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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가는 동경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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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는 영국에서 열린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한 국제회의'에 보낸 메시지에서 코로나19로 연기했던 동경올림픽을 "완벽한 형태로 치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완벽한 형태가 아니면 의미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올림픽에 '완벽한' 형태가 있고 그렇지 못한 형태가 있다니.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처럼 '반쪽짜리'라고 불렸던 올림픽이 있긴 했다. 소련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미국이 보이콧을 선언했고, 많은 나라에서 이에 동조했다. 정치적인 이유로 많은 나라가 불참한 가운데 올림픽이 치러졌더랬다.  

 

하지만 지금 일본에 '심각한' 정치적 문제가 있다고 보기 힘들다. 그것도 아닌데 뜬금없이 '완벽한'이라는 말을 할까 했다. 어쩌면 '완벽한 형태'로 치를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날 것이라는 걸 예견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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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와 달리 동경도지사는 동경올림픽을 '합리화'해서 '간소화'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모양이다. 개회식이나 폐회식을 없앤다는 말도 있는데, 올림픽에서 그게 없으면 앙꼬 없는 찐빵이 되고 말 것이다. 

 

코로나19 대처로 참가자와 관객 모두에게 PCR검사를 하는 의견도 있지만, 현재 일본 정부와 동경도의 역량으로는 무리다. 코로나19가 피크에 달했을 때도 검사수가 1만 명을 넘지 못했고, 아직까지도 하루 최대치가 1만 명 수준이다. 동경도만 놓고 보면 하루 최대치가 500명이다. 

 

올림픽 경기를 무관중으로 하는 사안도 검토하고 있다. 어차피 올림픽을 보러 가지 않을 나 같은 사람에겐 상관이 없지만, 무관중 올림픽이 된다면 '완벽한 형태'가 아닌 '완벽하게 망한' 형태의 올림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베 총리나 동경도지사에겐 올림픽이 최고의 치적으로 남을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개최하고 싶어한다. 무능함과 부정부패 등 정치적 이슈를 덮어버릴 최대의 이벤트가 필요하기도 하고. 

 

올림픽을 계기로 관광객을 끌어 모아 경기회복도 하고 싶겠지만, 안타까운 점은 올림픽이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을 것 같다는 점이다. 아니, 억지로 했다가 빚만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치가는 책임을 지지 않으니 빚더미는 국민과 도민에게 고스란히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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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동경도의 재정은 올림픽이 되기도 전에 바닥이 났다.

 

그럼에도 동경도지사는 올림픽을 놓치기 싫다. 

 

'정치적인 퍼포먼스' 분야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고이케 지사는 코로나19 국면에서도 동경도의 재원을 활용해 인기를 얻어왔다. 실제로는 정책다운 정책이 없지만, 장기화된 비상사태로 외출규제, 휴업 요청으로 인해 동경의 경제를 붕괴시키다시피 했지만, 눈에 띄지 않기 때문에 당장 알기 힘들다. 되레 이를 재선의 기회로 삼아, 다시 '정치적인 퍼포먼스'를 보이며 도민들의 눈을 가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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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서 동경올림픽에 집착하는 걸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아베 정권과 동경도가 올림픽을 학수고대하던 중 반갑지 않은 손님 코로나19가 들이닥쳤다. 그들은 이 손님을 무시했으나 코로나19는 상대가 반기든 아니든 상관 없이 일본에서 언제까지나 살아남으려고 했다. 어떻게 보면 일본이 '무시'라는 작전을 사용함으로써, 코로나19가 자유롭게 활동하면서 세력을 확장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동경올림픽이 연기되자 아베 총리와 동경도지사가 갑자기 코로나19에 올인한 것 같은 포즈를 취했다. 물론 '포즈' 뿐이었다. 새로운 바이러스인데도 불구하고 일본은 옛날부터 하던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는 직진 방식으로 나갔다. 그렇다고 성실하게 일하는 것도 아니다. 담당 장관은 존재감이 없고 아베 총리는 중요한 부분에서만 존재감을 뽐냈다. 정치가들은 자신들의 권력과 기득권이라는 이익 공동체의 이익 추구가 최우선이다.

 

따라서 아베 정권이나 동경도지사나 망한다고 해도 올림픽을 개최하는 선택을 할 것이다. 다시 빚을 내서라도 동경올림픽이라는 큰 잔치를 할 심산이다. 

 

 

아베와 '덴츠'라는 회사의 질척한 관계

 

얼마 전 일본 최대의 광고회사 '덴츠(dentsu, 電通)'와 아베 정권이 불가분의 이익 공동체였다는 것이 드러났다. 덴츠는 아베 총리의 부인 아베 아키에 여사가 한 때 근무했던 곳으로(링크)덴츠의 전 전무는 현재 동경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이사로 있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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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부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받은 중소/개인 사업자에게 '지속화 급부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사업을 민간회사에 769억 엔에 위탁했는데, 위탁을 받은 회사인 '일반사단법인 서비스디자인 추진협의회'가 사실은 덴츠의 '터널법인'이었다는 게 드러났다. 

 

해당 문제를 다룬 <문춘 온라인>의 기사(링크)에 따르면, 

 

"이번, 769억 엔으로 지속화급부금 사업을 수주한 '일반 사단법인 서비스 디자인 추진협의회(이하, 서비스 협의회)'는 2016년에 설립되었다. 서비스 협의회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던 것은, 덴츠의 사원(당시) A씨로, 각 명목상의 톱이었던 대표이사(당시)는 '경제생산성에 있는 분에게 설립 직전에 대표이사를 받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있었고, 그렇게 받았다." 

 

라고 한다. 다시 말해, 서비스디자인 협의회의 대표이사가 덴츠의 전 직원이라는 말이다. 위탁을 딴 서비스디자인 협의회에서는 다시 이것을 덴츠에 749억 엔에 재위탁 했다. 그 중에는 광고비 50억 엔도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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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경제생산성이 주도하는 'Go To 캠페인'의 3,000억 엔에 해당하는 사무위탁도 덴츠가 따낸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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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6,794억 엔이 들어간 'Go To 캠페인'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피해를 입은 지역 업계 등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정부 주도 캠페인이다. 정부는 캠페인의 사무업무를 민간기업에게 위탁하려고 했는데, 이 때 위탁비가 문제가 되었다(최대 3,095억 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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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이 냉담한 까닭인지, 스가 관방장관은 'Go To 캠페인' 운영 사무 위탁처를 모집하는 공모를 중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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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모든 사무를 한 번에 한 민간 회사에 위탁하기로 했던 원안을 관광, 음식업, 이벤트 등으로 나누어 따로 위탁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안타까운 건 이런 소란으로 원래 7월 시작 예정이었던 'Go To 캠페인'이 미뤄졌다는 것이다. 중점적인 사업이라고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었는데, 정부의 실책으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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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비난을 많이 산 것은 당연하다. 그 중 시원하게 한방 먹이려고 했는지, 어떤 이는 '덴츠 본사를 폭파한다'고 예고까지 했다. (다행히 폭파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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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은 여러모로 시작하기도 전에 망했다.

 

 

네버엔딩 부패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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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드러나려는지, 관저에서 '반정부 프로그램'을 감시하는 것(링크)을 골자로 하는 '기밀문서'가 나왔다. 자신들 입맛에 맞지 않는 보도나 코멘트를 하는 방송국이나 프로그램, 방송인에게는 트위터로 반론하는 등 직접 압력을 행사하기도 한다고. 언론사 대표들과 빈번히 회식을 하면서 입단속을 해온 것도 모자라, 아예 정부에서 감시를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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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에는 아소 부총리(겸 재무장관)가 망언을 했다(링크)'일본이 감염자 수가 적은 이유'를 묻기 위해 외국에서 걸려온 전화에 

 

"일본은 민도(국민의 생활이나 문화 수준의 정도)의 레벨이 다르다"

 

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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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의 말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사망율이 가장 높은 일본은 가장 '민도'가 낮은 나라고, 사망자 수가 많은 서구 국가들은 민도가 낮은 국가가 되는 셈이다. 일본인 중에서도 감염된 사람이 있고 불행히 사망한 사람이 있다. 차마 장례도 치르지 못한 가족도 있고, 주위에 친족의 사실을 알리지도 못한 사람도 있다. 

 

사실이야 어찌되었든 한 나라의 '재무장관'이자 '부총리'가 할 말은 아니며, 아소 본인의 '민도'를 알려주는 무신경하기 그지 없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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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망언에 발맞춰 방송에서 이런 것도 할 게 못 된다

 

 

 

 

친구 집에 아직도 아베노마스크가 도착하지 않았고 급부금 신청서도 오지 않았다. 그래도 도착하면 잘 보관할 거란다.  '20년 쯤 지나면 비싸게 팔리지 않을까' 싶어서. 기부를 받는 곳에서도 받지 않는 게 아베노마스크인데 말이다. 여러모로 정말로 웃픈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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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hu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