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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라] 오프라인 음반 매장을 디벼주마!
- 제1탄 신촌 향뮤직-

2004.8.20.금요일
딴따라 딴지


친애하는 독자제위 여러분! 3주 동안 안녕들 하셨는가? 2탄을 마지막으로 아쉽게 간판을 내린 온라인 씨디 매장을 디벼주마 시리즈에 자못 불만을 품고 있던 아날로그 선호자들을 위해 본지, 예고한 대로 오프라인 매장에 과감히 발을 담궜음이라! 10년 만에 찾아온 폭염을 헤치며, 묵묵히 암약하고 있는 일명 레코드 샾들을 손수 찝적거리는 수고조차 마다하지 않았음이라. 돼지털이 판치는 이 시점에 옛날 구닥다리 포맷에 집착하는 저의가 뭐냐 하며 이 기사의 노림수(앨범 좀 돈주고 사란 말야!)를 물어올 분덜도 계시겠지만, 일단 그런 음흉한 전략은 별로 고려되지 않았음을 밝히는 바이다. 음악을 듣는 만인의 포맷에서 이제는 점점 특정인들의 독특한 취향으로 그 의미가 변해가고 있는 앨범. 그 앨범을 다루고 있는 곳들의 현주소를 점검하는 것과, 그 앨범이란 것을 사랑해 왔고 또 앞으로 사랑하게 될 사람들을 위한 재미난 가이드, 크게 이 두 가지를 목표로 본 기사는 탄생하였다.


그럼 서울 신촌 일대에 포진하고 있는 매장들부터 차례차례 둘러보자. 오늘 방문할 곳은 그 중에서도 신촌의 영원한 터줏대감이랄 수 있는 향뮤직이다!




향뮤직(Hyang music)
☎ 334-0283












간판의 위용을 보라!


아담하고 안락한 내부.


수 없는 상점들이 수시로 명멸하는 스피디한 환경 속에서도 연세로를 꿋꿋이 지켜온, 신촌일대를 대표하는 음반점 <향>! 서너 평 남짓한 좁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지만, 그 존재감만큼은 실로 알차다. 기본 정보 외에 향 사장님의 특별 이너뷰를 따로 실었으니, 궁금한 분덜은 스크롤바를 열심히 내림질 하도록!  


  영업시간/휴무일


영업시간  평일- 오전 10시 30분 ~ 오후 10시
빨간날- 정오 12시 ~ 오후 10시


휴무일- 설날과 추석 딱 이틀. 나머지 363일 풀 가동.











향음악사 약도


  위치


연세대학교 정문을 등지고 연세로를 내려올 경우 오른편에 위치. 경의선 굴다리를 지나 도보 1분. 지하철은 2호선 신촌역 2번 출구 도보 5분.



  음반 가격(CD 기준)


일반가  
가요- 11,000원 내외


팝 라이센스- 14,000원 내외
     수입반- 상 18,000~20,000원
             중 13,000~16,000원
             하
10,000원 내외


세일가
가요-10,400원/팝- 12,500원


최고가 음반- 일본 수입반 중에 38,000원 짜리가 여럿 있다.


 
  음반 구비 현황


  강하다!- 인디락/영화음악/올드 락&팝/국내 인디.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분야는 외국 인디락. 외국 웹 사이트와 잡지를 지속적으로 참조하여 꼼꼼하게 들여놓고 있다. 영화음악은 국내에 들어오는 것들이라면 거의 빼놓지 않고 챙기고 있으며, 올드 락&팝 역시 아주 희귀하거나 구하기 힘들지 않다면 죄다 갖다 놓고 있다. 국내 인디야 뭐 많은 레이블과 친분을 맺고 있는 사장님의 역할에 힘 입어... 거의 다 있다고 보면 된다.


  괜찮다!- 재즈/힙합/월드뮤직/아트락/일반 가요.


재즈는 버브Verve와 블루노트Blue note에서 발매되는 것, 즉 메이저한 것들은 얼마 정도 갖춰져 있지만 마이너한 것과 정통 재즈 쪽은 미비하다. 애시드 재즈는 좀 있다. 힙합은 결코 미비하다고 볼 수는 없으나, 수입반 확보가 그리 전문적이지는 않다고 한다. 월드뮤직 역시 미비하다고 볼 수는 없다. 국내반은 거의 다 있고, 특히나 보싸노바와 꾸바음악은 거의 다 챙긴다. 아주 전문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무제아Musea 레이블 정도는 주시하고 있다고 한다. 아트락은... 있을만한 건 다 있다. 근래엔 엠투유(M2U) 라는 레이블 덕택에 값싸고 질 좋은 타이틀이 다수 들어와 있다.












한국인 김기태 씨가 홀홀 단신 설립한 레이블 M2U에서 나온 앨범들


락에 같이 낑궈있는 일렉트로니카. 펄잼과 펫숍보이스의 만남이라..


  약하다!- 일렉트로니카/뉴에이지/국악/클래식


클럽들이 영업을 하고 있는 홍대와 달리, 신촌은 일렉트로니카에 대한 관심이 덜한 것 같다는 직원의 설명이 있었다. 장르도 따로 구분되어 있지 않고 락에 같이 섞여 있다. 그래도 유행에 발맞춰 라운지Lounge 쪽은 많이 들여놓고 있다고 한다. 뉴에이지는 라이센스가 대부분이고 클래식과 국악은 아주 기본적인 것들 또는 대중적인 크로스오버만 취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테잎Tape은?


계속해서 줄이고 있는 추세. 대중적으로 정말 인기 있는 품목들만 소량 구비하고 있다. 국내 인디 쪽 테잎을 찾는 손님이 꽤 있지만, 아예 테잎을 제작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팔고 싶어도 팔 수가 없다고 한다.



  희귀음반


희귀하진 않지만 분명히 다른 곳보다 훨 저렴할 거라며 추천해준 음반은 다름 아닌 영화 헤드윅Hedwig의 사운드트랙. 희귀한 걸 따지자면 수입반보다 오히려 국내 인디 쪽이 사장님의 역할도 있고 해서... 더 많다고 한다. 언니네이발관 출신 기타리스트 정대욱이 결성한 줄리아 하트Julia Hart와 국내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밴드 미니 스커트Mini Skirt는 오로지 향에서만 구할 수 있다. 산울림 마니아인 일본인 사토 유키가 이끄는 밴드 곱창전골의 역시 향에서만 구할 수 있는 물건. 곱창전골의 경우 향에서 주문할 때마다 그때그때 집에서 손수 구워 갖다 준다는 후문이 있다.



  마일리지 제도


향이 온라인 사이트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저번 기사에서 이미 확인된 사실. 현재 온라인은 구매가의 1%, 오프라인은 구매가의 5%를 적립해주고 있다. 온라인은 판매가 자체가 오프라인보다 싸기 때문에 적립 퍼센티지가 오프라인보다 낮다고 해서 결코 손해는 아니다. 아무튼 향에 처음 들르시는 분들은 직원에게 마일리지 카드를 꼭 달라고 할 것. 향의 로고가 그려진 하얀 카드 하나를 받을 것이다.















싸다고 자신한 헤드윅 OST


향에서만 파는 줄리아하트 <가벼운 숨결>


역시 향에서만.. 곱창전골



  중고음반 거래


예전엔 다른 건물(지금은 사무실로만 쓰고 있다)에서 오프라인 중고매장을 운영했었지만 지금은 온라인으로만 운영한다(향뮤직 웹 사이트 메인 페이지상단에 따로 중고 게시판 코너가 따로 있으니 참고하도록). 이용 고객이 꽤 많은 편이고 품목 또한 많다고 한다. 매입 시 가격 책정은 가요냐 팝이냐, 보관 상태는 어떠한가 요 두 가지로 좌우된다. 희귀반일 경우엔 고가에 경매되는데, 최근 델리스파이스 김민규의 솔로 프로젝트인 스위트피Sweetpea 1집 초판이 9만원, 넬Nell 1집이 15만원 안팎에 낙찰됐다고 한다. 허걱!!  












요즘 잘나간다는 인디팝. 시저 시스터즈의 데뷔작


올드팝의 또 다른 스테디 아티스트. 존 바에즈



  손님들이 선호하는 장르/뮤지션, 그리고 최근 베스트


선호하는 장르는 역시 가장 잘 갖춰진 인디락. 라운지 같은 경우는 요즘 유행이라 잘 팔리고, 보사노바는 여름이라는 계절과 맞아 잘 팔린다고 한다. 올드 팝&락에서는 아바ABBA와 닉 드레이크Nick Drake가 꾸준한 스테디 셀러. 뮤지션을 물어봤더니 국내는 델리스파이스Delispice, 국외는 라디오헤드Radiohead가 아닐까 하고 대답해주셨다.        



  기타 이것저것


딴지일보 좋아하냐는 질문에 "가입했어요" 라는 엉뚱한 대답을 해주셨고(알고 보니 황봉알 김구라만 듣고 계셨던 거였다!), 절도 사건이 잦냐는 질문에 가끔 단골 손님이 덜미를 잡혀 곤혹스럽다고 답해주셨다. 라이센스가 있는데도 굳이 수입반을 찾는 오리지날 마니아들에 관한 얘기도 들을 수 있었고, 라운지가 왜 고급음악 이라는 식으로 이해되는지 의아할 뿐이라는 얘기도 들었다. 마지막으로 딴지 기자들에게 음반 싸게 팔 생각 없냐는 질문엔 "로또 되면 싸게 드릴게요" 라고 답했다.



 향뮤직 사장님 특별 이너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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