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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코미케에 참가하기 위해 도쿄를 방문했던 필자의 친구이자 한국 덕후(도저히 한국인인 듯한 느낌이 없으므로 이하 일본식으로 '오타쿠' 부르기로 ) 이번에는 오사카에 왔습니다. 종전부터 일본의お笑い(오와라이 ; 웃음이라는 뜻으로 사람을 웃겨 주는 공연 등을 뜻함)에도 관심이 많았던 같아, 필자가 짬을 내서 오사카로 오와라이 공연을 보러 가는데 동행하게 된 거죠.


이번 공연은 간사이오와라이 성지이기도 오사카가 아니라 교토・기온에 있는 기온카게츠(祇園花月) 요시모토 흥업(오와라이를 중심으로 연예획사)본공연(本公演)” 봤는데(요시모토를 포함한 오와라이 공연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숙박비를 절약하려고 숙소는 오사카에 잡았습니다. 교토는 오사카 시내에서의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오사카에 묵어도 무방할 겁니다. 물론 이틀 이상 교토 관광을 경우에는 아무래도 쿄토 숙소를 잡는 것이 편하고 효율적이라 있지만 말이죠.


숙소를 선택할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죠. 넓이나 부대시설을 중시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호텔의 입지(교통편의성이나 치안, 번화가까지의 거리 ) 중시하는 사람, 호텔 레스토랑의 질이나 다양성을 중요시하는 사람 등등... 필자는 일본 국내의 호텔을 예약할 때에는 보통 인터넷 예약 사이트로 가격 위주로 후보를 뽑아 놓은 뒤, 그 중 청결하고 교통편의성(이용자들의 평가를 통해)이 좋은 쪽으로 하는 편입니다.


일반적 시세를 기준으로 따지면 1 1,000( 1만 원) 밤을 지낼  있는 곳은 아예 없고, 24시간 영업 PC방이나 목욕탕도 2,000 내지 3,000 정도 줘야 밤을 지낼  있을 겁니다. 가격대가 4,000엔을 넘으면 이른바 캡슐호텔을 드문드문 찾을 있고, 해당 지역의 캡슐호텔 값에 2,000 내지 3,000 정도 더하면 비즈니스 호텔의 싱글룸을 구할 있을지 모르겠죠. 그런데 말입니다. 오사카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오사카 한복판, 텐노지(天王寺)에서 서쪽으로 수백 미터 떨어진 니시나리(西成) 지역은 원래 노숙자들이 때때로 일용직을 얻으면서 사는 지역이었습니다. 날의 일을 얻고 일당을 받은 노숙자들이 씻고 편하게 제공하는 것이 지역에 있는 숙소의 역할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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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런 사정을 모르는 아시아 각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이곳에 찾아오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전에는 (선입견이 크겠지만) 무서워서 가까이 다가가는 것조차 꺼려지던 지역이 마치 아시아 각국의 젊은이들이 편히 이용하는 저렴한 숙소가 모인 지역으로 변해 거죠. 호텔 예약 사이트의 효력도 있었는지, 일본인 이용자도 점점 늘어나 적어도 길에 접 호텔은 외부인의 접근을 거부하는 듯한 분위기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필자도 아시아 각국에서 젊은이들과 섞여 숙박하게 되었는데 1 통상 숙박비는 2,600, 성수기라서 비쌀 때에도 3,000엔을 넘을까 말까 정도입니다. 욕실(비교적 크고 5, 6 정도 동시에 들어갈 있음. 남녀 교체제이므로 이용시간에 제한이 있음. 샤워실은 24시간) 화장실은 공동이용이라 불편하기는 하지만 청소가 되어 으며, 방도 가격 대비 넓고 무엇보다 청결했습니다. 이제 오사카에서는 일반 비즈니스 호텔을 이용할 없을  같습니다.


어쨌거나, 카톡메시지를 주고 받으면서 오타쿠 친구하고 오사카 관광 일정에 대해 상의하는  당연히 숙소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일본에 오면 비즈니스 호텔에 묵고 있는 오타쿠 친구는 (당시 표시가격이었던) 1 2,600( 26,000)이라는 가격을 반가워했고 놀라기도 했었습니다.


맥주를 마시면서 카톡을 했었던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낮은 가격에 감동을 받은 오타쿠 친구의 반응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필자는 무심코 지역은 숙박비 숙소도 있어요. 1박에 900엔인 데도 있고요라는 메시지를 보내버렸습니다. 메시지를 보내자 바로 관심이 있는 듯한 메시지가 돌아온 것은 두 말 나위 없고, 필자 역시 전부터 한번 묵어볼까 생각했던 만큼 오타쿠의한번 묵어보자 암묵의 제안을 거부할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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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해 소감을 말하자면, 더럽거나 무서운 것은 없었지만 '감옥 가면 이런 느낌이 드는 걸까' 싶을 정도로 어두운 분위기였습니다. 궁금한 분은 한번 호텔 예약 사이트에 들어가서 1 숙박비를 1,000 정도로 설정해서 검색해보면 저희 묵었던 숙소를 볼 수 있을 겁니다(호기심에 니시나리 지역에 들어가서 대놓고 사진을 찍는 것은 위험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예 사진영은 삼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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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오타쿠가 오사카에 오는 , 우리는 오후 이른 시간에 간사이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요시모토 공연은 다음날 낮에 있으니 날은 오사카 관광만 하기로 일정을 잡았죠. 애니 속에 나온 곳이나 영화 촬영지 이른바 '성지순례' 통해 (필자는 말할 것도 없고) 웬만한 일본 사람보다 많이 일본 각지를 돌아다닌 경험이 있는 오타쿠인데 뜻밖에 오사카는 제대로 관광해 적이 없다네요. 저녁에 예정되었던 술자리(오사카에 사는 필자의 사촌 누나하고 친구들이랑 같이 한잔 하자고 약속해놨어요) 빼고는 오타쿠가 가보고 싶은 데로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먼저 가고싶다 곳은 간사이 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메이드 카페. 그리고 메이드 카페가 있는 오사카덴덴타운(でんでんタウン)” 도쿄 아키하바라처럼 원래 전자상가였다가 덕후 문화가 정착한 지역이라아마 아키하바라와 비슷하지 않을까라며 구체적인 예정 없이 덴덴타운으로 가기로 했죠. 오타쿠 친구 덕분인지, 탓인지 필자는 아키하바라에 있는 메이드 카페는 군데 경험해 봤고 일반인으로서는 비교적 분위기도 알고 있는 편이 아닌가 합니다. 이번에 오사카 덴덴타운에서 찾아간 메이드 카페는, 외관은 아키하바라와 비슷하고 가게 안의 분위기는 약간 억제된 일반 카페에 가까운 느낌이었습니다. 메이드들의 말투나 태도도 필자가 아는 메이드 카페 스타일이었습니다. 다만 필자가 경험해 적이 없는 광경을 여기서 보게 되었습니다.


독자 여러분은츤데레(ツンデレ)”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요? “(ツン)”데레(デレ)” 합성어로, “(ツン)” 교만하거나 차가운 태도를 나타내는츤츤(ツンツン)” 준말이고데레(デレ)” 좋아서 사족을 못 쓰듯 아양을 떠는 모양을 나타내는데레데레(デレデレ)” 준말이라 있을 겁니다. 츤데레 처음에는 교만하고 차가운 태도로 접하다 갑자기 아양을 떠는 태도로 바뀌는 것을 뜻합니다한 마디로 메이드 카페라 해도 콘셉트나 서비스 내용에는 가게마다 차이가 있고 가게 전체가 츤데레를 콘셉트로 하고 있는 경우나 특정 메뉴를 시키면 메이드가 츤데레 방식으로 메뉴를 제공해 주는 다양하다고 합니다.


필자가 오타쿠 친구와 함께 찾아간 가게는 후자의 스타일이었나 봅니다. 필자가 담배를 피우러 자리에서 일어나 쪽으로 향하려는 순간, 뒤에서 '찰싹!!' 소리가 나서 돌아봤습니다. 한 메이드가 “그런 태도가 말이나 되는 알아?!”라고 외치고 있었고 그 앞에서 한 손님은 본인 뺨에 손을 대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메이드한테 뺨을 맞은 모양입니다. 남의 뺨을 때려 돈을 받는 일은 안토니오 이노키(アントニオ猪木 ; 일본을 대표하는 프로레슬러. 현재는 국회의원)투혼주입(鬪魂注入)” 밖에 몰랐던 필자는 '메이드 그랬구나'라는 충격을 가슴에 품고 잠시 가게 밖으로 나갔습니다.


담배를 피고 자리에 돌아오니 아까 손님 뺨을 때린 메이드가 손님한테 음료수를 주고 있었습니다. 보듯 보듯 보고 있었더니아까는 미안했어~(하트) 쥬스, 사랑을 ~ 담아 놨으니 맛있게 먹어줘~(하트하트)” 이러는 겁니다. 왠지 모르겠는데보다데레 무서워 보였습니다. 또 일어날  있는 다음의 보여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하여튼 덕후 요소 0% 필자한테는 도저히 이해가 갔고 필자 앞에 마주 앉았던 오타쿠 친구는 오로지 부러워하는 듯한 눈치로 뺨을 맞은 손님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M(마조히즘) 속성까지 겸비한 어처구니없는 오타쿠입니다.




1. 쿠시아게는 오사카 신세카이(新世界) 본고장이라 하지만


오타쿠 친구가 M속성을 살짝 보여주고 나서 우리는 덴덴타운을 구경하러 갔습니다. 다음엔 어디로 가는가 싶더니 메이드 카페 가는 길에서 봤던 텐가숍(자위용품 '텐가' 판매장. 각종 성인용품이나 AV 등도 판매하는 모양)이나 애니 관련 전문점에 들렸고(그간 1시간 반), 북쪽으로 걸어가서 난바 센니치마에(なんば千日前) 있는 NMB48숍에 갔습니다( 1 정도. 매장 직원들이 아저씨였던 점이 마음에 들었나봐요).


저녁에 예정된 술자리까지 1시간 정도 남아 있었고 장소는 난바 센니치마에, 뒤에 술자리 약속이 있는 상황이기는 한데 오사카에 때마다 들리는 '거기'까지 100미터. 관자놀이를 치듯 차가운 생맥주에 맞게 고소한 기름기를 품은 얇은 반죽, 그리고 반죽이 감싸는 재료에 따라 천변만화하는 맛을 즐기게 해주는 그 녀석. 필자가 오사카에 때마다 가는 쿠시아게(串揚げ) 집인 '거기' 근처에 오타쿠 친구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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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시카츠(串かつ)라고도 불리는 쿠시아게를 감히 한국말로 번역하면 '꼬치튀김' 정도 됩니다. 특히 오사카의 쿠시아게는 전국적으로 널리 명물로 알려져 있고 오사카를 대표하는 안주거리의 하나이죠. 오사카의 웬만한 번화가면 어디든지 쉽게 쿠시아게 집을 찾을 있는데 오사카에서도 특히 신세카시(新世界) 일대가 쿠시아게의 본고장으로 유명하죠. 맛도 있고, 가격대도 괜찮습니다. 무엇보다내가 지금 오사카에 있구나라고 느끼게 해주는 힘이 가장 랜드마크인 츄텐카쿠(通天閣(つうてんかく)) 올려보다 마음에 집에 들어가서 쿠시아게를 시키는 느낌은 오사카 관광을 재미있게 해주는 요소입니다(필자도 봐서 아는데 진짜 분위기 괜찮고 '신세카이에서 쿠시아게 먹기' 오사카 관광 거리로서 강추). 그렇지만 말이죠. 필자는 쿠시아게를 먹을 때에는 단연 난바 센니치마에입니다.


위에 나온 숙소가 있는 니시나리(西成) 지역은 신세카이의 바로 남쪽, 필자가 단골로 하고 있는 숙소에서 도보 5 거리에 있고, 가려면 얼마든지 있습니다. 그럼 굳이 난바까지 나가서 쿠시아게를 먹느냐? 이유는 하나, 생맥주가 싸기 때문입니다. 오사카는쿠이다오레(食い倒れ ; 너무 많이 먹어서 쓰러짐) 도시라는 별명이 있을만큼 음식이 있고 가격도 저렴한 것으로 유명하죠. 신세카이도 예외가 아닙니다. 쿠시아게는 물론 생맥주(이른바 발포주나 2, 3 맥주 같은 의사맥주가 아니라 진정한 맥주) 다른 지방하고 비교해서 훨씬 편이죠.


그러나 필자는 아직까지 100( 1,000) 생맥주를 마실 있는 쿠시아게 집을 신세카이에 찾았습니. 반면 필자가 가는 난바 센니치마에 소재의 쿠시아게 집은 평일에 가면 생맥과 하이볼(위스키에 탄산수를 넣은 ) 잔이 100( 1,000) 제공됩니다. 쿠시아게 가격은 재료에 따라  꼬치  120엔에서 150이고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立ち飲み(타치노미 ; 서서 마시기)방식이며 메뉴는 쿠시아게 외에 일본식 오뎅이나 각종 튀김류, 생선회 같은 것도 있게 먹을 있습니다. (회는 가게 맞은 편에 있는 생선 전문점(걸어서 3 거리)에서 배달되는 모양. 신선하고 맛이 있음)


필자는 보통 난바 그랜드 가게츠(なんばグランド花月 ; 요시모토흥업의 중심 극장)에서 본공연을 관람하기 전에 살짝 들려 생맥 2, 3, 쿠시아게다섯 정도 먹는 경우가 많은데 같은 메뉴를 도쿄에서 시키면 2,000 전후로  할 겁니다. 그러나 오사카에서는 1,000 전후 가격에 먹을 있죠(생맥 2잔에 120 짜리 쿠시아게 5개만 시키면 800). 먹는 내내 생맥주 가격이 100엔이라는 해피한 현실을 받아드릴  없던 오타쿠 친구는 필자가 계산대에서 1,700엔을 내는 모습을 보고여기는 오사카 오면 와야 겠네요...라며 21세기 일본에서 생맥주를 100엔에 먹을 있음이 현실이라는 것을 확인한 모양이었습니다.



2. 쿠시아게의 천변만화를 뒷받침하는 네타(ねた) 다양성


다양한 맛을 즐길 있는 쿠시아게, 맛의 다양성을 뒷받침 해주는 요인은 재료의 다양성입니다. 조리법 자체는 매우 심플합니다. 나무로 만든 길이 10cm 약간 넘을 정도의 꼬챙이에 고기나 채소를 꿰어 반죽을 입히고 튀기면 완성. 그냥 꼬치튀김이라고 하면 그렇죠. 그런데 물리지 않고 많이 먹을 있는 이유 하나는 아마 네타(ねた), 꼬챙이에 꿰이는 재료가 다양하고 맛과 식감이 다채롭기 때문이라 있겠습니다. 그럼 네타의 종류가 어떻게 될까요? 궁극적으로는꼬챙이에 꿰어 튀길 있으면 오케이입니다. 그러나 이른바테이반(定番)” 네타, 누구나 있게 먹을 있는 스탠다드한 재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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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류를 좋아하는 필자는 쿠시아게를 먹을 때도 고기부터 시작하죠. 소고기, 닭고기, 소시지 고기류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돼지고기가 최고인 같습니다. 한 입 크기의 삼겹살을 꼬챙이에 꿰어 튀긴 돼지고기 쿠시아게는 기름기를 좋아하는 분한테는 맞을 겁니다. 튀김기름의 고소한 풍미와 삼겹살 기름의 은은한 , 그리고 조금 짠 소스에서 살짝, 아주 살짝 느껴지는 산미(신맛) 안에서 절묘한 조화를 이루죠. 타이밍을 맞춰서 생맥을 꿀꺽...


다음에 먹을지 머리 속에서 작전을 짜면서 다음 쿠시아게를 맞아들이게 환경을 새로 정리합니다. 기름기가 많은 것이 별로인 분은 소고기나 닭고기를 먹어도 같습니다. 쿠시아게 네타로 사용되는 소고기와 닭고기는 보통 기름기가 적은 부위이기 때문이죠. 기타 모래주머니(사낭), 츠쿠네(つくね ; 저민 고기를 경단 모양이나 막대 모양으로 만든 ), 닭 껍데기, 물렁뼈 등도 인기가 있습니다.


한편 쿠시아게 네타로서 가장 다채로운 것은 채소류입니다. 맛이 있지만 필자가 특히 즐겨 먹는 것은 산뜻한 맛과 아삭아삭한 식감이 좋은 연근, 그렇지 않아도 따끈따끈한 쿠시아게 중에서도 따끈함이 뛰어나면서 달고 맛이 차가운 맥주에 어울리는 양파, 그리고 섬유질이 어쩐지 몸에 좋을 같은 아스파라거스. 이들이 필자의 3 채소 네타입니다. 외에도 버섯, 피망, 대파, 가지, 죽순, 오크라, 방울토마토, 감자, 고구마, 참마, 우엉, 단호박, 마늘, 브로콜리 등등도 인기가 있죠. 평소 의식해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적어 보니까 참으로 다양하네요.


그리고 고기류와 채소를 조합한 것으로서 피망의 고기 채움(일본에서 이른바ピーマンの肉詰め” ; 피망을 반으로 갈라 저민 고기로 속을 채운 ), 아스파라거스 베이컨 말이도 맛이 있고, 고기와 채소의 조합은 아니지만 조합으로서 치즈 치쿠와(チーズちくわ ; 짧게 자른 치쿠와(오뎅의 한 종류) 구멍에 치즈를 채운 ) 인기가 있습니다.


또한 생선류를 잊으면 되죠. 별빙어, 전갱이, 청보리멸, 가리비, , 문, 문어 다리 등은 테이반(定番) 네타로 꼽힐 겁니다. 필자는 생선의 비린내가 그래서 생선은 자주 먹는 편이기는 한데 오징어와 새우는 아주 맛있게 먹습니다. 오징어의 쫄깃쪽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은 시끄러워진 입 안의 분위기를 정리해 주고, 새우의 탱탱한 식감은 쿠시아게로도 나름 느낄 있습니다.


외에도, 이런 것도 쿠시아게로 만드나싶은 것으로 메추리알, 치즈, , 만두, 슈마이(딤섬 비슷한 음식), 베니쇼가(홍생강) 정도는 딱히 드문 것은 아닙니다. 메뚜기까지 가면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네요. 어쨌든 이런 이색 네타는 솔직히 가격 대비 만족감은 적 편입니다(, 만족감이 적다 해도  꼬치 100 정도 밖에 되니 맛을 보는 차원에서 여러모로 시켜보는 것도 재미있겠죠).



3. ソース1回, 쿠시아게의 철칙


온천에 가면 욕탕에 몸을 담그기 전에かけ湯(카케유 ; 욕탕에 들어가기 전에 몸에 물을 뿌려 씻는 ) 하면 되듯, 쿠시아게 집에도 지켜야 할 규칙이 있습니다. 바로소스는 " 원칙, 아니 철칙(鐵則) 그거죠. 오사카에 있거나 오사카식을 표방하는 쿠시아게 집에서는 스테인레스로 만든, 약간 깊고 네모난 통에 소스를 많이 담아놓고 손님은 소스통에 쿠시아게의 네타(재료) 부분만 담그고 먹는 건데 먹다가 중간에 다시 소스통에 쿠시아게를 담그면 된다는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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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적은  같은 경우,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소스통이 바로 눈 앞에 있다보니 잇자국이 찍힌 쿠시아게를 무심코 소스통에 집어넣을 뻔할 때가 있는 같습니다. 특히 술도 같이 먹을 경우가 많은 쿠시아게인 만큼 머리로 이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마음에 새겨놓고 경험을 쌓으면서 몸으로 외우는 거죠. 공장에서 이루어지는 작업도 공정에 따른 위험성이 높아질수록 미리 정해진 매뉴얼의 중요성도 높아지기 마련이죠. 쿠시아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쿠시아게 집어들기 소스통에 담그기 먹기라는 일련의 과정은 절대 불가역, 결코 되돌아갈 없는 것으로 명심하고 만약 차례를 까먹어 버리면 팔이 잘린다는 각오. 이것이야 말로 즐겁게 쿠시아게를 먹기 위한 기본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모든 규칙에는 규칙이 만들어진 이유(법학에서 소위 말하는 '법의 취지' 정도 되겠죠) 있습니다. “소스 룰의 취지가 무엇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추측해 보니까 아마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쿠시아게 집에 들어가 자리에 앉으면 직원이 소스통을 갖다주거나 미리 자리에 준비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실은 소스통은 손님끼리 공유되는 것입니다. 다만 공유라 하더라도 서로 모르는 손님끼리 하나의 소스통을 같이 쓴다는 뜻이 아닙니다. 쿠시아게 집의 소스통은 바닥이 나면 통을 씻고 새로 소스를 따르는 식이 아니라, 안의 소스가 적어짐에 따라 적시에 추가로 소스를 따르는 방식입니다. 한마디로 소스통은 씻지 않는 것이죠. 더럽다고요? 천만입니다. "소스 " 룰은 오사카 야쿠자도 지키는 철의 원칙, 안심하고 드시 됩니다.



에필로그, 필자의 설명부족으로 인한 오타쿠 친구의 폭주


도대체 오타쿠 친구한테 입은 피해보고인지 쿠시아게 소개인지, 독자분들한테 글의 성질을 헷갈리게 하는 글이 되어버려서 송구스러웠는데 여기서 대통합하려고 합니다. 덴덴타운 덕후 투어를 마친 저희 둘이 쿠시아게 집에 갔던 것은 이미 언급한 바입니다. 필자는 당연히 오타쿠 친구한테소스 룰을 지키도록 경고했죠. 단, 설명이 약간 모자랐습니.


필자의 설명은 한 마디, “, 쿠시아게를 먹을 때에는 소스통에 쿠시아게를 집어 넣는데, 넣을 있는 횟수는 번이라는 규칙이 있으니 조심하라"고... ' 그러지?'라는 납득해 줬는지 아닌 애매한 표정을 짓고, 그래요, 알겠습니다하며 방금 나온 쿠시아게 여럿 중에서 별빙어를 집어 들었습니다. 쿠시아게를 먹어 경험이 없어 보인 친구는 아마 일단 소스 없이 순수한 맛을 보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소스를 찍고 살짝 한 입만 먹어버린 것입니다.


머릿속에서~ 친구는 아예 소스 맛이 별로인가 보네생각하는 순간, 쿠시아게를 집어들고 있었던 오른손이 소스통 쪽으로 향한 것입니다. 반사적으로 필자의 왼손이 오타쿠 친구의 오른손을 잡고 있었습니다. 친구는 먼저 순수한 맛을 보고 뒤에 소스를 찍고 먹으려고 했던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필자가 미리 알려준 규칙을 지키면서 최대한 쿠시아게를 즐기려고 하던 친구의 탐구심을 필자의 설명부족이 망가뜨려 버린 거죠. 사과하며 새로 쿠시아게 집의 소스 공급 방식과소스 룰의 취지를 설명했더니 깊이 납득해 오타쿠 친구의 우수함을 새로 깨닫게 계기가 사건이었습니다.


[교훈] 누구한테 규칙을 지키게 하려면 규칙이 필요한 취지를 설명하여야 한다. 특히 그가 머리가 좋을 경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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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레 히요코


편집: 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