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사 추천 기사 연재 기사 마빡 리스트
정네오 추천0 비추천0

 

 

 

 

[이너뷰] 딴지,오인용을 만나버리다

2003.2.17.월요일
딴지 이너뷰 히든카드 팀

 

 

살짝 놀랐냐?
어디서 많이 들어본 거 같다구?

 






 

오인!뇽!
(에브리바디 리드 앤 리피잇~)
 

 

왜 뜬금없이 뽀뽀뽀를 훌쩍 넘어 TV유치원 찜쪄먹고, 텔레토비 저리 갈 경지의 유치뽕짝 따라하기 놀이냐고?

그것은...
뽕빨나게 이너뷰해 버리겠다는 작은 다짐이오, 오늘의 이너뷰 주인공에 대한 간단한 예우와 함께, 니들에게는 이제 시작하니까 잼나게들 따라와봐라...하는 앙증맞은 사자후 쯤 되겠다...흐흐...

 

 

 
 

오인용은...

 


이너넷 좀 한다는 너라면, 아마도 "무뇌충"이 군대 간 얘기를 그린 플래시가 장안의 화제라는 건 한 번쯤 들어봤을 게다. 바로 그 플래시를 제작하여, 이너넷 플래시 강호를 평정한 신흥 문파... 세상은 그들을 오인용이라 불렀다. 그들의 풀네임은 "팀 오인용", 호는 "오피(5p)"라 하였다.

 



 

 

화제의 <연예인지옥1편>.
아직 안 봤다면 이너뷰 읽기전에 일단 꼭 보시라.
백문이 불여일견이요 명불허전이로다! (
그림에 크릭)

 


한 때 무협만화계의 한 페이지를 구축했다던 만화가 오일룡 선생의 영향을 받은 아류가 아니냐, 70-80년대 모 방송 에서 복싱해설로 이름을 날리던 오일룡 해설위원에 대한 오마쥬가 아니냐, 혹은 박수칠 때 떠나라던 전원일기의 일용이가 일용엄니의 만류를 뿌리치고 “오~일용?” 하며, 드디어 이너넷에 그 자태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설까지…그래, 온갖 오바스런 추측이 난무했었다. 영어로 오피(5p)라는 사이트 주소 때문에, 영화 <쉬리>에 한석규와 송강호의 본부로 등장하는, 오피(OP)의 배후세력이다는 설 까지 등장했었다.

 

혹세무민스런 이런 현실을 개탄한 본지, 오인용의 실체를 까발리고자 이너뷰를 결행하시었으니...

 

 

 

오인용, 딴지에 오다...

 


장소는 대부분 그랬듯이 딴지 사옥 27층의 이너뷰 전용 스페샬룸. 히든카드는 개구콘서르에만 있는 게 아니다. 딴지의 히든카드 정네오가 이너뷰어로 출동했다. 오인용에서는 대표선수로 혁군과 기몽이 나왔다.

 

딴지 : 반갑다. 본 이너뷰는 본 기자 궁금한 거 위주로, 상당히 주관적으로,적잖이 편파적으로 하겠다. 머, 그저 친구랑 노가리 깐다 생각하고 편하게 야그함 되겠다. 오케이?

 

오피 : 머, 그럼 우리도 편하고 좋다. 니 맘대로 해라.

 

딴지 : 좋다. 요즘 속된 말로 꽤 뜬 거 같다? 포탈의 인기검색 순위에도 올라가고, 여기 저기 뉴스에도 나오고...

 

오피 : 뭐, 좀 그런 거 같긴 하다.

 

 

딴지 : 좀 느껴지나?

 

오피 : 글쎄...특별히는 못 느끼겠다. 하루 종일 작업실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만 오인용 카페 회원 수나 홈페이지의 폭발적인 트래픽 증가는 알고 있다. 아, 맞다...거의 잊고 지냈던 옛날 친구들한테서 "니가 오인용이라며..?" 머 이런 류의 전화가 종종 올 때 좀 느끼게 되더라...

 

딴지 : 전화나 팬레터,이메일 등등은 마니 오는가?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하나 말해봐라.

 

오피 : 생각보다 많이 오진 않는데...그래도 꽤 오긴 한다...초창기에 전화가 종종 오곤 했었는데..."오인뇽~"하고 끊어 버리는 초딩 넘, 밤중에 자구 있는 데 전화해서 "px병 목소리 내줘요"하는 놈...하여간 웃긴 넘들이 종종 있었다...

 

딴지 : 글구보니 어디서 많이 듣던 졸라 낯익은 목소리다.

 

오피 : 그런가? 사실, 플래시 목소리를 우리가 거의 자급자족 더빙하기 때문일거다. 넌 지금 초특급 성우와 이너뷰 하고 있는 셈이다...흐흐...

 

조금은 오바스럽지만, 너무나 실감나고 감칠맛 나는 대사 더빙은 오인용 플래시의 트레이드 마크 중에 하나. 말투는 나름대로 공손했지만 그 목소리 어디 가랴. 이너뷰 내내 본 기자의 귀를 즐겁게 해주었다.

 

 

 

 

 

오인용, 이렇게 탄생하다...

 


딴지 : 오인용의 뜻이 뭔가? 이름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오피 : 오인용의 속뜻을 많이들 궁금해하는 거 같은데...사실 별 뜻은 없다...오락실 가면 1인용,2인용 오락있자나? 말 그대로 5명서 한다는 의미의 5인용에서 따 온 것이다. 의기투합한 김에...영어로 하니까 오피...어감도 괜찮고...

 

딴지 : 지금은 6명인데...어떻게 뭉치게 된건가?

 

오피 : 사실 전부 학교(계원조형예술대학 에니메이션과) 동창이다. 서로 서로 소개해주다보니...어떻하다 보니까 한 조그만 캐릭터 회사에 이 멤버들이 다 모이게 되었다. 거기서 혁군의 졸업작품 삼아, 다같이 만든 게 <나까무라의 비밀>이었다. 근데 그 와중에 회사가 망해 버렸고...이렇게 된 거 우리가 하고 싶은 거 맘대로 해보자 해서...과감히 작업실 얻고...오인용을 결성한거다...거기에 같은 학교 영상디자인과 출신의 선배(백건)가 한 명 더 뭉쳤고...

 

딴지 :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오피 : 2002년 6월 쯤에 결성된 셈이다. 본격적으로 작업실 구하고, 첫 업데한 게 작년 7월17일이였고...<식맨아맨1편>이었다.

 

딴지 : 그럼 처음엔 일종의 회사 개념으로...창업한건가?

 

오피 : 아니다. 뜻맞는 사람끼리 뭉친 창작집단 개념이다. 상업성과 상관 없이, 어디에 내놓아도 기죽지 않을 만한, 그러면서도 정말 하고 싶은 애니메이션을 자유롭게 꼴리는대로 만들어보자...이런 거였다.

 

 

 

 

 

개인주의적인 공산당(?) 체제...

 

딴지 : 어떤 식으로 제작하나? 제작 과정,방식이나 역할 분담이 궁금하다.

 

오피 : 철저한 공동 창작이다. 모든 작품은 오인용의 이름으로 발표하고, 함께 아이디어를 내서, 같이 만든다.

 

딴지 : 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 과정별로 분업화 된 공동창작은 아닌 듯 한데... 오인용의 전체 작품을 보면 오디오 더빙 부분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이질적인 그림체와 스타일의 플래시들이 섞여 있다.

 

오피 : 그렇다. 우리는 공동창작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각 작품마다 스타일이 많이 다른 이유는...제작 방식 때문이다. 우리는 함께 숙식하며 생활한다. 그래서 시도 때도 없이 자연스럽게 회의도 하고 아이디어도 서로 낸다. 그러다 멤버 중에 누군가가 어떤 아이템이 하고 싶다라고 생각하면...그 사람이 메인이 되어서 자유롭게 만들 게 되고, 다른 멤버가 서포트 해주는 식이다. 어떻게 보면 공동창작이지만, 그 안에서 철저히 개인 멤버들의 자유로운 창작을 보장하는 것이다.

 

결국 누구는 에니메이터, 누구는 사운드, 누구는 일러스트, 이런 식의 분업화된 팀이 아니라, 멤버 개개인의 원맨시스템이 크리에이티브를 공유하며, 협동작업으로 제작한다는 뜻 되겠다.

 

딴지 : 이 정도로 꾸준히 업데를 하면서 성과를 내려면 나름대로의 규율이나 리더쉽이 있을 거 같은데...

 

오피 : 우리에게 스스로 정해 놓은 유일한 규율이 있다면 업데(주3편)를 반드시 완수한다는 것. 스스로와의 약속이다. 특별히 리더가 있거나, 생활의 규제는 없다.

 

딴지 : 얼핏 듣기에 생활이 빠듯하다고 하든데...

 

오피 : 머, 사실 아직 수익이랄 게 거의 없기 때문에 좀 헝그리해서 그렇기도 하고...워낙 서로들 일 욕심이 많아서 다른 건 신경을 많이 못 쓰는 경향도 있다. 우리끼리 농담삼아 공산당이라고 한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서 하고 싶은 거, 먹고 싶은거,개인 취향 같은 융통성을 스스로 배제하고 철저히 공동생산, 공동분배의 개념으로 생활한다는 점에서...하지만 멤버 개개인의 사생활이나 스타일은 절대 노터치다. 그래서 의외로 서로 잘 모르는 부분도 있고...어떻게 보면 상당히 개인주의적이다.

 

 

 

 

오인용의 지들 소개 페이쥐...

 

딴지 : 개인주의적인 공산당이라...재밌는 표현같다...오인용 홈피의 자기소개 페이지에 보면, 기존의 지배적인,일률적인 플래시관에서 벗어나 좀 더 허구적인 세계관을 만들고자, 좀 더 사실적인 현실을 묘사하고자 모인 팀 오인용.이라고 스스로 소개해 놓았는데...무슨 의미인가?

 

오피 : 음...별 뜻 없다...그냥 폼으로 갖다 붙인 말이다(웃음)...

 

사실 플래시가 이젠 한 물 갔다고들 하지 않나. 마치 예전의 조개구이 집들이 유행했다가 소리 없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처럼...하지만, pc방 같은 경우는 초기 붐 이후에도 나름의 자리를 잡고 살아 남은 것 처럼, 플래시도 충분히 그럴 수 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다른 목적을 위한 홍보 수단으로서, 또는 저렴하고 손쉬운 도구로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서 작품성과 재미를 갖는 플래시가 그래서 필요하다고 본 거고...

 

 

 

 

 

<연예인 지옥>, 오인용을 알리다...

 

딴지 : 대중적으로 가장 알려지게 된 건...아무래도...무뇌충..

 

오피 : 그렇다. 그 전에도 <식맨아맨> 같은 건 꽤 인기가 있었지만, 아무래도 <연예인지옥>이 화제가 되고, 입소문이 나고, 메신저를 타고 해서 급속도로 유명해진 것 같다. 사실 맨 처음 계기는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만들었던 라디오 단막극 형식의 <김창후 이병의 탈영사건>이였다. 그게 학교에서도 반응이 워낙 좋았었다. 또 우리들도 다 예비역이다 보니까, 남자들 다 그렇겠지만, 만드는 우리도 만들면서 진짜 재미있었다. 그렇다면 플래시로 만들어보자, 이렇게 얘기가 진행되서 만들 게 된거다.

 

근데 무뇌충이 아니라 정식 제목은 <연예인 지옥>이다. 많이들 헷갈려 하더라.

 

 

머, 꼭 얘란 야그는 아니라지만...

 

 

 

딴지 : 워낙 그 작품에서 무뇌충의 이미지가 강해서였던 거 같다. <연예인지옥>이 그렇게 큰 인기를 끈 이유를 어떻게 분석하나?

 

오피: 분석까지야...아무래도 사실성을 바탕으로 한 공감이 아닐까 싶다. 우리 모두 군 생활을 했고, 그 살아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사실대로 표현할려고 했다...거기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해준 거 같다.

 

딴지 : 거기에 덧붙여 군대를 가야만 하는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 입장에선 통쾌함이랄까 그런 것도 있었을 테고...

 

오피 : 우리가 원래 한 번 내지르면 눈치 안 보고, 시~원하게 질러 버리기 때문에..(웃음)

 

딴지 : 혹시 신변의 위협이나 협박메일은 없었나?

 

오피 : 별루 없었다. 아주 가끔 욕 메일이 없진 않았지만, 별루 신경 안 쓴다. 어차피 특정인을 비난하려고 만든 것도 아니고...대한민국의 예비역 육군병장 아닌가? (웃음)

 

 

 

 

 

<나까무라의 비밀>, 권력과 터부에 관하여...

 

딴지 : 작품 얘기가 나온 김에...몇 작품 더 얘기해보자. <나까무라의 비밀>에서 나까무라는 누구이고, 나까무라의 비밀은 무슨 뜻인가? 예전부터 개인적으로도 졸라 궁금했었다. 오인용의 거의 첫 작품이라고 했던 거 같은데...

 

오피 : 나까무라의 비밀, 그 자체에는 사실 별 의미가 없다. 권력과 터부에 관한 얘기다. 우리 나라는 그런 게 너무 굳어져 있지 않은가. 밖에서 "자~지", "보지~" 이렇게 말하지 못하지 않는가. 그걸 그냥 재밌게, 약간 삐딱하게 풀어 본거다. 어떤 결론을 내리지 않은 것은, 개인적으로 결말에 여운을 남기는 걸 좋아해서리...그 이상은 그냥 보는 넘들이 맘대로 느끼면 되는거고...

 

 

 

 

 

<미안하다 얘들아>, 미군을 묻어버리다...

 

딴지 : 여운이라...제목이 갑자기 생각 안 나는데...여중생 압사사건을 다룬...

 

오피 : <미안하다 얘들아>.

 

딴지 : 맞다. 상당히 충격적이고 섬뜩했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론 한참 멍했던...여운이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 당시, 많이 알려졌었던 강도영씨의 추모만화나 기타 다른 추모 동영상,플래시도 있었지만, 오인용의 경우는 그 표현 방식이 많이 달랐던 거 같다.

 

오피 : 사실 처음에는 주먹 누르면 주먹으로 미군 때리고 머 이런 식으로 최대한 재밌게, 가볍게 갈려고 했었다. 두 아이를 위해 아무 것도 못해주는 현실에서, 한맺힌 우리들, 다들 무거워져 있는데, 씨바 이렇게나마 스트레스라도 잠시 풀어주자...이렇게 가볍게 생각했었다...그런데...그림을 그리다 갑자기 울컥 화가 나고 눈물이 났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소름이 쫙 돋도록 뜨거운 게 느껴졌다. 그래서 작품 보면 알겠지만, 특별한 스토리 없이 그저 이 땅에 사는 한 26살 먹은 녀석이, 억울하게 죽어 간 두 여자 아이를 생각하며 드는 솔직한 감정, 여과되지 않은 감정 그대로를 그린 것이다.

 

 

 

 

 

오인용, 구봉숙을 만나다...

 

 

 

 

딴지 : 오인용이 플래시로 만든 <구봉숙의 엽기극장>도 말 그대로 정말 엽기적이던데...김구라,황봉알,노숙자씨의 실제 목소리가 나오는 걸 보면, 공동제작 형태인거 같기도 하고...어떤 계기로, 왜 만들 게 된건지 궁금하다.

 

오피 : 거의 하루 종일 작업실에만 박혀있다 보면 무료해서 계속 뭔가를 틀어 놓기 마련이다. 그래서 한 친구가 구해 준 웹토이 방송을 우연히 듣다가, 씨바 이런 사람들도 있구나...진짜 웃기다...머 이렇게 관심이 가서...카페에도 가입하고, 구봉숙 팬클럽도 가보게 되고...그렇게 해서 거기 팬클럽 사람들이랑도 친해지고...

 

딴지 : 그래서...?

 

오피 : 그래서 순수하게 팬의 입장에서...쫌 더 대중적으로 알리고 싶다...머 이런 생각으로...우리가 형님들 플래시 만들어줄까 싶은데 어떠슈..? 머 이렇게 제의를 했다...그랬다가 구봉숙 콘서트 끝나고 며칠 있다가 구봉숙 형님들을 만나게 되서...만들기로 결정한거다...

 

딴지 : 상당히 독특한 인연인 거 같다. 기획이나 제작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었나?

 

오피 : 일단 1,2편은 구봉숙이 예전에 준비해 놓았던 기획한 내용을 그대로 받아서 만든 것이다. 사실 원래 우리 계획은 그게 아니긴 했다. 일단 우리 꼴리는 대로 만들고, 형님들은 목소리만 주십쇼...우리가 꼴리는 대로 잼나게 만들어보겠습니다...였는데...이미 구봉숙 형님들이 준비했었던 내용을 버리기도 그렇고, 또 나름대로 재미도 있고 해서...그냥 가기로 했던 거다...이후에 2-3편 더 만들 계획이고...기획이나 내용은 다시 상의할 예정이다.

 

몇 가지 사정으로 딴지 사옥에서의 혁군,기몽과의 이너뷰는 이 정도로 정리를 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밤, 장소를 옮겨 이번엔 오인용 작업실에서 2차 이너뷰를 하기로 했다. 오인용 넘들이 먹고 자고 싸면서 만드는 현장을 생생히 담아내기 위해서였다. 이너뷰 한 번을 해도, 홈 앤 어웨이에 리턴 매치까지 고려하는 본지의 자상함과 뽕빨스삐릿에 잠시 감동들하시고...계속 따라오시라...

 

 

 

 

 

 딴지, 오인용 작업실 탐방

 

다음날. 기는 7호선 논현역 앞. 저녁 7시. 춥다. 정말 춥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똥꼬 시립게 무지 추운 날이었다. 미리 약속한데로 전화를 하자 오인용의 기몽이 나왔다. 기몽의 뒤를 쭐래쭐래 따라 골목길을 한참 들어가자, 다세대 빌라 비스무리한 허름한 건물의 반지하에 위치한 오인용의 소굴에 도착했다.

 

 

 

 

오피 : 어여 와라. 오인용 소굴에 온 걸 환영한다.

 

딴지 : 아, 다들 모여 있구나. 반갑다.

 

오피 : 오느라 고생했다. 머 사가지고 온 건 없구?

 

딴지 : (외면) 아, 날씨 졸라 춥다.

 

약 20여분간 8명이서 우왕좌왕, 자리 만들고 차 준비하고, 자는 놈 깨우고 사진찍고 이래 저래 노가리 까고...

 

딴지 : 자, 집중해라. 전부 다 모였지?

 

오피 : 빨리 시작해라. 배고프다.

 

딴지 : 음, 알겠다. 먼저 간단히 멤버 소개부터 듣구 싶다. 어제 봤던 혁군이랑 기몽 빼곤 아직 좀 헷갈린다.

 

 

 

 

뽀샤시하게 날려달라고 간청했으나, 개무시하고
원판 그대로 아무 효과도 쓰지 않았다...흐흐..
그래도 솔직히 실물이 훨씬 낫긴 낫다...

 

오피 : 니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백건, 기몽, 데빌, 씩맨, 혁군, 씨드락이다.

 

딴지 : 음...엄청 간단한 소개다. 씩맨이랑 기몽은 얼굴이 무지 닮은 거 같다. 혹시 친척 관계?

 

기몽 : 지겹다. 그런 소리 자주 듣는다.

 

씩맨 : 상관없다. 둘 다 잘생긴 거지 머...

 

(일동 잠시 침묵)

 

딴지 : 씨바, 괜히 물어본 거 같다. 같이 먹고 자고 하는 거니까 일종의 합숙 생활인데...이 곳에서의 생활에 대해서 듣고 싶다. 아무래도 시커먼 사내 놈들이 떼거지로 같이 먹고 자고 하면...

 

혁군 : 특별한 건 없다. 보는 그대로다. 보통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6명이 돌아가면서 밥 준비하고, 설거지하고, 청소하고...그리고는 작업이다. 대부분 업데 일정에 맞춰 작업하는 걸로도 빠듯하기 때문에...아, 게임도 종종 한다. 주로 메달 오브 아너, 네트웍으로..

 

백건 : 한 때 정말 감자를 박스 채로 사서 맨날 감자만 해 먹은 적도 있다. 난 이거 먹구 싶어, 머 이딴 건 거의 안 통하지...작업하는 시간이 대부분이긴 한데, 그 밖에 개인 사생활은 절대 노터치다. 업데 일정만 지킨다면 각 개인이 뭘 하건 자율이다. 개인 시간이 별로 없긴 하지만...




 
 

 

딴지 : 작업이 생활의 대부분이라는데, 지금의 작업량, 업데 일정 강도는 어느 정도 수준인가?

 

씩맨 : 솔직히 졸라 빡세다고 보면 된다. 지금은 많이들 익숙해졌지만...

 

기몽 : 몸은 익숙해져서 좀 나아졌지만, 팬들이 늘어난 만큼 마감일정과 퀄리티에 대한 정신적 스트레스는 훨씬 더 해진게 사실이다.

 

딴지 : 자율적이고 단체 작업이다 보니, 한 두명이 놀아도 아무래도 티가 덜 날 거 같은데...혹시 멤버 중에 뺑끼 쓰고 그러는 경우는 없나? 트러블이나...

 

백건 : 자율적이지만 멤버들이 나름대로 작품에 대한 자존심과 묘한 경쟁심이 있기 때문에, 별로 그런 경우는 없다.

 

씩맨 : 있으면 대놓고 욕하면 되고...(웃음)

 

혁군 : 그래도 별 문제 없고...(웃음)

 

씨드락 : 사실 하루 이틀 같이 작업한 게 아니기 때문에, 서로 딱 보면 안다. 요령 피우는 지, 대강 해 버린건지...

 

기몽 : 맞다. 그래서 뺑끼가 안 통하기 때문에, 다른 멤버에게 미안해서라도 더 노력하게 된다. 그래도 사람인데, 혹시 한 멤버가 개인적으로 펑크가 나거나 힘든 상황이면, 다른 멤버가 서로 메꾼다는 자세, 신뢰같은 게 필요하다. 오인용의 퀄리티는 서로 지켜내자, 나 때문에 망칠 순 없다, 이런 마인드...

 

 

얼핏 봐도 빡세 보이는 제작 스케줄표...

 

딴지 : 감동스럽다. 오인용 작품 중에서 각 멤버별로 가장 아끼는 작품은 뭔가?

 

데빌 : <마징구>. 다른 작품에 비해서 디자인적인 성취가 맘에 든다. 플래시 같지 않은 플래시라는 점도 맘에 든다.

 

혁군 : <하늘과 인간>. 흘려보는 플래시가 아니라, 여운과 감동...

 

씨드락 : <식맨아맨>. 사실 처음엔 단순 엽기코드로 시작했는데, 나름대로 의미있는, 나름의 감동...아는 사람만 알겠지만...

 

씩맨 : <크레이지>. 독특하고...느낌도 좋고...

 

백건 : <롤링스페샬>. 그냥, 개인적인 취향이다. 멋있자나, 음악에 맞춰서...

 

기몽 : <마징구>.

 

사실 본 기자도 처음 오인용을 알 게 된 것은 친구가 알려 준 <연예인지옥>이나 <폭력교실> 같은, 이미 많이 알려진 작품을 통해서였다. 하지만 소재로만 웃긴다,엽기나 욕으로만 웃긴다 같은 고정관념을 버리고, 오인용의 70여편이 넘는 작품들을 찬찬히 보면, 의외로 개성적인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들에 놀라게 된다.

울퉁불퉁한 근육질 캐릭터의 엽기적인 스타일( <연예인지옥>,<오인용통신>,<식맨아맨>등)에서부터 플래시로서는 대단한 사실적인 극화체( <레인보우7>,<철권>등), 아기자기하고 여성적인 부드러운 동화체( <크레이지>,<밀크커피>,<목마>등)까지...<롤링스페샬>, <마징구>, <하늘과 인간> 등도 소재나 표현방식이 색다르다.

한마디로 잘 알려진 몇몇 작품만으로 오인용의 작품세계를 판단한다면 그건 장님 코끼리 만지기요, 좀 오바하자면 오인용의 맛을 빙산의 일각만큼만 아는 것 되겠다.
  

 

딴지 : 각 멤버들의 개인적인 관심분야가 궁금하다. 영향받은 작품 머 이런 것도 괜찮고...

 

기몽 : <아키라>풍을 좋아한다. 밀리터리에 관심이 많다.

 

백건 : 난 <공각기동대>. 아트다.

 

혁군 : <크로우>. 이소룡 아들이 주연한 건데, 그 분위기나 이미지가 좋다.

 

씨드락 : 엘비스 매니아다...흐흐

 

데빌 : 유리놀슈타인. <이야기속의 이야기>인가...

 

딴지 : 다들 개성이 졸라 강하구나. 여자친구는 다들 있는가?

 

혁군 : 기몽만 있다. 다들 졸라 바빠서리...

 

데빌 : 씨드락도 있는 게 분명하다.

 

씨드락 : 씨바, 아니야, 아니야...

 

오피 : 씨드락, 있긴 있는 거 같은데...우리도 졸라 궁금하다.

 

딴지 : 하여간 전반적으로 여자친구 부분은 암울한 분위기구나.

 

오피 : 그런 편이다. 작업이 워낙 빡세서리...시간도 잘 안나고...이해해주는 여자 친구를 사귀기가 쉽지 않은 거 같다.

 

혁군 : 그런 면에서 보면,기몽은 존경스럽다.

 

여기서 잠깐! 청춘남녀의 연애질 조장하면 또 본지 아니겠는가. 이 땅의 플래시 발전을 위해 지멋대로 청춘을 불사르고 있는 오인용. 그들을 위해 본지가 나서서, 쌈빡한 여성 동지의 뻐꾸기를 받아주기로 했다. 이너뷰 후에 있었던 오인용과의 쑥덕쑥덕 논의 끝에, 대표주자로 백건을 선정했다. 분산을 막고, 확률을 높이기 위한 의리의 몰아주기 쯤 되겠다.

 

 

오인용 대표선수 백건!
관심있는 여성 동지는
요기로 멜 쏘시라.

 

딴지 : 머 여자 얘기까지 나왔으니 대강 정리할 때가 된 거 같다. 얼마전에 서버비용 모금을 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수익이틀에 걸친모델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오인용의 향후 계획과 비전을 듣고 싶다.

 

오피 : 사실 현재로선 오인용은 아주 약간의 외주 작업 외에는 수입이 없다. 어차피 우리가 좋아서 시작했고, 그래서 별 불만은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수익모델이 언젠가는 필요할 것 같다. 하여간 서버비용 모금으로 최소한의 물리적 유지는 가능한 상태고, 그래서 당분간은 지금처럼 창작 작업에만 몰두하고 싶다.

 

이제 어느 정도 업데에 적응이 되었고, 좀 더 안정적인 상황에서 다양한 실험을 자유롭게 해보고 싶다. 열정이 식으면 작가정신은 끝이다. 우리의 열정은 이제 시작이다. 언젠가 끝은 있겠지만 그 때까지 오인용은 늘 진화하는 팀으로 남고 싶다.

 

 

이틀에 걸친, 총 4시간여의 이너뷰에, 이후의 비공식 술자리까지...오인용에 대한 솔직한 느낌을 한 마디로 하자면, 자신들의 일을 즐기는 열정 그 자체로 뭉친 녀석들 쯤 되겠다. 그들에게서 내내 뿜어져 나오는 그 열정... 접대용 멘트 무지 싫어하는 본 기자지만 그 느낌은 당분간은 절대 유효할 듯 싶다.

 

이상!

 

 

 

끝으로
서비스 하나. 술자리에서 어렵사리 알아낸 오인용의 작품 계획 한가지. 80년대의 추억코드를 컨셉으로 하는 작품 시리즈, 새로운 개념의 뮤지컬 플래시와 인터랙티브 플래시를 야심차게 준비 중이란다. <연예인지옥>도 무뇌충에 이어 스티붕유를 비롯한 다른 연예인을 소재로 시리즈화 할 계획.기대만빵들 하시라.

 

서비스 둘. 오인용 초보자를 위해, 본 기자가 지 맘대로 뽑은 오인용 플래쉬 10.
(오인용 홈페이쥐에서 다운로드 받아서 볼 수 있다.물론 무료다.)

 

1. 미안하다 얘들아
2. 크레이지
3. 롤링스페샬
4. 연예인 지옥
5. 마징구
6. 레인보우7
7. 인간시리즈
8. 식맨아맨
9. 폭력교실
10. 오인용통신

 

 오인용  바로 가기~

 

 

정네오 (neoimage@hanafos.com)

 

 

 

Profile
딴지일보 공식 계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