이는 쇠사슬이 되어 온몸에 족쇄를 씌우는 꼴이 된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사람은 왜 눈부신 진짜 기회와 날카로운 칼날을 숨기고 있는 화려한 덫을 구분하지 못할까? 오늘은 진짜 기회와 기회로 가장한 위험한 덫을 구분하는 기준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1. 가짜 기회는 진짜 기회보다 훨씬 유혹적이다.

가짜 기회는 음모를 꾸미는 세력에 의해 정교하게 조작된다. 이들은 아주 지능적인 전문가들이며, 사람이 무엇에 홀리고 무엇에 경계심을 드러내는지 빠삭하게 잘 안다. 인간의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그들은 먹잇감이 경계심을 풀 만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유명인, 정치인, 친분, 믿을만한 정보로 여겨지는 모든 것들을 동원해 덫을 ‘안전한 진짜 기회’로 위장한다. 이런 위장에 '투자금을 몇십 배로 불려준다. 결코 원금을 잃을 일이 없다'라는 식으로, 누구도 거부 못할 미끼를 제시하며 냄새만 맡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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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화려한 행사, 부의 과시 등이 동원된다. 돈을 투자하게 되면 획득할 수 있는 거대한 부의 냄새만 맡게 해줌으로써, 도파민이 분비돼 흥분하게끔 유도한다. 보통 사람은 그들이 제시하는 미끼를 거부하기가 쉽지 않다.

2. 가짜 기회는 우리를 ‘특별한 사람’으로 느끼게 한다.

가짜 기회의 가장 큰 특징은 그 기회를 제안받는 이로 하여금 ‘너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대중과 차별화함으로써 ‘대다수의 사람보다 특별하기 때문에 이 기회를 선사 받은 것’이라는 우월감을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가짜 기회에는 '비밀' ‘특권’ ‘우리끼리만’ 같은 말이 따라붙는다.

그래서 가짜 기회들은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뭔가 굉장히 비밀스럽고 은밀하게, 대단한 사람들의 세계에서 이뤄지는 일 같아 보인다. 이런 가짜 기회를 제안받으면, 처음에는 ‘왜 나 같은 사람을 이런 대단한 일에?’라고 의심할 수 있지만, 음모 세력은 오히려 이런 심리를 역이용한다.

‘당신도 특별하기 때문에 이런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사람이라면 대부분 마음속에 잠재우고 있을 자만심에 불을 붙이는 것이다. 의심은 곧 자부심과 우월감에 묻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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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내가 쌓아가던 것’으로부터 오는 것이 진짜 기회다

진짜 기회는 내가 일궈 나가고 있던 것, 쌓아가고 있는 것에서 삐걱거리는 잡음과 함께 온다. 아르바이트하던 곳에서 정규직 취업 제안을 받는다든지, 생계를 위해 고된 노동을 하는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가 보인다든지 하는 경우다.

로또에 당첨되는 것이 아닌 이상, 아무것도 쌓지 않은 어떤 분야나 사업에서 나에게까지 기회가 주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낫다. 물론 어떤 우연한 계기로 전혀 생각지 못한 기회가 주어지는 경우가 있겠지만 그런 경우에도 그 기회가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런 기회는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건물이나 집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다든지, 어떤 사업을 울며 겨자 먹기로 인수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든지 하는 식으로 나타난다. 처음에는 기회라기보다는 오히려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짐 덩이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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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진짜 기회는 우리를 시험한다

진짜 기회는 우리가 그것을 거머쥘 자격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두 번은 꼭 우리를 시험한다. 작가라면 베스트셀러를 내기 전에는 꼭 한두 군데 출판사에 거절당하거나 기분 나쁜 트러블을 겪는다. 사업가라면 훌륭한 사업 아이템을 시장에 내보이는 과정에서 꼭 유통, 마케팅 문제에서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좋은 스승을 만나게 된다면 어느 정도의 어려움과 도전 속에서 성장해야 진정한 가르침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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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기회인지 아닌지 알고 싶다면, 내가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지 점검하라. 좋은 날이 있다면 나쁜 날도 있고 가끔 삶에 회의감이 들 정도로 시련도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기회다. 그 기회는 당신이 그것을 감당할 그릇이 되는지 시험하고, 그 시험을 통해 당신을 단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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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가짜 기회에 홀려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비난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사실 그 사람들이 남들보다 더 욕심이 많거나 악해서 그런 일을 겪는 것은 아니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짜 기회에 홀려 속절없이 돈과 에너지를 낭비할 수 있다.

혹시나 가짜 기회에 낚여 인생의 위기를 겪고 있다면 이런 말을 해주고 싶다. 지금은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 외에는 누구도 당신의 아픔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감히 쉽게 넘겨짚지도 못할 테다. 이 글을 쓰는 나도 그러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한 가지만 당부하고 싶다. 목숨은 결코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이 잃은 돈은 누군가에게는 충분히 감당 가능한 돈이다. 당신이 잃은 그만큼 당신을 속인 누군가는 벌었다. 그리고 그 돈을 갈취한 이들은 당신의 목숨 따위 어떻게 되든 아무런 상관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책임을 홀로 지고서 조용히 죽어주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살아남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복수다.

잃어버린 돈에서 비롯한 위기는, 그것을 극복하는 순간 그만큼의 내 그릇이 된다. 보통 사람들은 그 정도 금액의 그릇을 만들 기회를 결코 얻지 못한다. 당신이 살아남는 한, 당장 겪고 있는 지금의 위기야말로 당신이 홀렸던 가짜 기회와 달리, 정말 당신을 큰 부자로 만들어줄 ‘진짜 기회’가 될 수 있다. 이것은 위로가 아니라 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