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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브 :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잡아라


슬라브를 위해 철근 배양과 콘크리트 타설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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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막기 위해서 비닐을 깐 뒤 콘크리트를 타설합니다. 콘크리트 역시 습기를 타고 가기 때문에 한 번 잡아주면 도움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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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한 기초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동결심도(한랭 시기 기온 0℃로 내려감으로써 동해의 피해가 미치는 지표면에서의 깊이) 이상 집을 올리기도 합니다. 저희 역시 아버지의 의견을 수용해 설계보다 더 올리기로 하였습니다. 견적에서부터 줄기초에 대한 부분이 강화되어 있어서 비용추가 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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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푸집의 높이로 집 기초의 높이를 가늠할 수 있다.


이전에 알려드린 것처럼 견적을 올릴 때, 스펙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려놓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집을 짓다보면 여러 방면에서 스펙을 상향하는데, 이 경우 예산이 뒤틀리기 마련입니다. 뒤로 갈수록 예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겠죠.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기초를 높게 하라'고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역시 땅의 형질과 동결심도에 따라, 건축소장과 현장소장의 상의를 거친 후 정하는 게 좋습니다. 비슷한 땅이라고 해도 기초를 다르게 세우기도 하니, 어떤 게 답이라고 말하기도 어렵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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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량 목구조로 집을 지으면 기초 타설을 하는 것 외에 철근을 만날 일이 거의 없습니다만, 콘크리트 구조라면 앞으로도 거푸집과 철근을 마주할 것입니다.


경량 목구조의 경우, 구조 자체가 가벼워 하중에 대한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시공에 따른 보강이 필요 없습니다. 기초를 더 보강한다면 비용과 시간이 더 들 수밖에 없겠지요. 거기다 목구조는 건식공법이기 때문에 기초 타설 후 말리는 작업이 필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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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웠던 철근 배양이 끝났습니다. 1층 슬라브를 위해서 타설하다보니 해가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이대로 기초가 굳으면 완성됩니다. 그 위에 목구조를 올리기 시작하면 진짜 집을 짓는 것이지요.



기초양생


타설한 시멘트가 ‘기초’가 되기 위해서 양생을 해야 합니다. 빠른 듯 하면서 느린 시간이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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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땅은 150평이고, 도로를 제외하면 125평입니다. 건폐율은 20%로 총 25평의 1층을 지을 수 있습니다(때문에 보통 2층을 올리는데, 저희는 16평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양생은 1층인 25평이 기초를 기다리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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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에 1층과 2층, 그리고 다락을 올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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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푸집을 뗄 날을 기다린다.


철근 인장력에 강하고, 콘크리트는 압축력에 강한 재료라 목조주택이라고 하더라도 철근을 넣는 콘크리트 구조로 기초를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현장소장님의 이야기에 따르면, 기초에 ‘최소한’의 투자를 하려는 분들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기초가 집의 안정성에 가장 많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적정선 이상’ 투자하는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방식에 대해서는 현장상황을 잘 아는 현장소장과 건축사, 감리의 의견이 적절히 반영되어야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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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생되는 과정은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양생이 다 된 후에는 거푸집을 떼어내야 합니다. 거푸집을 떼어내면 기초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상쾌하게 벗겨낸 거푸집


이제 거푸집을 벗기고 기초를 마감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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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는 거푸집을 벗겨놓고 보면 더욱 매력있다.


집을 지을 때 토대를 잘 닦고 기초를 잘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산 중턱에 무리하게 건물을 올렸다가 기초가 무너지면서 큰 인명사고를 냈던 ‘와우아파트 붕괴사건’을 생각하면 더 그렇습니다. 아파트의 받침 기둥에 철근을 제대로 쓰지 않아 기둥이 건물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무너졌었죠.


전원주택 기초에 들어가는 철근 양이나 간격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어떤 분께서는 ‘전원주택에서는 오버’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저는 어떤 건축물에 있어서나 기초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살아야 하는 이상 기본적인 것은 소홀할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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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푸집을 떼어냈습니다. 이제 골조만 올리면 되겠다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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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위에 골조를 쌓는다.


목조주택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목수팀인데요, 우리나라 경량 목구조는 캐나다식, 즉 북미식 경량 목구조입니다. 때문에 이전에는 캐나다인 목수들이 와서 집을 짓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캐나다는 우리나라와 기후가 다르죠. 이것을 우리나라의 기후와 풍토에 맞게 변경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고온다습하며 장마철에 어마어마한 비까지 뿌려대는 상황에서 경량 목구조가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함입니다.


저희는 베테랑 현장소장님과 집을 짓고 있지만, 좀 더 완성된 집을 만들기 위해 ‘한국목조건축협회’의 ‘파이브스타 인증제도’를 이용하였습니다. 설계 도면이 있지만, 다시 구조도를 설계하고 감리까지 맡겼습니다. 앞으로 골조는 어떻게 올라가게 될까요?


라는 기대감도 잠시, 골조가 올라가기 전 안타까운 사건이 일어납니다. 건축주가 왜 10년이 늙는지 체험하는 계기였죠. 이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 하도록 하겠습니다.




한 번에 보는

'아파트를 버리고 전원주택을 짓다'




양평김한량


편집: 딴지일보 챙타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