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워크홀릭 추천0 비추천0

2012. 11. 08. 목요일

워크홀릭

 

 

 

 

사람들은 조화롭고 안정된 상태에서 살고 싶어한다. - 이러한 상태를 코스모스(Cosmos)라고 하자.- 반면 자신이 처한 불편한 혼돈(Chaos)의 상태는 어떻게든 벗어나고자 한다. 하지만 갈피를 잡기 쉽지 않다. 혼돈에서 빠져나가는 길을 찾기 위해, 최상의 판단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모으고, 또한 걸러내야 한다. 그래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그 양은 방대하고 어렵다.

 

 

 

 

 

결국,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되니 사람들은 의존적인 성향을 띄게 된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의존할 것인가? 대게 이렇다.

 

 

 

 

 

■ 지식인과 전문가

■ 그가 지식인과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총체적으로 ‘믿을 수 있는 사람'

 

 

 

 

 

그러나 혼전 속에 교묘하게 이득을 취하는 법에 득도(?)한 대한민국의 1%는 혼전과 혼돈으로 판을 짜기 좋아한다. 그 와중에 믿고 의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대중이 의존하는 공신력있는 참고서(지식인과 전문가)는 어느 순간부터 오답을 향한 안내서가 되어 버렸다.

 

 

 

 

2012년 11월 7일 어제 터져나온 김지하의 박근혜 지지는 더더욱 대중을 혼돈의 가운데로 끌고 들어가 버리는 것 같다.

 

 

 

 

 

 

 

 

1. 지식인과 전문가가 불러온 혼돈

 

 

역사상 지식인과 전문가에 의지하지 않는 대중이 있었던가? 그러기에 공자로부터 장.폴.사르트르 까지 수많은 철학자와 현인들이 지식인의 자각과 반성을 요구해 왔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고대부터 지금까지 지식과 전문성이 밥벌이가 아닌 시대는 없었다. 하다못해 이제는 차별적인 고도의 지식과 전문성이 부를 창출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 시대다. 이것이 문제일리는 없으나, 인간을 폐질환으로 죽게 하는 가습기살균제를 만든 제조사가 죽을 죄를 졌듯이 직업윤리 없이 돈에 기생하고 있는 지식인과 전문가라면 개차반이기는 마찬가지다.

 

 

 

 

 

고성국이니, 김진 이런 인사들 뿐 아니라 가끔은 진보언론 마저도 이런 혼돈을 몰고 온다. 가끔 진보언론의 비판적 시각이란 것은 개미지옥의 괴물처럼 미끄러져 들어온 사안이라면 무조건 물고 보는 행태를 보이니 말이다. 까야 할 때 까는 것이 아니라 깔 수 있을 때 무조건 깐다고 할까. 나꼼수의 비키니, 김용민 막말 파문이나 최근 안철수에 대한 시각 등은 이런 그들의 행태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잘 몰랐는데 조중동 나쁘다며? 그럼 뭘 봐야 돼? 어. 그래? 한겨레!? 오케이!”

 

 

 

 

 

했던 대중들에게 던져진 혼돈은 정치적 무기력을 넘어 ‘외면하기’를 통해 고립된 코스모스를 지향하게 만든다.

 

 

 

 

 

 

 

 

2. 믿을 수 있는 사람

 

 

 

 

 

 

 

 

 

 

나꼼수 열풍이 불며, 사람들은 골방에서 흘러나오는 잡놈 4명의 컬컬한 목소리를 공중파보다 더 신뢰하기 시작했다.안철수가 대선출마를 선언하며, 사람들은 안철수의 ‘진심’에 ‘믿음’을 대량 입금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꼼수는 비키니 파문으로 엿을 먹고, 안철수의 진심이 미래에는 변심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은 현재진행형이다. 사회에서 공인된 지식인과 전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대선때만 되면 섞음섞음, 묶음묶음 캠프마다 기어들어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외친다.

 

 

 

 

 

그러면 사람을 믿을 때 준거로 사용할 수 있는 것에 무엇이 있는가? 애매모호하다. 딱 꼬집어 ‘사람을 믿을 수 있는 10개의 기준’이라는 책이라도 있는가? 그 믿음의 유효기간은 24개월인가? 48개월인가?

 

 

 

 

 

 

 

 

3. 바보 이반의 눈을 빌리다.

 

 

바보 이반,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 ‘러시아 문학사에서 가장 위대한 예술가는 아닐지라도 가장 거대한 인간’ 이라 불리는 톨스토이의 작품이다. 러시아의 민담이 톨스토이에 의해 재구성된 동화는 혼돈속에서 코스모스를 찾고자 하는 우리들에게 훌륭한 지침서가 되어 주리라 믿는다. 혼돈 속에서 허우적거리던 나는 이번 대선에서는 바보 이반의 입과 바보 이반의 눈을 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1) 경제민주화

 

 

경제민주화가 중요하단다.

 

 

 

 

 

새누리당의 박근혜가 경제민주화를 얘기하자 민주당 문재인 캠프에선 그거 받고 이거 더, 안철수는 그것들 다 받고 이거 더! 마치 하우스 안의 포커판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다른게 있다면 대선일 까지는 끝나지 않는 풀베팅이다.

 

 

 

 

 

대선후보들이 말하는 경제민주화는 어렵지 않단다. 헌법에 적힌대로 대기업과 자본이 서민들을 털어먹을려고 하면, 나라가 나서서 조지는 거다. 돈 있고 힘있는 놈이 못된 짓 하지 못하게 하는 거란다. 그런데 헌법이 엊그제 나온 것도 아닌데 왜 그 동안 서민들은 자본과 재벌의 횡포에 시달려야 했을까?

 

 

 

 

 

어느 대선 후보의 정책을 믿어야 하나?

 

 

 

 

 

바보 이반이 말하는 판단의 기준은 간단하다.

 

 

 

 

 

 

 

 

 

 

“손에 굳은 살이 박히지 않은 놈은 밥을 주지마.

굶어 죽일 수는 없으니 그냥 남은 음식을 조금 나눠줘.”

 

 

 

 

 

신자유주의라 불리는 최근 자본주의의 병폐는 돈이 돈을 버는 것이다. 촘스키 교수에 의하면 어마어마한 돈들이 계좌와 계좌를 이동할 뿐 분산되어 촉촉히 경제 전반에 내리는 단비의 역할은 하지 못한다고 한다.

 

 

 

 

 

대선 후보 누가 내놓은 정책이던 땀흘려 일한 사람이 그 만큼의 돈을 벌고 삶을 영위할 수 있다로 해석이 되면 좋은 정책이다. 하지만 뭔가 대단히 새롭고 훌륭해 보이는데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면 그건 사기다. 물론 정치꾼들은 21세기의 시대변화를 선도하는 ‘머리로 돈 버는 법’이란 소리를 하겠지만… 개소리다.

 

 

 

 

 

 

 

 

2) 머리로 돈 버는 법

 

 

바보 이반을 파멸시키고 싶었던 늙은 악마는 이반(왕)과 그의 백성들에게 손과 등을 쓰지 않고 머리로 돈 버는 법을 알려 주겠다고 광장의 단상에 오른다. 신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악마의 지혜를 알려준다는 얘기.

 

 

 

 

 

광장으로 바보 이반왕의 백성들이 모여든다. 손과 등을 써서 일하고 사는 것 밖에 모르는 이들에게 악마의 머리로 돈 버는 법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며칠 동안 악마는 자신의 노하우와 비기를 떠들어 대지만 백성들의 수는 줄어든다. 저런 알아듣기 힘든 말을 들을 시간에 밭을 일구고 농기구를 고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힘이 빠져버린 악마는 단상에서 떨어져 땅에 머리를 처박고 죽는다. 이반왕과 백성들은 악마의 죽음을 보며 머리로 돈 버는 법은 대단히 위험(?)하단 걸 깨닫고 다시 자신들의 일터로 돌아가 적당히 잘먹고 적당히 잘산다.

 

 

 

 

 

누가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가?

 

 

 

 

 

대통령은 이런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지식인들의 외침은 옳은가?

 

 

 

 

 

나쁜 놈들은 다 죽여 버려야 하는가?

 

 

 

 

 

이반 왕은 대답한다.

 

 

 

 

 

 

 

 

 

 

“손에 굳은 살이 박히지 않은 놈은 밥을 주지마.

굶어 죽일 수는 없으니 그냥 남은 음식을 조금 나눠줘.”

 

 

 

 

 

 

 

 

워크홀릭

@CEOJeonghoonLee

 

 

 

 

Prof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