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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베네수엘라에 대통령이 둘이라고? 이게 무슨 상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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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BBC>

 

지난 1월 23일,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길바닥에서 스스로를 대통령이라 자임하였다. 이날은, 1958년 대선에서 패배했음에도 국민의 심판을 무시하고 독재를 이어 가려던 페레스 히메네스 군사정권을 민중의 힘으로 끌어 내린 ‘베네수엘라판 419’ 같은 날이였다. 

 

수주 전부터 1월 23일에 수십만의 군중이 마두로 정권에 대한 반정부 시위를 할 것을 예고했고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이날을 잡아 군중들 앞에서 대통령 선언을 한 것이다.

 

이로써 앞서 1월 10일 취임식을 갖고 대통령궁을 실효적 지배하고 있던 니콜라스 마두로와 길바닥 선언의 후안 과이도가 각각 자기를 대통령이라 칭하는 1국가 2 대통령 시대의 장이 열리고 만 것이다.

 

올해 서른다섯의 새파란 후안 과이도는 또라이라서 길바닥에서 지 혼자 대통령 딸딸이를 친 것일까?

 

이 사태의 본질을 보려면 작년 2018년 5월 20일 대통령 선거를 봐야 한다. 마두로는 이 선거에서 재선되었기 때문에 2019년 현재 자신이 적법한 대통령이라 주장한다.

 

문제는 이 대선이 2017년 8월에 출범한 제헌의회에 의해 실시됐다는 데서 시작됐다. 제헌의회는 2015년 총선에서 마두로의 여당이 의석 3분의 1도 못 건지는 참패를 당하자 2017년 3월 정권의 딸랑이 역할을 자임해왔던 대법원이 나서서 국회를 해산시키고 등장한 단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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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7월 제헌의회 투표소. 정작 투표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당연히 국회는 대법원의 선고를 받아드리지 못한다고 했고 미국과 브라질, 페루 등 주변국들은 대사 소환 등의 방법으로 베네수엘라 대법원이 헌법을 위반했다고 경고하였다.

 

 ※ 두 통령 사태를 부른 베네수엘라 주요 정치 일정

 

    2015년 12월, 총선에서 야당 대승 (전체 167석 중 마두로 집권당 46석) 

    2017년 1월, 국회, 마두로 대통령 불신임안 가결(이른바 탄핵)

    2017년 3월, 대법원, 국회 해산 선고

    2017년 7월, 제헌의회 의원선거 (야당 상당수 불참)

    2017년 11월, 제헌의회, 조기 대통령선거 명령 

    2018년 5월, 대통령선거 실시 (야권 및 국제사회는 대선 불인정)

    2019년 1월 10일, 마두로 대통령 2기 취임

    2019년 1월 23일, 과이도 국회의장, 임시대통령 선언 

 

이런 전차로 제헌의회 자체가 베네수엘라 헌법에 위반한 조직이고 이 조직에 의한 2018년 대통령 선거는 시행 자체가 불법이라는 것이 두 통령 사태의 배경인 것이다.

 

2018년 대선을 부정하는 국회는 대통령 자리가 비어 있으니 헌법에 의해 국회의장이 임시 대통령직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베네수엘라 헌법에 의하면 궐석 대통령을 승계한 국회의장은 임시 과도기적 대통령이지, 정권을 잡고 행정을 펼치는 대통령이 아니며 권력의 공백만 메우고 조속히(헌법에 의하면 3주 내로)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대선을 주관하는 역할만 해야 한다.

 

그래서 대통령을 자임한 국회의장 후안 과이도는 빠른 대선을 주장하고 있고, 대한민국 정부를 비롯한 50여개의 국가가 이를 동조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대선이 다시 치러진다면 후안 과이도도 출마할 자격은 있다(나올지는 의문이지만).

 

 

2. 큰 그림을 봤으니 등장인물을 디비보자. 마두로 대통령은 누구인가 

 

니꼴라스 마두로는 1962년 11월 23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한다). 파나마와 콜롬비아 등을 떠돌고 있는 망명 대법원은 마두로의 엄마가 일본인이고 출신지가 오사카라고... 아니, 엄마가 콜롬비아인이고 콜롬비아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베네수엘라에서 태어나고 30년 이상을 거주해야 하는 대통령 출마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2013년 대선 자체가 무효라고 선고한 바 있다(물론 실효성은 전혀 없지만).

 

마두로는 20대 초반 쿠바에서 ‘공산주의 청년 연합’에 가입해 사상 교육을 받았고 다시 베네수엘라로 돌아와서는 공공 버스 운전수가 되어 운수노조의 간부를 지냈다. 1990년대에는 차베스가 이끄는 사회주의 단체에 가입하고 1993년 차베스가 쿠데타 혐의로 수감되자 차베스 구명 운동을 벌였는데 이때 차베스의 눈에 쏙 들어가 쿠데타에 성공한 뒤 차베스 집권 14년 동안 최측근으로써 국회의장, 외무장관에 이어 부통령까지 올랐다.

 

2013년 3월 차베스가 죽자 4월에 치러진 대선에 출마하여 온갖 여당 프리미엄을 누리면서도 1.6% 차이의 근소한 차이로 야당 카프릴레스를 이기고 대통령이 된다(이때도 불법선거 말이 많았으나 카프릴레스가 하루도 안되어 승복한다고 선언, 표면화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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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카스 공항. 죽은지 몇년이나 지났는데도 곳곳에 차베스의 사진과 포스터가 걸려 있다

 

마두로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그가 6년 임기를 다 채울 것으로 보는 외신은 많지 않았다. 이미 경제 시스템이 망가지고 있었고 차베스의 유훈통치를 앞세워 국정장악력이 약했기 때문이였다. 대통령 관저를 차베스의 두 딸과 사위들에게 계속 살도록 양보(?)할 정도였다.

 

 

3. 그렇담, 듣보라 불리는 과이도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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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실에서 접견하는 과이도. 국회가 해산되었어도 국회의장실을 임시대통령 사무실로 쓰고 있다

 

후안 과이도는 83년 돼지띠로 신보라, 홍카콜라 제작자 배현진 등과 동갑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인천격인 수도 카라카스의 입구 바르가스 주의 항구도시에서 약간의 은수저를 물고 비행기 파일럿의 집안에서 태어났는데 1999년 베네수엘라 역대 최악의 집중호우 때 산사태로 집을 잃고 잠시 길바닥에 나앉기도 했다(이때부터 길바닥과 친분이 생긴듯 하다).

 

모든 위인전의 클리셰가 그러하듯 과이도는 이러한 역경을 딛고 베네수엘라에서 가장 큰 대학인 안드레 베요 카톨릭 대학에도 진학하고 졸업 후에는 미국에 유학 가서 석사학위도 받는다. 

 

미국에서 귀국한 과이도는 2007년 차베스가 방송국과 언론사들을 차례로 국유화시키거나 강제 폐쇄하자 언론장악에 맞서 대규모 학생시위를 주도했고 2009년에는 인민의지당(Volundad Popular)을 창당하고 차베스 정권에 맞서 강경 투쟁한다(2009년에 차베스는 종신 대통령의 길을 열기 위해 개헌을 하였다).

 

2011년 국회에 입성한 과이도는 2015년 12월 총선에서도 당선되었다. 마두로 정권의 탄압으로 야당의 정신적 지주였던 로페스, 카프릴레스 등이 구금, 가택연금 등으로 정치적 활동에 제약을 받자 마땅한 구심점이 없던 야당은 과이도를 2018년 야당연합의 총수로 추대하고 국회의장직을 맡기게 되었다. 

 

 

4. 미국을 비롯한 50여개국은 과이도를 밀어준다고 하던데?

 

50여개국 하나하나 속내는 천차만별이겠으나 앞서 얘기한 대로 마두로 정권이 대법원을 통해 2017년에 국회를 해산할 때부터 불법성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다.

 

국회 해산 후에 2017년 7월에 제헌의회 선거가 있었는데, 이때 <더 플랜>은 명함도 못 드리 밀 투표 부정이 있었고, 아예 전자식 투표기를 납품한 업체가 “우리 투표기 조작됐어요~~”라고 선언하기에 이른다.

 

이러니 제헌의회도 불법이요 제헌의회가 주관한 2018년 대통령 선거도 무효라는 게 과이도를 지지하는 나라들의 명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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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국회 전경. 국회해산이라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정상적으로 출근한다

 

지난 2월 25일, 우리 문재인 정부도 "지난해 5월 실시된 베네수엘라 대선이 정당성과 투명성 결여로 현재의 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우려를 표명하며, 과이도 임시대통령 주도로 조속한 시일 내 민주적이며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대통령 선거를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성명을 내고 과이도를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5. 베네수엘라는 차베스 시절부터 미국이랑 갈등이 많았던 곳 아닌가. 과이도를 밀어주는 것도 일종의 내정간섭 아닌가?

 

물론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차베스와 그의 똘마니들을 몰아내고 싶을 것이다. 비단 베네수엘라뿐이랴. 쿠바나 이란, 심지어는 북한까지도 가능하다면 아베 같이 말캉말캉한 애들로 채워 넣고 싶을 것이다. 그건 사실 인지상정이다. 우리가 패권 국가가 아니라서 그렇지 우리가 조종하는 대로 움직이는 나라가 있다면 얼마나 신나는 일이겠는가(옳고 그름을 떠나서 말이다).

 

그런 미국이 개입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건 마두로 쪽이다. 사실 차베스 시절만 해도 서로 엄청 으르렁거린 것 같은데 이렇다 할 경제 제재는 없었다. 

 

미국의 경제 제재는 베네수엘라에서 인권 탄압 등의 이슈가 생기면 금융을 제재하는 방식으로 실물 경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부분부터 시작되었다. 그런데도 외환관리와 물가 관리를 못해 휘청휘청 대는 게 지금의 마두로 정권의 실력인 것이다.

 

적대적 공생처럼 차베스, 마두로 정권도 미국 덕을 많이 보았다.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이후 설치류와 가금류가 대한민국의 통수권자일 때 모든 정치적 위기를 전지전능하신 북한 덕으로 넘겼듯, 차베스 마두로 정권도 미국이라는 절대악을 상정해 놓고 반대파를 누르고 지지자들을 규합했다.

 

내정간섭. 본 필자, 내정이 존중받을 가치가 있을 때 간섭도 비난받을 수 있는 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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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대통령 지지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

 

 

6. 중국, 러시아는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하던데?

 

중국과 러시아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셈법이 조금 다르다. 

 

먼저 중국은 돈이다. 일단 차베스 시절 이래로 베네수엘라에 다가 거의 한국돈 70조원 가까이를 때려 부었다. 어디다가? 주로 석유시설이다.

 

즉, 중국은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노리고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입도선매. 앞으로 나올 석유에 대한 권리를 선점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에너지가 부족해질 중국으로서는 당연한 수순이였고 차베스 시절부터 베네수엘라는 중국의 남미판 일대일로의 충실한 동반자였다. 

 

그런 중국이 마두로를 미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물린 돈이 얼만데.

 

그런데 지난 2월부터 재밌는 뉴스가 나오기 시작한다. 중국이 과이도 쪽과도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의 왕서방, 자기 돈을 지키기 위해 양다리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그에 비해 러시아는 군사적인 욕구가 더 크다.

 

바르샤바 조약기구가 해체된 뒤 러시아는 나토 국가들과 국경을 맞대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미국으로부터의 위협을 직접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에 비해 러시아는 미국을 위협할 수단이 거의 없었다(ICBM은 논외로 하자).

 

1960년대 3차 세계대전으로 비화될 뻔한 쿠바 미사일 사태 이후 러시아는 미국의 앞마당인 카리브해에 대한 영향력이 전무했었다. 쿠바랑도 사이가 별로 좋지 않고.

 

그런 시기에 베네수엘라가 두 손을 공손히 내밀었고 뿌리칠 이유가 러시아에게는 없었다.

 

중국보다는 적은 돈이지만 7조원 가까운 돈도 투자했고 군사고문이라는 명분으로 군대도 주둔시켰다. 지난해 말에는 장거리 전략 폭격기를 파견하고 카리브해 상공에서 드라이브도 즐겼다. 간만에 미국의 심기를 건드려 보는 짜릿함을 느껴본 것이다. 

 

그런 마두로가 물러나고 친미 정권이 베네수엘라에 들어선다?? 다혈질 푸틴형님이 두고만 볼 수는 없는 일이 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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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투발이 가능한 러시아의 초음속 전폭기 TU-160. 2018년 12월 베네수엘라에 왔다

사진 출처 - <russianplanes>

 

 

7.베네수엘라 군부의 생각은? 

 

차베스는 군인 출신이지만 마두로는 군인이였던 적이 없었다. 동방위도 안해봤다. 그래서 항상 군 장악력에 대한 의심을 많이 받아 왔다.

 

때문에 마두로는 현 군부 장성들한테 심심치 않게 충성서약을 내놓으라 요구하곤 했는데 믿을 만한 고위 장성들에게는 알짜 이권을 챙길 수 있는 요직을 배분했다. 항만청장, 국세청장 등 돈 되는 자리는 현역 장성이 겸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군부독재 시절만 해도 예편이라도 하고 갔던 자리들을 말이다.

 

즉, 군 고위 장성들은 마두로 밑에서 나라를 지키는 게 아니라 제 주머니, 제 잇속을 챙기고 있다. 국민들은 굶어 죽어가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러니 장성들은 마두로를 배신하기가 힘들다. 지난 2월 초에 공군장성 하나가 마두로 반대 성명을 냈다가 잡혀갔지만 그 이후 장성급에서는 표면적인 요동은 없다.

 

대신 하위급으로 내려갈수록 군심은 이반되고 있다.

 

하사관급에서는 반란도 심심치 않게 일어났다. 듣기로는 배급도 시원치 않다고 한다. 

 

지금은 폐쇄되어 있는 콜롬비아의 국경 주변에는 탈영하여 월경한 하위급 군인들이 부대를 이루고 과이도의 명령을 대기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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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영군인들에게 경례를 받는 과이도 - 콜롬비아 국경

사진 출처 - Daniel Blanco

 

마두로는 군부대가 못미더운지 민병대를 조직해서 거느리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180만 명에 달하는 민병대를 100만 명 더 늘려서 280만 명으로 만들겠다는 얘기도 들린다. 민병대에는 애국카드를 만들고 나서 충성서약을 한 후에 들어갈 수 있는데 기초 생필품을 우선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물자 부족에 시달리는 국민들로서는 큰 유혹이 아닐 수 없다. 

 

마두로의 민병대는 군복 같은 제복을 지급받고 각종 정치 대회에 동원되곤 한다.

 

 

8. 제일 중요한,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여론은 어떤가?

 

가장 어리석은 질문이다. 어떨 것 같나? 

 

우리 세월호 때, 국정농단 촛불 시위 때, 해외 언론들이 보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여론은 어땠을 것 같나?

 

당시 새누리당 사람들이나 만나고 태극기 부대 어르신들이나 만나고 기레기 언론사 간부들이나 만나서 대한민국의 여론이 이렇다라고 적는 외신이 있다면 딴지 독자께서는 그 외신을 무엇으로 보겠는가?

 

본 필자가 볼 때 베네수엘라 국민의 대다수는 현 마두로 정권이 물러나고 새로운 사람이 들어와 지금의 경제 위기를 벗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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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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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시위대가 해산하고 남은 오토바이 시위대. 잠시후 경찰 및 오토바이 체포조와 목숨 건 로드추격전을 벌인다

 

하지만 대규모 시위를 벌이면 누군가는 죽는다. 지난 1월 23일 시위 때도 35명이 죽었다고 하고 2월 24일 전후로 콜롬비아와 브라질 국경에서 구호품 반입을 시도했을 때도 십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7년에 빡쎄게 마두로 정권과 국민들이 맞붙었는데 1백명이 넘는 사람이 죽임을 당했다.

 

이제는 반정부 시위를 나가는 것 자체가 목숨 거는 일이 되었다.

 

국민 여론이 어떠하느냐를 논하는 시기는 지난 것 같다.   

 

 

9. 이 사태를 대체 어떻게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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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시장엔 유기농 농산물만 있다. 

농약이랑 비료가 없으니까 유기농밖에 못 만들거든..

 

베네수엘라에 대해서는 사실 두 대통령 사태보다도 경제 위기의 원인을 두고 무조건 좌파 포풀리즘 탓하는 조중동과 자한당의 뇌피셜이 문제이다. 

 

이 뇌피셜에 대해서는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조지는 속내’와 더불어 따로 한 꼭지씩으로 다루어야 할 중요한 주제이다.

 

이번 베네수엘라 두 통령 사태는 ‘독재자 밑에서 고통 받는 민중들을 외부에서는 어떻게 봐야하는가’라는 시각으로 봤음 좋겠다. 

 

박정희 때 김대중을 현해탄에 던지려고 한 것을 미국 CIA가 개입하여 저지한 것을 두고 이거 내정간섭이야 라고 볼 수 있을까? 만약 광주에서 민간인 학살하는 전두환을 프랑스나 영국이 비난하며 군사개입 하겠다고 했다면 ‘우리가 죽던말던 너거들은 좀 빠져있어’라고 해야 했는가 말이다. 그들이 개입하려는데 다른 속내가 있음을 안다 할지라도 말이다.

 

이 두 통령 사태는 마두로가 대선을 받아드리면 끝이 나는 거다. 과이도는 대선을 공정히 준비해서 치르기만 하면 되는 거고. 마두로 측이 주장하듯 국민의 대다수가 마두로 정부를 지지한다면 본인이 다시 출마해서 재당선되면 이 혼란은 끝이 나는 거다.

 

물론 리마그룹 등의 국제사회의 선거과정 감시하에서 말이다.    

 

 

10. 베네수엘라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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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텅 빈 카라카스의 슈퍼마켓 진열대

 

베네수엘라의 작금의 경제위기가 미국의 경제제재 땜이라고 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북한의 경제제재가 더 가혹한데도 북한은 버티고 있다. 미국의 경제제재는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금융제재부터 진행되고 있고 경제위기의 현상들은 차베스 때부터 나오고 있었다.

 

그래도 차베스 살아 있을 때는 삼성 핸드폰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잘 팔렸고 우리 기업의 수출 실적도 꽤나 좋았다. 지금은 거의 대부분 철수했고 지난 3월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버티고 버티던 KOTRA 마저도 철수하기에 이르렀다.

 

경제 상황은 단언컨데 거의 시리아 수준이다. 회복하기 힘들 정도로 망가졌고 망가지고 있다.

 

마두로 정부가 이 상황을 타개하고 수습할 능력은 없다. 얼마 전 대정전에 이은 단수사태에 시민들은 하수도 물까지 끌어써야 했다. 전염병이 창궐할까 걱정될 정도다. 하루라도 빨리 정부가 바뀌는 것만이 희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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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 시위소녀

"투쟁은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을 위한 것이면 안됩니다 투쟁은 먼저 죽은 우리 형제 자매들이 태어난 이 땅 이 거리에서 있어야 합니다."

 

원래부터 네덜란드병에 걸린 베네수엘라였다. 산업시설은 거의 없고 석유팔아 번 돈으로 수입해 먹고 사는 나라였다는 것이다. 거기에 콜롬비아와 브라질의 국경을 닫고 카리브 해상 무역로도 폐쇄해 버렸다. 시민들은 밭에서 나는 야채만 먹고 살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마두로 정권이 무너졌을 때 권력 공백을 매울 준비되어 있는 지도자가 있다는 것은 베네수엘라로서는 다행인 것이다. 아무 준비 없이 독재정권이 무너진 후 극심한 혼란과 분열을 겪고 있는 이라크나 리비아 사태를 봐도 그렇다. 

 

마두로의 끝은 정해져 있다. 마두로 정권은 과이도를 체포하지도 제압하지도 못하고 있다. 마두로가 법적으로 떳떳하다면 과이도를 내란죄로 잡아들이면 될 일이다. 과이도가 2월말에 콜롬비아 국경지역을 통해 국외로 나가서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국가를 돌고 베네수엘라 공항으로 돌아올 때도 마두로 정권은 그를 체포하지 못했다. 

 

마두로 정권이 무너지는 게 올해 상반기가 될지 하반기가 될지 해가 넘어갈지는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베네수엘라 시민들의 고통이 늘어가고 있는 건 확실하다.

 

과이도가 길바닥에서 대통령 선언한지가 아직 100일도 되지 않았다.

 

 

* 별도의 출처 표기가 없는 사진은 필자가 직접 찍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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