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부 주
본지는 언제나 독자 여러분의 관심사를 최우선으로 하는 빛나는 편집방침을
생각만해고수해 왔다. 편집부 회의에서는 '명리니 관상이니 안 믿는 척 하면서 뒤에서 무쟈게 다니던데 대놓고 해보자'라는 생각에 명리학을 도구삼아 대선 후보들을 예측해 보기로 했고 과연, 반응이 괜찮았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믿든지 말든지 알아서 할테니 명리학 자체에 대한 글을 써보겠냐고 필자에게 제의했다. 이에 필자가 덥썩 물어 매주 관련 연재물이 올라갈 예정이다.
사주팔자가 어떻게 비롯되었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현재 쓰이는 만세력의 일진이 어느 시점에서 육십갑자의 첫 갑자인 갑자가 되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아마도 옛날 사람 중에 눈 밝은 사람이 해와 달과 별을 보고 하도낙서에서 비롯된 십간과 십이지를 배속했을 것이다,라고 짐작은 되지만 알 수 없는 일은 알 수 없는 일이다. 다만 이 또한 사람이 한 일일테니 어렴풋이 짐작할 수는 있겠다. 여기 소설을 써본다.
부분과 전체는 둘이 아니다
낮과 밤,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든 것은 여기에서부터 시작한다. 옛날 사람들은 낮과 밤, 그리고 사계절의 변화는 태양의 움직임과 위치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낮엔 해가 뜨고 밤에는 해가 진다. 여름에는 해가 높고 길다. 겨울은 해가 낮고 짧다.
이를 두고 하루 중에 해가 가장 높이 뜨는 때는 일년 중의 여름과도 같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마찬가지로 밤이라 불리는 때는 곰과 뱀이 잠을 자는 ‘겨울’과도 같은 때라는 인식을 하게 된다. 아침,점심,저녁,밤이 각각 봄,여름,가을,겨울에 대응하는 이런 인식은 ’1년은 긴 하루’이고 하루는 ‘짧은 1년’이라는 사고방식이다. ‘부분은 전체의 반영이고 전체는 부분의 발현’이라는 사고의 출발점이다.
생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계절의 순환을 생명에도 대입하게 된다. 사춘기를 인생의 봄으로, 노년기를 해가 지는 황혼기로 본다. 계절의 순환은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 식물을 포함해 모든 생명에 구현되어 있다는 생각으로 발전하고 나아가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나고 멸하는 이치로 확대된다. 이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만 해도 생장수장(生長收藏), 원형이정(元亨利貞), 근묘화실(根苗花實), 생로병사(生老病死), 성주괴공(成住壞空), 생주이멸(生住異滅), 기승전결(起承轉結), 춘하추동(春夏秋冬)… 아 여백이 없어서 더 적지 못하겠다.
명리학의 출발은 햇빛 달빛 그리고 별빛
봄에 싹을 틔워 여름에 꽃 피우고 가을에 열매를 맺어 겨울에 씨앗으로 한 생을 마무리하는 자연을 보면서 이러한 생명의 현상이 계절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은 자연스럽다. 그렇다면 계절은 어디에서 비롯되는가? 천체의 움직임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시간의 작용인 것이다.
앎에 대한 인간의 욕심은 이러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사람의 삶을 해석하기에 이른다. 특정 시간이라는 것은 그 시점의 천체의 위치를 말한다. 인간의 출생을 기준으로 그 시점의 천체의 위치에 따라 언제 꽃이 피고 언제 열매를 맺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 사주명리학의 출발이다.
하여 사주명리학의 기원은 점성술 astrology이다. 영어권에서는 사주명리학을 Chinese Astrology 라고 한다(대개 12개의 띠로 많이 알려져 있다). 명의 이치를 다룬다는 뜻의 ‘명리학’이라는 단어는 근래에 힘을 얻고 있다. 전에는 사주팔자, 사주점, 팔자술, 역술등으로 통칭되었고 학인들도 명을 추론한다는 추명학이라는 말을 썼다. 필자는 명리학에 대응하는 단어로 Destinology라는 말을 만들었다. 사주명리학의 힘이 더 강해진다면 사전에 오를지도 모를 일이다.
현대의 사주명리학에서는 고래의 점성술의 측면은 많이 축소되었다. 해석에 있어서도 신살위주의 단편적인 통변보다는 구조적인 측면을 중시한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하는 현대인에게 크게 부합하는 면이기도 하다.
명리학의 출발은 천체의 관측이다. 이는 동양에만 고유한 현상은 아니다. 현대의 천문학astronomy도 그 기원은 점성술astrology에 두고 있다. 다만 점성술과 명리학은 ‘인간’을 그 대상으로 삼은 것이 다른 점이다.
태어난 시간이 운명을 결정하는가?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태어난 시간이 운명을 결정하는가?’라는 질문은 명리학이 기반하고 있는 세계관에서는 성립하기 어렵다. 명리학의 세계관에서는 선후관계나 인과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순환하는 원에서는 시작도 끝도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태어난 시간으로 그 사람됨을 알아본다’고 하는 것이 그나마 부합하는 진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 해도 현대의 관점에서는 당연히 비과학적이다. 하지만 ‘부분과 전체 속에서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세계관에서는 ‘한 사람의 특성과 삶의 길을 태어난 시간으로 알아본다’는 것이 그다지 이상한 접근이 아니다.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으니 ‘태어난 시간’만이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 출생장소나 조상의 묘자리(풍수)가 되기도 하고 불리는 이름(성명학)이 되기도 하고 얼굴의 생김새(관상)나 손금(수상)이 되기도 한다. 우스운 일이지만 예전에는 주민등록번호 13자리로 그 사람의 운명을 알아낸다는 사람도 있었다. 미래에는 홍채의 무늬나 지문, 어쩌면 핸드폰의 전화번호를 가지고 운명을 알아낸다는 사람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일호명리학당 강주 김태경
저서 '지피지기 명리학', '체용으로 보는 명리해석론' (근간)
편집 : 딴지일보 인지니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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