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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아이돌과 그 팬덤에 대하여
아이돌과 그 팬덤에 대하여.

 

2009.8.18.화요일

 

소녀시대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이승철의 노래 소녀시대부터 떠올린 사람보다는, 9명의 소녀를 떠올린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더불어 그녀들의 그 매끈한 다리가 생각날 것이고.

 

동방신기는 어떤가? 빅뱅은? 그렇다. 본인이 지금부터 말하려는 것은, 흔히 아이돌이라 불리는 그들과 그들의 든든한 버팀목인 팬들에 대해서다. 딴지일보의 특성상 아이돌보다는 차라리 그라비아 아이돌에 대해 말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나, 요즘 일명 동방신기 사태나 빅뱅의 리더인 G드래곤 표절시비로 떡밥이 많으니 한번 아이돌에 대해 써볼까 한다.

 

살아오면서 가슴에 아이돌 한번 품어보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 역시도 어릴 때에는 서태지에 열광했다. 지금이야 그의 형이상학적이다 못해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음악 세계에 공감하지 못해 시들해졌으나, 그때만 해도 나의 사랑은 굉장했다.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 당시 나 역시 300명의 자살부대에 끼어 장렬히 그들의 해체를 막아보고자 했으니까. 아무튼 10대에게 아이돌이란 신이나 다름없다.

 

물론 지금이야 이삼십대 팬들도 늘어나고 소녀시대만 해도 디씨 (정확히는 김유식)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수많은 삼촌팬을 양성해냈으나 아이돌 팬의 기본은 10대다. 그리고 이 아이돌을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그들의 팬덤, 즉 팬클럽이다. 동방신기에게는 카시오페아가 있고 소녀시대에게는 소원이 있으며 빅뱅에게는 V.I.P가 있다. 무슨 주문을 외우냐고? 각 아이돌의 팬클럽에는 고유한 이름이 있고, 고유한 풍선색깔도 있으며, 고유한 성격까지 있다. 앞으로 차차 설명하겠다.

 



서태지 별곡

 

김선옥

 

<난 알아요>
랩을 속삭이며 낯설게 다가온 파괴
그것이 곧 자유인 것을

 

<하여가>에 스며든 녹슬은 숨결
헐렁한 칠부바지 가녀린 종아리에 핏줄로 살아나고
치마입은 사내 아이가 겅중대며 꿈꾸는 발해
온밤 내내 북방을 돌아 새벽에 둥지를 튼다
술렁이는 거리에 가시처럼 흐르는 의 물결
가출소녀들 스멀스멀 품을 찾아 겨잣빛 사랑에
메운 목 죽이고

 

치고 빠지는 노련한 복서
여백의 가지끝엔 언제나 낯선 향내의 열매를
달 줄 아는 사랑의 공식을 아는 영악한 애인
여러분이 아프면 나도 아프고 여러분이 슬프면 나도 슬퍼요
짠한 사랑아, 이젠

 

20세기 말 서울에 나타난 모짜르트
해튼 재회의 약속도 없이
마침내 등을 보이고 날개를 달다
스테이지에서 탈출하는 서태지
자유를 노래하다 자유를 떨어뜨린 가엾은 새

날아라 날아라
하늬바람 타고 정현철로 날아라
300명 자살부대의 눈물젖은 쥘부채 바람타고 날아라

 

※ 필자가 제공한 이미지 상태가 정말 좋지 않아 시력 0.2의 눈으로 필사적으로 해독하여 텍스트로 게재 하였음을 알림
-편집자-

 

 팬클럽

 

 팬클럽에 대해 말하려면 조용필 때부터 거슬러 가야 하나, 여기서는 그러지 않고 최초로 정해진 색의 풍선을 흔들며 아이돌을 응원했던 시절, H.O.T와 젝스키스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젝스키스 해체 당시에 격분한 팬들이 젝스키스 기획사의 사장 차로 오인하고 조영구의 차를 부순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그들은 이렇게 훌리건 수준의 파괴력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문희준의 생일날 천만 원짜리 그랜드 피아노를 선물할 만큼 재력과 애정을 뽐내기도 한다.

 

지금이야 속없이 자신을 대차게 깐 김구라와 절친노트를 진행하는 문희준이나, 한때 그에게도 태양 같던 아이돌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만약 그의 수많은 팬이 지금도 건재했다면, 김구라의 차 역시 조영구의 차처럼 박살이 났을지도 모르는 노릇인 거다.

 

하지만 인기는 메뚜기 마냥 한철이고, 팬클럽 역시 뜬구름과도 같다. 평생 한 오빠만을, 한 그룹만을 보지는 않는다. 몇 주 전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이정현이 “중국 활동 좀 하다 보니 내 팬클럽 회장은 소녀시대 팬클럽 회장으로 갔고, 부임원은 원더걸스의 팬클럽으로 갔다” 고 말한 것처럼, 팬들은 영원한 충성을 바치지 않는다. 오죽하면 모 아이돌이 군 입대를 앞두고 팬들에게 꼭 기다려달라며 울먹였겠나.

 

팬이 없으면 아이돌도 없다. 이 공식 때문에 아이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팬관리이고 팬에게 자신만한 아이돌이 없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 팬이 사랑해주는 만큼 아이돌 역시 사랑을 보여줘야만 한다.

 

그중 한 예로 아이돌의 앨범에는 팬들에게 바치는 노래가 꼭 한 곡씩 들어가는 게 유행처럼 번졌다. GOD의 하늘색 풍선이나 동방신기의 풍선이 바로 그런 곡이다. 둘 다 자기 팬클럽 풍선색을 다룬 노래인데, 특히 동방신기의 풍선이란 노래는 다섯 손가락의 풍선이란 노래를 리메이크하면서 노랑풍선이란 가사 부분을 자신들의 풍선색인 빨간 풍선으로 바꿨다.

원더걸스나 SS501의 앨범에도 팬들에게 바치는 노래가 존재한다. 심지어는 달랑 1집 내고 데뷔하는 아이돌의 앨범에도 이런 곡이 존재하는데, 이제 막 데뷔한 아이돌에게 고마워할 팬들이 있는지가 의문이다. 하긴, 요즘은 기획사 연습생 시절부터 팬이 존재하는 시절이니 있다고 보고 넘어가자. 이것 말고도 걸핏하면 콘서트나 방송에서 팬 여러분 사랑해요 를 외치기도 한다. 어젯밤에 사생팬(연예인 사생활을 쫒는 팬. 뒤에 다시 설명하겠다) 이 자기네 숙소를 털어도, 오늘 낮에 팬들이 벤 창문을 깨고 가방을 훔쳐가도 아이돌은 팬에게 사랑한다고 외쳐야만 하는 것이다.

 

그럼 아이돌의 진짜 사랑은? 혹여나 팬들의 독점심리를 거스를까 싶어 연애를 해도 한다는 티를 못 내고, 기획사 측에서도 아이돌의 연애를 적극적으로 막는다.

 

심지어는 계약서 자체에 연애에 간섭하겠다고 써 있는 곳도 있다. 오죽하면 김구라가 아이돌이 무슨 환관, 내시도 아니고 만나는 여자가 없냐고 일갈했겠나.

 

하지만, 방송에서야 그렇지 아이돌 역시 연애를 하긴 할 거다. 팬들이 콘서트에서 팬 여러분 사랑해요 하는 아이돌의 말에 열광할 때, 사실 아이돌의 진짜 사랑을 차지한 그녀가 저 뒤쪽에서 그가 보내는 무언의 사인을 알아채고 흐뭇한 표정으로 서 있을지는 모를 일이다.
        

 


엄머 옵빠~♡

 

상상은 이쯤에서 접어두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 팬클럽에 대해 말할 때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그들의 단체행동이다. 개개인은 한없이 작으나 단체가 되면 강해지는 것은 팬클럽도 다르지 않다.

 

앞서 말한 문희준의 예처럼 팬클럽에서는 돈을 모아 아이돌에게 선물을 보내기도 하고, 라이벌 아이돌의 팬클럽을 견제하기도 하며, 아이돌을 위해 촛불을 들기도 한다.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문화제를 주도했던 것은 여고생들 이었고, 그중에서도 각 아이돌 팬클럽들이 나섰다는 것은 설명안해도 다들 알지 싶다. 비록 촛불을 든 이유가 ‘우리 오빠가 먹으면 안돼’ 라는 것이라 해도.

 

보통 다른 아이돌 팬클럽과의 교류는 잘 없는 편이나 드물게 서로 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 단합을 하기도 한다. 특히 일명 소녀시대 드림콘서트 침묵사건이라 불리는 2008년 6월 7일의 그날 저녁에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소녀시대가 무대에 서자 소녀시대 팬을 제외한 거의 모든 팬들이 흔들던 야광봉을 끄고 입을 다문 것이다. 일명 카트엘이라 줄여 부르는 카시오페아(동방신기), 트리플에스(SS501), 엘프(슈퍼주니어) 이 세 팬클럽이 연합하여 소녀시대에게 망신을 주기로 한 것이다.
심지어 얘네 중 카시오페아와 엘프는 같은 SM소속사 아이돌 팬클럽인데도!

이 팬클럽 외에도 소소한 다른 팬클럽들 또한 참여를 했다고 하니, 소녀시대가 무대에 선 10분간 그 고요함에 대해서는 상상에 맡긴다.

 

사건의 발단에는 일명 소덕후라 불리는 디씨 출신의 소녀시대 팬들에 대한 불만과 소녀시대의 각종 발언에 대한 경고가 있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해도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마치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단합한 수준의 놀라움이라고 하면 이해가 될거라 믿는다. 이 일로 신해철도 한마디 했고 소녀시대 매니저도 실망이라며 서운한 마음을 토로했었다. 뭐 결국 소녀시대 공식 홈페이지에 소녀시대의 사과문이 올라옴으로써 사건이 마무리됐다.

 

아무튼, 이렇게 팬은 아이돌에게 있어 아이돌의 존재 이유이며 돈줄이다. 아이돌은 특정 팬층을 겨냥해 나오는 만큼, 아이돌을 기획하는 기획사 역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특히 그것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기획사는 역시 SM이 아닐까 한다.

 

  기획사

 

기획사를 말할 때, 아무래도 가장 먼저 나와야 할 기획사는 SM이지 않을까. 정식 명칭은 SM엔터테인먼트. 설립자인 이수만의 이름 이니셜을 땄다. 과거에는 현진영, H.O.T, S.E.S, 신화부터 시작해 현재는 보아, 플라이투더스카이,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천상지희, 샤이니 등이 있다. 그러고 보면 박명수도 SM이었다고 한 것 같은데 농담인지 진짠진 모르겠다. 박진영도 SM 면접을 봤다 떨어졌다고 하고.

 

아무튼 SM을 말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단연코 회장인 이수만이다. 그는 2003년도에 공금 횡령건으로 구속됬다가 사면받더니, 요새는 무슨 와인 기사 작위를 받았다고 신문에 뜨더라. SM에 속한 아이돌들의 팬 대부분은 이수만에 대해 감정이 나쁘다. H.O.T의 해체 당시부터 시작된 앙금이 신화의 기획사 이동에서 한번 파도를 쳤다가, 최근 난리법석인 동방신기 전속 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으로 아주 뻥 터졌다. 실제로 보이는 면부터 시작해 카더라통신까지 이수만을 보는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못해 불이 붙을 지경이다.

 

 

이 양반과 더불어 또 한 명 중요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그 유명한 유영진 되시겠다. 현재는 SM에서 이사인데, 과거 H.O.T 때부터 지금의 동방신기에 이르기까지 주요 곡들을 모두 만든 사람이다. 그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어 다니는 표절에 대한 논란은 여기선 다루지 않기로 하겠다. 뭐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암만 그렇지 RATM 걸 갖다 쓰는 건 너무하지 않나 싶지만…….

아무튼 그는 일명 SMP(SM Music Performance) 라 불리는 어정쩡한 사회비판요소를 담은 노래 만들기가 주특기인데, 이 곡을 소화하려면 제정신이 아닌 듯한 옷차림과 화장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며 관절이 닳아빠질 듯한 격렬한 춤도 반드시 춰야 한다. 옛날에야 어른들은 혀를 끌끌 찼고 팬들은 악을 쓰고 응원하다 혼절할 수준으로 잘 먹혔으나, 지금은 팬들조차도 ‘우리오빠들 SMP시키지 마세여ㅠㅠ ’ 라고 말할 정도로 비호감으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요즘 그의 SMP는 옛날과 비교하면 많이 절제된 편이나, 그래도 팬이 아닌 이의 눈으로 봤을 때 영 꺼림칙한 것이 사실이다.

 

두번째로 말할 곳은 JYP 다. 게임은 섹스라고 말한 박진영이 설립한 JYP엔터테인먼트로, 참고로 요새 박진영은 떡고로 별명이 바뀌었더라. 참, 진짜 떡이다. 떡먹는 고릴라란 뜻이랜다. 요것도 뭔가 야리꾸리한 상상을 하게 하는 별명이지만 떡을 워낙 좋아해서 그런다니 넘어가자.

 

JYP는 과거 GOD, 박지윤, 노을, 비 등이 있었고 지금은 원더걸스, 주, 2PM, 2AM 등이 있다. 대체 해외에서 얼마나 유명한가 싶은 월드스타 비를 날려보냈으나 최근 2PM을 급부상 시켰으며 지금은 원더걸스를 미국에 보내놨다. 소속 아이돌 노래가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박진영의 안무 동영상인데, 사실 춤에는 문외한인 본인이라 뭐라 코멘트 하기가 어렵다. 그냥 그 열정이 대단하다 싶다.

 

그것 말고도 노을 때의 광고영상에 박진영이 등장한다거나 갓 데뷔했었던 2PM의 10점 만점에 10점 가사를 원더걸스에게 부르게 한다던가 하는 식의 다양한 홍보도 해 왔다. 개인적으로 박진영은 홍보에 대해서 만큼은 타 기획사보다 월등한 능력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때에 따라 지나치게 월드스타니 뭐니 하며 설레발을 치긴 하지만.
뭐 이렇듯 JYP는 워낙 무난하다 싶어 크게 말할 껀덕지가 없으니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자.

 

세번째는 YG다. YG엔터테인먼트로 내가 소싯적에 열광하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양현석이 설립한 곳이다. YG는 다른 기획사에 비해 소속 가수들의 이동이 적은 편이니 이동한 가수들부터 쓰자면 빅마마, 렉시, 휘성 정도가 있겠다.

 

현재는 원타임, 지누션, 거미, 스토니스컹크, 빅뱅, 2NE1 등이 있다. YG는 팬들도 지적하는 부분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아마추어스럽다. 특히 사건이 일어나 기획사 측에서 반박이나 해명을 해야 할 때가 되면 더할 나위 없이 버벅대서 사건을 더 키운다. 회사 스스로 패밀리임을 강조하고 소속 가수들끼리의 사이좋음을 강조하는 것은 좋으나, 한편으론 그놈의 패밀리즘 때문에 여태 아마추어 티를 벗지 못한 건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큰 사건 없이 잘 왔으나, YG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아이돌이 아니라는 아이돌 빅뱅 때문에 요즘 말이 많다.

약간 주제를 벗어나 빅뱅에 대해 말해보자면 나는 얘넨 무조건 아이돌이라고 생각한다. 공략할 팬층을 정해놓았으면서, 그것도 10대 소녀를 주로 공략하는 그룹이 왜 아이돌 소리가 듣기 싫다는지 모르겠다.

 

YG의 설명으로는 스스로 곡을 제작가능한 실력파이기 때문이라는데, 새삼스럽지만 H.O.T도 작사작곡을 멤버들이 한다고 했었다. 표절 이야기는 안 꺼내기로 했으니 그냥 이 정도만 예를 들어서, YG의 설명으로 따지자면 H,OT도 아이돌이 아니게? 게다가 지금껏 빅뱅의 G드래곤이 작곡했다고 하는 곡 중 표절 시비가 붙지 않은 곡이 몇 곡이나 있는지. 끝내주게 잘 팔린 거짓말이라는 곡 또한 원작자가 표절이 아니라 말을 하긴 했으나 입맛이 쓴 상황이다.

 

이번에 따끈따끈하게 제기된 G 드래곤 솔로곡 표절시비 또한 마찬가지다. 분명히 표절 시비 당일 날에는 G드래곤의 순수창작물이니 표절이 아니라고 반박하더니, 바로 다음날 말을 바꿔 G드래곤의 순수창작물이 아닌 공동작업이라고 해명을 했다. 아예 표절로 밝혀지면 또 뭐라고 말을 바꿀지 모를 일이다

물론 YG에서 G드래곤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은 잘 안다. 그리고 양현석이 제 2의 서태지를 자기 손으로 키워보고 싶어 하는 것도 눈에 보이고. 그놈의 타 아이돌과 차별화된 실력파 그룹이라는 타이틀을 지키려고 애쓰는 건 알겠다만 그 타이틀이 제대로 먹히기도 전에 표절꾼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지경이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제2의 서태지는 서태지다. 결코 좋은 의미는 아니지만.

 


"제가 작사작곡 할 때 도와주신 분들이 참 많아여."

 

더 이상 쓰다가는 앞서 말한 팬클럽의 단체행동이 디씨뉴스를 거쳐 쿠키닷컴으로 간 조 모 기자에서 나에게로 옮겨질까 겁나 이쯤에서 마무리 짓고 다른 기획사로 넘어간다.

이번은 엠넷미디어다. 연예인 공식 자기변호 공간인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통해 남규리가 악마와 손잡기 싫다고 했던 바로 그 엠넷미디어. 대표는 김광수다. 근데 남규리는 다시 악마와 손 잡으려고 하더라. 다른 이야기지만 그놈의 싸이월드에서 연예인들이 걸핏하면 심정 토로를 한다는데 싸이 특유의 허세가 쩔어 알아듣기가 힘들다. 심지어 요즘은 뭔 일만 터졌다하면 연예인 싸이홈피에 가서 메인 보고 일기 뒤져보고 기사를 쓰는 기자도 있을 지경이다.

 

그러니 일기는 기자들 보는데 쓰지 말고 일기장에 쓰자. 참, 미성년자때 술 마시고 담배 핀 사진이나 전 남친 사진같은 것도 데뷔전에 미리미리 지워놓으시고.

아무튼 여기 소속으로는 SG워너비, 씨야, 다비치, FT아일랜드, 초신성, 이효리, 티아라 등이 있다. 엠넷미디어는 케이블 채널 엠넷을 포함해 연예기획사 뿐 아니라 방송, 음반유통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꽤 재밌는 루머도 많이 돈다. 힘이 좋고 입김이 세다느니 어쩌느니 하는데, 이번에 새로 데뷔한 티아라의 데뷔무대를 무려 라디오 스타에서 한 걸 보면 김구라 말마따나 힘이 있긴 한가보다.

 

그것과는 별개의 문제로 티아라는 현재 아이돌 걸그룹들 중에서 가장 매력이 떨어지지 않나 싶다. 뒤늦게 걸그룹 대전에 끼어든 것도 문제지만, 이미 쓸만한 이미지는 타 걸그룹에서 죄다 가져가 어정쩡하고 뻔한 이미지밖에는 못 가질 듯 싶다. 거짓말이라는 데뷔곡 자체도 다비치나 씨야와 다른 게 뭔지 그 그룹 특유의 색깔이란 것이 전혀 없다. 엠넷미디어 소속의 또 다른 아이돌 초신성의 경우는 멤버 여섯 명의 키가 죄다 180cm이 넘는다고 하는데, 실제 키가 180이 넘는 멤버가 단 한 명도 없는 빅뱅보다도 못 뜨는 걸 보면 인기는 키 순이 아닌가 보다. 키 작은 독자분들 힘내시고 나도 힘을 좀 내겠다.

 

FT아일랜드 또한 아이돌이라 볼 수 있는데, 가깝게는 버즈부터 멀게는 클릭비의 대를 잇는 밴드형 아이돌을 표방했다. 밴드형 아이돌이 다 그렇듯 핑거씽크에 능한데, 다른 밴드형 아이돌과 달리 멤버들간의 잡음이 심하다. 최근 멤버 하나가 불쑥 빠지고 다른 새 멤버를 영입하기도 했는데, 논란의 중심에는 항상 이홍기가 있다 정도로 정리를 할 수 있겠다.

 

이런 밴드형 아이돌 덕분에 멀쩡한 20대 남성들조차 ‘나 락 좋아함. 좋아하는 밴드? 버즈랑 FT아일랜드’ 라고 말하고 다니는 촌극이 생기기도 한다.

 

네번째로 말할 곳은 DSP미디어다. 혹자에 따라서는 엠넷미디어 대신 이 DSP미디어를 넣어 한국 4대 아이돌 기획사라고 하기도 한다. 앞서 말했던 젝스키스가 바로 이 기획사에 속해있었다. 지금은 핑클, SS501, 카라가 있는데 작년 생계형 아이돌로 붐을 일으킨 카라를 특히 주목할만하다.

 

1집만 해도 별 반응이 없어 그대로 사라지나 했더니 그 후 새로이 멤버를 재정비하고 나온 미니앨범 1집 Rock U 를 통해 굉장한 반응을 얻었다. 특히 ‘한듣보’ 라는 굴욕적인 별명을 가지고 있던 카라의 멤버 한승연의 경우 자신의 소원대로 드디어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리게 됬으니 더더욱 기쁘지 않을까. 더군다나 최근 나온 정규 2집 수록곡 ‘미스터’ 의 엉덩이춤은 그야말로 박터지는 걸그룹대전에서 카라가 절대 꿀리지 않음을 증명했다. 구구절절 설명해 봤자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직접 보시라.

 

 

 

기타 기획사로는 원더걸스의 전멤버 현아가 돋보이는 4minute가 소속된 큐브엔터테인먼트. 쥬얼리, V.O.S가 소속된 스타제국 등이 있다.

 

사생팬

 

 이 단어가 낯선 독자들도 많을 것이나, 아이돌에 조금만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대번에 이 단어를 보고 눈살을 찌푸렸을 듯 싶다. 할리우드에 파파라치가 있다면 한국에는 사생팬이 있다. 사생팬이란 아이돌의 사생활을 쫒아다니는 팬의 줄임말로써, 아이돌과 그 팬을 말하는 데 있어 절대로 빼 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아이돌이나 아이돌 팬들에게 사생팬은 일종의 계륵과도 같다.

팬덤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목되는 부분이고 팬클럽들 사이에서도 금기로 자리잡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사생팬들을 통해 방송상으로 드러나지 않는 아이돌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 있다. 사생팬들은 굉장한 정보력을 자랑한다. 그들은 학교조차 가지 않고 거의 24시간 내내 아이돌을 쫒아다니는데 그 모습이 흡사 스토커와 다름없을 정도이며, 또 아이돌이 쓰는 폰을 불법복제해 통화내용이나 문자메세지를 훔쳐보기도 한다.

 

심지어 일명 사생전용택시를 타고 다니며 아이돌이 탄 벤을 쫒아다니다 교통사고를 일으키게도 하는데, 기획사에서는 이들 역시 팬은 팬이다 보니 고소를 하지도 못하고 흐지부지 사건을 묻는다. 이들 사생팬의 행동 중 유명한 것들로는 슈퍼주니어의 숙소에 잠입해 속옷을 홀랑 털어간 것이나 동방신기의 출국때 사생팬중 하나가 멤버인 믹키유천의 얼굴을 집요하게 촬영하다 주의를 들었던 사건 등이 있다. 저 동방신기 출국 당시에 카메라를 뺏기고 주의를 들은 사람 역시 그쪽 팬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사생팬 중 하나라더라.

 

말이 나왔으니 설명을 하자면, 대부분의 아이돌들은 공항 출입국시 날짜를 비밀로 하나 사생팬들은 해당 아이돌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아이돌의 일거수일투족을 훤히 꿰뚫고 있기에 출입국 날마다 팬들이 공황을 꽉 꽉 채우는 것이 다반사다. 아이돌은 휴대폰 역시 심하게는 두세달에 한번씩 번호를 바꾸는데다 그것도 자신의 명의가 아닌 기획사 직원 이름으로 만들어도 10분이면 ‘오빠 폰번호 바꿨네여^^’ 하는 문자를 받는다.

 

숙소 앞에는 항상 팬들이 진을 치고 앉아 창으로 얼굴만 좀 보일라쳐도 비명을 질러대 주민들의 항의를 받고 이사를 해야 하고, 지방공연이라도 가면 몇 십개의 사생전용택시가 벤 뒤를 쫒는 것은 물론이고 숙소로 잡은 호텔은 아이돌의 방 양 옆을 사생팬이 예약을 잡고 벽에 귀를 바짝 대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팬싸이트에 ‘울 오빠들 지금 씻나봐 ㅋㅋ 물소리 들려여’ 라는 식의 후기를 남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물론 초기 아이돌 시절, H.O.T와 젝스키스 시절에도 사생팬은 존재했다. 그들 역시 숙소 앞에서 밤을 새우고 아이돌을 쫓아다녔다. 그러나 지금처럼 택시를 전문적으로 대절하거나 숙소 맞은편 아파트를 전세내거나 심부름센터에 돈을 주고 폰을 복제하지는 않았다. 시대와 함께 사생팬도 보다 집요하게 진화하고 있다. 나중에는 아예 아이돌의 머리카락등에서 DNA를 추출해 그 아이돌 자체를 복제해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집요하게 자신을 찍는 사생팬의 핸드폰을 뺏어 버리는 믹키유천

 

사생팬에 대해서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에서 다루기도 했으나 취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듯 보여 안타까웠다. 게다가 정작 해답으로 내세운 것이 서태지팬덤이라니 한심한 소리다. 서태지팬덤은 오히려 한국에서 특수한 케이스 아닌가. 십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성숙기를 거친데다 팬들의 연령도 타 아이돌 팬에 비해 높으니 말이다. 아무튼 이런 사생팬은 팬덤의 모든 것이 아니며 소수일 뿐이다. 같은 팬들 사이에서도 적대시되며 팬이 아니라는 의미로 사생이라고만 부르기도 할 정도니까.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렇게 사생팬을 배척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들의 후기에 목을 매고 그들이 찍어온 아이돌의 사진에 열광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계속 유지한다면 사생팬은 절대 없어지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어차피 기획사 쪽에서 사생팬에 대해 어찌 조처를 하진 않을 거다. 기획사 입장에선 사생팬이 성가시긴 해도 그들 역시 소중한 돈줄 중 하나니까. 그래서 아이돌 스스로도 어쩌질 못하는 것이고. 제딴에는 기껏해야 여러분 숙소에만 찾아오지 마세요 하고 소극적인 대응을 할 수 밖에.

 


 동방신기 사태

 

내가 이 글을 쓰게 만든 동방신기 사태에 대해 마지막으로 말하고 글을 마무리 지을까 한다. 지금 이 시간에도 동방신기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한마디로 말해 간단한 이야기다. 돈이 문제라는 거다.

 

동방신기는 SM이 자신들에게 터무니없이 적은 돈을 줬다고 하는 거고, 반대로 SM에서는 동방신기에게 줄 만큼 줬다고 하는 상황이다. 굳이 여기서 계약 조건을 따져보며 부당하니 정당하니 할 생각은 없다. 그래도 굳이 사족을 붙여보자면, 계약기간 13년은 길긴 무진강 긴 시간이고 동방신기 말마따나 아이돌로서의 생명이 끝날 때까지 붙잡아두겠다는 뜻일거다. SM 소속의 어지간한 아이돌은 대부분 계약기간이 13년이라는 것도 올 초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결과 밝혀진 사실이고. SM은 이번 동방신기 사태에 긴장 좀 해야 할거다. 만약 이번 일이 동방신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진행이 된다면 제 2, 제 3의 동방신기 사태가 벌어질 것은 안 봐도 뻔하니까.

 

다시 본 내용으로 돌아와서, 흔히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기획사 측에서는 항상 같은 소릴 한다. 신인을 발굴해서 키워내는 동안 드는 엄청난 비용을 감수하면서 띄워놨더니 이제 와 딴소릴 한다고. 최근 이중계약 건으로 소송 중인 윤상현의 기획사도 같은 소릴 하더라. 그래 물론 돈 많이 들 거다. 스타 하나 키워내는데 드는 돈에 대해 크게는 각종 레슨비부터 성형비용까지 소소히 다 따지고 들면 얼마나 많겠나. 근데 아무나 밀어준다고 꼭 뜨는 건 아니더라고.

 

텐미닛 때 별 쓰잘데기 없는 것들까지 기사화되던 이효리 마냥 데뷔와 동시에 아주 작심하고 기사를 날려 댄 손담비도 정작 뜬 건 최근이고, 앞서 말한 JYP의 노을이란 그룹도 그렇게 광고를 해댔건만 결국 가라앉았다. 지금 인기를 끄는 스타들이 오로지 기획사에서 잘 밀어줘서 그렇게 뜬 건 아니란 소리다. 뻔한 말이지만 어쨌거나 개개인의 매력도 스타가 됨에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아이돌 기획사에는 수많은 연습생들이 있다. 데뷔를 할지 말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자비를 들여 매일 기획사에 나와 연습을 하는 지망생들 말이다. 어쩌면 기획사에서는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연습생들 중 적당히 네다섯명 뽑아 그룹을 만들어 데뷔를 시키고 언플 좀 하면 될거라는. 근데 그건 알아야 한다. 빠순이라고 불리고 맹목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팬들이지만, 그들도 아무나 보고 좋아라 팬질을 하는 것이 아님을. 이젠 뻔하게 얼굴 좀 반반하게 생기고 춤 좀 추는 아이돌로는 안 먹힌다. 이 바닥도 레드오션이 다 됬다. 그러니 기획사 측에서도 자꾸 새로운 컨셉으로 새로운 취향을 공략하려 드는 것이지. 짐승 아이돌이니 거리의 아이돌이니 남성스런 걸그룹이 그런 예이고. 근데 무슨 컨템퍼러리 밴드를 표방 어쩌구 까지는 좀 닭살이 돋더라.

 


패션부터 노래까지 정말 컨템포러리하다

 

아무튼 내 말은 이거다. 기획사들은 이왕 띄운 아이돌 좀 소중하게 다뤄라. 인기 떨어지기 전에 바짝 벌게 하려고 빗길 과속운전에 하루에도 열개씩 스케줄을 돌리고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아이돌이 마약 안 하는 게 신기할 지경이다. 걔들이 망가져도 대신 써먹을 애들이 차고 넘친다고 생각하는 거, 무진장 심각한 오산이다.
앞서 팬들의 변덕스러움에 대해 말하긴 했지만, 아무리 변덕스러운 팬들이라 해도 일단 하나 잡았다 하면 그 사랑이 몇 년은 간다. H.O.T 해체후 그 멤버들 별 거 없는 노래 가지고 몇 년을 더 해먹었는지 생각해 봐라.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아무나 키운다고 그게 다 먹히는 것도 아니다. 기획사에서 컨셉을 암만 잘 잡아주면 뭘 하나. 예능나가서 헛소리 몇 번만에 그룹 내에서 인기도 순이 하락하고 나중에는 아예 입 다물고 있으란 소리를 듣는 아이돌도 있는데. 그러니까 한철 장사 하려 들지 말고 이왕 돈 들여 키웠으면 보물단지 모시듯은 좀 오바고 최소한 노예 소린 듣지 않게 해주란 말이다.

 

 

마지막으로 덧붙이는 말.

 

 본 글을 쓰면서 나는 두 가지 걱정을 했다.  첫 번째로는 아이돌에 대한 글이 과연 딴지일보에 어울리는 글인지에 대한 걱정이고, 두 번째로는 그래서 이 글을 쓰는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대한 걱정이다.

 

다행히 딴지일보에서 이 글의 게재를 허락해 첫 번째 걱정은 한시름 덜었으나, 두 번째 걱정에 대해선 아직도 생각 중이다. 나는 이 글을 통해 아이돌 팬덤을 아름답게 포장할 생각도 없고, 그렇다고 정신 나간 빠순이라며 대놓고 깔 생각도 없다. 그저 있는 그대로를 보고 싶다.

독자들 역시 아이돌 팬=빠순이 라고 보기 보다는 오히려 요즘 아이돌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보고 스스로 한번 팬이 되어 봄이 어떨까. 게다가 요즘은 걸그룹 대전이랍시고 온갖 걸그룹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 아닌가. 비록 그게 그거인 후크송 일색은 문제가 되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저 걸그룹 대전에 대해서도 한번 썰 풀기로 하고 이번 글은 여기서 마친다. 읽어줘서 고맙다!

 

 

 

ps. 몇 몇 오류가 있었던 부분을 수정하였습니다. 지적해주신 카덕gg님, 곰돌이님,기자질똑바로하자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 나은  글쓰기에 힘쓰겠습니다. 꾸벅.

 

호빵(hohohop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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