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 의약분업을 디벼주마!-제3부 | |||
2000. 2.14.월요일 딴지 의학부 대빵기자 졸라! 지난 28호에 의약분업 기사 나가지 못했다. 본 기자, 조직에 매인 몸이라 한 달에 기사 한 편 쓰기가 애로운 현실이라 본 기자 본의 아니게 한 호 건너뛰게 되얏다. 널리 이해해 주시라. 싫음 말구. 약속했던 대로 요번 기사에서는 분업에 관계된 나머지 논란점들에 대해 자세히 디벼 드리겠다. 의약분업과 관련된, 나아가 의료전체와 관련된 가장 근본적인 모순의 담지자들에 대해선 이미 디빈 관계로다가 요본 기사에선 구조적인 문제보담 울 나라, 울 궁민의 요상 야릇한 의료 관행 혹은 편견에 중점을 두고 야그를 풀어나갈까 한다. 자, 절라 고매한 명랑 보건사회를 향하야 힘껏 달려가 보자. 일반의약품/전문의약품, 뭣에 쓰는 물건인고? 1부에서 본 기자 감기 환자 한 분의 행로를 예로 들어 의약분업의 개념에 대한 설명을 한 적이 있다. 잘 기억해 보심 생각날 거다. 근데 독자 한 분이 질문 주셨다. 거, 약간 코가 찡찡해서리 화컬 한 알 사먹을려구 해도 의원에 들러 처방전 받아가야 한단 말이야? 의약분업도 좋지만 절라 불편한 거 가튼데, 어케 생각 하시는가? 맞는 말이다. 순전히 보건의료적인 측면에서만 보자면 보건배째부에 등록된 모든 약들은 의사의 처방에 의해 약국에서 환자들이 구입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에서 여기에 대한 예외가 발생한단 얘길 2부에서 잠깐 했드랬다. 그 예외 중의 하나가 바로 위와 같은 경우가 되겠다. 대부분의 성실한 독자들, 생업에 넘 몰두하다가 머리가 지끈지끈거리는 경험들을 해보셨을 거다.(전문용어로, 두통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 우리는 오랜 경험상(개인적인 거든, 사회적 집단적 경험이든) 타이레농 한두 알 꿀꺽하면 고통이 해소된다는 거 잘 알구 있다. 근데 이런 경우까지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하다면 담과 같은 두 가지 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이상의 이유때문에 약품들 중 일부는 의사의 처방이 없어도 약국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게 해놓았고 요거에 해당하는 약을 일반의약품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럼 나머지는? 반드시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지 약국에서 조제 받을 수 있는 약이 되겠으며 전문의약품이라고 부르게 되겠다. 즉, 지금 거론하고 있는 의약분업은 전문의약품에만 해당한다. 일반의약품은 분업에 해당되는 거이 아니고 지가 원하면 약국에서 걍 구입할 수 있다.(물론 여기에도 제한 조건은 있다.) 따라서 화컬 정도는 니네 맘대로 약국에서 사서 드실 수가 있게 되겠다. 현재 총 3,157개 약품 성분에 대해 1,776성분(56.3%)은 전문의약품으로, 1,234성분(39.1%)은 일반의약품으로, 나머지 147성분(4.6%)은 아직 미정으로 분류가 되어 있다. 이거는 올 3월까지는 결론을 내기로 했다. 근데, 이거이 머가 문제냐고? 문제쥐. 암, 문제고 말고. 생각해보라. 의사들은 일반의약품 비율이 많으면 자기들의 처방이 꼭 필요한 약(전문의약품)이 줄고 따라서 내원 환자수가 아무래도 감소하게 되고 그만큼 수입이 감소하게 되니까 싫어할 꺼 아닌가. 대신 약사들은 일반의약품이 많아야지, 즉 전문의약품이 적어야지 자기들이 의사처방 없이 그냥 팔 수 있는 약이 많아지니깐 유리하다고 생각할 꺼고. 더구나 이제는 그 폭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제약회사로부터 약가 거품에 해당하는 갖가지 음성적 수입을 보장해주던 그 약 아닌가? 쉽게 말해 1부에서 본 기자가 씨부렸던 약가 거품을 누가 더 많이 확보하느냐 하는 의사와 약사간의 이전투구가 발생하였던 것이다. 제약회사? 걔들이야 전문의약품이 적은게 당근 좋지. 일반의약품이 많아야 아무래도 전체적인 약 소비가 증가하니깐. 그래서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비율을 어드러케 할꺼인 가에 대해 작년 내내 시끌시끌했었고 현재도 의사단체는 일반의약품의 비율이 넘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근데 이게 그렇게 단순히만 바라볼 문제는 아니다. 함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먼저 약가 거품 부분. 이거는 본 기자 생각으로는 가까운 장래에 제로나 제로에 비슷한 값으로 다운될꺼로 보인다. 왜냐하면 이미 문제가 사회적으로 표면화되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들 중 이 내용 모르는 데 없다. 또 보건배째부도 상당 부분 파악하고 있다. 의사나 약사단체도 부정하지는 않고... 따라서 약가 거품이 걷힌다면 그 부분을 누가 더 차지하느냐 하는 문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 본 기자 이러한 연유로 그 부분에는 별로 주목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중요한 문제는 약사가 의사의 처방전 없이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라는 게 도대체 어떤 의미를 갖는가 하는 점이다. 이건 쉽게 말해 양날을 가진 칼과 같다. 자, 보자. 일반의약품이 많다면 국민이 꼭 병의원을 안 거쳐도 자기가 알아서 약사의 지도하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고 그만큼 궁민 의료비는 감소한다. 그러나 바로 그만큼 의약품 오남용의 가능성은 증가하고 약화사고(藥禍事故)의 위험도 증가한다. 반대로 일반의약품이 적다면 국민이 직접 병의원을 거치지 않고 약국에서 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이야기고 그만큼 꼭 병의원을 거쳐야지만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 되며 따라서 그만큼 국민 전체 의료비가 상승하게 된다. 물론 궁민들의 임의의 판단에 의한 약물 오남용의 가능성 및 약화사고의 위험은 그만큼 준다. 따라서 약가 거품과 관계없이 과연 어느 선에서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으로 나누는 게 가장 타당한가 하는 아주 바람직한 논쟁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즉 이 둘을 가르는 기준이 뭐가 가장 타당하겠느냐 하는 점이 사실은 이 문제의 핵심이어야 한다는 야그 되겠다. 보건배째부는 담과 같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상과 같은 매우 교과서적인 기준으로 보건배째부는 현재 분류를 진행하였고 그대로 밀어부칠 것으로 보인다. 본 기자 요거에 크게 딴지 걸고 싶지는 않으나 세 가지 문제점만 지적하고 첫 단원 마치겠다. 첫째, 양넘들과 비교해서 울 나라의 일반의약품이 넘 많네 어쩌네 하는 얘기에 대해서는 썰이 분분하다. 하지만 의약품의 분류가 각각의 지네 나라 사정에 맞게 시행되어야지 어떤 절대적인 정답이 있을 수 없다고 본 기자 생각한다. 따라서 울 나라의 경우를 절대적으로 양넘들과 비교하는 건 의미 없다. 하지만 의약분업의 원래 취지가 의약품 오남용 방지이고 넓게 보아서 울 나라의 뿌리깊은 관행인 약사의 임의조제 근절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울 나라에서 그렇다는 이야기다)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구별에 아까와 같은 교과서적인 기준 말고도 한 가지 중요한 거이 첨가되었어야 했다. 즉, 일반의약품의 선정에 있어 일반의약품만으로는 어떤 처방이 구성이 안 되도록, 즉 일반의약품만으로는 약사의 임의조제가 불가능하도록 고려했어야 한다. 그러나, 본 기자 무려 100여 페쥐에 이르는 분류 목록을 검토한 후의 결론은 불행히도 충분히 임의조제가 가능하도록 분류체계가 짜여 있다는 거였다. 대표적인 예로 나이가 많으신 농민들 사이에서 가장 남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진통소염제(즉 관절염에 쓰는 약으로 위장관[밥통과 창자]과 콩팥 기능에 상당히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킨다. 특히 노인에게 있어서는 더욱 더)의 대부분이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어 과연 의약분업이 되더라도 농촌에서 이러한 약품이 합리적으로 소비될 수 있을지 솔직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본 기자, 울 나라 의약품 분류에 문제 있다는 의사들의 주장에 그 주장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보건배째부가 귀기울이는 것이 타당하리라고 본다. 둘째, 약사들이 생각하듯이 일반의약품이 많은 것이 과연 약사들에게 유리한 것일까..의 문제다. 분업과 동시에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을 포기해야만 하는 약사들의 입장에서 일반의약품을 조금이라도 많이 확보하는 것이 기존의 약사의 역할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러나, 약가 거품이 걷히고 있고 그에 따른 음성적인 수입이 점점 불가능해지고 있는 현재의 조류를 생각할 때, 또 아무리 일반의약품이라도 그것을 판매만 하는 것이지 처방, 조제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는 약사법 개정안의 취지를 생각할 때 일반의약품에 의한 소득은 결국 한계에 부딪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본 기자의 생각이다. 차라리 그 보다는 병의원에서 나온 처방전에 의한 조제와 그에 따른 조제료가 일반약의 판매에 의한 이윤을 앞지를 것으로 보이는 바, 일반약은 무조건 약사의 몫이다는 생각은 재고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 기자의 소견으로는 의약학적인 혹은 보건경제적인 측면을 떠난 의약품 분류의 논쟁은 궁민들에게는 대단히 소모적인 밥그릇 싸움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 같다. 세째, 당연히 의약품 분류는 세월의 변화에 따라 항시 수정되어질 여지가 있어야 한다. 요거에 대해 보건배째부는 설득력 있는 프로그램을 제시해야 할 의무가 있다. 현재의 분류가 아예 관습으로 굳는게 아닌가 하는 불안을 해소해 주어야 한다는 거다. 시간이 지나고 약에 대한 경험이 쌓일수록 전문의약품은 일반의약품으로, 또 일반의약품은 전문의약품으로 재분류될 수 있는 아주 유연한 기전을 항시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 되겠다. 덧붙여 현재의 전문/일반의 이분법을 서구 여러 나라처럼 융통성을 가지는 3~5 단계의 분류로 더욱 세분화하는 것도 차후 고려해보는 게 어떨까 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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