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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스태디아가 지금까지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와 다른 것은 무엇이며, 게이머들과 게임업계는 스태디아를 왜 주목하고 있을까? 

 

먼저, 스트리밍으로 인한 인풋렉이 거의 없는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지난 편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스트리밍 방식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때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인풋렉인데, 스태디아는 시연회를 통해 거의 실기 플레이에 가까운 수준으로 딜레이가 줄어드는 것을 보여줬다. 구글은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프로젝트 스트림’이란 이름으로 크롬 브라우저를 통한 스트리밍 테스트를 진행했고, 유저들은 프로젝트 스트림을 통해 ‘어쌔신크리드 오딧세이’의 원활한 스트리밍 플레이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발표된 스태디아는 프로젝트 스트림 때보다도 더욱 인풋렉이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시연회라는 특수한 환경이었다는 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딜레이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다는 문제점은 남아있지만, 기존의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한 것이다. 

 

특히, 스태디아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완전히 정착된다면, 게임회사들 입장에서는 게임 개발 초기단계에서부터 스트리밍을 염두에 두고 개발을 진행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어쌔신크리드 오딧세이’를 통해서 보여준 스태디아의 인풋렉은 0.16초(160ms) 정도이다. 이는, PC게임에 비해서는 조금 느린 편이지만, 엑스박스 원 엑스와는 동일한 수준의 인풋렉으로, 일반적인 액션게임에서는 충분히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이다. 심지어 작년에 큰 인기를 얻었던 레드데드리뎀션2의 경우는 실기 플레이에서도 0.3초(300ms)에 가까운 인풋렉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게임들이라면 스트리밍으로 인한 인풋렉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된 후에는, 애초에 이 정도의 인풋렉을 상정한 상태로 게임을 개발하면 되는 것이다. 

 

두 번째로 구글은 스태디아를 선보이면서 유튜브와 연계된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유튜브를 보유한 구글이니까 가능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튜브를 통해 유명 게임 스트리머의 실시간 방송을 시청하던 시청자가, 별도의 게임 설치 과정도 없이 바로 그 게임에 참여하는 형태의 서비스도 가능하다. 유튜브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엄청난 유저풀과, 이를 게임 스트리밍과 결합시켰을 때 얻을 수 있는 파급효과를 생각하면, 다른 스트리밍 업체들은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한번 상상해보자. 대도X관, 도X, 양X, 풍X량과 같은 유명 스트리머들이 실시간으로 진행하는 게임방송을 시청하다가, 그들이 즐기고 있는 게임에 참여하여 그들과 같이 게임을 할 수 있다면? 물론 지금도 게임 방송 도중에 시청자가 참여하는 방송은 여러 가지로 형태로 진행되고 있지만, 스태디아가 가지고 있는 편의성은 기존의 방송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미리 게임을 설치해두고, 서버를 찾고, 게임 채널을 만들고, 유저를 초대하는 등의 과정 없이, 그저 유튜브를 시청하는 도중 표시되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는 것이다. 유명 스트리머들이 보유한 수백만명의 구독자들을 생각하면, 유튜브의 실시간 스트리밍과 스태디아의 시너지 효과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들과 같이 게임을 하고 싶어 하는 수많은 시청자들이 스태디아의 정식서비스를 기다리며 언제든 지갑을 열 준비를 하고 있지 않을까?  

 

세번째로, 4K 60프레임이라는 최고 수준의 게임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는 인터넷 회선 속도와 송수신 데이터 처리능력의 한계로 인해 원래의 게임 화질보다 떨어진 화질을 보여줄 수 밖에 없었다. 현재 가장 안정적인 스트리밍을 즐길 수 있는 PS4 PRO와 엑스박스 원 엑스에서도 최대 1080P의 해상도까지밖에 지원하지 않으며, 그나마도 안정적으로 유지하지 못해서 화질이 열화되거나, 프레임이 끊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두가지 콘솔 기기 모두 실기 플레이로 구동 시 4K 60프레임까지 지원되는 것을 생각하면, 스트리밍으로 인한 화질의 열화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었다. 그런데, 구글 스태디아는 4K 60프레임의 화질로 시작해서, 향후 8K 120프레임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심지어 HDR(high dynamic range), 서라운드 사운드까지! 이 정도의 게임 환경은 수백만원대의 고사양PC에서나 가능한 수준인데, 만약, 스태디아의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진행된다면 게이머들이 굳이 비싼 돈을 투자해가면서 고사양의 PC를 구입할 필요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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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더 나아가, 구글 스태디아를 이용한다면, 더 이상 자신의 PC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할 필요가 없어진다. 지금까지는 매년 새로운 게임이 나올때마다 새로운 기술이 사용되고, 그에 맞춰 더 높은 사양의 CPU와 그래픽카드를 요구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게이머들은 2-3년에 한 번씩 자신의 PC를 업그레이드해야만 했었다. 그 때마다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의 돈을 지불해야 했고, 기존에 사용하던 구형PC의 처분 또한 게이머들의 몫이었다. 그런데, 구글 스태디아를 이용하면 그 무엇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웹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수준으로 최소한의 PC 또는 모바일기기만 있으면, 모든 것은 스태디아가 알아서 해결해 준다. 새로운 게임이 나오면 그 게임에 최적화된 CPU와 그래픽카드가 설정될테고, 게이머는 그저 일정한 구독료를 내고 즐기기만 하면 된다. 게이머는 게임에만 신경쓰면 되고, 나머지 모든 것은 구글 스태디아가 알아서 해주는 것이다. 

 

이렇듯 게이머의 꿈과 같은 서비스가 바로 구글의 스태디아이지만, 아직은 넘어야할 산이 많이 있다. 구글은 올해 내로 스태디아의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지만, 아쉽게도 아직 국내 서비스는 결정되지 않았다. 국내 서비스가 시작된다고 하더라도, 국내에 구글 데이터센터가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시연회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최상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기대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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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태디아의 원활한 스트리밍을 위해서는 유저들의 통신환경이 어느 정도 받쳐줘야 한다는 점 역시 또 하나의 걸림돌이다. 이미 10기가에 이르는 초고속 기가랜을 지원하는 인터넷 상품이 출시되어 있긴 하지만, 지역 제한으로 인해 1기가 랜조차 설치할 수 없는 지역도 많고, 기가랜의 비싼 이용료가 부담스러워 낮은 속도의 저렴한 인터넷을 사용하는 가정도 많다. 통신사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로, 넷플릭스의 동영상 스트리밍조차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해서 화질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허다한 현실을 생각하면 과연 고화질의 게임 스트리밍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고는 하지만, 야외에서 모바일 환경으로 즐기기에는 무선 데이터 사용량도 감당하기 힘들다. 이런 점들을 생각하면 역시 게임 스트리밍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 스타디아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젝트 X클라우드’, 애플의 ‘애플 아케이드’, 텐센트의 ‘인스턴트 플레이’등, 세계적인 IT기업들이 자기들만의 장점을 내세우며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바야흐로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시대의 시작인 것이다. IT업계 정점에 있는 대기업들이 지금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에 뛰어드는 것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점점 발전될 인터넷 환경에 맞춰서 한 발 먼저 앞서나가기 위해, 지금과 달라질 미래의 콘솔게임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스트리밍 서비스의 선점을 원하며 치열한 경쟁을 하는 동안, 게이머들은 그저 시대의 흐름(streaming)에 몸을 맡긴 채 즐기기만 하면 될 일이다. 이 흐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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