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를 전혀 안 봐도 이게 무슨 프로그램 장면인지는 대충 알 거다. 아니, 프로그램은 몰라도 저 세 사람이 누군지는 안다. 혹은 적어도 둘은….
물론 우리가 저 사람들을 불렀을 리 없다. 부른다고 올 리 없다.
그래서 우리가 대신 모신 분은 바로…
그렇다. 문경수 탐험대장.
효리네 민박을 통해 잘 알려졌지만 우리는 예전부터 알던 분이고 행사도 같이 하곤 했다. 우리나라에 흔하지 않은 ‘과학탐험가’라는 직업을 가진 분이기 때문이다.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의 방문연구원이기도 하다.
머, 말만 탐험가인 것이 아니다. 그는 지난 10여년 간 호주의 오지를 중심으로 35억년 지구에 생명이 탄생하게 된 흔적부터 공룡화석, 지질과 천체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을 해 왔다. 그리고 미항공우주국 나사 연구진의 호수탐사에 아시아인으로는 유일하게 세번이나 동행하기도 했다.
서호주 사막의 여건이 화성 표면과 비슷하기 때문에 관련된 탐사 연구가 이뤄지기도 한다. 나사 우주복의 스펙을 흉내내 동대문에서 맞춘 우주복을 입고 있는 문경수 대장
그가 굳이 이 길을 택한 것에는 탐험가다운 계기가 있었다. 그는 동료 전재영씨와 2009년 호주에서 함께 조난을 당했다. 아웃백이라고도 불리는 서호주 킴벌리는 영국 땅덩어리의 세 배가 넘는 광활한 지역으로 붉은 땅이 지평선을 이루는 곳이다. 현지인들도 GPS 없이는 위치를 가늠하기 힘든 지역인데, 일반 탐사대에 앞서 사전답사를 하러 갔다가 자동차 타이어에 펑크가 나는 바람에 걸어서 탈출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한낮 기온이 40도를 넘나들고 음식은 오렌지 한 알이 전부였으며 어쩌다 발견한 물웅덩이엔 모기 유충이 가득했다. 낮에는 탈수증과 싸우고 밤에는 야생 들개에게 잡혀 먹히지 않기 위해 경계해야 했다. 마지막이 될 수 있겠다 싶어 갖고 있던 카메라로 서로의 영정사진을 찍어 두기까지 했다.
밤하늘의 남십자성에 의지해 사흘을 내리 걸어 겨우 원주민 마을에 도착해 살아날 수 있었다. 그러나 한 달 뒤 같은 곳에서 조난당한 일본인들은 마을을 불과 1㎞ 앞두고 같은 자리를 맴돌다가 사망하고 말았다. 이때의 강렬한 기억을 잊지 못해 탐험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이게 왠 빅토리아시대…
암튼, 이런 문경수 대장이 벙커에 와서 무슨 이야기를 할 건가. 물론 아이유니 이효리니 자랑도 하시겠지만 주제는 물론 과학적인 부분이다. 바로 제주도의 과학.
제주도라는 곳, 우린 그저 따듯하고 경치 좋은 곳이려니 생각하지만 사실은 과학적 가치가 아주 높은 곳이다. 위의 만장굴 사진에서 보듯 특이한 지형과 지질의 천국이고, 당연히 그 관련해서 조사할 것도 연구할 것도 많다.
문경수 대장과 함께 우리는 50년된 대동호텔 303호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제주도 탐사를 떠나게 된다. 그리하여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수 만년 동안 화산재가 겹겹이 쌓여 만든 수월봉 화산쇄설층, 용암동굴만큼 자연사적으로 중요한 용암하천 효돈천, 파도가 조각한 해식동굴 갯깍주상절리대, 생명다양성의 보고인 동백동산 람사르 습지까지 제주가 간직한 지구의 기억과 인간의 삶과 연결된 자연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그러니 오시라.
‘과학과 사람들’과 벙커1이 함께 하는 공개 과학토크
<과학같은 소리하네 시즌 3 에피소드 9>
<문경수의 제주는 과학입니다>
초대 손님 : 문경수 과학탐험가
일시 : 12월 16일 토요일 오후 3시
장소 : 서대문 벙커 1 (충정로역 9번 출구에서 10초)
참가비 : 없음
(맥주나 음료 한잔씩 사 드시는 건 매너. 스낵도 완전 맛있고!)
오시라들. 올해 마지막이다.
파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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