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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전광훈이 미친 짓을 하는 바람에 부동산 이슈가 잠잠해졌다고 생각을 한다. 이 생각은 맞으면서도 틀리다. 전광훈 때문에 부동산 이슈가 잠잠해지게 된 건 맞다.

그럼 이 사태가 일단락 되고 나면 부동산 이슈에 이전처럼 불이 붙을까? 아닐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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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이 기사가 증거다. 부동산 문제가 이슈가 될 때마다 한결같이 업자와 투기꾼들의 편을 들던 언론들이 물러나기 시작했다. 저 기사 말고도 톤이 바뀐 이런저런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이유는 알 수 없다.

패닉바잉 기사를 뿌려서 고래들이 이미 다 빠져나갔기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공격하려고 하는 건지 그도 아니면 포기한 건 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전에 쓰던 기사들과 확연하게 온도 차이가 난다는 건 분명하다.



무논리 주작 기사 <패닉바잉>, 이유는?

언론에서 업자와 투기꾼 편에 서서 혹은 한 몸이 되어 마지막으로 ‘살포’했던 기사는 패닉바잉에 대한 기사였다. 패닉바잉에 기사들은 대한민국 언론들이 투기꾼들의 편에 서서 얼마나 악질적으로 엉터리 기사를 썼는지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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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한국경제>

 

2030세대가 집값이 급등해서 패닉 상태에 빠져 집을 사들이기 시작했다는 기사를 뿌리며 여론전을 펼치기 직전에 언론들이 쏟아냈던 기사는 집값이 너무 올라 집을 살 수 없게 된 청년 세대들이 좌절감에 빠졌다는 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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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일보>

 

청년 세대가 집값이 너무 비싸 집을 살 수 없어 좌절감에 빠질 수도 있고, 집값 급등세를 보고 패닉에 빠져 집을 마구 사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집을 살 수 없어 좌절감에 빠진 청년 세대가 패닉에 빠져 집을 사들일 수는 없다. 애초에 집을 살 돈이 있었다면 집을 살 수 없다고 좌절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게다가 좌절감에 빠졌을 때보다 집값이 더 올랐다는데 하늘에서 돈이 뚝 떨어지기라도 했나? 단체로 로또에 당첨이 된 건가? 대출도 이전보다 훨씬 어려워졌다는데 청년 세대에게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돈을 싸 들고 집을 사러 달려간 건가?

주작 기사를 쓰더라도 최소한 앞뒤는 맞춰가며 써야 할 것 같은데 훌륭하신 기자님들의 얼굴 두께는 역시 남다른 것 같다.

패닉바잉 기사는 패닉바잉을 조장하려고 썼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사람들의 공포심을 조장해서 고래들의 매도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기사라고 봐야 한다.

지난 몇 년간 부동산의 상승폭으로 보나 정부의 정책 방향으로 보나 총선 후 민주당의 입법 능력으로 보나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버는 것이 점점 불가능해지는 상황에서 고래들은 빨리 탈출할 필요가 있을 것이지만 그 물량을 소화한다는 것이 만만치 않다. 호수의 고래가 탈출하는 방법은 홍수가 나는 수밖에 없다.

주식에서 작전 세력이 자신들의 물량을 털기 위해 곧잘 쓰곤 하는 방법이다. 물량을 너무 많아 자신의 물량을 터는 순간 폭락이 찾아오기 때문에 언론 플레이 등을 통해 거래량을 대폭 늘린 틈을 이용해서 자신의 물량을 처분하고 탈출한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팔라는 주식시장의 속담은 작전 세력들의 물량 털기 때문에 만들어진 속담이다. 패닉바잉 기사들도 이런 차원에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주식시장에서 어떤 종목의 세력들이 물량을 다 털어내면 보통 그 종목의 거래량이 확 줄어들면서 조금씩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부동산 시장은 주식시장과 좀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약간 다른 양상을 보이겠지만 비슷할 거라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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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투기 얘기하면 주식도 마찬가지 아니냐 하는 소리를 하는데, 부동산은 추가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주식은 없어도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지만, 주거 공간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크고 중요한 차이점이다.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이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이 점 때문에 주식시장 작전 세력보다 부동산 투기 세력을 훨씬 더 엄하고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 부동산 투기 특히, 담합이나 허위거래 등 시장교란 행위에 대한 무거운 처벌은 민주당에서 21대 국회 때 반드시 입법해야 할 사항이다)



전세제도는 급격히 사라질 수 없다. 이유는?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나타날 또 하나의 현상은 전세가 차츰 줄어드는 것이다. 저번 편에서 전세에 관한 미래통합당과 부동산 투기 세력의 주장이 개소리란 얘기를 했다. 그들은 전세가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 주장은 예측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사람들을 겁박하는 것이다.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겁박해 여론을 악화시키려 했던 미통당과 수구 언론은 전세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전세제도가 소멸할 것이라고 겁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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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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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일보>
 

전세제도가 사라질 것이냐고 물어보면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윤희숙 의원의 주장이 맞는 거 아니냐! 왜 개소리냐!’고 반박할 수 있다. 하지만 윤희숙 의원의 주장은 당장 전세제도가 급격히 사라질 거라는 주장이기 때문에 개소리일 수밖에 없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로 전세 대금을 돌려줄 돈이 없다. 나도 장기적으로는 전세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며,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장 몇 년 내로 전세가 사라질 것인가 묻는다면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집주인들이 전세로 받아서 가지고 있는 돈이 얼마쯤 될까?

 

500조.
 

5조도 50조도 아니고 500조다. 우리나라 1년 GDP가 1,900조이고 코스피 시총이 1,300조다. GDP에 4분의 1, 코스피 기업의 가격을 전부 합친 것의 3분의 1이 넘는 액수를 임대인들이 전세 세입자들에게 빚지고 있다. 보수지와 경제지가 틈만 나면 그리도 심각하다고 하는 국가채무가 2019년 기준으로 700조였다.

이 얘기는 전세제도가 사라지려면 임대인들이 임차인에게 500조를 갚아야 한다는 의미다. 전세금을 돌려주려면 갖고 있던 돈으로 돌려주거나 대출을 받아 돌려주거나 집을 팔아 돈을 주는 수밖에 없다.

임대인들은 자기가 사는 집을 따로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으니 대부분 1가구 2주택 이상이라 대출도 안 될 것이다. 가지고 있는 돈으로 돌려주거나 집을 팔아 돌려주는 수밖에 없다.

임대인들이 얼마나 많은 현금을 가지고 있는지는 몰라도 임대인들이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을 탈탈 털어도 100조도 안 될 거라는데 자신 있게 베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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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돈이 있었으면 집을 더 샀지 놀리고 있었을 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임대인들의 선택지는 둘 중 하나밖에 없다. 집을 팔아 전세금을 돌려주거나 아니면 계속 전세를 놓거나.


임대인들이 집을 팔려고 내놓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 집값이 폭락할 수밖에 없다. 본전 생각도 나고 워낙에 올랐던 집을 싸게 내놓기도 싫을 테니 그들은 계속 전세를 놓은 채 정화수 떠 놓고 집값이 오르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다.

그 와중에 돈을 마련해 전세를 내보낼 여력이 생기는 사람도 있을 테고, 당장 나가는 세금이 아깝거나 현금이 필요해 집을 파는 임대인도 생길 테니 전세는 야금야금 줄어들겠지만, 윤희숙 의원의 말처럼 당장 사라질 수는 없다.

 

500조다. 500조.
 

그들이 전세가 없어질 거라며 국민들을 겁박하는 얘기가 개소리인 두 번째 이유는 전세는 한 가지 전제 없이는 유지될 수 없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전세가 없어질 거라는 게 개소리인 것이 아니라 전세제도 유지를 위해 필요한 전제를 지워버리고 국민들을 협박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소리다.

6편에서 전세제도가 임대인에게 유리한 제도라는 얘기를 했다. 이 말은 전세제도가 한 가지 현상을 바탕에 두고 유지되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이 현상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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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의 지속적 상승’
 

전세제도는 임대인들이 앞으로 집값이 오를 거라고 전망할 때만 유지될 수 있는 제도이다. 임차인이 필요로 해서 전세제도가 만들어진 게 아니라 임대인이 필요로 했기 때문에 전세제도가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했다.

임차인이 아무리 바란다고 해도 임대인이 원하지 않으면 전세는 생길 수 없다. 전세는 공급에 의해 수요가 만들어진 것이지, 수요 때문에 공급이 만들어진 게 아니다.

임차인들이 전세를 통해 얻는 이익은 확실하다. 매달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고 목돈을 맡기고 거주할 공간을 얻을 수 있다. 은행에 예금하고 얻는 이자 수익보다 월세가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임차인 입장에선 월세보다는 전세가 이익이다.

임대인 입장에선 전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거의 없다. 매달 월세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전세금보다 집값이 비싸기 때문에 집을 팔아 예금해 받는 이자가 전세금을 은행에 넣어서 받을 수 있는 이자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 또한 집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재산세까지 내야 한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임대인들이 전세를 놓는 이유는 하나다.

 

시세차익.
 

집값의 상승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다른 모든 비용을 초과할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억으로 10%를 벌면 천만 원이지만 5억으로 10%를 벌면 5천만 원이다.

1억을 들고 전세 없이 1억짜리 집을 사는 것보다 전세 4억을 끼고 5억짜리 집을 사면 5배의 이익을 볼 수 있으며 이 경우 수익률은 50%다.
 
레버리지를 일으키기 위해 대출을 할 경우 이자를 줘야 하지만 전세를 주면 이자를 줄 필요도 없다. 이자 없이 남의 돈을 빌려다 레버리징을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전세금은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맡기는’게 아니라 ‘빌려 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법이 워낙에 임대인 위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런 점들이 완전히 간과되어 왔다.

전세제도는 임대인들의 ‘집값 상승 전망’에 의해서만 유지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집값이 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나면 전세는 유지될 수 없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에서 전세 매물은 급격하게 줄어든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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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머니투데이>

 

그래서 집값을 잡는다는 건 전세제도를 사라지게 만든다는 걸 의미한다. 집값은 오르지 않기를 바라면서 전세제도가 유지되기를 바라는 건, 집을 살 수 없어 절망감에 빠진 채로 패닉바잉을 한다는 기사처럼 어리석고 헛된 희망이다.
 
미래통합당과 수구 언론에서 문재인 정부가 집값을 못 잡는다면서 욕을 하면서 집값 잡는 정책이 나오면 전세제도가 사라질 거라며 협박하는 건 이런 의미에서 굉장히 악질적인 개소리다. 왈~! 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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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제도는 임대인들이 시세차익을 기대할 때만 유지될 수 있는 제도이며, 임대료를 받는 것보다 시세차익을 거두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유지가 됐고 이런 의미에서 임대인에게 더 유리한 제도다. 아니 어떤 의미에서 보면 임대인에게 유리한 제도일 뿐 아니라 임차인에게 굉장히 불리한 제도다.

왜 그럴까? 다음 편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