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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월 7일 오전 9시 29분경 동창리 발사장에서 발사된 북한의 광명성(은하) 4호 로켓이 인공위성 궤도에 두 번째 북한 인공위성을 진입시켰다. 국내 언론에서는 광명성 4호를 '장거리 미사일 (LRBM : Long-range ballistic missile)'이라고 칭하고 있지만, 해외 언론에서는 주로 '장거리 로켓(Long range rocket)'이라 칭했다. 두 용어의 미묘한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리고 북한의 로켓 발사는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일까? 한 번 자세히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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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로켓 용어에 대한 정의


- 미사일(Missile)

로켓엔진, 제트추진 엔진 등을 이용하여 목표물까지 유도할 수 있는 유도장치를 갖춘 비행체. 주로 군사적 목적으로 쓰이는 유도탄,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등을 의미한다.


- 로켓(Rocket)

뉴턴의 제3법칙, 작용-반작용 법칙을 응용한 로켓엔진을 갖춘 비행체. 발사 시점에 단 한 번의 가속으로 탄도비행을 하는 총포와 달리, 로켓은 날아가면서 계속 가속해야 한다. 탄도미사일이나 다연장포 등은 로켓의 일종이지만, 순항미사일은 양력을 이용하는 제트엔진을 사용하기에 로켓으로 분류될 수 없다. 미사일과 로켓은 서로 다른 카테고리이며, 공통된 일부 교집합을 지닌다. 좁은 의미로는 우주로 날아가는 우주발사체를만을 지칭하여 로켓이라 부르기도 한다. 


- 탄도미사일(Ballistic missile)

2차 세계대전에서 처음 등장한 독일의 V2 로켓을 시초로, 대기권 상층부를 넘어서서 공기저항이 없는 구간을 탄도 비행하는 군사용 로켓을 지칭함. 발사 후 1분~10분가량 로켓엔진을 지속적으로 연소하여 상승 가속하고, 연소가 멈춘 뒤에 공기저항 없이 포물선 탄도비행을 한 뒤에 다시 하강하여 지표면에 충돌하게 된다. 일반적인 단거리 로켓탄과 달리 사거리를 100~300km 넘는 로켓탄을 이렇게 부른다.


- 중거리 탄도미사일 (IRBM : Intermediate-range ballistic missile)


탄도미사일은 사거리에 따라서 단거리(SRBM), 준중거리(MRBM),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의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당연히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이 셋 중 가장 사거리가 긴 것으로 3,000km 이상, 5,500km 이하를 날아가는 미사일이다. 5,500km이라는 커트라인이 생긴 까닭은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의 최단거리(북극을 통과하는)가 약 5,500km이라 이 거리 이상을 날아갈 수 있는 미사일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으로 분류되었기 때문이다. IRBM은 ICBM 아래 단계의 탄도미사일이며, 연소 종료 시 속도가 마하 12~15에 이르게 된다. 최고점은 우주권 이상인 수백 km 고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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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 :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최초의 ICBM인 구소련의 R-7 세묘르카는 사거리 8,000km 이상에 탄두 무게 3톤에 이르렀다. 이후 냉전 시기에 미-소의 ICBM들은 사거리 1만 km 정도면 상대방을 타격할 수 있었다. 사거리 1만 km 급의 ICBM들은 보통 연소 종료 시 속도가 마하 20 가량, 최고점은 1,200~1,600km 고도에 이른다. 대기권 재진입 시 종말 속도는 마하 24~28에 육박하기도 한다. (미국 랜드연구소 연구결과)


- 장거리 탄도미사일 (LRBM : Long-range ballistic missile)

중국과 북한이 미국의 실질적인 위협으로 대두된 지금은, 미사일이 최소한 12,000~13,000km의 사거리를 넘겨야 서로를 타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지리적 이유에서 ICBM은 1만 km 이상의 사거리를, IRBM은 3,000~6,000km 사거리를 갖는 탄도미사일을 지칭하는 것으로 의미가 바뀌게 된다. 


그러다 보니 중간에 공백이 생겼고, 본격적인 ICBM 이전에 IRBM 과의 중간단계를 지칭하는 LRBM이 일부 문헌에서 등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LRBM은 명확한 분류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 우주발사체 (Launch Vehicle)

지구저궤도(LEO : Low earth orbit)까지 인공위성, 우주선 등을 운반하는 로켓을 지칭한다. 간략해서 '발사체'라고도 칭한다. 군사용 미사일이나 탄도미사일과 다른 점은 궤도와 속도에 있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지구 저궤도는 이 곳에 올라온 인공위성의 수평 속도가 7.8km/sec(마하 24) 이상이면 영원히 지구에 떨어지지 않는 궤도인데 주로 200~300km 정도의 낮은 고도이다. 이곳까지 인공위성을 운반한 뒤에 분리해주면 인공위성이 독자적으로 목표로 하는 궤도로 이동하게 된다. 따라서 날아가는 궤적과 형태 또한 탄도미사일과 다르다. 


우주발사체와 탄도미사일은 기술적으로 보면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각자의 목적이 다르기에 엔진의 종류, 외형, 발사 방식 등 많은 면에서 차이가 생긴다.




각국의 반응들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번 북한 로켓 발사를 둘러싼 각국의 이해관계와 시각 차이는 용어 지칭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먼저 북한 측은 기존의 은하 3호 로켓을 더욱 개량한 것으로 여겨지는 광명성 4호 로켓이라고 주장한다. 광명성 4호 로켓은 사실상 은하 로켓의 연장선이며, 기술적으로 큰 진보는 없이 로켓의 크기를 더욱 크게 하거나 길이를 늘려서 페이로드(위성 궤도까지 운반할 인공위성 등의 중량)를 증가시킨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광명성(은하) 로켓을 우주발사체로 주장하는 형국이다. 실제로 은하 로켓들은 광명성 인공위성들을 탑재해 지구저궤도로 쏘아올리기 위해 발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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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의해 북한은 탄도미사일 기술 제재를 받고 있는 국가이다.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기술, 부품의 유입이 규제되고 있는 와중에 탄도미사일과 기술적으로 공유되는 부분이 많은 우주발사체를 개발하는 것도 역시 규제 대상이다. 미국은 이를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서 외교/군사적인 대응을 강화할 명분으로 내세울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거론하며 한반도에 사드(THAAD) 배치를 추진 중인 것이다.


해외 언론들은 북한, 이란에 대해서 장거리 미사일(Long range missile) 개발 위협 국가로 보고 있다. 여기서 장거리 미사일이란 용어가 가끔 등장한다. 그러나 오늘 발사된 북한 로켓에 대한 대부분의 해외 매체 기사는 "North Korea - Long range rocket"이라고 칭한다. 미사일이 직접적인 군사적 무기임을 칭하는 데 반해, 이번 발사에선 폭탄이 아닌 인공위성이 탑재되었으므로 이를 참작한 것이다.


일본과 중국의 반응은 사뭇 엇갈린다. 중국은 북한이 국제법으로 규제되고 있는 로켓을 쏘아 올리면, 미국과 일본 등이 이를 명분으로 중국에 대한 미사일방어체제(MD)를 가동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이지스함을 배치하고 SM-3 탄도미사일 요격무기 시스템을 실전에 배치하는 등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M-3이란 요격무기는사실 ICBM에 대해서는 매우 제한적인 요격 효과만 기대할 수 있는 물건이다. 로켓엔진을 연소 중인 ICBM은 계속 가속하며 궤적을 특정할 수 없기에 SM-3의 성능으로는 중간단계 요격이 불가능하다. 발사 초기에 발사장 인근 해역에 진입하면 요격 시도가 가능하고, 낙하 종말 단계에서 목표점 인근 해역에서 잠시 요격 시도가 가능하다. ICBM이 연소를 종료하고 탄도비행을 하는 중간단계에는 너무 고도가 높아서 SM-3으로 요격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일본은 SM-3으로 북한의 로켓을 요격하겠다며 정치적 쇼를 벌인 것이다. 


미국은 예상 궤적 인근 해역에 각종 정보 수집 수단을 배치하여 북한 로켓의 성능을 가늠하는데 총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특히 중요한 요소는 운반하는 인공위성의 중량과 궤도이다. 이를 통해서 북한 로켓이 ICBM으로 전용되었을 때 성능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성 궤도에 1톤짜리 인공위성을 운반하는 로켓이 ICBM으로 전용되면 3~4톤의 폭탄을 운반할 수 있다. 역사상 최악의 ICBM으로 불리는 SS-18(NATO 명 : Satan)이 러시아 드네프르 로켓으로 운용되며 인공위성 발사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북한의 로켓은 ICBM의 궤적이 아닌, 우주발사체의 궤적을 그렸을 것이라 감안하면 대략 200~300km 정도를 최고점으로 비행했을 것이다. 그리고 수평 속도를 마하 24 근처까지 가속한 뒤에 인공위성을 분리하고, 인공위성은 그 뒤 추가 추력에 의해 대략 600km 고도의 극궤도에 안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비군사적인 발사에 대해서는 SM-3과 같은 요격무기로도 요격이 가능할 것이다. (공개된 스펙에 의하면) 그러나 실제로 그러한 시도가 있다면, 역사상 첫 번째로 비군사 로켓에 대한 요격 시도가 되므로 국제적 논란이 될 수도 있다.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르면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에 대한 제재 조치 항목에 직접적인 군사적 행동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북한은 비군사적 우주발사체 발사 절차에 따른 일련의 행동들(국제 해사 기구에 보고 등)을 취했기에 충분히 비군사적 로켓이라 주장할 근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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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금 점화된 사드 논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북한 로켓 문제가 사드 논란으로 반나절만에 변질되었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반응은 언론매체에 보도된 바와 같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도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강경 대응해야 된다는 식이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나라 국가 안보에 직접적 위협이 되는 미사일들은 북한이 보유한 1,000여 기(추정)에 달하는 사거리 1,000km 미만의 각종 단거리, 중단거리 탄도미사일들이다. 이러한 미사일에 대해서라면 필자가 예전에 밝혔 듯, 미국이 국내에 도입하려는 사드(THAAD)는 충분히 효과적인 요격 시스템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사드 시스템은 중거리나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직접 요격할 수는 없다. 물론 요격보다 정보 감시 자원으로 더 가치가 있는 게 사드다. 하지만 이런 장점은 오히려 중국이 사드 도입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사드 시스템의 장거리 감시용 레이더는 한반도에 배치시 중국 절반에 해당하는 지역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지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해서 미국도 한국에 배치할 사드 시스템의 레이더는 표적 조준용으로 한정한다고 주장하고 있긴하지만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심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의 로켓, 장거리 미사일이 맞나?

필자의 사견으로는 공식적으로 북한의 이번 로켓을 지칭할 때 '장거리 미사일'이라고 명기하는 것은 학술적인 측면에서는 부적절해 보인다. 그보다는 '장거리 로켓' 또는 '우주발사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하다 하겠다. 


하지만 벌써 두 차례나 북한이 독자기술로 우주발사체를 성공한 것이라고 본다고 해도 기술적으로 북한에게 밀리는 듯한 인상을 주기에 관계자들은 불편한 부분이 생길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북한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은 구소련의 탄도미사일 기술에서 얻은 하이드라진 로켓엔진 기술이기에 우리나라가 개발하고 있는 케로신 로켓엔진에 비하면 기술적으로 다소 뒤처진다고 할 수 있다. 중국도 지금까지는 북한과 같은 방식으로 하이드라진을 이용했고, 이미 1970년에 첫 인공위성을 발사했지만, 비군사적인 우주발사체로는 다소 부적절하고 한계가 있기에 작년(2015년)에야 겨우 케로신 방식을 이용해서 첫 로켓을 성공시킨 바 있다. 세계 최초의 ICBM인 R-7도 케로신 방식이다. 단, 케로신을 사용하면 극저온인 액체산소를 탑재해야 하므로 군사적으로 전용하기 어려워지는 단점이 있긴 하다.


북한이 군사적 목적의 ICBM 기술과도 겹치는 하이드라진 방식의 로켓을 고집 중인 까닭은 여기에 있는 듯 보인다. 북한의 기술력 한계와, 군사적 겸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닐까? 그렇다 해도 광명성(은하) 로켓은 군사용으로 쓰기엔 한계가 있다. 일단 노출된 발사장에 세우고 준비 시간이 길기 때문에 쉽게 노출되어 표적이 될 수 있다. 로켓의 설계 방식도 면밀히 분석해보면 본격적인 실전용이라기보다는 개발 단계의 실험용 성격이 강해 보인다. 엄밀히 말하면 북한의 광명성 로켓은 실용화된 우주발사체, 또는 ICBM으로 가는 중간단계이다. 명확하게 어떤 부류에 속한다고 정의하기 쉽지 않다.

장거리 미사일이란 용어에서 '미사일'은 폭탄을 적재할 목적의 로켓을 뜻한다. 하지만 광명성 로켓은 상단에 탄두를 적재하는 형태가 아닌, 인공위성을 탑재한 형태이므로 '로켓'으로 불리는 게 맞다. 해외 언론들도 대부분 북한의 로켓을 '장거리 로켓'이라는 애매한 용어로 부르고 있다. 인공위성은 일단 우주에 나가면 이론적으로는 영원히 추락하지 않고 지구를 빙빙 돌 수 있으므로 장거리라 칭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장거리란 용어를 덧붙이는 것은, 북한의 로켓 개발 의도가 궁극적으로는 ICBM 개발에 방향을 두고 있다고들 여기기 때문이다.

북한의 로켓 개발은 언제든지 '장거리 로켓'에서 로켓을 떼어내고 '장거리 미사일, 또는 ICBM'으로 탈바꿈할 태새라고 봐도 무방하다. 미국은 오늘의 북한 로켓 발사를 두고 ICBM 실험이라고도 언급하고 있다. 이게 정답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자국을 겨냥한 북한의 로켓 기술 개발은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덕분에 한반도에 사드 배치를 정당화하는데 이번 로켓 발사는 좋은 명분이다. 최소한 사드가 ICBM은 요격하기 힘들지만, 북한이 쏘는 ICBM을 감시할 정보 자원도 되기 때문이다. (중국 일부까지 감시할 수 있는 것은 덤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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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우리나라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은 직접 위협으로가 아닌, 동맹국인 미국에 대한 안보위협을 가중시켜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악화시키는 간접 위협으로 접근할 문제다. 북한의 로켓 개발, 핵 개발은 우리나라의 외교력 저하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중국, 일본, 미국이 이제 주변자가 아닌 직접 이해 당사국으로 전면에 나설 명분이 커지므로 우리나라의 입지는 줄어들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작 중요한 북한의 인공위성은 무엇일까?

우주발사체는 우주로 인공위성, 우주선을 운반한다. 지금 우리는 북한의 로켓에만 너무 집중해서 중요한 한 가지를 잊고 있다. 바로 북한의 인공위성이다. 이번 인공위성에 대해서 북한은 '지구관측위성'이라고 공표하고 있다. 지구관측위성이란 여러 가지 종류가 있지만, 그중에는 흔히 첩보위성이라고 불리는 극궤도 광학정찰위성도 포함이 된다.

우리나라는 얼마 전에 러시아 드네프르 로켓을 이용하여 다목적 광학관측위성인 아리랑 3A호를 발사했다. 그런데 이 인공위성은 해외에서는 사실상 군사위성으로 분류가 된다. 왜냐면 아리랑 3A는 냉전시절 초기의 강대국들이 사용한 스파이 위성보다 더 높은 해상도의 광학정찰 능력과, 적외선 영상 기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그간 미국에 의존하던 위성정보 자원을 독자적으로도 얻을 길이 열렸기에 자주 안보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아리랑 3A의 후속위성들이 앞으로 계속 발사되어야 하는 상황, 앞으로도 타국의 발사체에 의지해 군사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을까?

아리랑 3A의 발사시, 우크라이나 내전 등의 영향으로 드네프르 로켓의 발사가 연기되곤 했다고 발표되었다. 하지만 실상은 군사위성으로 분류될 수도 있는 아리랑 3A의 발사에 러시아 측이 딴지를 걸었다는 설도 있다. 북한은 독자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기에 페어링 안쪽에 무엇을 탑재하던 제약이 없다. 북한의 특성을 고려하면 아마도 이번에 탑재한 인공위성은 한반도 상공을 하루에 2번 지나가면서 영상을 촬영하는 광학관측위성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우리나라에 비해 성능 면에선 크게 미약하겠지만, 북한도 이제 스스로 한반도 상공을 인공위성으로 정찰하는 단계에 진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

북한의 인공위성이 과연 정확하게 궤도에 진입하였을까? 그랬다면 어느 정도 수준의 정보를 수집해서 평양으로 전송하는 것일까? (물론 북한이 엘니뇨현상의 관측을 위한 범 인류적인 평화 목적의 과학위성을 쏘아 올렸을 수도 있긴 하다.) 


인공위성의 무게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도 궁금하다. 북한이 발사대를 더 높게 개조한 사실을 보면, 이번의 로켓은 기존의 은하 3호에 비해 더욱 커졌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러면 인공위성의 중량도 어느 정도 증가했을 것이다. 더 무거운 중량의 인공위성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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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오늘의 로켓 발사와 이를 둘러싼 언론의 평론들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문제의 본질은 우리나라가 북한에 비해 독자 로켓 개발이 늦었다는 자존심의 상처와, 북한 로켓 기술력이 ICBM 급으로 상승하여 외교안보적인 변수가 커졌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대처로 엉뚱하게 국내 경찰력을 동원한 내부 치안 점검, 북한 로켓의 국내 피탄에 대한 우려를 간접적으로 증폭시키고 국민들의 불안만 가중시키고 있다. 설 명절에 편안하게 고향에 내려가서 가족, 친지들과 화목해야 할 국민들에게 왜 북한이 스커드 미사일을 서울, 대전, 부산에 쏘고 있는 것처럼 설레발치는가? 그런 위협은 이미 1980년대부터 실존했던 위협들이다. 북한의 이번 로켓 발사는 우리나라를 직접 겨냥한 게 아니라 주변국들과 미국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 우리 국민들과 정부는 한마음으로 뭉쳐서 거세지는 주변국들의 입김에 대응해서 국익을 지키는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조금 전 JTBC 뉴스를 보면 '북한 장거리 로켓'이란 용어를 쓰기 시작했다. 정확한 명칭을 사용하는 JTBC에 찬사를 보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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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랑


편집 : 딴지일보 퍼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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