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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스크린쿼터 축소, 난 이러코롬 생각한다!

2003.7.4.금요일
딴지일보 게시판 관리처

 
최근의 가장 민감한 화두답게 지난주 스크린쿼터 축소, 이건 음모다! 기사가 나간 이후 장난 아니게 많은 의견덜이 기사게시판을 뜨겁게 달궜음이다.


그 중에는 본지의 기사를 옹호하는 의견덜도 있었으며, 무슨 소리냐 조까라! 스크린쿼터 이 기회에 폐지해야 된다,는 강경론자덜의 의견도 있었음이다. 물론 지난 기사에서도 지적했다시피 이번 문제를 영화인들의 밥그릇 싸움으로 규정하여 빗나간 영화인들의 연대의식을 질타하는 의견덜도 많이 올라왔다.


참으로 다종다양한 의견덜이었다. 그만큼 이번 스크린쿼터 문제에 관심을 갖는 팬들의 반응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일텐데... 해서 본지 게시판 관리처에서는 이런 니덜의 주옥같은 글들을 그냥 썩혀 둘 수 없어 여기 스크린쿼터 축소를 반대하는 글과 찬성하는 글을 함께 공개하는 바이다.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한다!


먼저 스크린쿼터 축소에 반대하는 글로 포문을 열도록 하겠다. 참새연필 님이 6월 30일에 써준 협상은 있어야 한다... 졸라 욕먹을 각오하며이다.






협상은 있어야 한다... 졸라 욕먹을 각오하며


세상의 모든 갈등이 적대적, 전면적 대결로만 간다면, 인류는 살아남지 못할 겁니다.


적어도 최선의 합의점을 찾아낼 줄 아는 지혜와 인내가 갈등의 두 당사자에게 인식될 때 그나마 평화와 진보가 깃들겁니다.


전 믿습니다. 공존의 정의를....^^


전형적인 국가주의 국가,미국의 생존의지는 순전히 자국 이기주의입니다. 미국 국적의 시민들만 호사한다면 이 세상 어떤 정의도 진리도 다 개무시합니다. 개무시정도가 아니라 학살조차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 지랄을 그들은 생존철학이랍시고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의지의 심리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던진 문화코드는 역시 미국적이고 살인자본적입니다. 아마도 전세계인류 문화를 미국수준의 천박함으로 하향평준화가 목적인 모양입니다(여기서 참고로 새로나온 책하나 소개하죠. 아리엘 도르프만과 아르망 마텔라르가 공저한 "도널드 덕 어떻게 읽을 것인가" 란 책입니다).


미국은 그들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악행을 다 자행해서라도 공존을 파괴하고 독선을 주장합니다.


오늘 딴지의 본 기사는 근래 화두가 된 스크린쿼터로 넘어 미국의 침략적 경제정책의 한 단면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스크린쿼터가 대중에게 주는 인식은 불쾌감입니다. 하긴 우린, 보이지도 않는 국익이라는 걸 위해, 전혀 이해관게도 없는 다른 나라 국민을 학살하는 학살전에 우리군인들을 파병하는 정부를 추인한 추악한 국민입니다.


그런데 그 위대한 국익을 위해 스크린 쿼터쯤이야... 당근 사라져도 되겠죠? 그런 겁니까?


제가 좀 흥분했습니다.


외제차 끌고 온 잘난 영화인들을 보면 저도 배알이 꼴립니다. 좃같은 새끼들이라고 입에서 욕이 나옵니다. 제발 좀 꺼져줬슴하더라구요.


그런데 그들이 스크린쿼터 사수를 입에 담았다고 스크린쿼터의 존재가치가 악화되는 건 아닙니다.


스크린쿼터는 우리의 무기입니다.


설령, 그 죠다같은 경제협상을 위해 내어 놓아야 하더라도 그 최후의 선까지 지니고 있어야 할 무기를 우리나라의 더 죠다같은 관료들은 알아서 가져다 바치려고 합니다.


협상의 기본도 안된 자들입니다. 이런것들이 국익을 수호한다고요?


이글을 읽는 많은 딴지 독자분들에게 제가 이야기하고픈 건, 스크린쿼터의 독소와 장점을 한번쯤 각각 이해해 보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거기에 재수없는 재벌영화인들의 추악한 탐욕과 관계없는 그 자체의 장점가 존재의의를 무시해선 안된다는 겁니다.


아래 영화사에서 일하신 분도 글을 올렸습니다. 스태프 임금부터 제대로 주고 스크린쿼터사수니 뭐니 나서라란 말씀. 천번백번 옳습니다.


그 죠다같은 배때지터지는 영화인들은 그런 말 할 자격없습니다.


그러나, 그건 그 더러븐 영화인들에게 해야 할 말이지, 스크린쿼터자체가 없어져야 한다는 말은 아닐겁니다. 만약 스크린 쿼터가 사라지면 그 부자 영화인들이 밥이나 굶을 것 같습니까? 아니죠. 도리어 그놈들이 나서서 외화수입한다고 법석을 떨 것 들입니다.


스크린쿼터 없어지면 그나마 죽어나는 1만명의 밑바당 영화스탶이고, 엑스트라고, 소형독립영화인들입니다.


지금, 감정만 가지고 이 건을 바라봐서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시절 스크린쿼터 날려버린 수많은 다른 나라의 영화산업이 어떻게 되었습니까? 그야말로 개박살 났습니다.


이전의 영화강국인 스페인나 이태리. 남름대로 적지않은 영화를 만들어내던 멕시코,브라질이나 동국권국가들. 모두 어찌 되었습니까?


게다가 요즘은, 그 나라에서 똘똘한 영화작가라도 나올라치면 금새 허리우드에서 채어갑니다. 당연하죠. 자기나라에서 자기가 하고픈 작품도 못하고 늘 배고프니깐요. 그리곤 그 천재들은 어느새 서러져갑니다.


그래도 미국에 맞서 대들던 프랑스나 인도 정도가 자국 영화를 문화산업수준으로까지 육성했습니다.


평등위에 경쟁까지 자본사회에서 거부할 수 없습니다. 그것까지 거부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와 미국의 영화산업은 그 경제상대가 아닙니다.


지금같은 무차별 경제경쟁에 비교우위를 통한 경제균형은 없습니다. 단 1원이라도 이익이 나면 공격입니다. 따라서 비교우위가 떨어지는 산업은 국가가 무조건 보호해야하는 겁니다. 도대체 국가라는 왜 있는 겁니까? 남에게 우리 재산을 합법적으로 퍼주라고 있는 겁니까?


그런식의 단순유치한 경쟁만을 부르짖으신다면 미국과 중국쌀에 우리의 농가도 다 죽어 나자빠져도 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게 속국이고, 현대의 식민국가아닙니까.


민족이라는 단어만 나오면 온몸을 떨면 투지를 불태우는 우리민족이 어찌 우리 문화를 지키자는 말에는 이렇게 외면하시는 지 앞뒤가 참 안맞습니다.


한족규니 임권태구니 그치들 관심없습니다. 우리 선량하고 순심어린 영화에술인들을 위해서도 스크린쿼터는 존손해야 합니다.


재정부가 부르짖는 국가이익, 그 분명하지도 근거도 불확실한 경제적이익..그거 좋습니다. 그걸 제대로 얻어내기위해서도 스크린쿼터는 끝까지 지켜내야합니다.


21세기는 컨텐츠입니다. 나이키 한컬레 안 만들어도 미국은 그 나이키로 상표소유권과 이미지작업으로 일년에 수억달러씩 앉자서 벌고 있습니다.


햐아오, 디지몽으로 일컬어지는 비롯한 일본 애니컨덴츠산업이 이제 겨우 경쟁력있는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그간 여기에 얼마나 많은 정부지원과 보호가 있었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건 앞으로 적어도 수십년간 수십억달러를 안자서 벌게 해주며, 향후 더 일본의 재산을 만들 밑바탕의 종자돈이 될 겁니다.


안철수씨가 아이티산업에 대해 방해나 하지말라고 현 정부에 일갈했듯이, 정부가 지금있는 문화산업을 나서서 보호는 해주지 못할 망정 갈아먹으려고만 한다면 이게 제대로 된 정부입니까?


미국측 협상가(거기엔 미정부관료들 뿐만이 아니라, 그런 일만 수백년씩 해온 로펌의 변호사들을 함께 들어와 있습니다.)들이 우리나라 관료들을 얼마나 우습게 볼지 눈에 뻔합니다.


스크린 쿼터... 진짜 경제가 중요하다면 경제적으로 봅시다. 우리모두 경제동물이 되어 감각적으로 배후까지 파 보자구요.


스크린쿼터. 이렇게 단번에 날아가면, 얼마 안있어, 쿼터 전부 사라집니다. 그럼 어느 극장업자도 부담없이 갑싼 외화부터 수입하려고하지 우리영화 안 겁니다. 국내영화사들 리스크안고 우리영화 만들이유 절대 없습니다.


어느 60년대 또라이 영화광이 집안 풍비박산내면서 투자하기만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야 합니까?


경제논리만 봐선 우리영화만들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70,80년대 우리영화 망가져 있을때, 스크린쿼터나 방화제작병행 외화수입허가같은 전 근대적 방책이나마 있어 우리영화가 지켜왔길래 8월의 크리스마스도 나오고, 복수는 나의 것도 나오고, 살인의 추억도 나왔습니다.


이거 그냥 나온 거 아닙니다. 그간의 초라하고 유치뽕한 우리영화가 그나마 살아서 숨쉬어기에 이렇게 된 겁니다. 프란다스의 개같은 영화를 만들 경제의 틈새가 있었기에 살인의 추억이 나온겁니다.


지켜야 합니다. 우리말로 된 우리영화 지켜야 합니다. 그게 우리입에 들어가는 쌀이 우리몸을 지켜주듯 우리영화가 우리정신을 지키고,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해대는 바보짓을 그치게 만들어주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덧붙혀, 왜 영화만이냐고 묻습니다. 맞습니다. 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지켜야 겠죠. 굳이 영화냐면 영화의 상징이고 현대 문화장르의 총제적 성질이 있기때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만, 그런 걸 떠나서 어느 문화나 어느 산업도 그냥 날로 먹으라고 내어 놓아선 안된다는 걸 이야기 합니다.


그게 자동차건, 반도체건, 영화건, 쌀이건...


영화만 가지고 이야기하는 거 아닙니다. 다만 지금 이순간 영화가 특정되었질 뿐입니다. 다음에는 또 다른 걸 달라고 할 겁니다. 그럼 우리는 또 그때 왜 그것만 지켜야하냐고 되묻는 바보짓을 또 해야 합니까?


by 참새연필


미국 십숑덜이 시장을 다 장악하는 걸 무슨 수가 있어도 막아야 한다며 스크린쿼터의 필요성을 역설한 글이다. 그리고 미국과 같은 꼴통 강대국덜의 시장 독식을 막기 위해서라면 필요에 따라 영화 뿐 아니라 자동차도, 반도체도, 쌀도 스크린쿼터와 같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영화시장의 구조를 언급하며 스크린쿼터의 존속을 주장하는 글도 있다. 7월 1일에 올라온 백 님의 의견이다.






관객의 선택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좋은영화 만들어서 관객이 보면 되는거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스크린쿼터는 관객이 일년에 일정비율 이상의 한국영화를 봐야 한다는 내용이 아닙니다. 극장이 일정비율 이상을 상영해야 한다는 이야기지요.


무슨 복날 개잡는 소리냐 하실 분도 있겠지만, 영화라는게 제작자로부터 곧바로 관객에게 가는게 아니고 극장이라는 중간단계를 거쳐야 하기때문에, 많은 분들이 생각하듯 `질만 좋으면 된다`라는 것이 안통한다는 이야깁니다. 영화의 질 외에 다른 부분에서 헐리웃 영화들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지요.


그럼 어떤 부분들이 있을지 몇가지만 얘기해보죠.


첫째, 마케팅 및 영업능력. 더 정확히는 마케팅 및 영업 자금이라는 것이 맞겠군요.


배급사를 통하든 직배하든(헐리웃은 거의 직배로 알고있습니다) 한 극장에 자기네 영화를 상영하게 하기위하여 투여하는 역량이 다릅니다. 같은 영화라도 더 흥행이 잘 될것 처럼 보이게 할 수 있고. 잘나갈 가능성이 높은 자기네의 다른영화와 패키지로 판매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 대박친 영화의 속편이라든가...아이템의 양 자체가 다르니까요.


둘째, 공급 탄력성. 우리나라 영화사들은 우리나라에서 본전 못뽑으면 죽습니다. 수출이라는 방법도 있지만 전체 매출의 일부일 뿐이지요.


그러나 헐리웃은 다릅니다. 우리나라에서 이익을 많이 얻으면 물론 좋지만 어차피 덤으로 얻은 시장이므로 이익 못봐도 그만입니다. 무슨소리냐 하면 `몇년 손해볼 작정을 하고` 떨이판매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영화사들은 몇년 떨이판매에 맞서다 보면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도산하겠지요. 그후에 자기들 영화에 얼마를 부르든 그건 지네맘입니다.


스크린쿼터가 있을때는 기본적으로 배급시장이 이분화 되있기 대문에 외국영화사들끼리 떨이경쟁해서 남는게 없습니다. 그러나 떨이 경쟁으로 한국영화사들을 영원히 배제시킬수 있다면 몇년 손해보고 떨이장사 하는게 장기적으로 그들한테 이익이지요. 승산만 있으면 그들에겐 배팅할 실탄이 있습니다.


셋째, 안정성. 영화관 입장에서 볼 때 자국(미국)시장에서 미리 검증을 받은 영화라면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개봉하는 영화보다 훨씬 위험성이 낮습니다.


`미국이랑 동시개봉하는 영화도 있잖아`라고 하시겠지만 그런 영화는 유명한 전작의 속편이던가 아니면 유명배우/유명특수효과팀 에 의한 액션 블록버스터죠. 제가 영화관 주인이라도 `이 영화는 흥행작인 JSA의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 콤비의 영화다` 라는 것보다는 `이영화는 미국에서 2주간 박스오피스 1위 했다`는게 리스크가 훨 낮다고 여기겠습니다.


우리나라 영화중에 미리부터 대박치리라 믿고 상영한 영화치고 대박친 영화가 많지 않습니다. 그냥 쿼터도 채울겸 딴영화보다는 좀 낫겠네 해서 올린 영화가 결과적으로 대박도 치고 그런거죠.


스크린 쿼터는 한국영화를 극장에 올릴 `기회`를 얻게 하기 위한 제도이지 우리 관객들보고 강제로 보라고 만든 제도가 아닙니다. 스크린 쿼터때문에 한국영화를 안일하게 만든다고요? 그나마 이런 제도가 있는데도 좀 유행 안따라가는 독특한 영화들은 개봉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크린 쿼터 없어지면 한국 영화는 유행만이 남을 겁니다. 연애 코미디를 기본으로 깔고 조폭이 인기 있으면 조폭이, 엑션이 인기 있으면 엑션이 좀 가미되는 영화들이 한국영화의 맥을 잇는 현실이 오겠지요.


by 백



  스크린쿼터를 폐지하라!


물론 위의 글처럼 옹호의 의견만 있는 건 아니다. 차라리 반대하는 의견덜이 더 많다고 느껴질 정도로 스크린쿼터 축소 내지 폐지하자는 의견이 많았는데 그런 의견덜이 거의가 저질영화덜의 범람, 영화인들의 연대의식을 꾸짖는 것이었다.


먼저 7월 2일에 올라온 민재영 님의 글이다.






문화적 다양성이라...


80년대까지만 해도 FM라디오 방송에서 가요를 주로 틀어주는 프로그램은 하루에 서너 시간밖에 되지 않았다. 어디를 틀어도 팝송이 흘러 나왔다. 그러다 90년대 접어들어 전세가 역전되더니 이제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아주 희귀한 팝음악 프로그램이 됐다.


내가 중학교 2학년 때인 85년 그해 빌보드차트 넘버원 싱글 40여곡 제목과 가사를 외우고 다녔지만 요즘 빌보드차트에 관심 갖는 학생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스크린쿼터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딴지기사를 포함해, 문화적 다양성을 이야기한다. 전 세계 영화시장의 85%를 장악하고 있다는 미국영화의 독점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독점 좋다. 문화적 다양성 역시 좋다. 100% 찬성이다.


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문화적 다양성이 결국 조폭문화와 2류 코메디의 다양함이라면 나는 절대 반대다. 내가 생각하는 문화적 다양성은 미국영화 뿐만 아니라 프랑스 이란 독일 일본 이탈리아 스페인 등 아주 다양한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가진 다양한 국가에서 만든 영화를 골고루 볼 수 있는 그런 문화적 다양성이다.


우리가 그런 다양한 영화들을 극장에서 볼 기회를 가졌던가. 내 기억으로는 아니다. 칸이나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에서 비평가들의 관심을 끌던 영화를 우리가 제대로 접한 적이 있던가. 아니 별로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스크린쿼터와 문화적 다양성이 어떤 연관성이 있길래 그들은 문화적 다양성을 외쳐대는가? 차라리 한국영화 시장을 지킨다는 지극히 경제적이 이유를 들어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어떨까.


영화판을 잘 모르는 나같은 사람을 위해, 스크린쿼터가 쉬리나 친구, 살인의 추억 같은 수작들을 만들어내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알려주는 것은 어떨까.


스크린쿼터가 있었기에 나라와고같은 영화들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하는데 좀 더 자세하게 얘기해 달라. 그 감독님들은 정녕 스크린쿼터가 없었다면 그런 영화를 만들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거라는 말인가.


조폭마누라나 두사부일체 같은 영화가 재미없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나는 그런 영화보다는, 정성일씨나 김영진씨가 영화평 속에서 등장시키는, 생전 듣도보도 못한 해외 감독들의 작품을 시내 극장에서 보고 싶다. 정말 문화적 다양성을 느끼고 싶다.


그럼 스크린쿼터가 없어지면 그런 영화를 볼 수 있냐고? 당연히 아니다. 스크린쿼터는 그리 관계가 없다. 그런 영화를 들여와서 돈이 되느냐가 가장 큰 요인이라는 건 고등학생도 안다.


결국 문화적 다양성의 실현은 스크린쿼터와 큰 연관이 없는 것이다. 그러니 스크린쿼터를 주장하는 분들은 스크린쿼터와 문화적 다양성을 연결시켜서 말씀하시지 마시라. 스크린쿼터 없어지면 우리 밥줄 끊긴다고 정정당당하게 주장하시라. 좀 더 솔직해지시라.


89년에 미국배급사가 직배한다고 했을 때 영화계는 "그럼 우리 다 죽는다"고 했다. 나도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나는 영화인들이 아주 잘 대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그렇게 잘 대처할 때다. 문화적 다양성을 볼모로 삼지 말아달라


by 민재영


민재영 님은 다양성이 실종된 영화계의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있는데 반해 지금 소개하는 하이에나 님은 스크린쿼터가 오히려 한국영화의 다양성 실종을 불러왔다는 뉘앙스를 풍기며 이 제도의 폐지를 주장한다.






쿼터 폐지 찬성입니다만...


전부터 하고싶었지만 참았던 말들을 좀 길게 해보겠습니다.


자 우선 쿼터를 없애면 극장주들이 헐리우드 영화만 건다는 논리에 대해 말씀드리면,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은 아니지만, 그건 쉬리 이전의 한국영화에 해당되는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쿼터를 잠시 빼고 얘기하면)극장주들의 입장은 돈이 되면 거는 겁니다.


밑에 많은 쿼터찬성자들이 매트릭스 리로디드와 살인의 추억이 같이 개봉되면 어떤 걸 걸겠냐고 물어들 보는데, 제가 극장주라면 매트릭스를 선호하겠죠.


하지만 요즘은 극장의 스크린이 1~2개이던 시절이 아닙니다. 멀티플렉스의 시대죠. 그렇다면 살인의 추억을 1개만 걸고 매트릭스를 10개를 걸더라도 저같으면 두 영화를 나란히 걸겠습니다.


그리고 흥행의 추이를 봐가면서 줄이든지 늘리든지 결정을 하는 겁니다.


미국영화사들이 한국영화 걸지말라고 압력을 넣을거라구요?


예전에 돈내고 한국영화 보는걸 아깝게 생각할 시절에는 그게 가능했지만 지금은 분명히 헐리우드 영화와 경쟁할 수 있을 만한 양질의 한국영화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극장주 입장에선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늘어났다는 거죠.


미국영화사에서 배짱부리면서 안팔겠다고 하면 미국 영화안걸고 한국영화 걸면 그만입니다. 왜냐면 지금은 미국영화만 장사가 되는게 아니니까요.


슈퍼마켓에 라면사러 갔는데 농심이라는 회사가 라면 안팔겠다고 하면 맛과 품질이 비슷한 다른 회사 라면사면 되는 것과 같은 거죠. 라면회사가 농심하나 뿐이라면 농심한테 라면좀 팔아달라고 사정을 해야 하지만 라면은 농심만 만드는게 아니죠.


지금 우리 나라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미국이 안팔면 우리 영화중에 재미있는거 보면 그만입니다. 그깟 미국영화 대작 한편 못본다고 죽나요?


한국영화 제작편수가 줄어든다고요? 님들은 좋겠습니다. 줄어들지 안줄어들지 벌써 훤히 꿰고 있으니... 그럼 어떻게 해야 미국영화를 이길 수 있을지도 훤하겠군요


편수가 줄어드는 근거를 대보십시요 말로만 줄어든다고 하지 말고!


미국영화에 개방했던 나라들의 영화판이 전부 망했다고요? 남이 망했으니 우리도 망한다? 이게 논리인가요? 아님 망하길 바라나요?


님들은 작년에 월드컵보면서 맨 첫경기때 중국과 사우디가 지고 일본이 비겼으니, 같은 아시아 국가인 한국도 비기거나 지겠지라고 생각했습니까?


쿼터없애기전부터 그렇게 생각을 하니 실제로 없애면 안봐도 뻔하군요. 왜 그리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죠?


그 다음에 예술영화 타령하는 분들께 한마디 하면,


쿼터있는 지금은 예술영화 흥행 잘되나요? 여러분들 중에서 예술영화 찾아다니면서 보시는 분들껜 제가 할 말없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예술영화들 죽는다는 말은 예술영화는 그저 편할때나 갖다붙이는 장식품이 아니라는 말을 해주고 싶군요.


쿼터가 있는 지금도 흥행이 안되는데 없어지면 아주 없어진다고요? 그럼 쿼터있을때 많이 찾아가서 보십시요 그리고나서 없어지면 망한다고 하십시요 그럼 설득력이 있을겁니다. 어차피 보지도 않으면서 없어지면 못본다니요? 그런 억지가 세상에 어디있습니까?


정말 예술영화를 사랑한다면 남들이 매트릭스 보러가고 반지의 제왕보러갈때 예술영화 찾아다니십시요. 그러기 싫다면 예술영화 타령하지 마십시요.


스텝얘기하는 분들!


여러분 한국영화볼때 내가 이 영화를 봄으로 해서 한국영화를 살리는 것이고 영화촬영에 참여했던 스텝들을 살리는 거라는 생각을 해보신 분있습니까? 왜 쿼터얘기가 나오기 전엔 스텝들의 처우개선문제에 아무런 관심도 없다가 쿼터얘기가 나오니까 난데없이 스텝들 얘기가 나오는거죠?


물론 스텝들의 처우문제 심각합니다. 그리고 개선해야죠 하지만 최소한 쿼터와 스텝문제를 얘기하려면 평소부터 관심을 가져달라 이겁니다.


한국인의 문화를 지켜야 한다는 말엔, 별로 대답할 필요도 못느낍니다. 다른 분들도 반론을 많이 해놨지만, 그럼 연극 뮤지컬 음악 출판물 모두 쿼터제를 해야죠.


한국영화 점유율이 거의 0에 가까웠을 시절엔 우리 문화가 없었나요? 만약 쿼터를 없애서 한국영화판이 망했다고 치죠. 그럼 한국문화(영화부분)가 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나요? 한국인의 얼이 사라집니까? 미국영화를 보고나서 미국만 좋은줄 알게된다구요?


여러분 인디펜던스 데이 보면서 미국이 정말 좋은 나라이고 미국만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던가요?


플래툰이나 굿모닝 베트남, 블랙 호크 다운 같은 영화보면 무슨 생각이 드나요?(앞의 영화들은 미국 영화감독들이 미국을 비판한 내용인거 아시죠?)


저도 BIT 협정 체결엔 반대입니다. 그리고 40억달러 투자효과설도 웃기는 멍멍이소리라고 생각하구요 또 근거도 없는 황당무개한 발상입니다. 하지만 제가 얘기하고 싶은건 언제까지 제도에 안주하고 누군가의 뒷받침을 바라냐는 거죠.


저도 누구보다 한국영화 잘되길 바라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왜 쿼터폐지를 주장하냐고요? 하도 미국이 지랄을 하니까 차라리 정정당당하게 미국과 붙어서 미국놈들 코를 납작하게 해주자는 생각에서 쿼터폐지를 주장하는 겁니다.


몇년전에도 쿼터로 시끌시끌했었는데 그때는 정부가 영화인들의 의견을 수용했습니다. 그랬으면 그동안 체질개선을 했어야죠. 만약 이번에도 쿼터를 그대로 놓아뒀다가 한 5년쯤후에, 아니 10년 20년후에 다시 쿼터얘기나오면 그때는 영화인들이 이제는 준비가 됐으니 없애든 말든 맘대로 하시요라고 할까요? 점유율 50%로도 아직 안된다고 하는데 그럼 100% 되면 될까요?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하는 분들! 님들의 주장대로라면 우리 나라 영화는 영원히 미국과 맞설수 없겠군요(계란으로 바위를 수만번 수억번 쳐보십쇼 바위가 깨지나) 한국영화가 언제까지나 계란이기를 바랍니까?


쿼터축소 및 폐지에 반대하는 영화인들이나 영화팬들에게 묻고 싶군요! 언제쯤이면 쿼터같은 제도의 뒷받침없이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지? 제발 스스로의 패배주의에서 벗어나십시요


by 하이에나


스크린쿼터에 반대하는 의견을 보건데 한국 영화인들 스크린쿼터 문제가 해결되면 반드시 많은 반성과 자책이 이어져야만 할 것 같다.








본 관리처는 이렇게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찬성과 반대의 의견덜을 보면서 이전의 스크린쿼터 주장 때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냈던 팬들의 분위기가 이번 일을 계기로 사뭇 달라졌음을 느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찬성의 의견은 말할 것도 없고 반대의 의견 역시 우리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왔다는 사실이다. 하긴 그런 맘이 없고서야 반대의 의견도 나올 수가 없는 법이다.


따라서 니덜이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해야 스크린쿼터가 축소가 되든 존속이 되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가 있다는 점, 구지 침 튀겨가며 썰 풀지 않아도 다들 아실 줄로 안다.


니덜의 주디 나불거림에 따라 여론의 향방이 결정되는 것이고 곧장 스크린쿼터 문제와 관련,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옳은 소리던 개소리던 많은 의견 게시판에 남겨주시기 바란다. 그럼 이상!



 
딴지일보 영화 게시판 관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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