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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일이다. 아니 사전 투표율이 25% 넘었으니 이미 진행 중이다. 7개월이나 빨리 열린 대선, 우리 모두가 고비고비를 넘으며 만들어 낸 어느 때보다 소중한 대선이다.

 

혹시라도 기억이 흐릿한 분들은 뜻밖의 총선 승리부터 이대생들의 시위, 광화문 집회, 국회 탄핵, 이후 이어진 전국의 집회, 대법원의 파면, ㅂㄱㄴ 구속에까지 이르는 과정을 한번 복기해 보시기 바란다. 지금은 당연한 것처럼 느낄 지 모르지만 기적처럼 여기까지 왔다.

 

그 추운 날들, 뭘 위해서 그 고생을 했던가. 물론 ㅂㄱㄴ와 그 일당을 끌어 내리기 위해서였다. 정권교체를 위해서였다는 뜻이다. 이 순간, ‘나는 당시에도 정권교체를 원하지 않았고 지금도 원하지 않아’라고 진심으로 외칠 수 있는 분은 이 글을 그만 읽으셔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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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왜 왔는지 기억이 안나..

 


그럼 정권교체는 왜 필요한가? 민주주의 회복 및 상식적인 사회 건설을 위해서다. 지난 9년간 야금야금 망가진 세상, 소위 헬조선이라 불리는 이 나라를 바꾸기 위해서다. 물론 누가 당선돼도 당장 헤븐조선을 만들 순 없다. 하지만 지난 9년간과는 다른 방향을 향하도록 트랙을 돌려 놓을 수는 있고 지금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그 일이다. 그렇게 ‘그저 그런 보통 세상’ 으로 일단 복귀해야 한다. 

 

이걸 위해 정권교체가 필수적이라는 점, 두말할 나위 없다. 얼마 전까지 누구나 쉽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 허나 죽었나 싶었던 사우론이 아직도 탑 위에서 눈을 번쩍거리며 수많은 추종자를 거느린 채 반지를 쫒고 있었다. 그 눈은 점점 밝아지고 추종자들은 매일같이 늘어난다. 직장과 가정, 그리고 거리에서 그들을 발견했다는 수많은 증언들이 매일같이 귀에 들어온다. 

 

아래는 월스트리트 저널 6일자 사설에 대한 한국일보 기사다. 안심할 때가 아니라는 점, 상황이 생각보다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실감하실 수 있다.


 

신문은 이미 같은 내용의 사설을 4(현지시간) 저녁 인터넷으로 게재한 있다. 그러나 6일자 종이 신문사설은 이틀 인터넷 게재 이후 달라진 대선 상황을 반영하려는 일부 내용이 수정됐다

4 인터넷 사설에서는 후보가 40% 지지율로 당선이 유력하지만, 중도ㆍ보수 표심이 후보에 쏠리면 막판 격차가 좁혀질 있다 예상했다. 반면, 6일자에서는 아직 20% 유권자가 표심을 정하지 못한 만큼 중도ㆍ우파(Center-Right) 표심이 후보에 쏠린다면, 역전도 가능하다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어보수 진영에서 17% 지지율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상승세를 보이는 반면 중도성향 안철수 후보는 21% 지지율이지만 대선 토론에서의 부진으로 하락세라고 덧붙였다.


 

 

만약 정권교체에 실패한다면 도대체 이게 뭐냐. 개고생하며 버리려고 들고 온 절대권력의 반지가 다시 사우론의 손에 끼워지고 만다. 게다가 사우론은 패배에 격분해 있고 복수의 칼날을 대놓고 갈고 있다. 

 

그런 그가 절대반지를 자치하면 이 나라에는 대체 무슨 일들이 일어날까. 실감 나도록, 굵직한 것들만 한 번 열거해 보자.

 


1수구세력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고, 국민의 뜻과 행복은 ㅂㄱㄴ 시절보다 더욱 노골적으로 무시된다.


2. 작년과 올해에 걸쳐 민주회복을 열망한 시민들 우리 또다시 절망과 패배감에 빠져든다. 이번에 실패한다면 정말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며 충격은 자신이 찍은 후보가 누구냐와는 무관하게 우리 모두가 받게 된다.


3. 전투의 전면에 나섰던 이들은 쫓겨나거나 망하거나 감옥에 가게 된다. 중에는 본지와 총수 김어준, JTBC 손석희, 그리고 수많은 언론인들과 정치인, 문재인 야권 지지를 선언한 온갖 직종의 사람들, 그리고 많은 팟캐스터 등이 포함된다


4. 우리 아이들은 엠비나 ㅂㄱㄴ보다 나쁜 대통령과 그들의 일당이 만드는 세상에서 자라고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구해야 한다. 헬조선이라는 말조차 애교로 느껴져 쓰이지 않는 세상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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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세상은 이런 내면을 갖게 될 거다. 



1.양극화는 더욱 심해지고 재벌의 횡포는 세지며 국정교과서는 당연히 채택되고 의료민영화와 복지 후퇴, 소수자 차별 우리가 싫어하고 역겨워하는 모든 일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벌어질 것이다.


2. 어떻게든지 정권을 넘겨주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들어 개헌을 노릴 것이며, 이를 통해 영구집권을 노골적으로 획책할 것이다.


 

설마, 누가 대통령이 된들 저렇기야 하겠냐며 지난 9년 동안에 일어난 일들에도 불구하고 ‘순수함’을 잃지 않은 분들은 없길 바란다.

 

우원이 무서운 말들을 늘어 놓는 것은 정권교체가 안 되는 경우, 저 일들이 실제로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새롭지 않다. 우리 모두가 목도해 온 현실의 연장 선상에서 구체적으로 열거한 것뿐이다. 

 

이제 물어보자. 지금 우리가 이런 위험을 감수할 처지인가? 답답하지만 여기에는 예스/노의 두 가지 대답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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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때. 

지나가면 지나가고 아니면 아닌 거지 그 중간 따윈 없다.

 

 

‘하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각자의 선택권이 있지 않냐?’ 는 류의 반문이 들려온다. 일단, 그건 위 질문에 대한 대답이 아니다. 그건 그냥 다른 질문이며 답은 물론 예스다. 누구도 열분들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 

 

그러나 지난 대선, 우리는 다름 아닌 정권에 의해 그 권리를 강제적으로 침해당했고 – ‘더 플랜’ 까지 안 가더라도 단지 국정원 댓글 부대만으로도 – 이제는 그런 꼴 안 당해도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러고들 있다.

 

당연히 우원의 이 글은 아무 강제력도 없다. 선택은 열분들이 한다. 단지 이번만큼은 저 무시무시한 녀석이 절대로, 어떤 경우에도 다리를 건널 수 없도록 하자고 설득하고 있을 뿐이다. 


아예 다른 각도로 생각할 수도 있고, 그래서 이미 신념이 확고한 분들은 존중하고 존중해야 마땅하다. ‘어차피 문재인이 될 거니 뭐’ 같은 생각을 갖고 투표에 임할 상황만큼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그 경우, 우원의 말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선택하시라는 거다.

 

개인적으로 심상정 후보와 꽤 오래 전부터 안면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 이는 죽지않는돌고래 편집장도 잘 아는 사실이다. 그의 과거와 현재, 경륜, 인품, 정책 등 모든 면으로 봤을 때, 반드시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고, 그것이 실현되는 날, 우리는 정말 많은 의미들을 이 사회와 역사 속에 담아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일단 그게 가능한 토양이 마련돼야 한다. 그 방향으로 트랙이 세팅돼야 한다는 뜻이다. 엠비, ㅂㄱㄴ 그리고 그들의 후계자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그런 일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불 보듯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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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질 대로 망가진 지금 우리에겐 단계가 필요하다. 붕괴된 87년 체제 대신 새로운 민주주의 인식과 사회를 재구성할 리부팅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 모든 것은 정권교체를 해야만 시도할 수 있다. 이번에 정권교체가 되지 않는다면 우린 정말 오랫동안 고통과 역겨움 속에서 기다려야 할 것이며, 민주적 리더의 자질을 갖춘 새 인물들은 뜻을 펼 기회조차 갖지 못한다.

 

민주주의에는 끝이 없다. 이상적 민주주의는 결코 완성되지 않는다. 다만 그 이상에 계속 가까워질 수는 있다. 내일, 우리는 그 여정을 다시 시작하려 한다. 


반드시 시작해야 한다. 

 

내일 밤에는 새 세상에서 다시 만나자.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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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우원 파토


편집: 딴지일보 coc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