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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직 부마의 똥꼬 따기


지난주는 대머리 가카의 전직 부마이자 청와대 정무특보이신 윤상현 의원이 던진 말폭탄으로 들 끓었더랬습니다. 조선일보 인터뷰에다 김무성 대표 대선 불가론을 펴 쌀나라에 가 큰절까지 하고 오신 무대(무성 대장)의 코털을 건 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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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결승으로 한 1000m 달리기 계주에서 이제 막 궁디를 치켜들고 시동을 걸 찰나에, 똥꼬를 따인 김무성 씨가 얼마나 열불이 났을지 감히 짐작할 수 없습니다. 아마, 마이 아팠을 거입니다.


쏟아지는 집중포화에 한발 물러서며 윤 특보가 기자들에게 날렸다는 문자가 인상 깊었습니다.


"김무성 대표의 사위 마약사건에 대해 김 대표에게 책임을 물어선 안된다. 그것은 현대판 연좌제의 비열한 정치로 우리가 지향하는 개혁적 보수의 길이 아니다."


전직 부마의 정신 나간 문자질을 쳐다보며 예전 여친님과의 대화가 생각났습니다.


"그러게 따지 말라는 선악과는 왜 먹어서 그 고생을 하니?"


달마다 찾아오는 생리에 고생하는 여친님을 보며 현직 목사이신 아버지가 농반으로 하셨다는 말입니다.




2. 선악과 절취 사건


연좌제하면 '삼족을 멸하거라!' 란 사극풍의 호령이나, 빨간 배경화면 속에 굴비 엮듯 묶여가는 간첩단 사건 등이 먼저 떠오릅니다만 연좌제는 이보다 연식이 쪼매 더 오랩니다. 약소하게 한 6천 년쯤?


뱀의 사주로 아담과 하와가 공모하여 저지른 선악과 절도 사건이 그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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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크리스트교에는 원죄론이 생겨납니다. 로마서 5장 12절(...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세상에 들어왔고...) 이하를 근거로 대표성의 원리라는 개념이 파생되는 것이죠. 이론의 대표적인 주장자도 흥미롭습니다. 젊은 시절 알제리 대표 양아치로 날리다가 회심한 히포의 아우구스티누스(성 어거스틴)가 바로 그입니다.


거칠게 정리하면 어거스틴은 선악과 절취 사건으로 인해 아담이 죄의 상태에 이르렀다고 결론짓습니다. 그리고 그 죄는 성교를 통해 전파되며, 결론적으로 성교를 통해 번식하는 인류는 모두 이러한 죄의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동정녀 마리아, 흔히 무염시태(無染始胎, immaculate conception, conceptio immaculata)라는 것도 이에 대응하는 개념입니다. 예수님이 원죄로부터 자유롭기 위해서는 아버지 요셉과 어머니 마리아의 성교, 즉 죄의 감염경로에서 차단되어야 하는 논리적 필요가 있었던 것이죠.


물론 반대되는 이론도 있습니다. 일개 수도사에 불과했던 펠라기우스의 주장이 그것입니다. 그는 '원죄는 본디 존재하지 않으며, 인간은 죄를 짓거나 짓지 않을 완전한 자유의지를 가지고 세상에 태어난다'고 생각했습니다. 성선설처럼 갓 태어난 아기는 신과 같이 완전무결하지만 인간이 죄를 짓게 되는 것은 자유의지에 따른 후천적인 선택의 결과라는 것이죠.


종교상의 죄(sin)와 사회적인 죄(crime)의 논의는 별개로 하고, 어거스틴과 펠라기우스의 죄에 대한 접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죄의 대물림 여부입니다. 어거스틴은 내가 죄를 짓지 않아도 죄는 대물림(유전적 혹은 생리적으로)되는 것이니 나는 죄인이라는 입장이고, 펠라기우스는 내가 지은 죄여야 나는 죄인이 된다는 입장입니다. 인간의 죄의 상태가 물려받은 '원죄'로 인한 것인지 혹은 스스로 지은 '본죄'로 인한 것인지의 차이입니다.


사회과학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결국 원죄론은 아담과 조상, 그리고 선대로부터 죄가 대물림되는 연좌제를 인정하는 입장이고 본죄론은 죄의 자기책임성을 강조하는 입장입니다. 자기가 지은 죄로만 처벌받는다는 것이죠.


여담이지만 펠라기우스는 원죄론에 반대한 대가로 418년 카르타고 종교회의에서 파문을 당한 후 로마에서 추방당합니다. 당시 카톨릭 교단 내에서의 적지 않은 지지에도 불구하고 주류였던 어거스틴파를 당해낼 수가 없었죠.


그로부터 1500년뒤, 1980년 제5공화국 헌법은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며 연좌제의 폐지를 천명했습니다. 전직 부마님의 장인이신 대머리 카카 전두환이 체육관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된 지 2달 뒤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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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원죄냐 본죄냐


"김무성 대표의 사위 마약사건에 대해 김 대표에게 책임을 물어선 안된다. 그것은 현대판 연좌제의 비열한 정치로 우리가 지향하는 개혁적 보수의 길이 아니다."


혼인 전, 딸의 남자친구가 한 잘못의 책임을 이제 와서 김무성에게 묻는다는 것은 확실히 부당한 일입니다. 설사 불과 십여 년 전, 관동군 출신 매국노 장교의 쿠데타를 뿌리로 한 전직 부마의 당이 집요하게 노 전대통령의 장인의 좌익 이력을 두고 노무현을 물어뜯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이 당의 선택적 기억장애가 산재 대상에 이르렀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박원순 시장의 아버지도 아니고, 할아버지가 박원순을 작은 집에 입양시킨 것을 두고, 박원순의 병역기피다 어쩌다 운운하며 생난리를 치던 게 4년 전이지만, 넘어가기로 합니다. 이 당은 장애당이니까요.


확실히 합시다. 지금 여론이 김무성에게 묻고 있는 것은 예비 사위의 마약 투여란 '원죄'에 대한 부분이 아닙니다. 설사 딸이 흡입을 했다 하더라도 그것에 대한 법적인 책임(정치적, 도의적인 책임은 별개로 하고)은 사위와 딸에 국한되는 것이지 김무성 대표에게까지 닿아서는 안되는 일이죠. 자기책임의 원칙에 반하니까요.


지금 여론이 묻고 있는 것은, 마약을 흡입한 예비사위의 처벌 과정에 대한 의혹입니다. 예비사위이자 현직 사위의 집행유예 과정에 장인인 집권 여당 대표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닌가라는 문제 제기죠.


짧지 않은 2년여의 기간 동안 사용한 마약도, 대마. 엑스터시. 히로뽕. 코카인 등으로 심각합니다. 투여 횟수도 밝혀진 것만 15차례이지 실사용 횟수는 그를 훨씬 상회할 것이란 추정이 가능합니다. 현직 사위가 구입한 성인 110명분의 필로폰 3.5g의 중에서 실제로 투약 혐의를 인정한 것은 0.4g에 불과하고 나머지 3.1g은 사용처를 밝혀내지 못 했습니다.


법원의 집행유예 판결과 검찰의 항소 포기가 양형기준을 위반한 이례적인 것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제3자의 DNA가 묻은 주사기가 모모한 이의 것이라 검찰이 더 수사를 안 한 것이라는 음모론이 난무합니다. 검찰의 기소 대상 중 사위 집에서 발견한 주사기에 대한 투여 혐의가 제외되었다는 것은 이러한 음모론을 합리적인 의심으로 이끕니다.


지난 6월 메르스 사태 때 김무성 대표가 이례적으로 방문한 산부인과 전문병원이 알고 보니 사위의 마약 친구 아버지가 이사장으로 있는 병원이라는 점도 의구심을 돋굽니다. 해당 병원은 여당 대표의 이례적인 방문으로 메르스 후폭풍을 피해 갈 수 있었고 오히려 이 방문을 적극 홍보에 이용했습니다. 이 집 아들인 사위의 마약 메이트도 현재 법무부의 전과 은폐와 봐주기 판결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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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김무성 블로그


다른 정황도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대립각에서 김무성 대표가 전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납작 엎드려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를 두고 김무성이 청와대에게 약점이 잡힌 게 아니냐는 설왕설래가 많았고 작년에 있었던 문제의 사위와 가약을 맺은 딸의 수원대 교수 임용 사건이 원인으로 지목되었었습니다.


정치적 동반자였던 유승민 원내대표가 척살되는데도 배신에 가깝게 지켜만 보고 있었던 것도 적지않은 이들의 실망을 자아냈죠. 여의도에서 더 이상 무대(무성대장)를 무대라 부르지 않는다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김무성 대표의 약점, 김무성 대표의 사위 마약사건 개입 의혹을 단순히 음모론이나 연좌제로만 일축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죠.


요컨대, 사위의 마약 투여가 원죄라면 이 원죄를 이유로 김무성 대표에게 법적인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한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 제기되는 숱한 의혹들은 사위의 처벌 과정에서 장인인 집권 여당 대표의 개입이 있었는지가 쟁점입니다. 결국 김무성 본인의 '본죄'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죠.


따라서 "김무성 대표의 사위 마약사건에 대해 김 대표에게 책임을 물어선 안된다. 그것은 현대판 연좌제다"란 전직 부마 윤상현 특보의 발언은 헛발질이거나 쟁점을 희석시키려는 악의적인 물타기입니다.




4. 비인간 인격체


얼마 전 유튜브에 재미있는 동영상이 올라왔습니다.



한 청소년이 동물원을 방문해 고릴라에게 스마트폰을 통해 같은 고릴라 사진을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유리벽에 기대어 처연히 스마트폰 속의 동류를 바라보는 고릴라의 모습이 주는 울림이 적지 않았습니다.


비인간 인격체(nonhuman persons)에 대한 이론이 있습니다. 오랑우탄, 고릴라, 침팬지, 돌고래, 코끼리와 같이 인간은 아니지만, 인간만이 갖고 있던 있던 것이라 생각됐던 인격을 가지고 있는 동물들을 부르는 호칭입니다. 2013년 돌고래의 수족관의 설치를 금지한 인도 환경삼림부의 결정이나, 2014년 아르헨티나 동물원의 침팬지를 풀어주도록 판결한 아르헨티나 법원의 결정에 힘입어 본격 담론화되고 있는 논의입니다.


그럼 동물이 인격을 가지고 있는 것은 어떻게 판단할까요.


동물행동학자에 따르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인식하는 것'을 그 기준으로 한다고 합니다. 거울에 비친 대상이 자기라는 것을 아는 것은 남의 눈을 통해 자신을 바라볼 수 있다는 의미이며, 이는 '스스로를 타자화해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뚯한다는 것이죠. 철학적으로 말하자면 '반성적 사유를 할 수 있다'는 의미라는 것입니다.


반성적 사유를 할 수 있다.


반성적 사유를 할 수 있다..


반성적 사유를 할 수 있다...


유체이탈화법이 마치 종특인 듯 기본 장착된 여왕님과 새누리당이 새겨 보아야 할 동영상 같습니다. 침팬지보다 못해서야 되겠습니까.


김무성 대표의 '본죄' 의혹에 대해서는 전직 보수의 귀염둥이였던 강용석 전 의원이 두 달 전에 일요신문과 한 인터뷰로 화답할까 합니다.(아- 씨바. 이번 글에는 왤케 '전직'과 '사위'들이 많은 겁니까?)


(박원순 시장의 병역기피 의혹에 대하여) "이회창 전 대통령 후보의 아들이나 이완구 전 국무총리 아들도 이 같은 방식으로 의혹을 해명했다", "유력한 야권 대통령 후보로서 국민적 의혹에 대해 두 번이 아니라 수십 번이라도 해명해야 마땅할 것이다."


유력한 여권 대통령 후보로서 김무성 씨가 국민적 의혹에 대해 두 번이 아니라 수십 번이라도 해명해야 마땅하지 않을까요. 아무리 이계 물질에 천안함이 폭침되고, 생방송으로 아이들이 수장되는 세상에 살아도, 침팬지 보다는 나은 대통령 후보를 가져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끝으로 김무성 대표의 64번째 생일을 축하드리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해피 뻐스 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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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nonhuman persons, 비인간 인격체라는 표현은 한겨레의 남종영 기자의 번역입니다. (해당 번역이 사용된 기사문)법조문에서 인(人, 인간), 법인(法人, 법적 인간)에 이어 동물인(動物人, 동물적 인간)이 곧 정의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무천


편집 : 딴지일보 퍼그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