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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 오~ 나의 사랑하는 견자단

2003.2.17.월요일
딴지 영진공 지정 견자단 빠돌이


 


친애하는 딴지 독자제위 열분들.  


지난 겨울 모진 세파와 살을 에는 눈보라 속에서도 잘들 살아 남았는가.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다 잘들 견디어 냈겠지, 뭐.


그간 각종 딴 특위로 쏘다니던 본 우원, 다시 따사로운 친정집 영진공으로 돌아왔다. 영진공 수뇌의 추상과 같은 지령을 받잡고 이번에 열분들께 올리는 기사는, 독자제위들의 옆구리에 파고드는 찬 겨울바람을 이겨낼 수 있는 애련한 사랑이야기... 와는 별 상관없는, 악숑 무협팬들을 위한 영썰 되겠다.


최근 떼나라 장이모 형씨가, 로봇 태권 브이 이후 다시는 볼 수 없었던  총천연색 장편 악숑무비 한 편을 극장가에 띄웠다.


그런데 그거이 어찌된 것인지. 관객 맘에 박진감 넘치는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제위간에 상스럽지 못한 설왕설래만 주고받게 맹글었다. 보기 참으로 안타까웠다.


그러나 본 우원이 제위들간의 이런 알력과 소원함을 풀어줄 능력은 안되고, 그저 곁다리 이야기로 분위기 업! 한번 시켜볼 요량으로 배우 한 명 소개시켜주려고 하니, 가벼운 맴으로 읽어주시라.



 









우영광


영화 <영웅>을 <비싼무>와 비교하면, 너무 존심 상할 것이고... 그래도 <무사> 때랑은 쬐금 비스무리한 점이 있더라. 그 비스무리 중에서도 의외의 인물이 영화 구석탱이에서 찬연히 빛을 발한다,는 의외의 사실도 비스무리한데...  


<무사>를 볼라치면, 그 많은 주연급 배우들보다도 더 눈에 띄는 캐릭터는 원나라 장군 람불화 역을 맡았던 장깨배우 우영광이였다. 그렇다면 오늘날 여기 블럭버스터급 화살무비 <영웅>에서의 깜짝 스타는 과연 누구인가.


그렇다 짐작했듯이  장천 견자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쌍꺼풀 깊은 눈과 날카로운 턱의 이 사나이(피부는 많이 상했더군)는 이미 어느 정도 무림영화판에 손을 담그고 있는 홍키 제위들에게 아주 낯선 인물은 아니다.









견자단


본 우원, 무협무비 역사상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면 이소룡의 유작들을 주저하지 않고 꼽는다. 하지만 그 외에 가장 뛰어난 무예를 선보인 영화를 선택하라면 약간은 주저하지만, <황비홍 2>에서의 이연걸과 견자단의 마지막 결투씬을 택하겠다.


당 결투씬에서 가장 강한 인상을 준 인물은 물론 이연걸이였지만, 그보다 그의 상대역 견자단이 본 우원의 뇌리에는 더 깊이 와 박혔다고 이야기하고 싶다(당 영화와 마지막 결투씬은 본 우원뿐 아니라 많은 무협무술매니아들에게 걸작과 명장면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장쾌한 카리스마와 교만함, 그리고 터질 듯 강렬한 박력에 홀딱 반해버리지 않을 이 과연 누가 있단 말이냐!  


지금도 홍키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악숑무비 <특경도룡>(본 우원이 처음 견자단을 만난 작품 되겠다)에 등장하는 견자단의 권법은 그야말로 바람처럼 싸우는 파이터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기 몸에 두 배가 넘는 상대 흑인배우가 왜소해 보일 정도의 그 당당함. 두 마디로 우~와~되겠다.



 


견자단은 광동성 출신으로, 우슈 최고수 중 한사람으로 인정받는 그의 어머니에게서 무술을 전수 받았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체계적이고 강도 높게 훈련받은 쿵푸 뿐 아니라, 세계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무예를 체득했다한다.


그렇게 축적된 그의 무술은 전통적인 품새를 잃지 않으면서도 상당히 독특한 모양새을 띄고 있다.


그래서 기존의 품새가 서로 비슷한 여타 배우들과는 여간 다른 맛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파워에 대한 표현이 뛰어난데, 특히 연한 얼굴선에 비해 강한 타격은 더더욱 그런 인상을 확고히 하고 있음이다.  


그는 초기작 <노호광>이나 티비판 <정무문> 등에서 인기를 얻었지만 마이너리티에서 벗어난 배우는 아니었다. 각종 B급 액션무비에서도 그는 그저 쬐금 비중 있는 조연으로 그쳤을 뿐이었다(<특경도룡>에선 영화전반부에 죽어버리기까지 한다).  


개인적으로 보건데 <영웅>에서도 그의 무예가 영화 전체를 통 털어 가장 강렬하게 비춰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비중 있는 조연이상은 절대 아니다. 아쉽다.


하긴 솔직히 말해서 견자단이 주연을 맡은 작품 중에서, 영화 전체가  일정정도 이상의 품질을 가지는 작품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의 무술동작에서 별다른 만족감을 못 느낀다면 그저 몸 하나로 떼우는 아놀드무비(내용은 거지발싸개수준으로 온통 근육자랑 힘자랑만 하는 무비, 반담무비라고 하는 학파도 있슴)와 다를 바가 없겠지.


견자단 개인으로도 속상하겠지? 운도 없었다 하겠다. 위에서도 <특경도룡>의 예를 들었지만, 그냥 중반부에 걍 죽어 버리는 데 얼마나 벙 찌겠는가.


그뿐인가, <신유성호접검>에서는 그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짝사랑의 열병을 보이는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이게 여간 어색하지 않다.


게다가 대상이 나이 많은 누님뻘 여인(양자경 분)인데, 자경 누님이 별로였는지 짝사랑의 삘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그냥 괴로운 척만 한다. 한마디로 연기가 좀 껄쩍지근하다.







그래도 당 무비에서 그가 보여준 연검술(연검: 휘고 얇고 부드러운 검)은 역시 환상적이었다.


게다가 <신용문객잔>에서는 정소동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는 마직막 결투씬이, 당시 최고의 히로인이었던 임청하가 부상(눈가에 화살을 맞았단다) 당하는 바람에 결국 황당무계한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악당 대장으로 동창의 두목 역할을 하던 견자단은 마지막을 위해 참고 참았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하고 용문객잔의 주방장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이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렇다면, 그는 정녕 조연이나 악당으로만 빛을 발하는 인물이란 말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그가 공동주연한 영화 <철마류>는 황비홍의 어린 시절을 그린 작품이며, 청나라 말기 유명한 의적 철마류를 그 내용으로 하고 있다.


<무사>에서 람불화였던 우영광이 철마류를 맡았고, 견자단이 황비홍의 아버지 황기영을 연기했다.


당 무비에서 견자단이 그간 전설처럼 얘기되던 황비홍의 족술 무영각을 재현했느니 어쩌니 이바구하던 짜라시 광고도 어렴풋 생각난다. 그것이 무영각인지 뭔지 몰라도, 견자단의 발차기 하나만은 분명 일품이었다.



 


이렇게 독자제위를 위하여 본 우원, 기억 속에서 꼬불대던 견자단의 무비들을 끄집어냈다.


십 수년이나 지난 무비들도 있으니 퇴색한 점 없진 않을 것이고, 가깝지 않은 비됴샵까지 가야하는 번거로움도 있겠지만, 번거로움 맞습니다, 맞고요... 그래도 본 우원, 당 배우를 소개하는 일 자체가 매우 기쁘지 아니 할 수 없다 하겠다.  


배우는 재능인이다. 견자단의 탈렌트를 어느 위대한 배우의 그것과 비교한다고 해서 경망스런 일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스타일이 다를 뿐이지 역시 귀하고 볼만 한 것이리라.


1963년 생이니 이제 나이도 얄짤없이 40줄에 들어선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까정 여러모로 기대를 품게 했던 그가 아직도 제대로 된 걸작들은 내지 못했지만, 앞으로 힘이 남아 있는 동안 당찬 활동으로 좋은 동작들을 많이 보여줬음 한다.


그래서 본 우원 아직 시간이 없는 관계로 보지 못 했지만 성룡의 <상하이 나이츠>에서도 그의 짧지만 굵은 활약에 개인적으론 큰 기대를 하고있다.


이상이다.


덧붙여,  
얼마 전 외신을 통해 들리는 소식으론 <와호장룡>의 인기를 업고 많은 수의 본 고장 짱깨무협무비들이 미국으로 수입되었단다. 그 중 최고의 흥행을 거둔 작품이 위에서 언급한 <철마류>이고, 덕분에 견자단의 미국 내 지명도가 상당히 올라갔단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 영화를 수입 배급 홍보했던 인물이 양놈 홍키 쿠엔틴 타란티노인데  당시 미국현지에서는 그를 <철마류>의 제작자라고까지 광고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있었단다


그런 연유로 <블레이드 2>의 무술감독도 하고, 조연으로 얼굴도 내비친 것 같은 데 깊은 속사정꺼정은 잘 모르겠다.


그런데 문제는 무협을 찍어 본적이 없던 양놈들인지라 합의 장쾌함에 비해 그걸 잡아내는 카메라질이 어찌나 답답한지 몸 둘바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 점은 이연걸의 여타 허리우드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발언권을 일부 가지고 있는 성룡 영화의 경우는 조금 낫다.


관객제위들의 입장에서 같은 돈에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이니 매섭게 질타할 일이다.


진짜 끝.



 
견자단 빠돌이
버디
(yibudd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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