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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를 안 건 오래 전이다. 20년 전쯤. 모 대학교 건물에 들어서는데 찌라시를 뿌리고 있었다. 딴지일보라는 해괴망칙한 이름의 웹사이트를 홍보하는 찌라시였다. 사람 일은 참 알 수가 없다. 그 찌라시를 받아들 때 내가 독자로서 기고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 글의 제목은 TV에 나오는 모 영어학습 회사의 광고를 따온 것이다. 영어마비란, 나에게 붙어 있는 영어가 마비되었다는 거다. 내가 영어를 모른다는 게 아니라 나는 영어를 배울만큼 배웠고 알만큼 아는데 마비되었다는 뜻이다. 즉, 그동안 돈지랄 시간지랄 땀지랄 해가며 헛짓거리 했다는 의미다. 너무 가혹한가? 근데 그게 우리 잘못은 아니니까 속상해 할 건 없다. 약간의 분노는 필요하지만.

앞에서 얘기한 광고를 보면 비행기 안에서 '허세 쩔게' 영자신문을 보는 남자 승객을 보고 옆자리 여자 승객이 영어로 말을 거는데, 그 남자는 전혀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고 분수처럼 땀을 흘리고 만다. 그때 흘러나오는 노래가, "오~호~ 영어마비~"

신기하다. 그 남자는 영자신문을 펼쳐들고 본다. 그걸 보면 그에게는 영어가 붙어 있는 게 분명하다. 마치 팔다리처럼. 그러나 말을 거는 상대에게 전혀 대꾸를 못한다. 팔다리는 있으나 움직이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 광고에 많은 이들이 공감한다면, 우리 국민 다수는 분명히 영어마비 증상을 갖고 있다는 말이 된다. 그 후로도 시리즈 광고가 나오는 걸 보면 틀린 말을 하는 건 아닌 거라 본다. 몸에 영어는 붙어 있으나, 필요한 상황에 써먹지 못하는 영어마비. 우리는 어쩌다 영어마비를 겪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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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엄마표 영어라는 말이 유행이다. 영어학습법은 참 재미있는 이름이 많다. 그런데 이 이름은 좀 특이하다. 엄마가 가르친다. 요는, 영어울렁증이 있는 엄마가 영어책, cd, dvd를 사서 나르면, 어린 애들이 약 빤 것처럼 영어에 홀려서 미친듯이 영어를 하(는 것은 아니고)지는 않더라도, 영어의 세계에 슬그머니, 시나브로, 사부작 사부작, 구렁이 담 넘어가듯, 가랑비에 옷 젖듯 발을 디디다가 종국에는 영어에 풍덩 빠지게 된다는 거다.

그 실증적 자료들과 사례들이 유료 회원 가입을 받는 모 사이트에 줄줄이 게시돼서, 그걸 본 영어교 신봉자 엄마들이 자신이 아닌 남편과 시댁의 유전자 탓을 하며 머리털을 쥐어 뜯고 있다. 왜 머리털을 쥐어 뜯냐고? '재활'훈련이 갖는 그 근본적 단점, '다음 단계로 넘어서려면 힘들다'라는 부분 때문에. 그러면 그 힘듦을 좀 덜어낼 수 있는 방법도 있어야 할 텐데...

엄마표 영어의 강점은, 그 효과에 대해서는 논외로 치고, 한국 교육시장에 들어온 영어의 진입장벽을 무너뜨린 거라고 할 수 있다. 혹자는 그 많은 책, cd, dvd를 사 대느니 애를 학원에 집어넣고 감나무에서 감 떨어지는 걸 기다리는 게 낫다고 할 수 있으나, 그 감은 엄마친구의 자식에게만 떨어진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생각할 때,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라 되도록 말리고 싶다.

이쯤에서 독자들은 궁금할 거다. 엄마가 너무 연로하셔서 나에게 영어를 가르칠 수 없거나, 아내와 대판 한 번 붙은 후로 울엄마는 내 얼굴을 안 보려고 하거나, 슬프게도 하늘나라로 가셨는데 어떡하나. 희소식이 있다. 당신은 엄마가 없어도 엄마표 영어를 할 수 있다. 당신 카드로 님이 직접 막 긁어도 가능하다. 너무 좋지 아니한가? 근데 난 카드가 없는데 어떡하지, 하는 사람은? 그런 사람에겐 카드 없이, 엄마 없이 엄마표 영어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겠다.

우리나라, 참 좋은 나라다. 우리나라는 전국 8도의 공공도서관의 대출 가능한 모든 책을 우리집에서 가장 가까운 도서관에서 빌려볼 수 있다. 주민등록증이 살아 있고 약간의 매우 저렴한 택배비를 부담할 경제적 능력만 있으면 된다. 이쯤에서 또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을 거다. 난 시험에 필요한 영어를 공부해야 돼. 영어마비? 그런 거 상관 없어. 셤만 잘보면 돼. 그럼 난 어떡하나? 너 방법 알어? 설마 그것도 니가 알려준다는 거야?

응. 알려 줄거다. 근데 지금은 곤란하니 기다려 주면 조만간 정리해서 알려주겠다. 난 남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내가 직접 경험(이라고 쓰고 '삽질'이라고 읽는다)해 보면서 정리한 거라서, 뽑아내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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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한번 정리 하자.

1. 우리는 영어마비에 걸려있다.
2. 그 마비 증상은 영어울렁증 걸린 사람도 혼자서 풀어낼 수 있다. - 가장 중요하고 여러분들이 알고 싶어할 부분인데, 그만큼 내용도 많고, 읽고 싶어지고 읽을만 하게 정리하려면 시간이 조금은 필요하다.
3. 심지어 수험영어도 가능하다.

다소 믿기 힘든 이런 주제로 앞으로 썰을 풀어갈 생각이다. 너무도 당연한 주제인 1번에 대해서 등짝 스매싱이 좀 더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본인은 마비인데 아니라고 부득부득 우기는 걸 지나서, 마비를 벗어나려는 사람들까지 마비의 세계에 잡아두려는 사람들인데, 그들에 대한 분석과 비판도 차차 풀어낼 생각이다.

그들이 내세우는 강력한 무기가 몇 개 있다.

첫째, 우리는 이미 늙어버려서 외국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는 절정기를 지났다. --> 나의 반박 : 샘 해밀턴이나 따루를 보고도 그런 말이 나올까?

둘째, 나의 반박에 대한 그들의 태클인데, 우리는 그들처럼 24시간 외국어를 사용하는 환경에 있지 않다. --> 나의 반박 : 샘 해밀턴이나 따루가 한국어를 하듯이, 우리가 영어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딩-초딩-중딩-고딩-대딩의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영어 때문에 투입한 돈과 시간의 일부만으로도 우리는 영어마비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한, 지금은 인터넷과 각종 케이블 방송, vod 등을 활용해서, 마음만 먹으면 하루 종일 영어를 접할 수 있다.

2번까지는 어찌어찌 받아들이더라도 3번은 아마 쉽지 않을 거다. 그건 1번에 대해 절절히 받아들이지 않는 한,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수능영어 기출문제는 매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어 오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3번에 대해서도 꽤 쓸만한 해결책을 줄 수 있다. 물론, 수능영어 접근법의 연장선상에서 기타 토플, 텝스, 토익 심지어 SAT나 GRE까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구체적으로 얘기하겠지만, 토플이나 SAT 같은 고난이도 시험일수록 단순한 영어문제라기 보다는 '글 읽기'에 가깝다. 나름 일관된 접근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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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영어마비를 벗어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1. 듣기

첫째, 듣기다. 우리가 영어를 배울 때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듣기'이다. 듣기에 투자한 시간이 너무 적었기 때문에 당연하다. 그건 누구나 다 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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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듣기'계의 신화 같은 존재가 있다. 강남역에 있는 모 영어학원의 원장님이시다. 생전에 그분은 무료로 책자를 나눠주고 전국에 뿌리는 일을 하셨다. 5분짜리 AP News를 받아쓰기 해서 내면 다음 호의 책자를 공짜로 주시는 거다. 나도 해봤는데, 양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었지만 꾸준히 한다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다. 이번엔 해내겠지 하는 마음으로 강남역에서 내렸다가 어느새 강남역은 술먹을 때나 가게 되었다.

AP News는 정시마다 딱 5분간 우다다다다.. 뉴스를 쏟아낸다. 지금처럼 인터넷이나 케이블로 뉴스를 볼 수 없던 때에는 영어독학자들에게 단비같은 자료였다. 지금이야 미드니 영화니 발에 채이게 깔려 있지만 말이다. 5분만에 뉴스를 쏟아내려니 나오는 뉴스란 게 어찌보면 뻔하다. 속사포 같이 쏟아내는 것을 녹음해서 무한반복으로 버튼 눌러가며 듣고 또 듣고, 안 들리는 거 해결될 때까지 반복하곤 했다.

하여튼, 예전에는 편하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영어자료가 매우 귀했다. 공짜로 구한다는 건 어불성설이었고 돈 주고 구할 수 있는 것도 절대적으로 양이 부족했다. 지금이야 웃자고 하는 소리지만... AFKN 뉴스의 자막을 구하려고 청각장애인용으로 나온 자막 띄워주는 기계를 산 적도 있다. 그땐 진짜로 그런 것도 팔았다. 강남역 어학원 밀집 지역에서.

왜 듣기를 강조할까?

1차적으로는, 태어나자 마자 접하는 언어는 귀로 듣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어를 학습하는 입장에서 놓칠 수 없는 이유가 있는데, 동일 시간에 주어지는 데이터의 양을 비교하자면 귀로 듣는 언어의 데이터와 눈으로 읽는 언어의 데이터의 양의 차이에 있다. 즉, 하나라도 주어 건져야 할 마당에 소리 반 영어 반인 듣기자료를 어떻게 그냥 넘길 수 있겠나.

일단 양에 있어서 엄청난 차이가 있고, 듣기 자료는 휘발성이라 제때 정보처리를 해서 저장하지 못하면 그대로 날아가 버린다. 반면에 읽기 자료는 어느정도 관리가 가능해서, 속도가 늦는 사람은 오래 투자하면 늦게라도 처리할 정보는 처리할 수 있다. 같은 시간에 읽기와 듣기를 한다고 할 때, 피로도나 집중도는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듣기 연습은 뒤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자료를 구하기 힘들다는 것, 시간 투자하는 게 상당히 부담스럽다는 점이 작용했다.


2. 필요한 양

영어를 배울 때 인풋과 아웃풋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듣고 읽는 것은 인풋이고 말하고 쓰는 것은 아웃풋이다. 인풋의 양이 엄청나게 많아야 아웃풋이 가능하다는 말도 들어봤을 것이다. 얼마나 많아야 할까?

1만 시간을 듣고 1만 페이지를 읽어야 한다는 소릴 들은 적이 있다. 어느 정도 수준의 텍스트를 어떻게 듣고 읽어야 한다는 것도 없이 그냥 밑도 끝도 없이 '1만'이란다. 1시간 듣는 양의 스크립트가 고작 1페이지밖에 안 된다는 소리니, 그것만 봐도 '1만'이라는 숫자에 집착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엄청나게 많이 듣고 읽으라는 소리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면 무엇을 듣고 읽어야 할까? 여기서부터가 본론이다. 듣기와 읽기는 같이 가야한다. 지금까지 우리가 영어로 헛발질하고 영어마비로 헤매는 이유가 바로 듣기를 배제하고 읽기(라고 쓰고 암호 해독이라고 읽는)에만 치중했기때문이다. 아니, 듣기를 읽기보다 좀 더 많이 해야한다.

영어마비를 해결하는 최선의 방법은 듣고 읽고 말하고 쓰는 걸, 한 큐에 하는 거다. 적절한 텍스트를 선택하고 구한 후에 그것으로 4가지 영역을 두루 학습하라는 거다. 


3. 적정 레벨 정하기

영어원서를 읽는 수준을 일컬어 reading level, 또는 book level 이라고 한다. 미국 초등 1학년 수준을 1점. 1학년 5개월이면 1.5점, 2학년 수준은 2점, 2학년 8개월은 2.8점. 그런 식이다. 이것 말고도 다른 숫자로 표시하는 지수들도 있다. 난데 없이 웬 초등생 수준을 떠드나 싶겠지만, 태어나면서부터 영어만 듣고 떠들고 자란 아이들과 우리의 처지는 다르다. 우리나라에서도 유치원 때부터 영어책 읽은 꼬맹이들은 초등 때 이미 웬만한 대학생 수준을 넘어서기도 한다.

1학년 용은 1점대, 2학년 용은 2점대. 이렇다. 참고로 찰리와 초콜릿공장의 book level은 4.8이니까 4학년 8개월짜리 수준이다. 이 읽기 난이도를 검색할수있는 웹사이트가 있다. www.arbookfind.com 이다. 대충 아무거나 클릭하고 엔터 누르면 가입된다. 해리포터 시리즈는 무슨 레벨인지 검색해 보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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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바탕화면에 위 사이트의 아이콘을 띄워놓고 책 제목을 수시로 검색해 볼 수 있다. 위 사이트에서 Harry Potter 시리즈를 검색해 보자. book level 7 안팎으로 나온다. 이 정도를 편하게 읽을 정도라면 미드를 볼만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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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4학년 8개월 수준이 되는지 궁금하면 가까운 도서관에 가서 Charlie and the Chocolate factory를 찾아서 그자리에서 훑어 보면 된다. 페이지를 펼치자마자 깨알같은 글자와 긴가민가하는 단어들이 난무한다면 고대로 꽂아 두고 나오면 된다. 참고로 3만 단어가 넘는 책이다. 길어봤자 한 페이지 수준의 지문 외에는 제대로 구경도 못 해온 우리로서는 3만 단어라는 길이를 읽어낸다는 것은 꽤 긴 호흡이다.

듣기자료를 고르는 데 읽기수준을 왜 알아야 하는지 궁금해 할 독자를 위해 간단히 설명하겠다.

내가 읽을 수 있는 것은 귀로 들어도 똑같이 이해할 수 있고, 그런 정도는 말로도 할 수 있고 글로도 쓸 수 있는 게 영어마비의 재활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일단 문장으로 씌어져 눈으로 확인 가능한 상태에서 이해할 수 있는 듣기자료를 선택하라는 것이다. 안 들려서 이해 못하는 건 괜찮은데, 영어문장 자체가 이해가 안 가면 그건 도움이 안된다

내 수준을 알 수 있는 제일 쉬운 방법은, 도서관의 영어원서 코너로 가서 적당항 두께의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의 제목을 위의 웹사이트에서 검색해서 책 수준을 확인하는 거다. 몇 권을 더 해보고 일관된 책수준이 나온다면 그게 내 수준이다. 어려운 책보다는 쉬운 책을 선택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건 당연하다. 원래 약간 만만한 걸 할 때 더 자신있고 목소리도 커지고 여유도 생기는 법이다.

만약 3점대 책들을 주로 선택했다면, 출발이 나쁘지 않다. 2점대 책까지도 그럭저럭 괜찮다. 마법의 시간여행이라는 번역판으로 유명한 시리즈가 Magic Tree House인데, 수 십권짜리 시리즈라서 레벨이 다양하기는 하지만 대체로 2점대 후반부터 시작한다.

이것보다 쉽지만 활용성이 좋은 3권짜리 시리즈가 있다. 문장의 평이함, 반복문장이 많은 점, 불필요하게 찾아야 할 특이한 단어가 적은 점 등에서 추천하고 싶다. Magic Tree House 보다 꽤 쉽다. 제목은 Wayside School 시리즈이다.


4. 나도 할 수 있다, ORT의 발견

문제는 2점대조차 만만치 않게 다가오는 독자들인데, 이분들에게 강력추천하는 교재가 있다. 그렇다. 이 레벨에서는 책이 아니라 교재라 불릴만하다.

혹시 집에 초등이하 아이가 있다면 마눌님께 여쭤봐라. "여보야... 혹시 오알티(ORT)가 먼지 알아?" 그 순간, 마눌님의 두 눈에서 하트가 뿅뿅 발사되며 독자들은 갑자기 아이교육에 지대한 관심이 있는 가정적인 아빠로 추앙 받을지, 쓰잘데기 없이 나서서 아빠의 무관심이라는 대전제조건을 엎어버린다고 욕 먹을지는 알 수 없다.

확실한 건, 출간된 지 20년이 넘은 이 교재가 아직도 홈쇼핑에서 풀세트 100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 불티나게 팔린다는 것이다. 정식명칭은 Oxford Reading Tree이며 여러 단계에 걸쳐, 초기의 몇 단어 수준에서 쭉 올라가면 나중에는 얇은 중편 수준의 읽기까지 가능하게 해준다는 교재이다. 출판사는 Oxford Press이다. 미국식 발음인데 감탄사 등이 영국식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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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추천하는 방식은 이 시리즈를 9단계 정도까지 학습해서 기초를 닦는 것이다. 그래봤자 book level로 따지면 2단계 초반이다. 여기서 '기초'라는 것은 문법과 문장구문이다.

ORT는 책표지에 stage 1, stage 2식으로 난이도를 구분해 놨는데 이런 책을 Readers라고 하고, 내용이 길어지고 두꺼워져서 목차를 보면 Chapter one,Chapter two..이런 구분이 있고 그 안에 작은 제목들이 있는 책을 챕터북이라고 한다.

ORT는 이런 것부터 시작한다. 그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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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 수준이 천천히 올라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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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9단계에서는 이 정도로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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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네이버 블로그 kjs1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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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네이버 블로그 braeside19)


아이 엄마들이 리더스에서 챕터북으로 올라가면 무지 좋아하고 막 자랑하고 그런다. 챕터북이라는 책들이 대개 2점대부터 슬슬 시동을 건다. 2점대 책을 읽던 아이가 3점대로 올라가려면 1년이 걸린다고도 하고 엄마는 그거 빨리 올리려고 애태우기도 하고 그렇다.

애들 책이라 허접할 거라고 만만히 넘기지 않기를 바란다. 웬만한 회화책보다 쓰임새가 아주 좋다. 도서관에서 여러 리더스 종류를 훑어 봤지만, 자연스럽게 문법을 익힌 경험이 없는 우리에게 아주 적합하다. 책마다 중점을 두는 문법 항목이 있고 재미와 스토리를 적당히 유지하면서도 가르칠 부분을 충분히 반복시켜서 연습이 가능하게 했다.

정관사 부정관사의 구분, 현재완료와 과거의 구분, 관계대명사 등을 조금씩 아주 천천히 여러번 반복하면서 레벨을 올리기 때문에 반복훈련으로 외국어를 익힌다는 취지에 딱 맞는 교재이다. 도서관마다 없는 곳이 없을 정도이며 워낙 인기가 높아서 책장에 빈 곳이 많기도 하다. 책과 cd를 묶어서 중고로 팔기도 하니 그걸 사서 쓰고 중고로 되팔아도 좋지만...


5. 도서관 이용하기

내가 추천하는 방식은 도서관 대출이다. '리브로피아'라는 도서관 어플을 설치하면, 폰으로 도서대출을 예약하고 반납연기도 가능하며 때가 되면 반납일 알림도 온다. 우리 동네 도서관에는 없고 같은 행정구역내에 있는 다른 도서관에는 있다면 도서관 어플에서 상호대차 서비스를 이용해서 빌릴 수 있다. 도서관에서 빌리면 반납일자까지는 공부를 끝내야 하니 어느정도 학습관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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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난 김에 Inside Out을 대출신청 해봤다. 책이 왔댄다.


ORT를 끝내고 나면, 네이버에서 "2점대 챕터북" 이 정도로 검색을 해보자. 그러면 엄마표 영어교 신봉자 어머님들이 불철주야 달려오신 이력을 쫙 펼치며 나름의 노하우도 함께 하사하신다. 보통 Henry and Mudge(주인공 머지가 강아지이므로, 애견인들은 마음 따땃하게 공부할 수 있다) 등으로 시작하는 책들이 엄청나게 많다. 물론 앞에서 언급한 '잠수네 아이들'의 도움을 받아도 좋다. 각 분야별로 추천할만한 텍스트를 쫙 목록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렇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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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커플이 헨리와 머지이다.  종종 눈물 찔끔 한다.


내가 택한 책은 Henry and Mudge 이후에, Wayside School 시리즈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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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정도 되시겠다. 학교에 대한 나름 시니컬한 모습도 있는데, 단어가 평이하고 문장 반복이 많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문장이 어떤가? 나름 평이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Book level이 3.4로 나온다. 음... 생각보다 너무 레벨을 높게 준 것 같은데...



정리하면, 책을 고를 때는 간혹 사전을 거의 찾지 않고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과 부록 cd를 고르라는 것이다. 전에는 미드/원서를 보라고 하더니 갑자기 초등애들 보는 영어책을 추천한다고 이상해 할 수도 있겠다. 2점대 3점대의 책을 추천한 이유는, 미드는 어렵더라도 디즈니 애니메이션까지는 보려면 3점대 책 정도는 커버할 수 있어야 한다는 판단에서 그러는 것이다. 그래야 영어자막 띄운 거 바로바로 이해 될 것이고 그게 가능해야 듣기연습이 가능하다.


네이버에 미드 카페가 있어서 가입해서 눈팅 좀 해봤는데 모던 패밀리라는 미드가 추천되는 것 같았다. 그걸 보고 조금 놀랐다. 사실 미드는 미국 성인들이 보는 드라마 아닌가? 즐기기만을 위해서라면 상관없지만, 공부하는 텍스트로 삼기엔 너무 어렵겠다는 생각이다. 영어자막을 띄워 놓고 볼 때 자막을 거의 다 이해할 정도라면 상관없겠지만 아니라면 수준을 낮춰야 한다.


일단 첫 번째 목표는 읽기 수준을 3점대까지는 끌어올리는 거다. 다시 말하지만, 책상에 각 잡고 앉아서 사전 놓고 초집중 해서 문제집 풀 듯 하는 게 아니라, 술술 읽어도 읽을만 해야 '나의 읽기수준'인 거다. 일단은 그렇게 수준을 정한 후, 다시 볼 때는 하나하나 따져보고 되짚어보고 그렇게 하면 좋다.



6. 잠수네 아이들


아래에 정리된 내용은 구체적인 방법인데, 아이에게 써먹은 방법이기도 하고 다른 책에 정리된 것을 옮겨온 것이기도 하다. 정확한 도서명은 기억이 안 나고... '잠수네 아이들'이라는 명칭이 들어가는 책이다. 엄마표 영어의 교본이 되는 책이라고 한 그 책이다.


1) 집중듣기

책을 펼치고 cd나 mp3를 재생한다. 나오는 소리에 맞는 문장을 연필이나 손가락으로 짚으며 쭉 따라간다. 이게 집중해서 듣는 과정이다. 일명 집중듣기. 어떤 해석이나 생각도 없이 무념무상으로 글자와 소리를 대응하며 듣는다. 이걸 두 번 정도 반복한다. 세 번 정도는 하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한 번 할 때마다 다른 게 눈에 들어올 것이다. 한 번만 읽고 휙~ 이건 진짜 아니다. 레벨이 낮은 거라 시간도 얼마 안 걸린다. 그러니 서너 번 반복해도 금방일 것이다.


2) 듣고 보면서 따라 읽기

한 문장씩 따라 읽으면 좋겠다. 발음도 신경쓰고 억양도 똑같이 해 보고 최대한 똑같이 해 본다. 이것도 서너 번 하면 좋다.

3) 공부하기
1번과 2번 과정에서 총 6번을 읽었다. 이제 언뜻 머리에 들어오지 않거나 좀 미진한 부분은 사전도 찾고 꼼꼼히 살펴본다.

예전에는 콜린스 코빌드 사전을 애용했었다. 이 밖에 문화적 배경을 알려주는 Longman Culture Dictionary도 자주 썼었는데, 이젠 인터넷 덕분에 종이사전을 펼치는 수고를 덜 수 있어서 좋다. 어떤 사전을 쓰느냐보다 100배는 더 중요한 것이, 사전을 찾느냐 마느냐이다. basically라는 단어를 예로 들어본다. 우리말로는 '기본적으로' 이런 뜻이다. 기본적으로. 그렇다. 기본적으로. 근데 뭐?

(영국까지 가서 영문학 박사를 따고 오신 분께서, 그냥 사전 한 번 찾으면 될 걸, 그걸 안 해서 헛소리 하는 걸 본 적이 있다)

누가 basically를 영영사전으로 찾아볼 생각을 하겠는가? 근데 찾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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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ically는 화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얘기할 때 강조하려고 꺼내는 말이란다. 어떤가? 우리가 쓰는 '기본적으로'라는 의미와 좀 다르지 않는가? 즉, 우리가 문법책에서 문장구조 따지고 5형식 따지느라 개무시하던 부사가, 화자의 의도를 드러내는 신호등이 될 수 있다는 거다.


4) Shadowing

유튜브에서 shadowing으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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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검색어로 뜨는 것들이 죄다 영어, 특히 말하기 연습에 관한 것이다. 이렇게 shadowing은 혼자서 말하기를 연습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방법은 이렇다. 영어가 들리면 1-2초 있다가 글을 보면서 똑같이 흉내내서 읽기 시작한다. 들리는 대로 똑같이 흉내내는 것이 핵심이다. 유창하게 잘 될 때까지 반복 할수록 좋다.


1단계 - 시청각 자료를 먼저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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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 똑같이 흉내내서 따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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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 안 보고 외워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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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는 영어문장을 보지 않고도 따라할 수 있게 된다. 텍스트를 쉬운 걸로 선택하는 게 좋은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다. 이렇게 Shadowing까지 끝나고 나면 듣기-읽기-말하기까지 마무리가 된다.

이제 남은 것은 쓰기이다. 여기서부터는 다음 회로 넘긴다. 미드에 대한 부분도 다음 회에서 더 이어가기로 한다.





편집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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