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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1. 06. 화요일


취재팀장 죽지않는돌고래


 


1.



<공개수배용으로 사용되었던 최세용의 사진>


 


필리핀 납치사건의 리더 최세용, 잡혔다. 지난 11월 3일 오후 7시경, 한국경찰과의 공조로 태국 이민국 직원들이 비자를 갱신하는 최씨의 부인을 추적, 태국 치앙라이의 한 커피숍에서 검거한 것이다.


 


몇 달 전, 본지는 한 첩보(여기서는 첩보라는 표현을 쓸 수 밖에 없음을 양해 바란다)를 입수, 관련 사실을 홍석동 부모님께만 말씀드렸다.


 



 


‘최세용이 태국 북부지역에 있습니다.

대사관과 한국 경찰 쪽 모두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경찰 측에는 절대 말씀하지 말아주십시요. 위치를 파악했으니 곧 잡힐 겁니다.’


 


당시 본지는 최세용의 여권번호(YP18XXXX)로 그의 이동루트를 파악 중이었으며 2008년 오후 7시 39분 세부퍼시픽 931편으로 마닐라 공항에서 출국, 도착지가 태국인 것을 파악했다. 어떻게 필리핀으로 도착했는지에 대한 레코드는 없었다. 공개수배에 걸려있는 인터폴의 A급 범죄자가 어떻게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으며 최근 최세용의 여권번호로 필리핀 이민국에 확인한 결과, 블랙리스트에도 이름이 올라있지 않았다.


 


다음은 2012년 9월 21일, 여덟 번째 기사에서 실명과 이름을 모두 공개한 납치 피해자 백XX 씨와의 인터뷰 중 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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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 그런데 마침 그런 사람을 만난 거예요. 그러면서 그런 얘기를 조금 조금씩 해요. 태국을 가면 어떻고. 사람들이 사원을 많이 가는데 그런 데 말고 여기를 가시면 정말 태국을 볼 수 있다고.


 


태국, 본지가 최세용이 숨어 있는 장소로 추정하고 있는 곳 중 하나.


 




 


 


사실 이 인터뷰는 태국 북부지역에 최세용이 숨어 있으며 치앙라이라는 지역까지 확인한 후 쓴 기사다. 사석에서는 최세용이 태국에 숨어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던 백XX 씨와 관련 이야기를 나누었다.


 


홍석동 어머님은 숨어있는 지역까지 모두 파악했으면서 왜 경찰이 최세용을 잡지 못하느냐고 되물었지만 당시로서는 달리 드릴 말씀이 없었다. 경찰이 3개월에 한번 비자를 갱신하는 부인을 추적해서 최세용의 거점을 파악해야 했으므로 본지 또한 이 내용에 관해선 언급을 할 수 없었다.


 


본지로서는 최세용을 검거하는 시간이 계속해서 늦어질 경우, 최세용과의 간접적 루트를 통해(그것은 알기 싫다 2회에서 언급한 본인 메일, 한국주소, 가족 등)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거나 딴지라디오에서 예고한 것과 마찬가지로 그에 관계된 정보를 종합, 하나씩 공론화 시켜 경찰의 행동을 앞당기는 치사한 수(?)를 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최세용은 잡혔고 현재 태국 치앙라이의 경찰서 2층 회의실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이 사건과 관련된 많은 이들이 그곳에 모여 집중적으로 최세용을 심문하고 있다. 김종석의 자살사건 때문인지 감시는 철저하게 이루어져 있으며 식사 또한 잘하고 있다.


 


1966년 7월 X일 생, 최세용. 필리핀 납치단 리더로서 최근에서야 각종 방송과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이 인물은 도대체 어떤 말을 하고 있을까.


 


최세용의 말을 들어보자.


 


 


2.


 


‘약간 다혈질의 모습을 보이지만 아주 침착하고 냉정한 사람으로 느껴집니다. 순간 화를 내는 것조차 뭔가 계산하고 내는 것 같습니다. 얼굴도 미남형이고 평소에 인상도 호의적입니다. 다만 화낼 때는 눈빛에 살기가 좀 느껴지더군요.’


 


검거 직후 최세용을 직접 만난 제 3자의 입장에서 그의 느낌을 설명한 말이다. 그동안 본지가 피해자와 만나며 최세용을 설명한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최세용은 어떤 말을 하고 있을까.


 


다음의 내용은 <제보자X>의 신변보호를 위해 대화내용을 각색하였음을 양해바란다. 납치피해자와 실종자, 그리고 살인사건 피해자에 관련된 부분만 공개한다.


 



<최세용의 현재 모습>


 


1) 홍석동씨와 윤철완씨는 어떻게 된 것인가.


나중에 다 밝혀지겠지만 나는 그 당시, 필리핀에 있지도 않았다. 내 여권이라든가 나중에 출입국 기록을 뒤져보면 당시에 필리핀에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홍석동에 관해서는 난 모른다. 정말이다.


 


2) 그렇다면 윤철완씨는?


윤철완에 대해서는 그 당시, 내가 이틀인가 삼일 안에 필리핀에 들어가긴 했다. 하지만 모른다. 내가 알 수 없다.


 


3) 안양 살인사건으로 공개수배가 걸려있다.


나중에 가면 밝혀질 것이다. 알리바이 목격자 증인을 XXX가 경찰서에 다 갖다 줬다. 그런데 나를 일 년 뒤에 살인자로 수배한 것이다.


 


4) 그렇다면 누가 살인을 한 것인가?


종석이하고 김성곤이가 죽여서 도망 오고 이틀인가, 한 두 달인가 있다 수배됐다. 그런데 나를 수배했다. 일 년 뒤에. 그걸 지금 와서 나를 살인자라고 연쇄살인범으로 몬다.


 


5) 납치에 관해서도 무죄를 주장하는가?


내가 납치해서 돈을 받아낸 건 맞다. 하지만 난 나쁜 놈들만 했다. 나중에 밝혀지겠지만 납치 피해자들이 건전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래야 신고를 안 하기 때문에 했던 거다. 내가 한 납치 건은 전부 다 살아 돌아갔다. 한국에 죽여서 보낸 적이 없다.


 


6) 실종자에 대해서는 정말 모르는가?


걔들이 하다가 내가 나온 뒤부터 계속 사건이 이어진 것이다. 한 놈은 공항에서 신고하고, 한 놈은 총 맞고, 한 놈은 사라져서 지금 연락도 안 되고. 내가 그걸 어떻게 아는가.


 


7) 필리핀 납치단의 리더라는 것은 인정하는가?


내가 나이가 많고 영어를 좀 하고 필리핀을 조금 많이 알고 있으니 나를 주범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나중에 다 밝혀질 것이다.나중에 전과 기록을 보면 알겠지만 난 절도만 계속 한 놈이다. 그런데 내가 왜 강도를 하는가? 결국 내가 나이 먹고 머리 좀 똑똑하고 영어를 했다고, 그래서 내가 대상이 된 것이다.


 


어차피 지금 가면, 15년, 사면 없이 무기나 사형일 거다. 어차피 죽은 목숨이다. 그런데 내가 하지도 않은 부분 까지 인정할 수는 없다. 죽은 사람들 부모는 나만 찾으면 윤철완이나 홍석동을 찾을 수 있는 것처럼 알지만 잘못 안 것이다.


 


3.



 


<납치 실종자 윤철완, 홍석동씨>


 


 


전반전이 끝났다. 납치단 리더 최세용이 검거되었지만 아직 윤철완, 홍석동 씨의 행방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최세용의 검거에서 알 수 있듯 한국 경찰이 적극적인 수사 의지만 가진다면 놀라운 성과를 보일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발로 뛰는 싸움이 끝난 지금, 한국 경찰과 이미 검거된 범죄자들 사이에 치밀한 수 싸움이 전개될 것이다.


 


본지와 인터뷰한 피해자들 중 아직 미신고자 두 명은 최세용에 관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 치밀한 수 싸움에서 승리하는 사람은 누구일지, 살해된 여직원의 가족과 납치 실종자 가족, 그리고 아직도 그날의 악몽을 잊지 못하는 피해자들을 위해,


 


계속 소식 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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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는 돌고래(@kimchangkyu)

Profile
딴지일보 편집장. 홍석동 납치사건, 김규열 선장사건, 도박 묵시록 등을 취재했습니다. 밤낮없이 시달린 필진들에게 밤길 조심하라는 말을 듣습니다. 가족과 함께 북극(혹은 남극)에 사는 것이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