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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1. 2. 수요일
딴지일보편집부

뉴욕타임즈 아시아퍼시픽 판 따위가 '나는 꼼수다'에 대한 보도를 냈다. 그 노력이 가상하여 딴지에서 직접 번역해봤다. 

원문 : http://nyti.ms/sZ0Kx1

 

 

풍자의 달인들, 토크쇼로 젊은이들의 분노에 물꼬를 트다.
 
2011. 11. 1. 화요일
뉴욕타임즈 아시아퍼시픽판

최상훈(번역 : 아외로워)
 




일주일에 한 번, 네명의 남자가 렌트한 스튜디오에서 웃고, 떠들고, 이명박대통령을 놀린다. 그리고 녹음한 것을 인터넷에 올린다.

그들의 팟캐스트는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 각각의 에피소드가 2백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기록한다.

네 명의 남자는 이대통령, 혹은 “가카”에게 그들의 방송을 “헌정”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방송을 “나는 꼼수다”, 혹은 “쫌스러운 새끼(petty-minded creep)"라고 부른다. 이대통령의 가장 대표적인 별명을 딴 것이다.

“우리는 가카에 대한 각종 소문들을 이용해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우리는 그 소문들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공한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의 태도다.”

이 쇼의 리더인 43세 김어준씨는 말한다.

“우리는 가카의 보수정권이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믿고 있다.”

총수는 말을 잇는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관객에게 말한다. ‘쫄지마! 우리가 원하는게 뭐든지 간에, 우리가 내일 감옥에 가건 말건 간에 말야!’”

지난 수요일 총수와 세명의 동료가 첫 번째 오프라인 ‘콘서트’를 열었을 때, 1,600석을 가득 매운 젊은 사람들은 “쫄지마” 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콘서트가 시작되자 팬들을 열광하며 영웅(-_-?) 들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 사람들의 유명세는 삶과 직장이 아작나며 각성하게 된 젊은 층의 정치적 인식과, 이명박 대통령 및 기존 뉴스 미디어에 대한 불신에 대한 증거이다. 10월 26일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 출구조사에 따르면 20~40대에서 무소속 후보가 여당 후보의 3배에 가까운 득표를 했다.

“정부에 대한 우리 분노의 배출구에요. 카타르시스죠.” 34세의 꼼수팬 유해영씨는 말한다.

김어준 총수는 정치 풍자 사이트인 딴지일보를 시작했던 1998년부터, 통제불능의 머리와 수염을 휘날리며 컬트 문화를 선도해왔다. 그의 최근 팟캐스트는(한국식으로 줄여서 ‘나꼼수’) 그의 팀을 모든 정당들이 반드시 고려해야 할 존재로 만들었다.

여당과 야당의 지도부가 모두 이 쇼에 초대받았다. 야권이 서울시장 공동후보 경선을 할 때, 두 명의 경쟁 후보가 이 쇼에서 설전을 벌였다.

가장 최신의 방송에서, 나꼼수팀은 이명박 대통령을 ‘이 나라의 비극’ 이라고 말하고 한국이 ‘미국의 사실상 식민지’라고 말했던 철학자 김용옥 선생을 초대했다. 나꼼수에서는 이 철학자가 천안함 사건에 대해 정부의 발표를 ‘0.0001 퍼센트도 신뢰 할 수 없다’고 말한 오디오 클립을 들려줬다.

김총수는 나꼼수를 지난 4월에 시작했다.

김총수와 함께하는 가장 말이 많은 이빨은 51세의 전직 국회의원 정봉주다. 그는 남의 말을 짜르고 시도때도 없이 깔때기를 들이대며 스스로 ‘주책맞다’ 고 말하는 웃음을 웃는다. 그는 스스로 ‘오랑우탄의 지능을 가졌다’ 라고 말하며 하루에도 몇 시간씩 인터넷에서 자기 이름을 검색한다. 그는 그 자신을 ‘아름다운 영혼과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위대한 정치인’ 이라고 자랑한다. 그리고 곧 나올 그의 책을 기회 있을 때마다 언급한다.

정의원은 “나는 광대에요” 라며 안 어울리게 진지한 말을 이어간다. “저는 국민의 이익을 위해 말하고 행동합니다.”

정 전의원에게 가끔 “닥쳐요”라고 말하는 사람이 38세 주진우기자로, 정통시사주간지 시사IN에서 탐문수사를 맡고 있다. 그의 폭로 때문에 이 나라의 대표적인 개신교 교회에서는 그를 ‘사탄기자’ 라고 부른다.

그는 인터뷰에서 “저는 가카 한 분만 따라다녔을 뿐이에요.” 라고 말했다.

쇼 중간에 졸다가 걸리곤 하는 37세 김용민씨는 전직 라디오 평론가다. 기독교 학교를 다닌 그의 별명은 ‘목사 아들 돼지(그의 아버지가 목사다)’ 이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 조롱하는 노래에 둔중한 몸을 흔든다. 이 노래는 찬송가를 개사한 것이다(대통령은 서울에 있는 대형 개신교 교회의 장로다).

 




최근, 나꼼수는 이들 외에 또 하나의 고정출연자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건 바로 이따금 스튜디오에 굉음을 뿌리는 ‘울부짖는 에어컨’ 이다. 이 에어컨 때문에 정봉주 전 의원은 “닥쳐! 내가 말하고 있잖아!” 라고 소리친다. 이 에어컨은 다른 인간 출연자들처럼 팬카페도 가지고 있다.

네 명의 남자는 녹음 10분전에 만나서 대본 없이 녹음에 임한다. 그들은 이명박 대통령과 그 측근에 대한 아주 센세이셔널한 의혹을 제기 하며 “그렇게 추측 할 수 있는 거죠...”, “그랬을 거라는 정황증거는 충분한데요...”라고 말하고는, 마지막에는 “물론 우리 가카는 그런 악랄한 짓을 하실 분이 절대 아니시죠.“ 라고 마무리 짓는다.

그러나 그들은 한 번 물면 끝까지 물고 늘어진다.

주진우기자는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주기적으로 연회비가 1억원인 호화 피부관리실에 드나들었다고 보도했다. 나경원은 피부관리실에 드나든 것은 인정했지만 회원 등록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 빈부격차의 문제가 선거의 주요 이슈였기 때문에 주기자의 보도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나경원씨는 이 프로그램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경찰 조사가 진행중이다.

주진우기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후 사저 문제도 처음으로 보도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단히 비싼 서울의 땅을 아들의 이름으로 구입했던 것이다. 주기자는 꼼수 콘서트에서 2007 대선 이전까지 이 대통령과 불륜관계인 것으로 묘사되는 한국계 미국인 여자 변호사와의 인터뷰  음성을 공개했다.

청와대는 부동산 구입 사실은 인정했지만 여기에 어떠한 위법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꼼수 방송 내용이나 주진우기자의 보도에 대한 논평은 거부했다. 집권 여당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최근 이 쇼의 게스트로 초대됐다. 그리고는 왈 “젊은 사람들의 분노에 배출구가 필요하다”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 교수인 김상현교수는 나꼼수의 성공은 이 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3개의 신문에 대한 환멸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한다. 3개의 신문 모두가 보수적이고, 이대통령을 빨아준다고 의심 받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2개의 텔레비전 방송국도 그 사장이 정부에 의해 임명됐다.

그들의 인기는 정부에 대한 비판을 탄압하는 정부의 행태에도 영향을 받았다. 한국 정부는 인터넷에 북한에 우호적이거나 잠재적으로 정부를 비방하는 아이템을 올리는 사람을 고소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고, 이런 행태는 정부를 비판하는 빌미가 되고 있다. 다수의 텔레비전과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가, 그들이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정치적 압박을 받고 중도 하차해야만 했다. 따라서 'Freedom House'는 지난 5월, 연간 국제 언론자유 지표에서 한국을 “자유free"에서 ”부분적 자유partly free"로 강등시켰다.

김상현교수는 “나꼼수는 사람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궁금하지만 주류 언론에서는 다루지 않는 것에 대해 이야기 한다.” 라고 말했다.

대학생 신창식씨는, 나꼼수가 젊은이들이 관심을 가지는 이슈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기 때문에 나꼼수를 좋아한다고 말한다. 등록금이 물가상승률보다 빠르게 오르고, 취업이 어려워지는 것 같은 문제 말이다.

34세 정은주씨는 말한다.

“이제는 우리도 미국의 Saturday Night Live 쇼와 같이 정치인, 특히 대통령을 풍자하는 프로그램을 가질 때인 것 같아요.”

그러나 나꼼수가 까는 3대 보수신문중 하나인 중앙일보의 논설실장 김진국씨는, 이 쇼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

“소설과 현실, 논평과 코미디의 경계를 흐린다. 우리가 정치 지도자에 대한 시니컬한 패러디와 조롱에 웃는 동안 정치는 웃기는 짓이 되고 만다.”

나꼼수의 김어준 총수는 자신의 방송에서 한 이야기의 상당수가 “추측의 단계”라는 것을 인정한다.

“맞아요, 우리는 편향돼있죠.”

총수는 ‘비속어’를 내뱉고는 웃으며 말을 이어간다.

“주류 언론들이 보도하지 않음으로써 권력이 된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건들이 있습니다. 나는 그 사건들을 알리고 싶어요.”

 
- 끝
 

 

이 번역문 역시 가카께 헌정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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