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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열이 형, 워싱턴 포스트랑 인터뷰 했드라... 고생했어. 고생은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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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통령실 제공>

 

"나는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어떤 일이 절대 불가능하다거나 100년 전 우리 역사 때문에 그들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이것은 결정이 필요한 문제다. ... 설득에 있어서 나는 최선을 다했다."

 

이게 뭔 소리야... 진심이야? 에이 아니겠지. 설마. 형이 일본인도 아니고, 미국 언론에 대고 일본의 사과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했을 리가 없지. 공정과 상식의 화신인 자유대한민국의 선봉장 형이 그랬을 리가 없어. 전날 마신 술이 덜 깼던지 그랬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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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포스트 인터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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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포스트 기자의 인터뷰 녹취록 공개

 

근데 말야 형. 나는 이해를 해도, 다른 사람들은 안 그래. 그렇잖아도 형이 언제 말실수를 하나 다들 쌍심지를 켜고 지켜보고 있는데 다른 곳도 아니고 워싱턴 포스트 기자 앞에서 막 그렇게 주어를 생략해버리면 어쩌자는 거야... 으휴 그러길래 소주 좀 작작 마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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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경향신문>

 

형 근데 지금 더 큰 문제가 있어. 사고를 치는 건 치는 건데, 수습은 제대로 되어야 할 것 아냐. 워싱턴 포스트 기사문을 그렇게 엉터리로 해석하는 외교 전문가가 어딨어 증말.

 

사법고시는 둘째치고, 형 서울대 나왔다며? 예비고사 칠 때 영어 안 봤어? 법대는 뭐 사발식 특차로 들어간 거야? 성문 종합 영어에는 5형식이 없었어? 아니, 주어를 마음대로 생략하고 멋대로 해석하면 어떡해. 바이든 날리더니 주어까지 막 날리는 거야? 형 외교안보라인 손 좀 봐야 할 것 같아. 아니 형 딴지 편집부도 토익 평균이 900점이 넘어. 아. 편집장 죽돌은 본인이 100점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어... 토익이 뭔지 모르는 것 같아 평균에서 뺐어... 기본적인 영어는 되어야 수습을 하든지 말든지 할 거 아냐. 으이구 진짜.

 

형은 어디 가서 계속 뭔가를 빠뜨리고 날리고 올 거고, 수습은 제대로 안 될 거고. 하는 수 없지. 딴지 막내인 나라도 졸라 어그레시브하게 대책을 세워보는 수밖에. 영어 연설을 하든 인터뷰를 하든, 아무튼 밖에 나가면 이런 거는 꼭 기억하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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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주어의 중요성

 

일단은 말이야 형. 영어뿐만 아니라 모든 말에서 주어는 정말 중요해. 그래도 사시 공부할 때 한자는 좀 봤을 거 아냐. 주어(主語)가 뭐야? 문장에 주인이라는 말이잖아. 주인은 개무시하고 아무렇게나 씨부리면 되겠어 안되겠어? 주인 없이 서술어가 지 맘대로 설치면 문장이 개판이 되겠냐고 안 되겠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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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그렇게 쓰면 안 돼. 형 꼴리는 대로 막 써댔다간 큰 오해 사기 십상이라구. 언어는 약속이고 규칙이야. 형 규칙이 뭔지는 잘 알잖아? 법이라고 법. 형 검찰총장 했으니까 잘 알거 아냐. 서로 그렇게 하기로 합의하고 약속한. 그러고 보니 이 형 법은 제대로 알긴 아는 건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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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기에 경례하는 대통령 윤석열

 

영어에서 주어 서술어 같은 필수 성분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꼭 남겨야 해. 영어뿐만 아니라 모든 언어가 다 그래. 아냐 걍 사람 사는 일이 다 그래. 생략할 수 있는 건 쓸데없는 것뿐이야. 필수적인 건 꼭 남겨놔야 하는 거야. 그래야 말이 돼. 형 맘대로 생략하고 그러는 게 아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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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겨레>

 

거버먼트 인게이지먼트가 레귤레이션이다

 

영어 사용의 일상화. 난 여기서 형의 가능성을 봤어. 완벽한 문장을 구사할 수 없을 땐, 일단 콩글리시로라도 단어를 입에 익히라는 대치동 모 일타 영어강사의 팁을 제대로 적용하고 있더라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어제 배운 단어를 복습하는 자세, 이건 참 바람직해. 다만 한 가지, 형이 잘못 이해한 게 있어.

 

영단어를 사용하라는 건, 말 그대로 영단어를 섞어 문장을 만들라는 것이지 같은 말을 반복하라는 뜻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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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 is nothing."

 

이런 게 콩글리시의 모범이지. 형이 말한 

 

"거버먼트 인게이지먼트가 레귤레이션이다."

 

이건 

 

"김치찌개는 김치로 만든 찌개다."

 

같은 쌉소리와 구조가 비슷해.

 

그래머 씹어먹기

 

자 형. 괜찮아. 차근차근 영분법부터 점검해보자. 은퇴하고 친구들이랑 스크린 골프나 치고 술이나 먹고 다녔으면 이런 귀찮은 거 안 해도 되었을텐데... 뭐 어쩌겠어. 이게 다 형이 지난 겨울에 어퍼컷하고 돌아다닌 업보 아니겠어... 힘들어도 좀만 꾹 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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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얼마 전에 형이 다녀온 감동의 미국 의회 연설을 되짚어 보자구. 그래도 형, 그간 짬밥 좀 먹은 티가 나대?

 

윤석열, 프롬프터 오작동에 생방송 '2분 침묵' _ 연합뉴스TV (YonhapnewsTV) 0-10 screenshot.png

출처 - <연합뉴스>

 

예전에는 띄워줘도 잘 못 읽더니, 한국말도 아니고 무려 영어를 또이또이 잘 읽고 왔더라구! 연설 막바지에는 눈가가 막 촉촉해지더만. 나도 형이랑 같은 마음이었어. 또박또박 잘 읽어서 다행이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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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MBC>

 

미국 국회의원들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23차례나 기립 박수를 쳤다드만! 역시 세계는 하나야. 가는 말이 고우니 오는 말이 곱다고, 형이 평소에 미국 국회 생각을 얼마나 극진히 했었냐구. 진짜 형 의리 외교는 짱인 거 가테.

 

근데 형 이건 하나 좀 복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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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ove <Top Gun> and <Maverick>.

 

나는 <탑건>과 <매버릭>을 좋아합니다.

 

영어에는 말야, 문장 형식이란 게 있어. 너무 놀라지 마. 많지 않아. 다섯 개밖에 안 돼. 잘 기억해 봐. 형도 학교에서 배웠을 거야.

 

그중에 

 

"S(주어)+V(서술어)+O(목적어)"

 

로 해석되는 문장을 3형식이라고 해. 대부분의 문장을 3형식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지. 형이 말한 위 문장 역시 "나는 무엇을 좋아한다."로 해석되는 3형식 문장이야.

 

단어와 단어, 구와 구, 절과 절을 연결하는 접속사 and도 보이네? 영화<탑건>과 <매버릭>을 병렬로 이어주려고 사용했구나! 잘했어 형. 근데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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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건>, <매버릭>은 다른 영화가 아니야. 톰 아저씨가 더 나이 들기 전, 탑건의 마지막 시리즈로 제작된 이 영화는 제목이 <탑건 : 매버릭>. 하나의 영화라고. 설마... 영화 안 보고 말한 건 아니지? 영어로 말할 때는 "Top Gun Maverick"이라고 쭉 읽으면 돼. 당.연.히. 실수였겠지. 혹시나 하고 말한 거니까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진 않았으면 해.

 

계좌를 활용당하다

 

형. 잠시 MZ세대인 내 친구들 이야기를 할 테니까 잘 들어봐. 라떼는 말야... 영어가 필수였어. 말 그대로 '필수' 과목이 아니라, 국어처럼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야 하는 과목이란 뜻이야. 수능에서 어려운 수학 문제 하나 틀리는 건 괜찮았어. 배점이 커도 다른 친구들도 다 같이 틀린다는 전제가 깔려 있거든.

 

근데 영어는 아냐. 영어에서 한 문제를 놓치면 지원 가능한 대학이 10개씩 줄어들었어. 그러니까 내 말은... 형처럼 영어 공부했으면 고득점은 어려웠을 거란 얘길 하는 거야. 하지만 지금 잘 따라오고 있으니까 걱정 붙들어 매. 불굴의 9수 짬밥을 보여달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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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많은 학생을 기로에 서게 하는, 영문법에서 높은 관문이 바로 수동태야. 간단하게 말해 능동은 내가 하는 것, 수동은 당하는 것. 능동문은 수동문으로, 다시 수동문은 능동문으로 바꿀 수 있어. 아직은 긴가민가 알쏭달쏭 뭐가 뭔지 헷갈리지? 예문을 보면 훨씬 이해하기 쉬울 거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1심 재판 판결문에 대해서 형은 이렇게 말했지.

 

건희는 주가 조작에 가담하지 않았어요.

 

1. 매수 유도를 당하고

 

2. 계좌 활용을 당해서

 

3. 그 결과 이익을 당했어요

 

이런 걸 바로 "수동태"라고 하는 거야.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겪게 되는 것. 영어로는 <be 동사 + p.p(과거분사)> 형태.

 

당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좋지 않은 일을 맞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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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지금까지 "나쁜 일"을 당했다고 표현해 왔어. 근데 자꾸만 형이 이익을 당했다고 하니까 대한민국 45만 수험생들이 헷갈리지 않겠어? 학생들 앞에선 부끄러운 역사 인식까지만 보여주는 걸로 하자고. 페이크 영어로 훼방 놓지 않긔.

 

아메리칸 파이

 

[영상] 환호성 이끈 윤석열 '아메리칸 파이'...저녁 만찬장서 열창 _ YTN 0-20 screenshot.png

출처 - <YTN>

 

돈 맥클린 친필 싸인 기타 선물로 받았던데. 축하해 형! 엄청 기분 좋았겠다. 암만 그래도 우리 대빵인데, 분위기 띄운다고 미국까지 가서 오부리처럼 노래까지 불러야 하나 맘이 안 좋았는데 그래도 다행이야. 빈손으로 왔으면 내가 정말 속상할 뻔했어. 기타 받고 형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까 나도 기분 째지더라.

 

노래도 잘했드라. 반응 좋았다며? 잘했어 형. 외교에서 그런 쇼맨십도 필요할 때가 있지. 근데 형, 그렇게 열심히 쌓아 올린 이미지를 말 한마디 잘못해서 싹 다 좋되게 할 수 있어. 영어 가사 빡세게 외워가는 것보다, 주어 하나 안 놓치고 단어 하나 제대로 언급하는 게 중요해. 그러니까 앞으로도 영어 공부는 꾸준히 해야 해. 도움 필요하면 말하구!

 

화이팅 하자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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