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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01. 22. 수요일

너클볼러








2014. 01. 12일 오후 6시. 


Live Bunker1의 두 번째 손님은 다름아닌 게이트 플라워즈 Gate Flowers였다.





그들의 첫 EP에 수록된 F.M.을 시작으로 Ghost에 이르는 1시간여동안 벙커1은 그야말로 폭발 직전의 폼페이를 연상케 했다. 관객은 환호했고, 게이트 플라워즈는 환호에 걸맞는 연주로 화답했다. 덕분에 Live Bunker1을 함께 기획하는 본 우원 기쁜 마음으로 '김반장과 윈디시티' '게이트 플라워즈'에 이은 Live Bunker1 의 세 번째 뮤지션을 소개 할 수 있게 되었다. 새해 벽두부터 감사할 다름이다.


본격 소개에 앞서 일단 머 하나 보고 가자.








‘씨 없는 수박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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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없는 수박 김대중의 1집 '씨 없는 수박'



우리가 사는 세상은 충분히 복잡하다. 스마트폰의 터취 한방으로 머든 되는(?) 편리한 세상에서 무슨 ‘복잡’타령이냐 타박하지 말자. 서류봉투에 ‘쏘~옥’ 들어가는 노트북에 얼마 전 무료로 풀린 개러지 머시기를 공짜로 깔아놓으면 슈퍼 프로듀서로 ‘울고 갈’ 기똥찬 노래 한 곡이 ‘뿅’하고 나올 수도 있는 시대이긴 하지만 그놈의 노트북 하나 사려면 하루 종일 최저가를 눈팅해야 하고,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 그 놈의 노트북 결제하려면 ‘듣도보도’ 못한 액티브 머시기를 수없이 깔아 재껴야 하고, 게다가 계정을 등록해야 개러지 머시기도 다운이 가능하고, 다운 받은 개러지 머시기로 나름 뽀다구나게 뽑아 내려면 추가로 먼가를 막 구입하고, 또 막 결제하고 해야 한다. 그리고 결제에 동원된 내 모든 정보는 손쉽게 털리고, 정보유출에 항의하기 위해 빡친 가슴을 움켜잡고 ARS, 트위터, 메일을 돌려야 한다. 암튼 우리가 사는 시대는 편리해 보일 뿐, 졸라 복잡해졌다. 안 복잡 한 것이 아니라 ‘복잡’을 외면하는 거시다.


이러한 ‘복잡계’에 사는 우리들에겐 이번에 모실 뮤지션의 음악은 어쩌면 위로고, 어쩌면 친숙한 구원일지도 모른다.



‘씨 없는 수박 김대중’은 블루스 뮤지션이다. 좀 더 정확하게는 ‘흔치 않은 블루스 뮤지션’이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뭬리카. 그러니까 17세기 미쿡에 끌려온 아프리카 흑인 노예들의 음악과 유럽의 음악이 접목된 장르가 바로 블루스. ‘씨 없는 수박 김대중’처럼 기타와 하모니카를 들고 연주하는 방식은 19세기 말쯤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크레이그 핸슨은 블루스를 ‘현실의 고통을 승화하며 자리잡은 양식’이라고도 했다. 블루스의 어원이 ‘우울과 슬픔’을 뜻하는 영국의 극작가 조지 콜먼의 소설 제목(Blue Devils)에서 가져왔다는 설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도 어쩌면 그런 이유일 게다. 하지만 이런 장르의 정의나, 12마디, 혹은 16마디 단위로 짜여있는 블루스 특유의 코드 진행이니, 블루노트 음계니, 그의 목소리가 델타 블루스 스타일을 완성시킨 로버트 존슨을 닮았니 머니 이런 건… 머 몰라도 상관없다.


‘씨 없는 수박 김대중’이 영화배우, 밴드 매니저, 피자 배달 등의 버라이어티한 직업을 거치며 본격 블루스를 시작하게 된 것은 바로 30대 중반에 이르러서다. 살만큼 살아보고, 치일만큼 치여본 삶의 궤적이 음악에, 그의 블루스에 담겼다 볼 수 있겠다. 그래서 그의 음악의 기저엔 쓴 맛이든, 단 맛이든 듣는 이를 웃게 만드는 유머와 재치가 깔려있다. 단조로운 블루스니, 새로운 경향이니 하는 새간의 평을 훌쩍 뛰어넘는 음악적 성취는 바로 그 대목이다. 그가 기타와 하모니카를 들고 풀어내는 자신의 이야기, 혹은 동시대를 사는 우덜의 이야기가 귀구녕에 쫀득하게 파고 드는 이유 역시 바로 그런 연유라 볼 수 있다.


흔치 않은 ‘블루스 뮤지션’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등장한 ‘씨 없는 수박 김대중’을 접하게 된 본 우원의 머리 속엔 90년대 미대륙에서 서른 중반의 늦은 나이에 발표한 자전적인 내용의 Walking In Memphis란 곡으로 그래미 신인상을 신입답지 않은 모습으로 수상했던 마크 콘 Marc Cohn(그 역시 블루스 뮤지션이다)의 모습이 매우 자연스럽게 오버랩되고야 말았다. 소싯적 피아노 앞에 앉아 열창하던 마크 콘의 모습을 보며 흥분을 금치 못했던 본 우원, 컴퓨터 앞에 앉아 그때와 비슷한 심정으로다가 Live Bunker1의 세 번째 손님 ‘씨 없는 수박 김대중’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Live Bunker1 Part.3 ‘씨 없는 수박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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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 LIST


1. 씨 없는 수박

2. 불효자는 놉니다

3. 틀니 블루스

4. 어째야 하나

5. 수상한 이불

6. 300/30

7. 돈 보다 먼저 사람이 될게요

8. 유정천리 (Cover)

9. 유정천리

10. Blues to Muddy

11.청춘계급 (Cover)

12. 청송닭집

13. 요양원 블루스


 


방금 막 ‘씨 없는 수박 김대중’의 소속사인 붕가붕가레코드에서 보내온 Set List까지 아낌없이 공개한 바, 이제 우덜에겐 2월 16일, 우덜이 사는 ‘복잡계’를 떠나 안식과 평온을 찾아 벙커1에서 만나는 일만 남았다. 티켓이니 수요인원이니 이런 거 복잡하게 걱정들 마시라. 웬만해선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을 수용할 수 있다. 관객의 호응과 공연의 질은 비례한다. 느끼고 경험한 공연의 가치를 관객 스스로 아낌없이 내어주시면 그뿐이다.


3월부터는 Live Bunker1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3월 15일, 영화음악가이자 ‘눈뜨고코베인’의 키보디스트 연리목이 이끄는 ‘타니모션’과 뿌라스 누군가의 공연이 기다리고 있다.



아참!!!



22.JIFF와함께하는_지속가능한_딴따라질_붕가.jpg



‘씨 없는 수박 김대중’의 공연을 시작으로 붕가붕가레코드(www.bgbg.co.kr)와 Bunker1의 씐나는 콜라보는 계속 될 예정이다.



일단 2월 16일 오후 6시 벙커1에서 만나자. 사전에 어디 가서 듣기 힘든 인터뷰도 진행될 예정이니 기왕 올거믄 일찍 오자. 2014년, 벙커1의 대문은 음악팬들을 향해 늘 활짝 열려있음을 선언하는 바다.





** 동영상 촬영에 대한 관심이 하늘을 찌르고,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dslr등을 소지하고 계신 탓에 공연당일 함께 해주실 의향이 마구 솟구치는 관객분덜께서는 메일 bunker1agent@gmail.com으로 연락주시라. 꾸바닥.







어쩌다보니 Live Bunker1 기획우원 너클볼러

트위터 : @kncukleballer77


편집 : 너클볼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