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신가. 잊을만 하면 등장하여 음악 전반의 이야기를 전하곤 하는 shuha 되시겠다. 여느 때와 같이 평화로운 잉여 생활을 즐기던 도중 반갑지 않은 메시지를 받았더랬다.
원고를 부탁하는 죽지않는돌고래 편집장의(만행)
이번 G드래곤(쥬래건)의 USB 음원 발매 사태에 관해 좀 더 알고 싶어하는 (잉여)독자들이 있겠다 싶어 글을 쓰게 된 거시다.
1. 음반의 역사
일단 현재와 같은 음반(音盤), 그 이후의 시대를 논하기 전에 음반이라는 단어의 어원부터 살펴보면, (안다, 니들 한자 싫어하는 거) 소리 음 자에 소반 반 자를 쓰는데, 이 반 자는 보통 둥근 물체를 표현할 때 쓰는 한자이다. UFO를 지칭하는 옛날 말이 비행접시, 비행 원반(아재인증)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면 대충 그 의미가 와 닿을 것이다. 말 그대로 소리를 담은 둥근 접시란 의미이다.
인류에 있어 음악이란 미술과 쌍벽을 이루는 의미를 지닌 예술이었으나 미술과의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면, 미술은 시각적 예술로 언제 어디서나, 누가 보아도 작품의 본래 형태 그대로 즐길 수 있는데 반해, 음악은 시간적 예술로 연주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끝나는 순간까지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않고 가락(멜로디), 박자(리듬), 화음(코드)이 흘러간다는 특징이 있다.
알아듣기 쉽게 말해 미술은 작품을 ‘소유’ 할 수 있지만 음악은 공연장에서 연주되는 곡을 즐길 뿐 ‘소유’ 할 수 없었다는 이야기이다. 이와같은 태생적 한계를 벗어나 음악을 소유하고자 하는 최초의 노력을 이룬 사람이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 되시겠다.
에디슨이 최초로 만든 축음기
당시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음반 형태보다 왁스(Wax)로 만든 작은 원통 형태의 실린더를 끼워 오른편에 달린 손잡이를 돌리면서 재생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바늘이 실린더를 따라 움직이면서 소리가 재생되다 보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바늘이 닳고, 실린더가 깨지는 등의 문제가 생기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 새로운 형태의 매체가 개발 되었다. 그 완성형에 가까운 형태가 바로 요 SP 되시겠다.
출처: 최규성의 문화산책 블로그 (선배님 죄송합니다)
영어로 (Standard-Playing Record) 표준 재생 녹음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 SP는 뭔가 스페셜할 것 같다는 이미지와 달리 알루미늄이나 바륨 등의 분말을 굳혀 만들어 무거운 데다 판이 깨지는 일이 흔했다. (사진처럼 맴찢) 거기다 재생시간도 그리 길지 않아서 최대 한 면당 15분, 양면 30여 분에 불과했기 때문에 당시 교향곡이나 오페라와 같은 긴(지루한) 음악을 제대로 담을 수 없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게 된 계기가 바로 신소재 ‘플라스틱’의 발명 이었는데, 가볍고 가격이 저렴한 데다 쉽게 양산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었던 플라스틱을 이용한 음반, LP(Long Play)가 개발되게 된 것이다.
용필이성의 데뷔집 LP
흔히들 LP판, 레코드판이라 불렀던 LP는 최근 들어 과거의 아날로그 회귀 붐을 타고 전세계적인 재조명을 받고 있는데, 과연 LP의 음질이라는 것이 옹호론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소리가 따뜻한가, 더 좋은가 하는 논의는 뒤로 하고 개인적으로는 음반을 꺼내 플레이어 위에 올려놓고 바늘을 살짝 들어 LP위에 얹는 그 행위가 어떤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감성팔이) 최근 서구에서는 LP대신 바이닐(vinyl)이라 부르고 있다.
그러나 오랜기간 왕좌에 올라 있었던 LP에게도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내구성과,
커다란 크기 되시겠다. 음반 자체가 얇은 플라스틱 판으로 되어 있으니 판이 휘어지거나 깨지는 일은 다반사요, 날카로운 바늘이 음반의 굴곡을 따라 소리를 기록, 재생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보니 음반의 굴곡에 흠집이나 먼지가 쌓이면 소리의 재생에 방해를 받는 아날로그 매체로서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 말하지 않았던가. ‘불편은 발명의 어머니’라고. 사람들은 또 LP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매체를 만들어 내게 되는데 이름하여 MC(Magnetic Casset), 카세트 테이프가 바로 그것이다.
당시 흔히들 사용했던 TDK 90분 테이프의 위용
자성을 띤 릴 테이프에 소리를 녹음하여 재생하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던 테이프는 LP와 달리 플라스틱 커버를 씌움으로써 소리 자체의 손상을 막고 작은 크기에 녹음, 재생기능까지 수월해 소니에서 개발한 미니카세트 플레이어, ‘워크맨’의 붐과 함께 80년대를 지배했던 매체였다. 최근에도 성령간증이나 영어회화 교재의 부록으로 흔히 만나볼 수 있었던 카세트 테이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리가 열화 되는 아날로그 매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다음 자리를 넘겨주게 된다. (최근에는 LP에 이은 두 번째 추억팔이의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카세트 테이프에 이어 왕좌를 차지한 매체는 바로...
CD의 재생 시간을 결정했다는 카라얀의 베토벤 9번 교향곡 CD
CD 되시겠다.
추신: 내가 절대 원고료 뻥튀기하려고, 읽을만 하니까 끊는 거 아니다. 긴 글 보다 나눠 읽는 걸 선호하는 요즘의 기호를 반영한 적극적 배려인 거시다. 어흠어흠.
-2편에 계속
슈하님
편집 : 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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