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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난 이상한 넘이 아니다

2002.9.7.월요일
딴지 독자발언대

딴지 독자들아. 내 얘기 함 들어바바.


나는 지극히 정상적인 가정과 환경에서 자랐다. 머 주위에 특이했던 것라면 "우물이 있었다"라는 정도. 부모님, 누님(그렇다 난 남자다), 동생, 머 또래의 친구들.. 그렇게 가난하지도 않았고, 부자이지도 않았다. 이력서 샘플이 될 정도의 그런 환경이랄까.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그림을 좋아해서  누구 처럼 "대통령", "과학자", "선생님" 처럼 명확한 답은 아니었지만, 단지 그림이 좋아서 그림으로 먹고 살 수 있는 그런 직업을 원했드랬다. 그 꿈을 접은 것은 몇 년 됐지만, 그 꿈에 다가가고자, 조금이라도 도움 될 만한 것은 나름대로 찾아서 공부 했었다. 메이크 업이 그랬고, 코디도 그랬으며, 화실도 그랬고, 프라모델도 그랬다, 그리고 지금의 업인 컴터도 그것 때문에 배웠었다. 머 잘못 찝어서 프로그래밍 이었지만, 암튼 그 모든 것을 한 원인은 그림에 있었다.


여기까지 보면서 머 열심히 사는 놈이네 하신다면... 감사하다. 하지만 이제 세부적인 얘기를 들어보시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른다.


잠깐 초등학교 때 이런 일이 있었다. 쥐를 잡은 것이다... 그냥 놔주기에는 공익 광고가 떠오르지 않는가. 쥐는 악이고 그렇다 세뇌 당했다고 해야 할 거다. 이놈을 죽여줘야 하는데 어찌 해야 하나.. 물에 담궈? 불에 지져? 그렇다...결정 해뻐렸다. 발로 머리를 밣은 것이다. "뿌직" 하는 소리와 함께.. 친구들은 난리가 났었다.. 잔인한 놈.. 엽기적인 놈 등.. 내가 보기에는 등에 본드 발라서 불붙이는 놈이 더 엽기적이고 물에 수장 하는것은 더 고통스럽게 보였다. 왜 말 다리 다쳤을때 총쏘아서 고통을 없애 주지 않는가.. 머 같은거라고  난 생각 했기 때문이다.


그럼 가장 최근에 이상한 놈이라고 찝히는 것중에 하나는 멀까? 바로  인형이란 놈이  단단히 한몫을 하고 있다. 그렇다 최근 취미생활로 인형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햐... 쌕 인형 ? 아니면 너 인형옷 들쳐 보지? 불에 지지나?.."


죄송하다 아니다..그냥 색칠하며 만드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그렇다고  머.. 원형사(인형원형 제작자를 말한다)는 아니지만. 취미 생활로 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고 나름대로 생각 한다. 솔직히 인형은 이상적이다. 이상적인 몸매 좀 과다한 노출 매끈한 허리선 풍만한 가슴. 왠지 눈이 즐겁다... 쩝... (꿀꺽~)


그러나 인형은 술한잔 가격으로 한달을 너끈히 보낼수 있고 그만큼의 시간을 뺏기는 만큼 만들고 나면 성취감과 눈이 즐거워 지는, 공들인 만큼의 즐거움을 준다. 나는 남자가 인형을 왜 만드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만드는 주제가 여자가 대부분이어서 더 그런 질문을 받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다들 나를 이상하게 보면서.. 좀 지나면? 하나 만들어 달라고 한다.. 아니  오히려 나중에 몰래 좀더 리얼한.. 엄청 야한거 만들어 달라고 하는 놈들, 그놈들이 더 이상하다 허참..)


나는 나에게 이상하다고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이상하게 들릴때가 많다..


전에는 축구때문에 거의 역적 취급을 받았다. 내가 왜 축구를 싫어하는지 보단, 축구를 알지도 못하면서 싫어한다며 놀리고 욕한다. 왜 내가 축구 때문에 남에게 싫은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아 씨바.. 축구 더 싫어진다.


그런 나도.. 우리나라가 월드컵때 선전한 것은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대견스럽다. 하지만 내가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좋아 할수는 없지 않은가. 좀 웃기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놈의 공 하나 가지고 여럿이 뛰어 다니는 이유를 도통 헤아릴수가 없다. 헤아릴수 없다기 보단 별루 재미를 못 느낀다.


머 축구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파괴적 본능과 우위를 점하고자 하는 것과 영토 확장에 대한 머 어떤 본능을 자극한다고 본 적이 있는것 같다. 난? 별루 모르겠다. 내가 볼 땐 단순한 공일 뿐이다. 농구도 그렇고 탁구도 그렇다.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승부욕이 없을 수도 있다. 머 운동으로 본다면 공이던  삼각뿔이던 원통이던 그게 먼상관이 있겠냐 만은.


개인적으론 축구보단 국기인 태권도가 헐쒼 재미 있으며, 좋아한다. 운동으로써도. 내가 태권도 좋아 한다고 남이 태권도를 못한다고 욕할것 없잖어. 머 욕했다간 오히려 두둘겨 맞겠지..


또한 내가 이상하다는 소릴 듣는것은 그 흔하디 흔한 가요 보단 산조를 클래식을 J-pop을 뉴에지를 그리고 생음악을 좋아 한다는데 있다. 클래식을 좋아 하면 너 참 놀고 있다, 내지는 허~(또는 허 참) 그러고 j-pop을 들으면, 또 나름대로 대답 뻔하다. 거기다가 산조까지 좋아하면? 너 늙었냐 라는 소리를 듣는다.


나도 산조에 대해서 국악에 대해서 잘 모른다. 하지만 좋다. 좋은데 이유가 굳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번은 산조 모음 시디를 사러 간적이 있었다. 레코드점 직원이 이거 살꺼냐고 3번을 넘게 물어 보더라. 이상한 눈초리와 함께. 그 먼지 가득한 시디를 살때 나는 즐거웠다. 좋은 음악에 오래된 거든 요즘 거든 남 꺼든 우리 꺼든 먼 상관이냔 말이다. 


그 밖에 인라인 스케이트(좋아한지 오래 됐다.), 장애인 무료봉사활동, 등을 했을 때도 나는 좀 이상한 놈 취급을 받았다. 나는 내가 왜 이상한 놈으로 취급 받는지 모르겠다. 고층빌딩에서 지나가는 사람 머리위에 물풍선을 떨어뜨리는 것도 아니고.. 전동건으로 비비탄을 쏘아 지나가는 여자 엉덩이 마추는 것도 아니잖나. 인형 만들어서 밤마다 껴안고 자는것도 아니며, 새우깡 먹는 거 보면서 성행위 생각하는 변태도 아니며, 남을 괴롭히면서 쾌감을 느끼는 놈도 아니다..


나로썬 조금 독특한 취미를 가진 것뿐이데, 아 그런 것도 있구나가 아니라, 이상한 사람들 부류에 속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사람은 나름대로의 가치관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머 심히 테두리에 벗어나면 그건 범죄로써 발전가능성도 있지만...


내가 이상한 놈으로 취급받는 이유들, 귀엽게 봐줄 만 하지 않은가. 세상에 다들 축구만을 좋아 하고 다들 같은 취미며 같은 가치관이면 정말 뒹생생숭한 팥빠진 풀빵처럼 정말 재미 없을것 같다. 주위를 둘러 보고, 여지껏 나처럼 이상한 놈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놈 있으면 잘 생각해보고 재밌는 놈으로 불러달라.


인형 이야기 하려다가 말이 길어졌다. 어느 사이트에 가니 "캐릭터 인형은 남자의 로망"이라고 하더라. 남자가 인형만드는 게 도대체 뭐 어떻단 말인가. 다른 사람들하고 조금 다른 취미를 가졌다고 해서..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 까지는 좋은데 제발 변태나 이상한 쪽으로 상상 좀 안 해 주었으면 좋겠다.


솔직히 멀쩡한 사람들이 옷 벗으면 더 이상해진다더라....



레진인형 만들기에 여념없는
 metita (
metita@bcli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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