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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일 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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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바다를 향해 환희에 찬 사자후 토해내며 한껏 질주하는 네 청년의 슬로우모션으로 공익광고협의회 ‘청춘 힘내라’ 광고를 방불케 하는 인트로로 시작하여, 전설의 청춘무비 <트레인스포팅>의 질주장면을 연상케 하는 도주장면을 이어감으로써, 그 출발부터 靑하고도 春 무비임을 온몸으로 표방하고 있는 당 영화.


그에 걸맞게 말 그대로 제철인 배우 네 명이 주연함은 물론, 그들을 둘러싼 현실의 갑갑하고도 비루한 맨살을 드러내는데서 그치지 않고, 현실 앞에서 계란껍질처럼 바스러져 버리는 청춘의 연약함을 그려내려는 의욕 한껏 펼치고 있는 당 영화의 관람을 마친 뒤 남은 것이, 어쩐 일인가, 가슴 먹먹한 슬픔 대신 밋밋한 무감흥 뿐인 것은. 그것은 필자가 이미 청춘과는 서울-리우데자네이로 만큼이나 멀리 떨어진 연령대에 분포하고 있기 때문인가.


물론 그렇겠다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이 ‘청춘 무비’에 끝내 동의할 수 없었음은, 어떤 청춘에게도 이런 식의 일탈을 위한 일탈-파국을 위한 파국-비극을 위한 비극을 설득해낼 초능력은 없다는 정도는 아직 기억하고 있기 때문.


또는 그런 인위적 틀에 끼워진 청춘은 이미 청춘이기를 멈춘다는 것 정도는. 




<글로리데이> 적정 관람료

(9000원 기준)



인상


+730원 


현실이 짓뭉개버린 청춘을 향한 연민의 눈 80원


청춘을 짓뭉개는 현실을 향한 환멸의 눈 : 80원 


그러면서도, 특정 정치세력에 대한 섣부른 비판 등의 유혹(또는 함정)을 피해간 자제력 : 50원 


그를 통해 얻어진 소정의 보편성 : 70원 


네 청년 배우들의 풋풋함 : 100원 


특히, 그가 스타덤 오르기 전에 촬영된 영화들은, 그의 모든 촬영분은 물론 영혼까지도 편집해 넣는다는 류준열 출연 : 50원 


그들의 열기 어린 연기 : 120원 


최소한의 대사로 궁금증과 호기심을 끌어내는 도입부 : 30원


그 궁금증을 이어가는 교차편집 : 30원


중반, 사건의 새 국면을 여는 의외의 전개 : 70원


그로 인해 확대되는 사건의 외연 : 50원



인하


-2200원



친구 - 군대 - 여행 - 바다 - 돌발사고 등, 이런 카인드오브 영화들이 익히 써왔던 요소들이 주는 강력한 기시감 : -150원 


'순수 청춘'과 '타락 현실' 등 재래식 이분법 : -150원 


그로 인한 인물설정에 있어서의 전형성 : -250원 


몇몇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에도 불구하고, '순서 청춘'의 면면이 그다지 생생하거나  리얼하지 않음 : -120원


가장 큰 원인은 '개성' 대신 '역할'만이 강조된 캐릭터들 : -150원


특히 결정적 순간, 정해진 파국으로 가기 위해 그들이 취하는 행동의 비현실스러움 : -80원 


그렇다고 처음부터 인물의 성격 자체가 돌출적이거나 일탈적인 것도 아니었던 마당에 : -80원 


더불어, 종종 등장하는 문어체적 대사로 인한 감흥 저하 : -70원 


그들을 둘러싼 '타락 현실' 역시 그리 현실적이지도, 따라서 무섭지도 않음 : -150원 


무엇보다도, 그런 상황전개에서 변호사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거의 SF판타지적 설정 : -120원 


즉, '찌들고 비루한 어른들'에 대한 묘사에서의 진부함 및 비현실성  : -150원 


그들로 인해 점차 밑바닥을 드러내게 되는 '순수 청춘'역시, 예상된 전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음 : -150원 


하여 막판, 그 갈등 및 감정을 폭발시키는 대목은 정서적 충격보다는 작위적 해프닝으로 느껴진다 : -80원 


무엇보다도, '배반당한 순수'를 재삼 강조하기 위해 삽입된 나레이션은 영화 전체를 신파화시키는 효과 : -200원 


별로 그럴 필요 없는 이런 영화에서까지, 이런 감정 참견형 음악을 써야만 했던가! : -100원 


요컨대, 의미 있는 문제의식을 덮어버린 신파적 상투성 : -200원 




적정관람료 : 9000원 + 730원 - 2200원 =

753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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