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따라] 오프라인 음반 매장을 디벼주마! 2004.8.20.금요일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습니다.
최근에도 대학 학보라고 해서 왔고 연세대학교 졸업 논문 쓴다고 해서 왔고, 월간 핫뮤직……, 뭐 되게 많아요. 음반 쪽에서도 그렇고 인디 쪽에서도 그렇고. 최근에는 KBS에서 일본 음악 개방에 대해 인터뷰를 해갔어요.
원래는 저도 마니아였죠. 당시 생업에 종사하기 위해 2년간 건축 쪽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멘트 파동 나고 인건비 올라가고 그러는 바람에 한동안 쉬고 있을 때, 우연히 술로 맺어진 의형제 같은 분이 있으신데, 6개월 만에 전화가 하더니 ‘나 레코드점 차렸다. 놀러 와라’ 이러시더라구요. 어디냐 하면 동대문인데 바로 뛰어갔죠. 바로 동대문 향음악사, 원조가 거기죠. 제가 그 땐 놀고 있었으니까 그냥 가서 놀고 그랬는데, 그 때 제가 씨디CD를 처음 봤어요.
89년 여름 정도요. 되게 더웠던 것으로 기억해요. 씨디란 것을 처음 봤는데 신기하데요. 판도 아니고 테이프도 아닌 것이 소리도 깨끗해서 거기에 빠졌어요. 옛날에 엘피LP에서 테이프로 녹음하면 지직지직 소리가 났잖아요. 그런데 씨디에서 테이프로 녹음하면 깨끗하고 듣기도 좋고, 그 당시에는 라디오에서 테이프로 녹음을 하던지 엘피에서 테이프로 녹음해 듣고 다니던지 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씨디에서 테이프로 녹음을 하다 보니까 너무너무 좋은 거예요. 저 같은 경우는 120분짜리 테이프에 메들리로 한 200곡 까지 집어 넣은 적이 있어요. 제가 다 편집을 해서요. 그 당시 스타스 온 포티 파이브Stars on 45라던지 훅트 온 클래식Hooked on classic이 유행했기 때문에 클라이막스 부분만 제가 녹음을 해서 듣고 다녔죠. 제가 편집하고 그런 걸 좋아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향 음악에서 거기서 듣다가, 도와주면서 있다가 이게 나하고 너무 맞는 것 같다. 샵을 하나 내야겠다 그렇게 생각했죠. 그리고 나서 부모님을 설득했죠. 도움을 주십시오, 싫어하셨죠. 6개월 동안 씨름을 해서 결국 열게 된 거예요. 그런데 저희가 원래 있던 자리가 여기가 아니었어요. 원래는 옆 건물이었고 그 옆 건물이 헐리면서 여기로 온 거거든요. 처음 그 옆 건물 얻을 때도 4개월을 기다렸어요. 원래는 홍가 소리방 이라고 해서 아주머니께서 하시는 곳이었죠. 그 때 당시에 이미자, 나훈아 이런 판들 다 솎아 내고 제가 좋아하는 팝송 쪽으로 갖추어 놓고, 12시간만에 다 솎아서 새로 오픈 했죠. 그 옆 건물에서 어느 정도 했어요. 한 2년 반정도. 지금 14년 됐으니까 지금 자리에서는 11년 반정도 한 거죠.
뭐 동대문 향음악사에서 온 거죠. 그 분이 정말 똑똑하신 분이에요. 그림도 잘 그리시고 기타도 잘 치시고 잘 생기시고 여자들도 많고, 실패한 것은 결혼에 실패를 하셨는데... 뭐 아무튼 이 향자가 음향할 때 쓰는 울릴 향 있죠? 그겁니다. 향기롭다 향자가 아니라. (얘기인즉, 香이 아니라 響이란 말씀)
손님들이 찾으시면 수입하는 편이고, 인터넷 사이트나 잡지 등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습니다.
같이 하는 편이에요. 매장 직원들이 얘기를 같이 해요. 예를 들면 매드빌리언Madvillain을 찾으시면, 매드빌리언은 매드립Madlib과 관련이 있으니까 매드립의 앨범을 모두 가져다 놓고, 그런 식으로 하고 있어요. 저희는 손님들 수준이 높으셔서 손님들에게서 가장 많은 정보를 얻어요. 손님이 이런 것 없어요? 물으시면 저희들이 검색해서 가져다 놓고, 그런 적이 많죠.
아 저희가 집적 수입하는 거요? 그건 저희와 거래를 하는 도매상을 통해 정식으로 들어와요. 세금 다 물고. 옛날에는 잡지를 많이 이용했거든요. CMJ (www.cmj.com)같은 것들이요. 요즘에는 피치포크(www.pitchforkmedia.com)를 많이 선호해요. 인디 음악을 들으시는 분들은 유행이 있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CMJ가 중심이었다면 요즘은 피치포크라는 사이트가 중심이에요. 저희뿐만 아니라 인디 음악을 취급하는 모든 사이트가 그래요. 음반 해설에도 피치포크 별 몇 개, AMG( www.allmusic.com) 별 몇 개 이런 식으로 말이죠.
요즘은 주기가 짧으니까요.
지금은 수입사들이 많이 영세해졌어요. 다 다운로드 받으니까. 뭐 레이블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음반을 1000장 들여와서는 다 팔려야 다시 수입을 하니까, 아무래도 그렇죠. 팔릴 때까지 좀 더 끄는 거죠. 보통 3개월 걸린다고 봐야죠. 일단 수금이 되야 하니까.
요즘 대세가 그래요. 자기네들이 음반을 만들어서 가져와요. 몇 장 들고 와서 팔아달라고. 계약해서 사이트에 올리고 판매에 들어가요. 그리고 거기서 잘 팔리는 아티스트들은 좀 더 큰 곳에서 섭외가 들어와요. 그래서 다 팔려서 전화해보면 갑자기 "아, 곧 어디서 나올 거예요" 그렇게 말하기도 하고... 피타입P-type이 T 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오잖아요. 달빛요정 같은 경우도 그렇고, 에픽하이 같은 경우도 1집은 그랬죠. 처음부터 검증 안된 아티스트들은 큰 곳에서 잘 받아주질 않으니까. 어떤 애들은 저희만 가져다 주는 경우도 있고 머리 좋은 아이들은 여기 저기 뿌리기도 하죠. 요즘에는 음반이 넘치잖아요. 대한민국 음반 역사상 이렇게 많이 수입되고 이런 적이 없어요. 왜냐하면 매출이 없으니까, 하나라도 더 찍으려고 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신경을 쓸 수가 없어요. 어디에는 있고 어디에는 없는 것을, 너무 많이 나오니까. 인디쪽은 저희 쪽과 많이 친분이 있으니까 아무래도 많이 있죠. 인디 쪽 작은 레이블 중에 문라이즈Moonrise라든지 캬바레Cavare라든지 이런 곳이 몇 군데 있거든요, 그 쪽이, 처음에는 자기들이 가져오다가 다른 유통회사를 통해 들어오기도 해요, 어느 정도 나가다가 수거를 하면 저희 가게에 다 가지고 와요. 요즘은 유통이란 게 틀이 없어요. 옛날에는 저작권 협회 거처서, 음반 도매 협회 등록해야 도매상이 물건을 출고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심의 자체가 무의미해졌기 때문에 상관이 없어요. 직접 밴드가 만들어서 가져다 주면 그냥 파는 거예요.
뭐 많죠. 그런데 이름은 잘 몰라요. (김민규! 때마침 매장에 나타났었다. 사진이라도 한 방 같이 박자고 할 걸)
밴드 이름이요? 밴드 이름은 많이 알죠. 뭐 워낙 많이들 옮겨 다녀서... 델리 스파이스는 다 친하고, 김민규 레이블(딴지주: 문라이즈를 말한다.) 쪽 사람들도 다 알고, 마스터 플랜Master plan 쪽과도 다 친하고, 개인적으로는 줄리 하트, 친할 수밖에 없는 게 저희 밖에 음반이 없어요. 그리고 카바레 쪽. (그냥 다 친하다고 하시면 될 걸...)
사러 와서 친해지고, 소개받아서 친해지고. 어떨 땐 그래요. 갑자기 어느 날 같은 시간대에 인디 뮤지션 둘이 같이 와요. 제가 누구 누구씨? 그러면 상대편에서 놀라는 경우가 많아요. 얼굴은 모르다가 자켓 보고도 모르다가 실제로 보면 놀라요. 옛날에는 유명한 사람이 오면 다 기억을 했죠. 이상우라든지 윤종신이든지 쿨의 유리라든지 이런 사람이 오면 알죠. TV에 나오니까. 하지만 인디 밴드들은 공연을 안 보면 잘 모르잖아요.
단골이라.. 단골은 특별히 없어요. 요즘은 아티스트들도 다운을 받는다는 거죠. 그 이야기 아세요? 옛날 전영록 씨가 용산에 뜨면 난리가 났대요. 차로 한 가득 실어 갔다나. "요즘 바빠서 못 왔어요" 하면 그 날 7~800장.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탤런트나 이런 사람들이 전화를 많이 했어요. "듣자 하니 여기가 음반을 많이 판다고 하던데, 구해줄 수 있냐?" 고 물어보면 구해줄 수 있다고 하고, 원하는 것 구해주고, 그러면 와서 찾아서 가기도 하구요. 그런데 그런 건 있더라구요. TV에 자주 나오는 연예인은 절대 아는 척 하면 안돼요. 아는 척 하면 절대 그 다음에는 안 와요.
저는 트로트부터 시작해서 일렉트로니카까지 안 가리고 다 좋아해요.
전 아티스트보다는 음악을 좋아해요. 음악이 제 멜로디에 맞으면 좋아요.
최근은 언니네이발관과 마이앤트메리My aunt mary가 좋더라구요. 워낙 그 쪽으로 많이 다루니까 좋죠.
영국 쪽 모던 락 쪽 좋아해요. 포크도 좋아하고. 저는 그런 것 같아요. 하다 못해 CF에서 좋은 음악 나오면 찾아서 듣고 그러죠. 가수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오로지 음악만.
세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대략 2,500장 정도요. 옛날에 엘피나 테잎이 있었을 땐 더 많았죠. 다 처분했어요. 다 주거나 팔거나 했죠. 귀한 판의 경우 누가 못 구한다고 하면 싸게 팔았죠. 그분이 싸게 구해서 가치를 얻을 수 있다면, 전 다 싸게 드려요. 정말로 없는 경우엔 씨디로 구워서 드리기도 하구요.
저는 요즘 음반 쪽으로는 집착하는 게 없고 오히려 DVD 쪽으로 더 많이 해요. 그러니까 성격인 것 같아요. 수집은 못 버리겠더라구요. 저 많이 해봤어요. 미니카도 모았고 양주도 모았고. 수집 쪽으로 제일 제가 인상에 남았던 건 해수어에요. 집에다 꾸며서 그게 아주 돈이 많이 들어가고 그랬죠.
원래 많았죠. 하지만 시간이 없어서 아무 것도 못해요. 지금은 그냥 우리 가족 건강하고, 그런 게 중요하죠.
대신 출근이 늦기 때문에 같이 보내고, 뭐 왔다 갔다 하죠.
저는 매주 토요일 쉬구요. 뭐 가족과 함께 보내요. 애기들이 있는데 평소엔 놀아줄 시간이 없으니까.
뭐 시간이 없으니까요. 그나마 요즘엔 DVD 나오면 1시에서 3시 반까지 보고 자는 거, 그거죠 뭐. (출근이 늦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저희 전통이, 다 저희 손님들이었어요. 요즘 그 전통이 깨지고 있긴 한데... 확실치 않은 사람은 잘 안 써요. 장시간에 걸쳐서 "같이 하자 하자" 해서 된 경우도 있고, 매장에 있는 사람같은 경우는 다른 일 하다가 쉬고 있는데 이제 제가 작전을 짜서...
먼저 나선 게 아니라 저는 모른 척하고 주위에서 에둘러 접근하는 거죠.
요즘은 경기가 안 좋아서요. 많이 나가고 충원을 못했어요. 직원 5명에 아르바이트 2명 이예요. 원래 아르바이트 안 썼거든요. 책임감을 주기 위해. 하지만 잡일이 많다 보니까 아르바이트를 2명 쓰고 있어요. 전에는 직원만 8명이었는데.
저희는 야유회 없어요. 매장 때문에 갈 시간이 없어요. 저는 편하게 해준다고 하는데 뭐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죠. 필요한 거 빨리빨리 해결해 주면 별 문제 없습니다.
많이 줄었죠. 한 50%? 작년에 비해서 50%.
이제 좀 나아질 것이에요. 제가 구상하는 게 있어서.
그렇죠. 저희뿐만이 아니에요. 작년 초 오프라인 매장이 1,500군데 있었는데, 제 작년에는 3,000군데였구요, 1,500개로 줄었고 올해로 넘어오면서 400군데로 줄었어요. 그나마 400개도 복합 매장이 많아요. 우리나라에서 각 장르별 신보를 100% 수용할 수 있는 곳은 아마 30~40군데 정도 밖에 안 될 겁니다. (디지털 음원에 대한 소견과 음반 산업의 전망, 그리고 국내 음반 산업의 침체 이유 등에 대한 답변으로 넘어가자)
1차적으로는 MP3 때문이죠. 2차적으로는 카드 대란. 3차적인 것은, 스무 살을 넘기면서 보통 음악 마니아가 되는데 지금은 MP3 때문에 그게 줄었다는 겁니다. 대학 들어오면서 서로 음반 사주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MP3 때문에 그런 게 줄었어요. 지금 중고등학교 가보면, "MP3 플레이어 있는 사람?" 하면 50%가 손을 들어요. 가끔 저희 가게에 진짜 막 요만큼 작은 애가 와서 씨디를 고르면 "너 이런 것도 듣냐?" 이렇게 놀라기도 하죠. "학교에서 이런 거 듣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니?" 라고 물으면 "전교에서 저 하나일 걸요" 이래요. 그게 헤비메탈 같은 거라든지 그 나이에 듣기에는 좀 과하다 싶은 음반을 집었을 때 충격을 많이 받죠. 옛날엔 찾아서 듣는 사람이 바닥에서부터 많이 올라왔었는데 지금은...
우선 지금 마니아와 그 때의 마니아가 틀려요. 그 때는 음반을 콜렉터로써 많이 모으고 희귀반 가지고 있는 게 마니아였는데, 지금은 디지털 음원을 많이 가지고 있다든지 한 아티스트에 대해서만 꿰뚫고 있다든지 하는 게 마니아죠. 예전에 TV에 나왔는데, MP3를 엄청 듣는 애가 자칭 마니아라고 하면서 교보문고 핫트랙스Hot tracks에서 고른다는 게 휘성, 이런 거였어요. 막 어이가 없죠. TV에서 토론할 때 보니까, "이렇게 위대한 것을 만들어 놓고 어떻게 수출을 안 하냐?" 이런 사람이 있더라고. 답이 없는 사람이죠. 범죄인데. 거꾸로 생각해서 자기 아버지가 음반을 냈다고 생각을 해보자구요. 그 돈으로 자기가 공부를 하고 대학을 나와서 교수가 되었다고 하면 절대 그런 이야기 못하죠.
MP3를 부정하지는 않아요. 좋은 기능을 가지고 있는 첨단적인 것이라고 생각해요. 뭐라고 얘기해야 하나? 되게 좋은 기능인데. 예전에는 라디오를 듣거나 TV를 보거나 음반을 빌려서 듣거나, 그런 매체밖에 없었어요. 지금은 매우 행복한 거죠. 지금 세대가 훨씬 더 많이 듣고 자라요. 많이 들으면 더 박식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다는 게 문제죠. (MP3로 듣다 보면, 폭넓게 접근할 수는 있겠지만 깊이 접근하기는 어렵다? 과연 그럴까?)
전 과도기라고 생각해요. 제가 보기에 음반은 한 2~3년 안으로 몰락할 것 같고. 이제는 그게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디지털 세상이 되고 있잖아요. 음악을 골라서 볼 수도 있고 골라서 들을 수도 있고. "다운로드 받으시겠습니까? 2,000원입니다" 하면 다운 받는 거죠. TV 안에 PC 들어가는 거고.
뭐 지금 황학동 같은 경우, 엘피 그 사람들 집에 쌓여 있어요. 처치 못해서 집에 쌓아 놓고 있어요.
저도 뭐 따라가는 수밖에 없죠. 제가 지금 1차적으로 하는 게 뭐냐면, 중고를 하는 이유가 뭐냐면, 음반이 갑자기 팍 망하는 게 아니란 말이에요. 조지 마이클 같은 경우 "이제 앨범은 이번이 마지막이고 앞으로 내 음악을 듣고 싶으면 내 홈페이지로 와라!" 이런 식이기 때문에, 결국 앨범을 모으는 사람이 있게 되는 거죠. 제가 중고를 하는 이유가 계속 음반 장사를 하겠다는 것 때문에 그래요. 제가 가장 두려운 게 뭐냐면요, 14,000원에 살 수 있는 씨디 한 장이 있는데 이걸 "1,000원에 줄게 가져가" 그러면 "싫어요! CDP도 없는데요!" 이게 제일 겁나요. "이거 무겁기만 하고. 저 파일로 다 있어요".
맞아요. 사긴 사요. 진짜 좋아하는 건 사요. 그러니까 요즘엔 옛날처럼 허접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한 곡만 잘 만들어서 팔아먹으려 하면 안 돼요.
실패한 이유가. 저는 그래요. 실패한 이유는 싱글이 실패한 게 그래요. 싱글이 돼서 싸게 "이런 음반 냈으니 들어 보시라" 그랬어야 했어요. 하나의 홍보 매체로 썼어야 했죠. 일부러 돈 써가며 홍보하는데 싱글로 돈 남기려고 하면 안되죠. 2~3장 내서 반응을 보고 좋으면 음반을 내는 거죠. 그게 첫 번째로 실패한 이유고. 그 다음에 실패한 이유가 우리나라 씨디 가격이 너무 비싸요. 우리나라는 14,000원이고, 일본은 25,000엔, 수입반은 16,000엔 정도 해요. 미국은 18불 정도 되니까 20,000원 정도 잡자구요. 유럽도 한 22,000원 정도로 잡고. 분명히 우리나라가 제일 싸요. 전 세계적으로 제일 싸요. 그런데 중요한 건, 다른 나라의 물가가 보통 우리나라보다 3배 정도 더 높다는 거예요. 3:1 정도 되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나라 기준에 맞춰 30%로 낮추면 다른 나라의 씨디 가격은 실제로 8,000원 정도 되는 거예요. 느끼는 피부가.
버스 타는 거, 택시 타는 거에 대해 말하는 거예요. 가격만 놓고 보면 안 된다는 거죠. 우리나라 씨디 한 장 제작비가 1,200원예요. 그게 지금 이렇게 뻥튀기가 되는 겁니다. (우리나라 CD 가격이 그토록 비쌌던 말인가!! 싱글제도에 관한 얘기는 옛날부터 제기됐었던 얘기. 이어서 MP3에 관한 마지막 질문. 이에 대처하는 국내 음반 산업 관계자들에 관한 질문)
그것은 어차피 대세가 그런 것인데요. 그것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아요. 거기 가시는 분은 가시는 거고 씨디 사시는 분은 씨디 사시는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우리나라 분들이 공짜를 너무 좋아한다는 거죠. 지금 라디오헤드 사이트 들어가보면 라디오 헤드 곡들이 다 올라와 있어요. 엘비스 프레슬리 사이트 가보면 다 다운 받게 돼있어요. 그 아티스트를 좋아한다면 그러면 안 되죠.
우리나라는 문화 수준에 비해 광통신망이 빨리 보급된 거죠. 우리나라가 막 선진국 올라가려고 분위기 좋았을 때, 그 때 전체적으로 광통신 망이 깔린 거예요.
그렇죠. 아무래도. 지금 자기가 가지고 있는 2,000장 3,000장을 중고로 내놓는 분들이 많아요. 슬플 정도로 많아요. 그렇게 내놓으시는 분들은... 제가 돈도 없고 해서 사질 않아요. 다시 한 번 잘 생각해보시라고.
점점 많이 유료화가 많이 되고 있잖아요.
지금 유료화에 앞장서고 있는 사람들이 제작자 쪽이잖아요. 쉽게 말해 벅스뮤직 같은 곳을 큰 회사들이 걸고 넘어가는 이유가, 처음에는 홍보 수단으로 사용했어요. 곡 좀 올려달라고. 하지만 지금은 뒤통수를 치고 있다구요. 그거 먹으려고. 사실이 그래요. 홍보 수단으로 쓰다가 이게 현실이 막막해지니까, 이제는 어떻게든지 거기 음원을 다 먹어서 음원 장사를 했으면 하는 거죠. 얼마나 큰돈이에요. 암울하죠. 처음에 공짜로 듣던 사람들 입장에선. 제가 보기에는 하여튼 그래요. 별로 신경을 안 써요. 솔직히 말하면 더 몰락하라고 하고 싶어요. 회사가 조금 더 없어지고 제대로 된 회사만 남아라. 음원 장사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음원 장사하고 씨디 장사하려는 사람은 씨디 장사 하고. 직배사 사장들이 뭐 다 월급쟁이들이어서 성의가 없어요. 그 사람들이. (벅스 사태가 지니는 근본적인 문제, 소리바다와 같은 P2P 서비스와 벅스의 근본적인 차이점에 관한 질문은 하지 못했다. 양해하기 바란다. 얼핏 보기엔 양비론 같다. 날로 먹으려는 네티즌들도 문제요, 결국엔 떼돈 버는 것이 최종목표인 산업 관계자들도 그리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라는...)
무슨 말씀인지...
아. 그렇다고 보지는 않아요. 그것은 자기가 느끼는 것에 따라 다른 것 아닌가요? 어차피 미국도 마찬가지예요. TV 나오는 애들이랑 공연해서 돈 버는 뮤지션이랑 달라요.
전 그래요. 뮤지션은 하나의 상품이라고 봐요. 음악을 파는 상품이라고 보기 때문에 노래도 잘해야겠고 연주도 잘해야겠고 그런 것인데, 기본적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라이브를 할 줄 알아야 된다는 거죠. 립싱크의 시대가 가니까 이제 메이저 레이블에서 인디를 들여다보게 되는 거고, 찝적거려서 스카우트하고 나쁜 조건으로 계약을 하는 거고, 그런 부분들은 미국도 마찬가지예요. 잘 나가는 인디 밴드들이 옛날에는 인디 쪽에서 나왔는데 지금은 다 메이저 레이블에서 나오잖아요. 왜냐하면 메이저가 안되니까. 할 게 없으니까. 계속 투자를 한다고 하지만, 그게 인디 뮤지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걸 좋게 보지를 않죠.
저는 거기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해요. 비평가가 어떤 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말씀 드리면, 그 분들은 음악으로 먹고 살지만 씨디를 안 사요.
샘플로 받죠. 그게 다예요. 그런 사람들이 그런 말 할 자격은 없다고 봐요. 제가 요즘 거래하는 레이블이 있어요. 혼자 하는 데죠. M2U 레코드 아세요? 그 사람도 진짜 마니아예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LP를 다 씨디로 축소해서 지금 음반을 만들고 있는 거예요. 다 허락을 받고 하고 있는 거죠. 그런데 그 사람이 음반 하나 찍을 때마다 못해먹겠대요. 왜 그런 줄 아세요? 찾아온대요. 한 70~80명 찾아온대요. 샘플 달라고. 그러면서 그런 대요. "이번에 잘 써 줄게", "이번에 특집 한 번 해줄게" 이건 아니라는 거죠. 그 사람들 안 믿어요. 음반을 안 사는 사람들인데 무슨 평론을 해요.
그렇죠. 오히려 그 사람들이 신선하죠.
그렇죠. 하지만 예전에는 다 샀어요. 왜 제가 그것을 느끼냐면, 제가 오래 장사를 했잖아요. 오시던 분들이 안 와요. 그런데 TV에는 계속 나와요. TV에서 음악을 가지고 논해요. 물론 다른 데서 살 수도 있어요. 하지만 오던 가게도 안 오고... 다른 데서 살만큼 열의가 있을까 이런 회의가 들어요. 뭐 100% 다 그런 건 아니겠죠. 하여간 요즘 리뷰들 보면 다 옛날 거지, 최근 것들에 대해서는 논한 게 없어요.
예. 요즘 음악은 안 들어보거든. (한국 비평의 특수성에 대해 물었는데, 앨범 안 산다는 불만을 토로하기에 바쁘셨다. 음반 구입이 음악 비평의 기본 전제란 말인가? 생각해볼 문제다. 이거 CD 조금만 안 사다가는 바로 찍히겠는걸. 암튼 슬슬 마무리로 들어가자)
라이벌은 없어요. 저희는 소신이, 외부적으로 베일에 쌓여있다는 거죠. 음악을 잘 들으시는 분들은 알지만, 외부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어요. 알려지기보다는 내실을 기하고 싶고. 열심히 하는 거죠. 그게 철칙이예요. 저 사실 고생 많이 했어요. 어찌 보면 저도 자수성가 한 거거든요. 여기 신촌에 기라성 같은 매장이 많았어요. 지금은 신나라 레코드지만 타워레코드도 있었고, SKC 프라자도 있었고, 목마 레코드도 있었고, 한 건물에서 60평짜리랑 같이 한 적도 있어요. 제가 인디 쪽으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게, 같은 것 팔아서는 게임이 안됐거든요.
그렇죠. 음악적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 쪽으로 파헤치니까 재밌잖아요. 이런 멜로디가 나올 수 있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제일 기억에 남는 손님은, 가장 많이 사시는 분이죠. 저하고 동갑인 분이 두 분 있어요. 제가 지금 마흔이거든요. 한 분은 선생님이고 한 분은 중앙일보 편집부에 있으신 분인데, 그 분들은 끊이지 않고, 마니아도 그런 마니아가 없어요. 좋은 음반은 제자들에게 선물도 해주시고, 편집부에 계신 분은 싸운대요. 씨디를 막 듣고 있으면 사람들이 뭐라고 하고, 그래서 싸운대요. 요즘에는 제가 가게에 잘 안 있고 온라인만 보니까 그런 분들이 자주 눈에 안 띄는데, 자기가 원하는 뮤지션이 있으면 "그거 전작이 있어요?" 이렇게 물어보고 다 사가는 분도 있죠.
그런 분들은 오래 못 가요. (허걱!!) 뭐 온라인 쪽으로 기억에 남는 손님은... 부잣집 아들인가 봐요. BMW 타고 와서 60만원 정도 되는 씨디를 현금으로 사갔어요. 그런 분 말고 또 생각나는 분이... 리스트를 쫙 뽑아 와요. 다 골라주면 "얼마예요?", "120만원입니다" 그러면 "12개월로 끊어주세요" 이런 다음에 열 두 달 동안 안 와요. 열 두 달 지나면 다시 와서 사가고. 재밌는 분들이 많아요. 요즘에는 안타까운 게 뭐냐면, 예전에 모으던 분들이 아니면 씨디 사는 분들이 없어요. 약아빠진 사람들은 다 빠져나가고 없어요. 가게에 있다보면 3명이 들어와요. 2명이 뭐 살까 막 고민하고 있으면 한 애가 그래요. "야! 빨리 골라", "좀 만 기다려. 이거 들어봤어?" 그러면 "그거 나한테 파일 있어. 보내 줄게" 완전히 염장 지르는 거죠. 그러면서 먼저 툭 튀어 나간다구요.
커플이 와서 여자가 씨디 사가려고 하면 남자가 끌고 나가요. "그 돈으로 술 먹자" 이러죠. 하여간 다른 것 다하면서 돈 없어서 씨디 못산다고 하는 사람들이 제일 이해 안가요.
마니아 분들 중에서도 박봉으로 사시는 분들이 더 마니아이신 것 같아요. 음반 사는 게 부담이 돼선 안 되데 말이죠. 전 음반을 사는 게 하나의 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몇 백장씩 집에 두고 더 들을 게 없다고 다시 가게를 찾는 거예요. 그래서 보통 세네 장 사고 돈 없으면 한 두 장 사고, 일주일 열심히 듣다가 "아! 들을 게 없어" 이러고 또 가게를 찾는 거죠. 이게 습관적이라는 겁니다.
요즘 추천을 안 해요. 추천은 너무 힘들어요.
그런 분들한테 추천해주잖아요? 그러면 안 사요. 거짓말 안하고, 진짜 안 사요. 테스트 하는 것 같아요.
이 사람이 얼마나 음악을 많이 듣나, 이 사람이 얼마나 음악을 많이 알고 있나 이런 것들을요. "이거 있어요?" 있으면 사야 되잖아요? 그런데 살짝 두고 가는 사람이 많아요.
요즘엔, 옛날처럼 많지는 않았는데... 한 달에 서너 분? 옛날 분들은 편했던 게 저를 믿고 가져가셨는데, 요즘은 설명을 듣고 살까 말까 망설이다가 그냥 자기가 사려고 했던 걸 사요. 그러니까 요즘은 추천이란 게 무의미한 것 같아요. 어떤 사이트에서 평가가 좋다, 이러면 믿는 편인데 저를 완전히 장사꾼으로만 보는 거죠. 항상 손님들에게 그렇게 말씀 드려요. 음반 하나 골라 드리면서 "이 음반 어렵습니다" 솔직하게 말씀드려요. "이 음반이 어렵긴 하지만 오늘 세 번 듣고 내일 두 번 듣고 그 다음날 한 번 들어보세요. 그리고 한 달 있다 또 들어보세요" 왜냐하면 음악은 그 때 그 때 감정에 따라 다르니까. 분명히 틀려요. 어떤 분들은 그래요. 그 때는 그 음반이 별로라고 불평하시던 분들이 나중에 6개월 정도 지나서 "그 음반 정말 좋던데요" 이렇게 얘기하는 분들이 있죠. (음악감상과 관련된 만고불변의 진리를 설파하시고 계시다!)
감정이 변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이 계속 변하거든요. 저 같은 경우도 제가 좋아하는 음악 스타일이 계속 변했습니다. 재즈도 좋아했다가 요즘은 모던 쪽 좋아하고, 계속 변해요. 발전도 하는 거고.
신조요? 전 그래요. 향음악사가 제 인생이 돼버렸어요. 어찌 보면 가족들이랑 있는 시간보다 여기에 있는 시간이 많고, 진짜 우리 가족에게 미안하고, 직원들에게 항상 고맙고, 월급도 많이 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제가 신조가 있다면 솔직하게 사는 것이구요. 하루하루 성실하게. 후회 없다. 하루하루 무조건. 이틀을 생각하지 않아요.
거르지 않으니까. (단순명료한 이 대답. 맘에 들었다)
예.
취재 사진 녹취: 이상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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