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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동북공정 해법찾기

2004.8.24.화요일
딴지 논설우원


중국에게 있어서 대한민국은 전면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군사분야의 교류 협력까지 포괄하는 대단히 중요한 나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그러나 2년전부터 벌어지고 있는 일임에도 중국 외교부의 홈페이지에서 고구려 관련 부분이 사라지면서 요란해진 이 사건은 감정적 대응들이 난무하다가 급기야 밀사라는 아저씨까지 왔다.


그리고 남긴 5가지 합의안.


중국 정부는 내년 가을학기에 사용될 초·중·고교 역사교과서 개정과정에서 고구려사 왜곡 내용을 싣지 않고, 중앙·지방을 불문하고 정부 차원에서 왜곡 시도를 하지 않겠다 뭐 이런 걸 주요 골자로 하고 있는 다섯가지 합의안. 울나라 외교통상부는 한 건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과연 그럴까?


본지, 동북공정의 원인과 목표, 그리고 그 해소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쬐끔 기니까 각오 단단히 하고 쫓아오시도록.
 






  이야기 하나


얼마전까지,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이스라엘 군대의 입대 선서식이 벌어지던 장소가 있다. 그리고 그들의 선서구호는 그 자리에서 1900여년전에 벌어진 집단 자살극이 다시는 재현되어선 안된다는 것이다. 마사다 요새에서 벌어졌던... (마사다 관련 참고기사)


서기 73년, 마사다 요새에서 벌어진 그 집단 자살을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형제들이여, 우리는 로마에 맞서 싸운 마지막 용사들입니다. 새벽이 오면 우리는 저들의 포로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자유로우므로 부끄럽지 않게 죽을 기회가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것은 치욕을 당하고 노예로 끌려가지 않도록 아내와 자식들을 우리 손으로 죽이고, 우리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입니다. 자! 노예가 되기보다 자유라는 이름의 수의를 입읍시다!"


당시 지휘관 벤 야이르의 연설이었다고 한다. 당시 요새에 있었던 967명중에서 얼라 다섯, 여자 둘을 제외하곤 960명의 시신만이 그 다음날 밀고 들어온 로마군을 맞이하게 되고, 바로 그날부터 유대민족의 유랑역사가 시작된다.


그러니 "마사다는 다시 함락되지 않을 지니라"라는 이스라엘 군대의 입대선서식이 어떤 분위기에서 진행되는지는 안봐도 비디오 되겠다.



마사다 요새


하지만, 이의 진의와 관련해선 일부 논란이 있다. 그것은 하필이면 여길 발굴한 당사자가 이스라엘 군참모장에 부총리까지 올랐던 유대인 고고학자 이가엘 야딘이며, 이 발굴과정에 이스라엘 군이 꽤 깊숙히 개입했거든. 거기다 이 기록을 유일하게 남겼던 요세푸스라는 넘 자신이 유대민족을 배신하고 로마에 붙어버렸던 넘이니.


우짜튼.. 이와는 상관없이 이스라엘 군바리들의 정신무장과 애국심 고양에 있어 No more Masada!보다 더 절절한 한마디가 있을까?
 


 이야기 둘


친구넘이 찍어 놓고 재미없어서 방송에 나가지 못한 것중에 한일 대학생간에 벌어진 논쟁 한토막 전달.


일본의 역사 왜곡과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부재, 그리고 그 철면피한 황국사관에 대해서 한국 학생들이 전투적으로 토론에 나섰습니다. 위안부 문제, 일제 문제 등등이 잠깐 언급된 뒤로, 임나일본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어떤 한국 학생이 한자로 임나일본부를 대충 그려서 보여 준 다음, 그것을 진실로 믿고 있냐고 통박한 후 영어로 그 부당성을 설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학생의 유창한 영어를 따라잡기 어려워 골머리를 썩긴 했는데 그는 대충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삼국 시대 일본은 백제의 식민지나 마찬가지였다.  너희 천황도 그 시대 우리 선조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고백한 적 있고, 당시 일본의 지배 계층은 다 한국 사람들이었다.  왜 임나일본부같은 거짓말을 가르치고 배우느냐?  너희는 그걸 진짜로 알고 있느냐?"


아주 열띤 웅변이었고, 일본 학생들은 잠잠히 그의 말을 들었습니다.  물론 그는 백제를 한국어로 말했고 일본 학생들은 처음에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도를 동원하고 한자를 끄적인 끝에 고구려와 백제와 신라라는 한국식 발음에 대한 개념 정리를 했지요. 그러더니 한 명이 서툰 영어로 한국 학생의 말허리를 잘랐습니다.


"너 너희나라 삼국 시대에 일본은 백제의 식민지나 마찬가지라고 했니?"


"그럼! 그러니 임나일본부같은 건 다 거짓말이야."


"그럼 일본은 백제의 피노키오였다고? 힘도 없었다고? "


"그렇지. 어떻게 그런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지배하느냐고?"


그때 그 일본 학생이 한자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건 한 한국 사람의 이름이었지요.  그건 박제상이었습니다. 이 사람 누군지 아느냐?  신라 사람 아니냐.  맞다 대충 수수께끼가 끝난 뒤 일본 학생이 말을 이었습니다.


"이 사람 어디에서 죽었는지 아느냐?"


"일본에서 죽었다. 일본 왕이 태워 죽였다더라."


"이 사람이 일본에 왜 왔느냐?"


"왕의 동생이 인질(이 대목에서 인질이라는 단어를 잘 기억하지 못하자 일본 학생이 냉큼 단어를 대 주더군요)로 잡혀 있어서 그랬지"


"너는 피노키오한테 인질 보낸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



울산에 위치한 박제상 유적지


 


 역사왜곡의 이유







역사왜곡은 일본만, 중국만 하는것은 아니다. 세종어제께서도 나랏말쌈이 듕귁에 달라... 훈민정음을 창제하시면서도 가장 먼저 했던 작업이 [용비어천가] 편찬작업이었잖는가? 역사란, 그 속성상 이긴 넘이 쓰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미국? 걔들이 200여년동안 원주민들을 어떻게 학살해왔는지 학교에서 가르칠거 같어?


더더군다나 천 수백년 전으로 거슬러올라가기 시작하면... 요거 더더군다나 미궁에 빠진다. 아닌말로 마사다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타임머신을 만들지 않고서야 어떻게 확실히 장담한단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고사, 그것도 남의 나라 역사에 손을 뻗히는 이유는 순전히 지금 벌어지고 있는, 아니면 조만간 벌어질 상황에서의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함이다.


일제때 일본 넘들이 한반도의 역사에 덧칠을 하기 시작했던 것은, 독자 늬덜도 다 알다시피 식민지배를 사적으로 정당화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였다.


그렇다면... 중국은?


실리적인 것으로 따지면 세계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그들이 5년동안 3조원을 태워서 만드는 게 기껏 당 창건일 하루전에 발견된 백두산은 중국땅이라는 돌덩어리 만들어 내는데 쓸 것이라고 생각하면 상당한 오산이다.(관련기사)


수나라, 당나라랑 싸워서 이겼던 고구려가 중국의 지방정부라는 헛소리의 궁극적 목적은 한강 이북의 땅이 1천3백여년전에 지덜 땅이였다는 소유권 제기를 우선적으로 해둠으로서 10년 내외에 발생될 상황을 원천적으로 봉쇄하자는 것이 그 목적이다.


그럼 그 골칫거리들은 무엇인가?


독자 늬덜도 다 아는거지만, 정리차원에서 함 이야기해보자.
 


  한반도의 통일


중국애들, 한반도에서 남쪽 주도하의 통일국가가 향후 10여년 내에 건설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거, 일케되면 상황이 상당히 골때려지기 시작한다. 지금까지는 북한이라는 일종의 완충지대가 존재했던 까닭에, 중국내 소수민족의 자치주 바로 옆동네에 그들의 독립된 국가가 존재한다는 것은 잊어먹고 있어도 상관없었다.


바뜨... 남한 주도의 통일이 되면, 먹고 살기 위해서라도 연변까지 경제블럭이 형성될 가능성... 졸라 높아진다. 물론, 우리는 통일비용 지출하느라 고생좀 하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통일비용이 동독의 사회보장비용으로 들어갔던 독일과 달리 우리는 북한의 SOC 구축에 들어가게 된다. 단기적으론 상당히 부담이 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보자면 전체 산업구조 자체가 개편되는 기회가 된다.


아닌말로 연변까지 포함한다고 하면 1억명에 달하는 경제규모가 형성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지금처럼 수출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지금의 국가 경제 구조와는 또 다른 형태로 경제구조 자체가 바뀔 수도 있다. 거기다 연변의 조선족은 독립된 민족 정체성을 비교적 잘 지켜온 민족중에 하나. 동일한 민족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고, 경제블럭으로 묶이게 된다면 국경이 무슨 의미가 있지?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버리면 지금은 중국 품안에 있는 조선족들의 거주지가 고스란히 우리와 연결되어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지덜 품안에서 또 다른 나라가 하나 생겨버리는걸 냅두고 있을 정부가 이 지구상에 어디 있겠는가?


  연변내에 북한 망명정부 수립


이것도 비슷하다. 프레시안에서 언급되었으며, 그 대표에 의해 시사저널 773호(2004년 8/19일자) 시론에서도 언급된 내용이다. 동북공정은 자국내 55개 소수민족의 분리독립운동을 봉쇄하기 일환이다. 어느 한쪽에서 그 움직임도 연쇄작용을 일으킬 것이므로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국가 정체성 자체의 문제일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한반도의 통일 이후 북한의 당 및 군지도부가 무기를 소지하고 중국의 동북지방으로 넘어와 망명정부가 세워질 수도 있다는 것을 원천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통일 이후의 국경분쟁 방지


국사공부 열심히 한 학생들이면 다들 아는 이야기지만, 일제는 조선과 청나라간에 오랜 분쟁사항이었던 간도에 대한 영유권을 청나라에게 모두 넘기며, 그 대신 남만주철도 부설권과 푸순탄광 등 4대 이권을 넘겨받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간도협약을 1909년 청나라와 맺은바 있다.


문제는 이게 1905년 을사보호조약으로 대한제국의 외교권이 일제에게 몽땅 다 넘어간 이후에 채결된 것이며, 통일한국이 실체화 된다면 이와 관련된 국제분쟁의 소지가 극도로 높아진다는 점이다. 거기다... 하필이면 거기에 지금은 조선족들이 살고 있다.


물론 중국과 북한이 국경과 관련된 협정을 맺은 바 있고, 그에 따라 백두산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국경선이 유지되고 있다. 또한 통일한국이 그 이전의 남북한 정부가 맺었던 각종 국제간 협정들을 거의 대부분 승계할 것이겠지만, 역시 문제는 바로 국경넘어에 독립된 국가를 가지고 있는 소수민족이 자기들 품안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고구려 수산리 고분벽화


 


 해법찾기



지금까지 정리한 내용은 근성있고 부지런한 본지 독자 늬덜은 아마 다 알고 있는 내용일 것이다. 알면서 왜 반복했냐고? 아래 질문을 하기 위해서다.


중국의 동북공정 추진에 대해서 약간의 차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동일한 것은






 그동안은 분단되어서 큰 문제 없었는데, 단일민족국가가 자국 소수민족 자치주의 바로 옆에 조만간 통일된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는것. 그리고 그동안 접경해 있었던 동네는 상관이 없지만 그 통일을 주도할 넘들은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이라는 점을 보고 있다는 것.


 또한가지. 동북공정의 추진 이유는 자국내 소수민족의 이탈을 막기 위한 정치적인 행위라는 것.


긍까 순전히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2002년부터 5년동안 우리돈으로 3조원을 태워서 역사교과서 바꾸고, 중화만세 같은 돌덩어리 만들어서 파묻었다가 다시 끄집어내고... 뭐 그런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우리네가 지금 이 대응이라고 하고 있는건... 전부 역사바로잡기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 이거 좀 이상하지 않은가?


2002년까진 1+1이 2였는데, 2007년까지 1+1은 1이라고 하겠다는 중국에게 1+1은 2라고 설명하겠다는 거.


그것도 걔들이 그러는 목적을 뻔히 알면서? 지덜이 찐따가 되겠다고 하는데, 그것도 굳이 찐따 되겠다는 이유를 다 알면서 너 그러면 찐따되는데?라고 이야기하는게 해법이라는 거. 이거 말이 되남?그리고, 이 역사바로찾기. 실패할 가능성 졸라 높다.


첫번째, 여론 때문에 그런지 일부 사학자들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지만... 고구려를 우리랑 직접, 그것도 혈통적으로 연결시키는 데엔 문제가 졸라 많다. 일부에선 단일민족이라는 것을 과신한 나머지 DNA지도를 그리자는 주장도 하고 있지만, 세상에 단일민족국가는 없다. 생물학적으로 단일혈통은 진화도 못한다.


그리고 고구려는 부족연합체에서 발전한 나라다. 말갈족은 물론이고 국경선 내에서 터잡고 살던 다양한 부족들이 결합되었던 국가이며 그 구성원 모두를 우리랑 같은 민족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아니, 기본적으로 민족이라는 것은 남들이 보기에 비슷하게 생겨먹었고, 비슷한 언어를 사용하며, 비슷한 문화적 동질성 을 갖고 있는 집단을 정의하는 건데... 말갈족 뭐 이런 애들이랑 우리랑 같다고?


두번째, 역시 앞서 언급한 사학자들의 시각으로 중국 동북지역의 역사는 한민족의 역사도, 중화민족의 역사도 아닌 요동사로 묶어야 한다는게 훨씬 더 타당성 있다. 고구려 이후, 발해는 물론이고 그 동네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우리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것처럼, 중국과도 관련성이 별로 없다. 중원을 중심으로 한 그들의 국가 흥망사에 가끔 접수하러 들어간 세력일지언정.


아니... 무엇보다, 본 우원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중국이 동북공정을 추진하는 이유는 정치적인 행위다. 정치적 행위에 맞서는건 정치적인 것이어야 하지, 학회에 나가서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졸라 높은 사안을 두고 쌈질하는 것일 수는 없는것 아닌가?


자. 그런데 여기서 결정적인 문제가 하나 있다.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대응책을 고민하는 지금 단계에서부터 아예 싹수가 노랗기 때문이다.
 


 온전한 통일 한국?
 


가장 결정적인 문제인데, 우린 통일한국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기본적인 상이 없다. 이 이야기부터 해보자.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렀을때, 미국과 소련은 각자 진격 루트가 있었음에도 V2 미사일 기지로 진격해들어가는 것은 그 루트와 전혀 상관이 없었다. 왜? 그거 만들 기술이 없었거덩. 그래서 그거 만들었던 넘들은 물론이고 과학자까지 싹쓸이 해가기 위해 두 나라가 벌였던 작전들을 보면 본 슈프리머시가 따로 없을 정도다. 갑자기 왠 V2냐고?


1998년 8월 31일 낮 12시 12분. 북한이 동해쪽으로 미사일을 한방 쏴붙였는데, 이거 그 순간부터 수일간 전세계 탑 뉴스가 되었다(관련 본지기사). 북한이 사실상 ICBM(Inter Continental Ballastic Missile) 보유국임을 선언해버렸던 것이니까. 그럼 이 ICBM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딱 다섯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그리고 북한.



한편 핵개발능력이 있는 나라가 20개국 안밖이다. 울나라? 당근 포함된다.


그리고 북한이 사라지게 될 경우에, 공교롭게도 나머지 4개국은 울나라 인접국가 아니면 이해가 졸라 복잡하게 엮여 있는 국가 되겠다.


그럼 여기서 독자 여러분께 질문.


이 4개국이 북한의 ICBM 미사일은 물론이고 생산시설, 개발에 참여한 과학기술자들을 남한이 고스란이 먹는걸 눈뜨고 냅둘까요? 안둘까요?


힌트1. 지금 우리가 보유한 각종 제어기술까지 붙으면 꽤 괜찮은 ICBM이 탄생함.


힌트2. 미국은 울나라에게 얼마전에서야 300km 쬐끔 넘는 사거리를 가지는 미사일을, 그것도 순수과학실험용으로만 쓰도록 한바 있음.


본 우원의 예상?


혹시라도 그 4개국 정부가 신사체면을 신경쓰는 나라라고 한다면 얌전히 말로 그들을 몽땅 내놓으라고 할 것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라크에 했던 것처럼 해당 군사시설에 토마호크 몇방 날아가고, 제이슨 본이 활약한 트레드스톤 비슷한 4개국의 조직들이 조용히 개발자들을 처리할 것이라는 것. 100% 확신한다.


미사일만 하더라도 4개국의 이해관계가 이렇게 꼬이는데,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어찌 되었건 간에 통일된 후 상당기간동안 전쟁발발시 2000만명이 총들고 나설 수 있는 무시무시한 군사강국(물론 육군중심이긴 하지만)이 등장하게 된다는 것. 여기서 독자 늬덜에게 다시 질문.


이런 군사강국의 등장을 가만히 눈뜨고 보고 있을 주변 열강들이 있을까요? 없을까요?


그동안 우리는 찌라시를 비롯한 꼴통들이 북한 퍼주기네 무어네 하면서 삽질하는 것만 보고 있었고, 기껏 통일에 대해 생각해본다는게 통일비용이 얼마냐를 실사구시적 접근으로 생각했었다.


까놓고 이야기해서 그동안 통일되면 북한이 우리꺼 되는건 일단 기정사실로 하고, 그 처리과정에서 발생될 문제들만 신경쓰면 될 것으로 막연한 기대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 보다 심각한 착각은 우리가 북한을 그대로 흡수하는 걸 주변 열강들이 그대로 보고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정세만으로 두고 보자면 중국과 미국의 군대가 이런저런 이름 붙여서 주둔하면서 완전한 무장해제는 물론이고 통일한국이 지역의 군사강국으로 등장하지 못하도록 별의 별 짓을 다 하기 위해 애쓸 것이라는 것... 같다는 생각 안드시남?


주변 열강의 입장에서 보자면 분단된 상태에서 남북한이 적당히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중국 넘들이 판단하기에 북한 정권이 쓰러지는 것은 얼마 안남았다는 걸 아예 대놓고 이야기하고 있는게 지금의 상황이다.


긍까...통일의 감격 어쩌구 하자마자 주변 열강의 이해관계에 따른 북한에 대한 50년 신탁통치 비시무리한게 나올 판인데... 우리들의 지금 생각 수준?


씨바, 본지만 하더라도 그동안 통일국가의 상에 대해 뭐라고 하는 것보다 꼴통들이 떠드는 대북퍼주기론에 중지손가락 날려주기도 바빴다. (본지 관련기사)


뭐 대한민국 간판 내려야 한다는 발끈해 여사 말씀 듣고 있는 동안, 우리가 어떤 상황에 어떻게 놓여지게 되는지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보는 넘들은 왜 이렇게 찾아보기 힘든가? 본지 바쁘게 말이다.



  위기를 기회로


동북공정은 통일한국의 등장에 대해 주변 열강중에 하나인 중국이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심사를 그대로 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본 우원, 이 해법이 현재로선 싹수가 노랗다고 했다. 존나 위기인데, 방법이 별루 없다는 이야기다.


근데... 회사밥 먹으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어느 조직이나 위기는 몇번씩 찾아온다. 그런데, 그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넘들이 있는가 하면, 그 위기에 고대로 무너지는 넘들도 있다. 이걸 두고 수많은 마케팅 관련 서적들이 나와 있지만, 본 우원이 아는 결론은 하나 밖에 없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내는 넘들이야 말로 진정한 강팀이라는 것.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내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강팀


물론 목표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는 필요하다. 우리가 가져봤던 최강의 축구 국가대표의 목표는 하나 밖에 없었잖아? 이기겠다는 것. 이와 꼭 닮아야 하지만.


그럼, 도대체 무엇으로부터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낼 것인가?


기획이라는 것은 어떤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어떤 목표를 위해), 현재의 상황으로부터 거기에 도달하기 까지 어떤 요소를 투입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 시각부터 벽이다.


왜?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우린 통일한국의 상에 대한 어떠한 합의도 없거든.


그래서... 일단 목표부터 본 우원 맴대로 설정하자면 통일한국은 작지만 강한 나라여야 하고, 현재 우리 삶의 질보다 더 나은 곳이어야 한다 정도로만 잡아보자. 너무 선언적이고 추상적이라고? 그럼 구체화하는데 니도 좀 동참해주라.


그리고 현재로부터 그 목표로 가기 위해 필요한 것. 중요한 축들이 여러가지 있다. 하지만 그들과의 교류협력을 빼놓을 수 없다. 사실 다른 요소들과 가장 많이 겹치는 축이기도 하고. 그 교류협력의 한가운데에 중국넘들이 통일한국에 붙어버릴까 겁먹는 우리의 조선족을 비롯한 3개국에 퍼져 있는 동포들이 있다.


하지만, 이것도 벽이다.


좀 생뚱 맞은 이야기긴 하지만 스티븐 코비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가지 습관]에서 대인관계에는 감성은행계좌라는 것이 있다고 설파했던 적이 있다. 이게 서로에게 신뢰는 없고, 나쁜 감정만 기억하고 있으면 적자, 신뢰가 두텁게 쌓여있으면 흑자라는 식인데... 동포들과 우리들과의 관계를 놓고 보면 쒸바.. 견적 안나오는 적자다.


재일한국인을 예로 들어보자. 이들은 일본제국주의의 최대 피해자다. 일제에 의해 일본으로 건너갔으며 독립될 즈음에는 자신들의 생활근거지가 거기에 있기 때문에 귀국하지 못했던 이들이 그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들의 가슴 속 저편에 있는 그들에 대한 호칭은 반쪽바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우리말도 못하는게 어케 동포냐고? 지랄! 우리말을 익혀야 할 현실적인 이유와 그것이 가능한 공간이 있으면 이들 누구보다도 열심히 배울 사람들이다.


중국 조선족? 실업자가 급증해서 경기가 안좋은 마당에 그들이 일하러 들어와 실업율이 높다는 소리, 얼마나 많지? 정작 그들은 우리가 일하지 않는 곳에서, 우리가 받지 않는 임금으로 일하고 있는데? 거기다 그들에 대한 그동안의 멸시는 또 어떻고?


북한이 위기에 빠진 것이 90년대 중반이었음에도 10여년 있다가 중국이 움직이기 시작한거. 다~ 이유가 있다. 우리와 조선족 사이의 감성은행계좌가 default에 빠진 것을 확인하고 하는 것이니까.


그럼 이걸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감성적자로부터의 탈출



그것이 감성이든, 실제 카드빚이든, 탈출하는 방법은 비슷하다.


첫 번째, 빚을 갚는게 삶의 목적일 수는 없다. 인간 개개인의 존엄성을 다시금 찾는 과정의 일부가 빚을 갚는 것이지, 그게 목적인 삶은 스스로 견디지도 못한다. 그래서 삶의 목적을 다시금 생각해보라는 이야기들을 하는거고.


마찬가지로 국가적 목표, 통일한국의 위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중국이 테클거는거 극복하는게 국가적 목표라면... 말두 안되는 법.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뛰어 넘을 뿐만 아니라 어떤 위치를 가져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 졸라 필요하다.


두 번째, 작더라도 고정적인 수입이 있어야 분할상환이라도 가능해진다. 그 중간중간에 파트타임으로 추가노동까지 한다면 빚 없어지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고. 그렇다면 해외동포들에게 그동안 빚졌던 감성계좌를 흑자로 돌리기 위해선? 뭘 하더라도 교류/협력의 강화는 필수적이다.


세 번째, 빨랑 갚아야 피폐한 그 순간을 벗어날 수 있다. 조선족과 탈북자들을 중심으로 쌓이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빨랑 해결하지 못한다면... 쒸바. 그건 정말 악몽이다.


다음에 제시하는 내용들은 그런 부분들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했던 사람들끼리 내렸던 결론들이다. 뭐 근성있는 딴지 독자 늬덜이 참여하면 아마 더 풍성해질 것이다.






 동북아 대학간 학점교환프로그램


EU에선 1987년부터 ERASMUS란 프로그램을 통해 EU회원국 대학생이 다른 나라의 학교에서도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작년에 개봉한 [스페니쉬 아파트먼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바르셀로나로 넘어간 프랑스 대학생의 성장영화였으니, 아마 본 독자들은 쉽게 이해할 것이다.


이거 뭐 별것 아닌거 같지만, EU내의 젊은 넘 것들이 서로 섞여서 같이 공부하는 것 만큼의 일체감을 가지는데 이 이상이 없다. 그리고 키워드 하나.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은 그 나라의 언어로 수업을 들어야 한다.


 동북아 FA컵


축구는 동북아 4개국에서 보편적으로 인기있는 스포츠이기도 하지만, 국가대표들 끼리 맞붙는 바람에 서로 민족 갈등이 가장 심한 스포츠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대항전 보다는 각국 축구협회에 등록된 팀이면 몽땅 다 출전할 수 있는 형태의 리그전이 교류협력에는 훨씬 더 의미가 있다. 최종 토너먼트로 올라가기 전까진 응원하는 팀들이 나눠질 수 밖엔 없으니까.


물론 좋은 선수들이 돈에 팔려갈 가능성도 없잖아 있기도 하다. 하지만 세계에서 젤 비싼 구단중에 하나인 레알마드리드라고 맨날 이기는건 아니잖는가?


 한민족 커뮤니티 지역에 도서관 짓기


동포 2세, 3세가 우리나라 말 못한다고 말하기 전에 배울 수 있는 책과 공간을 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겠나?


 자치 Fund 도입


중국의 조선족들이 엄청나게 많은 빚을 지고서, 별로 좋은 대우 못받는다는거 뻔히 듣고도 위험을 감수하고 불법입국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자신의 생활근거지에선 생활이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을 벌어가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벌어간다고 하더라도 그 돈으로 사업을 시작하면 거의 망한다. 이거 위에서의 도서관에서 일종의 창업학교를 운영함과 동시에 저개발국가들에서 활성화되고 있는 기금을 운영하는게, 불법 이주노동자 문제와 아울러 그들의 생활근거지 개발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커뮤니티 영웅에 대한 남북한 공동연구


미국의 프로스포츠엔 다양한 국가에서 온 넘들이 활약하고 있다. 이 넘들, 그 민족 커뮤니티에선 말 그대로 위인이다. 자기 조국이 잘 나가는 것은 그냥 막연한 프라이드 정도만 주지만, 이런 사람들은 그 나라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겐 더 이상의 Role model은 없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코민테른이 1국가 1공산당 원칙을 내세우는 바람에 수많은 좌익 독립운동가들이 그 나라 공산당에 입당했으며, 혁명과정에서도 특출한 능력들을 보인 사람들. 졸라 많다. 잊혀졌다는게 문제지.


 


정리하며
 


동북공정의 해법은, 이게 통일한국의 미래를 주변강대국이 어떻게 해처먹겠다는 것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첫번째 사건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이야기하다보면 이 다섯가지 뿐만 아니라 더 풍성한 내용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교류협력을 통해, 그리고 우리 주변의 열강들에 살고 있는 동포들의 위상이 높아져야 동북공정 같이 한민족의 미래에 태클이 들어와도 넘어설 수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본 우원이 풀었던 이야기들은... 돈도 별로 안들어간다. 거기에 중국이 태클걸 건덕지도 별루 없다.


이거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이 있고, 단체가, 혹은 우리가 해야할 일들도 있다.


지금까지 나온 대응책들이라는 것은 하나같이 중화 제국주의 타도하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더 깨는건, 이런 대응책을 주장하시는 분들은 하나같이 미국에 대해선 뭐 그럴 수도 있는 문제를 그렇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느냐고 일갈하시던 분들이다.


당장 한중 교역액은 지난해 수익 219억 달러, 수출 351억 달러에 달하는 우리의 최대 시장일 뿐만 아니라 교역 성장율도 매년 2~30%에 달하는 나라가 중국이다. 거기다 국민소득 200불에서 지금의 1000불까지 뛰어오르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였는지 아시는가? 중국은 지금의 국민소득을 5년내에 두배로 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실행하고 있는 국가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노땅들이 그렇게 숭배해마지 않는 세계 유일의 슈퍼 파워 미국이 조만간 등장할 경쟁국가로 놓고 보는 유일한 나라다. 미국에 대해선 그넘의 현실론을 읊으면서도 중국에 대해선 강경책 밖엔 안내놓는 이들. 이들이야 말로 상황이 이상하게 꼬이면 친중파로 옷을 갈아입을 넘들이다.


어느 소설에서처럼 중국 전략공군기지에 침투해서 핵탄두 40여기를 훔쳐올 그들만의 특수부대가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중국, 만만한 나라 아니다. 그리고 고등학교때 국사공부 열심히 했던 독자들이라면 다 알겠지만, 중국은 졸라 더티했던 나라다. 얘들의 농간에 분노가 앞서서 정작 우리가 해야 할 통일조국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만 갑갑해질 뿐이다.


우리, 조금만 더 침착해지자.


 


딴지 논설우원
Samuel Seong(outerlimit@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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