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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생물학 무기를 디빌링해주마!!

2003.8.7.목요일
딴지 의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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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레라









콜레라


콜레라는 비브리오 콜레레(Vibrio cholerae)라는 세균에 의한 급성 전염병으로 이딴 넘들은 빨리 빨리 사라져줬으면 좋겠다만 히포크라테스 시절에도 탈수를 동반한 심한 설사병이라고 기술되어 있을 정도니 유감스럽게도 이 넘 또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콜레라에 대한 공식적인 최초의 기록은 1563년 인도에서의 집단 발생이다. 그러다가 1817년 인도 갠지스 강에서 시작돼 아시아와 유럽에 이르기까지 대규모로 유행했다. 1849년 유럽에서 유행했을 때에는 영국의 의사인 존 스노우가 콜레라는 나쁜 공기 때문이 아니라 세균에 의한 수인성 전염병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주장, 질병의 진원지로 추정되는 우물을 폐쇄해 확산을 막았다. 당시 물을 끓이면 콜레라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영국에서는 티타임(tea-time)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발생하였고, 이 문화는 전 세계로 확대됐다. 그 후 30년이 지나 코흐가 콜레라의 원인균을 확인하였다.


콜레라는 나쁜 환경에서 전파가 잘 되는 전염병이었기 때문에, 깨끗한 집에 거주하거나 고립된 시골 별장 생활을 한 부자들에게는 잘 발생하지 않았고, 도시에 공동으로 거주하는 빈민들에게 집단적으로 발생하였다. 이런 이유로 빈민들 사이에서는 콜레라가 빈민들을 제거하고 싶어 하는 부자들이 퍼뜨린 독이라는 유언비어가 확산됐다. 헝가리의 경우 이런 유언비어로 농민들이 성을 포위하고 의사와 장교, 귀족들을 죽인 일도 있다.


콜레라균은 끓는 물에서는 바로 죽고, 섭씨 10~20도의 수온에서 비교적 오래 생존한다. 또한 체내에 들어와도 산에 약하기 때문에 대부분 위산에 의해 죽는다. 콜레라가 발병하려면 대략 1억 마리 이상의 세균이 체내에 들어와야 하므로,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함께 마시지 않는 한 주위 사람에게 전파되기는 어렵다. 콜레라에 대한 치료로 항생제인 테트라사이클린을 일정량 투여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콜레라도 식수원이나 음식에 투여하는 방식으로 생물학무기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보툴리눔 독소


보툴리눔 독소는 잘 모르시더라도 보톡스는 잘 아시고 있으리라 믿는다. 거, 왜 있잖냐... 주름 펼라고 노통도 맞았다는 보톡스 주사. 근데 이 보톡스는 보툴리눔 독소를 주름살 치료제로 이용한 상품명으로 주름살 치료 이외에도 1970년대에 사시 치료와 국소 근육 마비, 80년대에는 근육질환, 2000년 대에는 다한증하고 사각턱의 치료에 대해 이미 약품으로 승인 받았다. 물론, 약품으로 승인 받은 것은 극히 미량의 양을 사용하는 경우다.









보톡스


원래 보툴리눔 독소는 제대로 멸균이 되지 않은 깡통 내용물이나 보존이 제대로 안 된 음식물에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Clostridium botulinum)이 발육함으로써 생성되는 신경독으로 식중독, 구토, 시각장애, 운동장애 등을 일으킨다. 이 독소는 섭취 후 12~72시간 잠복해 있다가 이후 운동 신경과 근육이 만나는 곳에서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막아서 근육 마비를 초래한다. 마우스 실험에서 확인된 바에 의하면 이 독소 1g이면 10억 마리의 마우스를 죽일 수 있었으며, 사람의 경우에도 1g으로 2백만 명을 치사시킬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상상이 가시나? 1g으로 2백만명이라니...


보툴리눔 독소는 미량만으로도 치명적이기 때문에 공중살포 외에도 식수원이나 음식물에 투입할 경우 그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생각된다. 세계 각국에서는 이 독소를 중화하여 해독할 수 있는 항체가 개발 중이다. 그러나 보툴리눔 독소에는 A, B, C, D, E, F, G 등 많은 유형이 있어 어느 한 종류의 항체로 모든 형태의 보툴리눔 독소를 해독할 수 없으며, 이들 중 주요한 유형에 대해서도 아직 효과적이면서도 인체에 안전한 항체는 개발되지 못한 상태다.
 


 야토병


야토병의 원인균인 프란시셀라 툴라렌시스(Francisella tularensis)는 작고 운동성이 없는 호기성 세균이다. 아.. 미안타. 업자용어 나와부렀다. 호기성세균이란 걍 산소가 있는 곳에서 사는 세균이라고 이해하시면 된다.


야토병(또는 토끼열)이라는 명칭은 초기에 야생토끼를 접했을 때 증상이 나타나서 명명되었으며, 이후 페스트와 마찬가지로 쥐, 다람쥐, 토끼 등에 기생하는 파리, 벼룩, 진드기나 이 등에 물려서 전염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오염된 동물 제품(가죽제품 등)을 통해서도 감염되며, 감염동물을 취급하거나 벼룩, 진드기 등에 물린 상처에 의해서도 감염된다. 가만 보면, 벼룩, 진드기, 이 등등등 요 따위 거뜰이 왜 박멸해야 하는 것들인지 알만 하다.


이 넘을 생물학무기로 이용한 건 1942년 소련이 최초였다고 추정하고 있다. 또, 1950년부터 1960년까지 미국에서 생물학무기로 많이 연구되었다. 다른 나라에서도 생물학무기로 연구가 진행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아직 효과적인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일반적 증상은 오한, 발열, 두통, 근육통, 체중감소 등이 있으며 피부 종창과 결막염, 림프절 염증, 폐렴으로 발병한다. 잠복기는 1~14일로 균은 감염성이 높고 대기 중에 오래 머물기 때문에 테러시 공중 분사될 수 있다. 도시에 110 파운드가 살포되면 500만 명이 감염되고 이 중 25만 명이 장애를 겪고, 1만 9,000명이 사망할 것으로 추정된다.
 


 Q열


Q열은 리케치아의 일종인 콕시엘라 브루네티(Coxiella burnetii)에 의하여 감염되는 전염병이다. 이 넘은 호주에서 처음 발견됐다. 근데 왜 이름이 Q열이냐? 초기에 이 넘은 원인 병원균이 확인되지 않아서 의문의 열병이라는 뜻의 쿼리 열(Query fever)이라 불렸단다. 그래서 지금은 그 약자인 Q열로 불리는 거다. 글고 이 넘의 특징은 열과 건조한 환경에서 잘 버팅긴다는 거다.


Q열의 주된 감염원은 소, 돼지, 양 등의 가축으로 이들의 배설물이 흩어져 공기 중에 부유하거나 먼지, 쓰레기와 함께 인간에게 접촉됨으로서 감염이 발생한다. Q열에 감염되면 2~4주의 잠복기간 후 갑자기 고열이 나타나고 두통, 근육통, 전신권태감이 동반된다. 고열은 몇 주에서 몇 개월까지 계속되며, 이때 Q열균은 혈관을 통하여 조직 내부로 침입하여 심장에서 심내막염, 폐에서 폐선유증을 일으킨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특징은 병원균을 하나만 흡입하여도 질환이 발생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Q열이 생물학무기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라크와 오움 진리교도 보유했었다.
 


 바이러스성 출혈열


바이러스성 출혈열은 여러 종류의 RNA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다양한 질병이다. 이 중 유명한 바이러스로는 에볼라 바이러스, 마르부르그 바이러스, 라싸열 바이러스, 한탄 바이러스 등이 있다. 이들 RNA바이러스는 다양한 전파 경로를 가지며, 인체에는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감염된 환자들이 모두 바이러스성 출혈열에 걸리지는 않으며, 숙주의 상태와 바이러스의 차이에 따라 임상적으로 서로 다른 출혈성 질환이 나타난다.


 한탄 바이러스









한탄 바이러스


한탄 바이러스는 유행성 출혈열을 발생하는 병원체로 1976년 한국인 의학자인 이호왕 박사에 의하여 한탄강에서 분리되어 한탄 바이러스라 명명되었다. 유행성 출혈열은 우리 나라를 비롯하여 아시아와 유럽 등에 서식하는 등줄쥐와 집쥐의 배설물에 섞여 있던 한탄 바이러스가 공중에 떠돌다가 사람이 호흡할 때 코로 들어와 전염되는 질환이다. 발열, 오한, 두통 등의 증세를 보여서 감기로 오인할 수 있지만 방치하면 호흡부전, 급성신부전, 저혈압 쇼크 등으로 사망할 수 있다. 치사율이 전체 발생환자의 5~7% 정도로 한국 전쟁 당시에 유엔군에 3,2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세계적인 이목을 받았다. 치료제는 없고 1988년 한국의 녹십자에서 세계 최초로 예방백신을 개발하였다.


 에볼라 바이러스


에볼라 바이러스는 1967년 콩고의 에볼라 강 부근에서 독일의 미생물학자인 마르부르그가 최초로 확인하여 에볼라 바이러스라고 명명되었다. 이후 1976년 느예리 지역에서 대규모 감염사태가 발생하여 55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430명이 목숨을 잃었다. 콩고 정부는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이 발생하였을 당시 군대를 동원하였는데, 이 군대의 출동 목적은 환자의 구조가 아니라 환자가 도망가는 것을 막는 것이었다고 한다.


이후 20년간 발생하지 않다가 1995년에 콩고의 키쿠위트라는 마을에서 다시 발생하였고 WHO와 미국 군대의 지원 및 철저한 검역으로 더 이상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혈관이나 피부, 내장의 세포를 연결해주는 콜라겐 안에서 증식하며 이들을 파괴해 나간다. 증상은 감염 후 2~14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인플루엔자와 비슷한 가벼운 두통으로 시작하여 이후 고열과 심한 설사, 전신 출혈이 발생한다. 최종적으로 환자는 큰 발작과 경련을 일으키며 이때 전신 출혈이 발생한다.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에 효과적인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고, 전염을 막기 위하여 환자 격리만이 시행되고 있다.
 


 낙타두창


천연두와 근연 관계에 있는 바이러스로 인간에 미치는 영향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라크가 생물학무기로 개발하였다고 한다. 미국에서 이 바이러스의 소유, 이용 및 수입은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다.
 


 독감


우선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독감은 감기가 심해진 독한 감기가 아니다. 딴지 독자들은 다 아시리라고 믿지만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하여 미리 이야기 한다. 감기는 영어 이름부터  common cold라고 되어 있는 것처럼 보편적인 흔한 질환이다. 그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도 리노, 코로나, RSV, 아데노, 엔테로 등등 크게 8가지 종류이고 이들 바이러스들의 변종까지 합치면 200여 종이 넘는다.


흔히 아시듯이 감기약은 감기 원인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고, 감기 바이러스 자체를 치료하는 약제는 없다. 그렇다고 부작용이 심각한 항바이러스제를 감기 정도의 가벼운 질병에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환자의 자연 치유력을 도와 줄 수 있을 정도의 치료만 한다. 예를 들면 열이 나면 해열제, 기관지가 수축되면 기관지 확장제, 아프면 진통제, 목이 아프면 세균이 복합 감염된 것이므로 항생제, 콧물이나 재채기가 나면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게 하는 것이며, 종합 감기약은 이들 성분을 회사에 따라서 적절히 배합하여 하나의 정제나 캡슐 제제로 만든 거다.


감기와 달리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하여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독감을 의미하는 영어인 인플루엔자라는 단어는 1743년 이탈리아어로부터 영어에 유입됐다. 인플루엔자는 영향을 받는다는 뜻으로 바이러스의 존재를 모르던 시대에 독감이 별의 영향으로 걸린다고들 생각했단다. 그래서 이름이 인플루엔자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전자 현미경 사진.
외막에 기둥처럼 솟은 것들이 M2, 헤마글루티닌,
뉴라미데이즈 들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지금까지 네 가지 형태가 발견됐다. 심각한 증상으로 죽음까지 이끌며 전 세계적인 유행을 발생시킨 A형, 국지적인 전염병을 일으키는 B형, 비교적 잘 발생하지 않고 증상도 가벼운 C형, 아직까지 인간에 대한 병원성이 불명확한 D형이다. 독감은 보통의 감기와는 달리 고열, 전신근육통, 심한 피로감을 일으키고 그 뒤에는 노곤함과 우울함이 특징인 긴 회복기가 수반된다. 독감에 의한 사망률은 굉장히 낮지만, 2차 감염과 뇌염 및 심근염 등의 위험한 합병증이 발생하면 사망률은 엄청나게 높아진다.


게다가 신기한 건 독감이 한번 유행할 때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형태, 즉 우리 몸에서 이물질로 인식하는 항원 부위에 돌연변이가 쉽게 발생하기 때문에 한번 백신 주사를 접종하여도 다음 해에는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세계의 여행자 또는 변장술의 명수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독감은 10~15년 주기로 전 세계에 유행하고, 1~3년 주기로 소규모로 유행한다. 독감은 고대와 중세에도 존재하여서 기원전 412년 히포크라테스가 현재의 독감 증상과 유사한 질병을 최초로 기록하였으나, 공식적인 최초 발생 기록은 1387년 중세 유럽에서였다. 16세기에도 유럽 전체에서 유행하였고, 18세기와 19세기에도 5~10번의 대유행이 있었다. 지난 한 세기 동안에 전 세계를 긴장으로 몰고 간 독감은 1918년 발병하여 2,5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이 있다. 스페인 독감이 창궐한 당시는 제1차세계대전 중이었는데 4년간 전쟁터에서 사망한 사람의 숫자가 800만 명이었는데 반해 2,5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독감은 불과 6개월간 유행하였다.


이후, 1957년 아시아 독감으로 100만 명, 1968년 홍콩 독감으로 80만 명이 사망하였으며, 1977년 러시아 독감도 맹위를 떨쳤다. 더하여 최근에 WHO는 1918년 유럽에서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에 버금가는 슈퍼 독감의 발생 가능성을 경고하였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사람들 간의 약간의 신체 접촉이나 공기로도 전염이 용이하기 때문에 생물학무기로 이용된다면 스페인 독감 이상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농산물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무기


생물학무기가 사람에게 많은 피해를 입힌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지만 농산물을 파괴하는 능력도 갖고 있다는 사실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허나 농산물에 질병을 일으킴으로써 특정 국가에서 엄청난 기근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새로운 생물학무기다. 농산물에 발생한 질병이 인류에게 큰 재앙으로 다가온 경우로는 1845년 아일랜드에서 감자 역병균이 발생한 일이다. 당시 아일랜드에서는 기아로 100만 명이 사망하고, 200만 명이 기근을 피하여 미국과 호주로 이민을 떠났다. 이때 미국으로 이민한 아일랜드인 중에는 미국의 35대 대통령인 케네디의 할아버지가 있었다. 또 1942년 인도의 벵골에서도 쌀에 질병이 발생하여 200만 명 이상이 기아로 숨졌고, 1970년에는 미국 남부에서 잎마름병으로 10억 달러 상당의 곡물이 말라죽었다.









흑수병이 발생한 밀


이처럼 농산물에 발생하는 질병의 파괴력이 엄청나기 때문에 강대국에서도 무기로 개발을 진행하였으며 대표적인 예가 녹병균과 흑수병균이다. 녹병균은 식물의 잎이나 줄기에 갈색의 가루를 덩어리로 발생하게 하는 식물 질병으로 제2차세계 대전 이후 미국이 소련과의 군비 경쟁에서 녹병균을 소련 우크라이나 곡창지대의 소맥과 중국 평야의 쌀을 공격할 목적으로 개발하였다고 한다.


흑수병균은 벼나 고등식물의 체내에 기생하여 양분을 흡수하는 곰팡이로서, 자라면서 검은색의 포자를 형성한다. 걸프전 이후에 이라크에서 흑수병균을 생물학무기로 개발한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이란의 주요 농산물인 밀을 파괴할 목적이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많은 생물학 무기들이 있지만 너무 많이 다루면 지겨워 질 것 같아서 여기 나온 대표적인 예만으로 마무리하고 다음에 생물학 무기의 역사를 디빌링해주도록 하마.


그럼 담 시간까지 잘 먹고 잘 싸길 바란다. 이상.


딴지 의학부 
물개가 되고 싶은 해달 (woocbae@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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