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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KBS의 주말

2014-08-11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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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물 추천8 비추천0

2014. 08. 11. 월요일

딴지팀장 꾸물








예로부터 먹는 거 갖고 장난치지 말라 했어

 

최근 몇 년 전부터 마트에 장을 보러 가면 졸라 웃기게도 생필품들 가격이 후덜덜해서 주눅이 들었는데 생필품 보다 더 후달달달 하는 품목이 있어. 바로 ‘과자’야.

 

 

우리나라 평균 시급에 비하면 엄마 없는 과자 가격 때문에 어려서부터 과자를 꽤나 좋아했던 나로선 어쩔 수 없이 인터넷에서 ‘인간사료’를 주문해서 꾸역꾸역 먹으며 살고 있었는데, 

 

 

인간사료.JPG

 

어때? 졸라 싸지 않냐?

 

 


지난 8월 6일. MBC ‘불만제로’ 프로그램에서 국내 과자업체의 내수용/수출용 가격과 용량 차별에 대한 내용이 반영됐어. 심지어 제품에 들어가는 재료에도 차이를 둔 것이 확인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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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기업 나리들께선 태어나실 때부터 금수저를 똥꾸녕에 꽂고 나와서인지, 아님 남들 다 애국하고 독립하자 운동할 때 딴 나라 똥꾸녕을 빨아재꼈는지 알 수 없지만, 대기업들이 자국민들 등쳐먹으며 호의호식 하는 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닌 건 알고 있어. 그리고 이런 양아치 같은 짓거리는 자동차며, TV, 휴대폰에나 적용해서 자국민들이 비싸게 주고 산 돈으로 외국에다 싼 값에 퍼주고 지네들 인지도나 점유율 올리는 데 쓰인다고 막 그러잖아. 


안 그래도 비싼 가격에 과대포장과 마트로시카를 보는 듯한 포장기술 때문에 틈틈이, 꾸준히 욕먹고 있던 과자도 등쳐먹고 있다는 게 확인된 거야. 뭐, 이 불만제로 방송 내용에 대해선 요새 많이들 씨끌씨끌 하니까 검색하면 많이 나와. 내가 하려고 하는 얘기도 이건 아니고.




입금됐나?

 

불만제로에서 8월 6일 국내 과자업체의 양아치 짓거리를 까주고 3일 후, 8월 9일 KBS 9시뉴스에서 이런 기사가 방송돼.

 

 

 

[생활경제] 싸고 양 많은 수입과자? 따져보고 드세요!

 


 

뉴스를 보면 이런 멘트랑,

 

“국내 과자 값이 계속 오르다 보니, 요즘 수입 과자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많습니다. 외국서 들여온 과자가 오히려 국산보다 값 싸고, 양도 많다고 합니다.”

 

“저렴한 가격과 자극적인 맛의 유혹! 건강을 위해 좀 더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수입과자 파는 가게도 몰카로 찍어서 나쁜 걸 졸라 음성적으로 판매하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어. 비교하는 국내/수입 과자의 기준도 없는 거 같아. 비슷한 맛의 과자 중에 수입과자의 포화지방,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것만 비교한 걸 수도 있고. 이렇게 특정 제품만 비교해서 마치 '수입과자는 국산에 비해 이런 이런 함량이 높아 나쁘다' 하는 인상을 심어주고 있어.  


씨바, 진짜 이건 아닌 거 같아. 기사 내용이나 구성도 졸라 뭐 없어. 재미도, 감동도, 유익함도, 없어. 하여튼 졸라 없어보여. 그것도 국영방송이라고 하는 KBS에서, 그것도 메인 뉴스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 9시 뉴스에서. 왜?, 수신료 2,500원이 적어서 이렇게 밖에 못 만든다고 디스하는 거야? 우리가 수신료 4,000원 내면 졸라 눈물, 콧물, X물 다 뺄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의 서스펜스 스릴러 블랙코믹 로드무비라도 찍을 수 있는 거야? 내기 할까? 아님 뭐야, 입금이라도 된 거야?


건강을 생각해서 좀 더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음 씨바 과자 안 먹는 게 좋겠지. 건강을 생각해서 국내 과자 쳐먹겠냐. 백 번 양보는 못하니까 구십구 번 양보해서 국내 과자 쳐묵쳐묵 한다고 치자.

 

 

뉴스.jpg

 


국내 과자 나트륨.jpg

 

해당 뉴스의 주제가 국산/수입산 과자의 포화지방, 나트륨 함량 비교라고는 하지만 위에처럼 다른 국산 과자 나트륨 함량이나,

 

 

8.jpg

 

 

보통 식당에서 먹는 음식의 나트륨 얘기 없이 뉴스에서처럼 ‘건강 생각해서’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드립치는 건 존나 아닌 거 같어. 애초에 시청자들의 건강을 생각할 거면 되도 않는 기사 억지로든 입금되서 하는거든 하지 말고, 국내 유기농 과자 위생적으로 열심히 만들어 파는 중소기업 많거든? 그런 데나 찾아가서 소개시켜 주는  게 더 생산적일 거 같아.




진정한 언론

 

- 언론은 사회적 조정 역할을 한다. 언론은 사건과 정보를 설명하고 해석하고 평가한다. 그것은 합의를 창출하고 여론을 형성하고 갈등을 해소하도록 한다.

 

- 언론은 또 정부나 기업이나 그 밖의 사회 조직들을 감시하고 견제한다. 그것은 사회 규범을 강화하고 일탈을 방지하는 데도 기여한다.



이 글을 쓰는 오늘은 비가 왔어. MBC가 이제 소시지 빵 얘길 안 하니까 KBS 니네들이 비 온다고 과자 얘길 해주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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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니네 그거 아냐? 비오는 날엔 원래 막걸리에 파전이야. 세월이 흘러 세대가 바뀌어도 이건 변하지 않아. 민족적인 쏘울이라고 할까? 그래서 쏘울 없는 니네들은 안되는 거야.


앞서 얘기한 불만제로 방송이 나가고 며칠 후에 KBS 9시 뉴스에서 수입과자에 대한 내용이 나온 이유야 나로선 알 수 없어. 입금이 됐는지, 비는 오는데 MBC에서 소시지빵 얘길 했으니 차별화를 둔 건지... 근데 KBS 니덜이 내보낸 9일자 뉴스는 광고받고 수신료도 받는 국영방송, 공영방송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았던 거 같아. 세월호 참사 이후 정신차려서 총리 후보자'였던' 문창극 씨 특종 같은 걸루다가 칭찬도 받고 그랬는데 그런 열정도 식었나봐. 



이건 뉴스 얘긴 아닌데, 같은 날 KBS 니들 또 한 건 했잖어.


한 여행소개 프로그램에서 인터뷰한 현지인들 이름 가지고 장난질 쳤었지. 물론 프로그램은 외주 제작사가 만들긴 했지만 그걸 확인하고 방송하는 건 KBS의 일이자나. 인터뷰를 하고 사람들 이름을 물어보지 못했으면 차라리 가명이라고 하고 다른 이름을 쓰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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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방송된 <걸어서 세계속으로> ‘천국으로 가는 열쇠, 로마&바티칸’ 편



딴지일보가 없이 살고 가진 건 없어도 아니다 싶으면 차라리 업뎃을 쉬고 말지. 그지 발싸개 한 짝 잃어버려서 그지 깽깽이 하는 식으론 안 해.


KBS 니네는 시청료 올려달라고 징징대기 전에 더 열심히 살아야 할 거 같아. 이 얘길 하려고 되도 않는 드립 섞어가며 짧은 얘길 길게 해봤어.

 

 





P.S. 수신료 올려달라고 하면 내가 이번 달 전기요금에 1,500원 더 줄게. 대신 니네가 꿀꺽하지 말고, 열심히 하고 있는 EBS 애들한테 수입까까 사다줘. 그럼 안녕~







딴지팀장 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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