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일 8월 25일
1984년 개봉작인 오리지널 <고스트버스터즈>가 영화사에 깊은 족적 남긴 걸작이었는가 하면 물론 그것은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당시로선) 엄청난 예산과 기술이 투입된 VFX 장면들을 (지금 봐도) 아무런 예술적/사회적 야망 없는 조크의 병풍으로 깔아두는 호방함을 비롯하여 빌 머레이부터 마시멜로맨(또는 '찐빵 귀신') 그리고 그 결정적인 레이 파커 주니어의 주제곡까지, 이곳저곳 구석구석 충분히 두고두고 애정을 품을만한 구석이 다분했던지라, 그 감흥의 재현을 넘어 그것을 뛰어넘는 걸출한 리메이크가 등장하기를 염원해오길 무려 32년.
그리하여 등장한 '리부트' <고스트버스터즈>가 꺼내 든 회심의 카드는 캐릭터들의 남녀 성변환이라는 상당히 과감한 결정이었고, 뭐, 그것은 그것대로 나쁘지 않은 결정이었다만, 중요한 것은 도대체 이 '리부트'가 새로이 내놓은 것이라곤 그 정도에 크리스 헴스워스의 코메디 연기 쇼케이스를 얹은 정도뿐이었다는 것.
하지만 사실, 빌 머레이의 몸 던진 카메오로도 구제할 길 없었던 이 실망감은 영화만의 책임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골수 팬들의 추억 필터'란 그 어떤 화려한 CG로도, 그 어떤 기발한 캐스팅으로도 능가할 수 없는 가장 강력한 정신적 VFX일 것이므로.
<고스트버스터즈 (Ghostbusters)> 적정 관람료 (9000원 기준) | |
인상 990원 | 32년 만에 리메이크(이른바 '리부트')된 <고스트버스터즈>에 대한 궁금증 해소 : 50원 오리지널 멤버들의 성별을 뒤집은(남성은 여성, 여성은 남성으로) 과감함 : 100원 그들을 연기하는 SNL 출신 코메디 특화 여배우들의 연기, 즉 ① 멜리사 매카시의 분당단어 수/음성 데시벨 높은 떠들썩 연기 : 80원 ② 그 상대 격인 크리스틴 위그의 진지/정색형 능청 연기 : 50원 ③ 장비담당 '홀츠먼' 역 케이트 맥키넌의 4차원 연기 : 70원 ④ '흑일점' 레슬리 존스의 팔뚝 아줌마형 연기 : 30원 하지만 이 모두를 압도하는 크리스 헴스워스의 무뇌아형 육체파 접대직원 '케빈' 캐릭터 연기 : 100원 그러한 '케빈'을 소재로 한, 왕년의 '여성비하/상품화' 설정을 뒤집어 패로디 한 '남성비하/상품화' 조크 : 100원 그 중 '케빈'의 안경 조크와 사진 조크는 특히 발군 : 50원 그밖에 영화 곳곳에서 잽처럼 이어지는 단발성 조크들 : 70원 '스펭글러' 역 고(故) 해롤드 래미스를 제외한 원년 멤버들의 카메오 : 80원 더하여, 오지 오스본의 카메오까지 : 20원 추억의 유령들(먹깨비, 마시멜로맨 등)의 재등장 : 50원 새로이 상세묘사된 로고, 장비, 전용 차량('엑토-1'), 유니폼 등의 히스토리 : 30원 마시멜로맨의 뒤를 잇는 '대장 유령'은 충분히 납득 가능 : 30원 막판, 소정의 도시파괴 스펙터클 : 50원 초 장편 에필로그 및 클로징의 유쾌함도 : 30원 |
인하 -1380원 |
남성-여성 역지사지 형 조크들을 제외하고는, 새로울 것 거의 없는 시나리오 : -200원 특히 오리지널을 능가하는 개성적/매력적 캐릭터 없음 : -200원 그 중 케이트 맥키넌('홀츠먼')의 4차원 연기는 종종 넘치거나 겉도는 경향이 있고 : -80원 크리스틴 위그('에린')의 연기 및 캐릭터는 다분히 어정쩡하고 존재감 희박한 느낌 : -80원 아무리 원래 그런 영화라지만, 대개의 조크 및 슬랩스틱은 지나치게 단발 단타성 : -50원 영화 곳곳에서 깜짝 반가움 효과를 안겨야 마땅할 카메오는 충분히 예측 가능 : -80원 이는 배우만이 아니라 장비, 지형지물 등에도 적용 : -80원 심지어는 많은 개그 장면들에까지도 : -80원 오리지널의 주요 승부처 중 하나였던 유령 시각효과 장면들은 CG 인플레의 시대인 현재, 거의 아무런 비교우위를 가지지 못함 : -150원 그의 시각적 상상력이나 참신함 함량 역시 매우 낮음 : -150원 백인 일색의 등장인물들에 생색내듯 '흑일점'을 끼워 넣는 설정은 예나 지금이나 불변 : -30원 결론적으로 1984년산 오리지널판의 감수성과 상상력을 단순 답습한 안이함이 당 영화 가장 큰 패착 : -200원 |
적정관람료 : 9000원 + 990원 - 1380원 = 861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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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원
편집 : 딴지일보 퍼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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