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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따라] 이달의 싱글 - 2005년 4월

2005.5.9.월요일

딴따라 딴지
 

 



 

 

안녕들 하신가? <이달의 싱글> 7회 차다. 잔인한 4월도 집에 짱박혀 음악 듣기 딱 좋았다. 왜냐구? 잔인한 황사가 있자너. 딴따라 기자들에게 간택된 아래의 노래들이 황사 삼겹살과 얼마나 어울릴 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한 번씩 들어들 보시라. 문 꼭꼭 닫고 볼륨 이빠이 올린 채로. 아참 글고 당 기사는 편집국의 늦장으로 일주일 늦게 올라가는 점, 독자제위의 양해를 구하는 바다.

 
 


페퍼톤스(Peppertones) [April funk!]
 




 
 

 

미디 뮤지션이 품고 있는 날 음악에 대한 묘한 동경과 거리 두기가 느껴지는 트랙이라고 하면, 괜히 뭔지 잘 모를 때 대충 쌈마이 문학삘로 뭉개고 지나가는 것 같아서 찝찝하기도.

 

좋게 말하자면 이렇다. 방구석에서 만드는 로파이lo-fi 음악이 보여줄 수 있는 아주 친근하고 소박한 톤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다는 거. 또 나날이 강력해지는 샘플들에 기대어 미디가 전해주는 낯선 살가움과 극도로 사실적인 촉감이 피부에 석석 들러붙는다는 거. 멋진 컴프레싱compressing도 아주 정성 들인 이퀄라이징Equalizing도 없이 날 소스들을 죽 늘어놓은 것 같지만 그 어느 것도 무리하지 않는 편안한 음색으로 등장한다는 거.

 

한편 조금 삐딱하게 보자면 이렇다. 우선 보컬이 리드하는 전형적인 팝 스타일의 노래인데 보컬의 힘이 너무 딸린다는 거. 그래서 괜히 오바해서 라이브를 구경하면 어떨까 하고 상상할 경우 별로 기대하고 싶지 않다는 거. 노래가 리드하는 스타일의 곡에 가깝지만 그렇지 않아도 힘이 딸리는 목소리가 악기들에 포위되어 있다는 거. 심하게는 목소리의 잔향이 하이햇Hi-hat의 잔향에도 다 잡혀먹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거. 라이브 대신 책상머리에 앉아서 틀어 놓는 음악이라 하더라도 보컬의 호흡-결이 없다는 거.

 

가만 보면 하이햇이 스피커의 상반부를 다 잡아먹을 것처럼 등장하는 불균형이 있지만 그러나 앞에서도 말한 것처럼 하이햇 자체의 톤도 아주 편안해서 불균형이 실제적인 느낌으로 접수된다기보다는 쓸데없이 따지기 좋아하는 놈의 대가리에서 더 먼저 계산될 뿐이라는 거. 그래서 결국 배경음악으로는 참 좋다는 거.

 

어쨌든, 듣기에는 부담 없지만 기억에 오래 남기도 힘든 노래라는 생각이 든다.

 

金土日(449tong@naver.com)

 

 

 

 112 [Nowhere]




 
 

 

90년대를 화려하게 장식하던 남성 보컬 그룹의 퇴조는 어쩔 수 없는 시대적인 조류인 것 같다. 한창 잘 나가던 보이즈 투 멘Boyz 2 Men, 케이시 앤 조조Kci & Jojo, 블랙스트릿Blackstreet 과 같은 전설적인 그룹들도 현 음악 씬에서는 힘을 쓰기가 힘들어 보이니 말이다. 112 역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세월의 이기를 잘 견디고 있기는 하나 업비트의 주류에 잠시 몸을 맡겼던 전작 <Hot & wet>에서 보기 좋게 실패를 맛보았다. 거의 2년 동안의 휴지기를 거쳐 새롭게 발매한 5번째 정규앨범 <Pleasure & pain>은 그네들의 역사를 말해주듯 그들이 누렸던 초기의 기쁨과 후기에 겪었던 고통을 주제로 하고 있다. 화려했던 영광을 현재는 느낄 길이 없는 것일까?

 

본 앨범에서 추천할 곡은 [Nowhere]다. 112의 전통적인 하모니가 도드라져 보이며 슬림Slim의 간드러진 보컬은 여전히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물론 알앤비의 가사들이 그러하듯이 뽕스런 가사를 유지하지만, 단조로운 듯하면서도 화음과 잘 어우러지는 건반과 가볍지 않은 멜로디컬한 비트가 인상적인 곡이다. 특히 후반부에는 슬림의 호소력이 극에 달하면서 화려하게 마무리 되는 곡이다. 그들의 화려했던 명성을 현재 ‘Nowhere’ 라고 하는 이들에게 잼있는 단어놀이 하나 해보면, Nowhere = Now + Here

 

Nokio21(cigapcu@hanmail.net)
 

 

 Daft punk [Human after all]




 
 

 

트림을 짜깁기한 듯 불쾌한 보코딩을 주무기로 사용하던 다쁘뜨 뻥크Daft Punk가 잊지도 않고 또 왔다. 4월의 마지막 주, 따땃한 봄바람이 근저에 깔려있음이 분명할 진데 트림소리 가득한 본 작에서 멜로디 풍부한 천연의 곡을 발견했으니, 그 오묘한 트림소리는 물론이요, 쉬이 물리지 않을 리듬웍이 봄바람에 나른한 정신을 일깨우는구나! 천연의 소리를 담은 그 곡은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 곡 [Human after all]로서 식사 후 발산하는 트림 한 소절과 함께 한다면 즐거움은 배가 될 것이니 그 기막힌 이펙트에 놀라 자빠지지 않는 이 없다 하더라!

 

우누우누(bhoranga@naver.com)

 

 

 

Lamp [戀人へ (연인에게)]
      [戀は月の蔭に(사랑은 달의 그림자에서)]




 
 

 

잔인한 4월. 만물은 양기를 가득 머금은 계절. 바야흐로 봄이 되었건만 이 은혜로운 계절을 온전히 즐기기 위한 제 1항부터 채워지지 않는다. 날아드는 청첩장에 가계는 기울어만 가는데 엥겔 계수는 높아간다. 아. 잔인한 4월. 이 계절을 평화롭게 보내기 위한 쓸쓸하지만 사랑스러운 청춘의 연서가 여기 있으니 당신이 작년 겨울부터 눈독 들이던 아리따운 자매, 언니, 오빠, 동생 기타 등등에게 이 곡을 선사하라. 직접 연주한다면 게임은 끝난다. 코드 간단하고 곡 짧고([연인에게]는 1분 15초다) 게다가 가사의 로망은 그야말로 로망이다.

 

기타에 소메야 타이요, 보컬과 아코디언과 관악을 담당하는 사카키바라 카오리, 보컬과 베이스를 맡은 나가이 유스케로 구성된 3인조 밴드 램프Lamp는 키린지Kirinji보다 나이브하고 폴라리스Polaris보다 멜로딕한(혹은 좀더 팝적인)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캐롤 킹Carole King,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 등등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의기투합한 이들은 본 작인 <戀人へ (연인에게)>를 발표하기 이전 [そよ風アパ一トメント201(산들바람 아파트 201)]라는 싱글로 알려졌으며 현재 ‘40세가 되어도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정진 중이란다.

 

[戀は月の蔭に(사랑은 달의 그림자에서)]는 보사노바 리듬의 어쿠스틱 기타 한 대와 나가이 유스케의 담담한 보컬이 잘 어우러지는 트랙으로 사카키바라 카오리의 다소 간드러진 보컬조차 사랑스러운 풋풋한 곡이다. 뭐니뭐니해도 가사가 백미인데 달의 그림자에 숨겨진 한여름 밤의 사건. 달빛이 비추네. 파도의 모든 것. 두 사람의 사랑을 채어 간단다. 쌍팔년도에나 가능할 법한 이 가사가 전연 거부감 없이 수용되는 이유는 바로 담백한 멜로디 덕분이다.

 

자. 그럼 한여름 밤의 사건을 만들 분들은 잘 챙겨주시고. 만약 이 곡에 그 언니가 안 넘어오면 그건 곡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의 문제이므로 괜한 앙탈은 부리지 말 것을 당부한다.

 

5분대기조(gaveston2@hamail.net)

 


 New order [Krafty]




 
 

 

조이 디비전Joy division 시절까지 포함하여 도합 30년 된 맨체스터의 큰 형님 밴드 뉴 오더New order가 정규 8집 <Waiting for the sirens’ call>을 발매했다. 혹 쌍팔년도 시절의 ‘댄스 밴드’ 뉴 오더를 추억하는 분들이라면 [Who’s Joe]로 문을 여는 초반부의 록 사운드를 들으며 ‘전작 <Get ready>의 재탕이구만’ 이라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겠지만, 그래도 요 네 번째 트랙 [Krafty]로 이 큰 형님들은 작은 반전을 준비해놓고 있다. ‘뭐 그 가닥이 어디 가겠어? 우린 뉴 오더라구’ 이렇게. 첫 싱글로 간택된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거다.

 

시작과 동시에 귀를 잡아채는 경쾌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드럼 루프가 등장하고 곧이어 빠방한 베이스가 이를 받쳐준다. 이러면 벌써 답 나오는 거다. ‘몸을 살짝 흔들어봐봐~~’. 이렇게 오더표 댄스록의 기본적 흥겨움 위에서 청자들은 이제 건조함과 유아틱함과 연륜이 한데 섞인 버나드 섬너Bernard Sumner의 목소리를 따라가면 된다. 멜로디는 더없이 편안하다. 두 번의 코러스가 지나간 뒤 차례로 등장하는 예쁜 건반 연주와 사뿐거리는 기타 솔로와 드럼 루프의 임팩트는 본 곡의 소박한 매력 포인트다. 역시 오더 형님들의 기본기는 녹슬지 않았다. 우리의 오더에 화답하며 경쾌한 주문(呪文)을 내리신다.

 

호떡(yhjpyh@hanmail.net)

 

 

 

 Queens of the stone age [Little sister]




 
 

 

혼자서도 잘해요.

 

스토너stoner 락/메틀의 최정상 프로젝트인 석기시대 여왕들이 네 번째 음반을 들고 돌아왔다. 워낙 멤버 변동이 잦은 프로젝트이기에 신보에도 새로운 이름들이 보이는 것은 이제 전혀 낯설지 않다. 그런데 여기서 베이시스트가 바뀐 건 좀 의외다. 베이시스트 닉 올리비에리Nick Oliveri는 기타리스트 조쉬 홈Josh Homme과 함께 이 프로젝트의 실질적 주인 아니었던가. 혹시 음악마저 완전히 변해버린 것은 아닌지 처음 좀 걱정되었다. 그러나 신보 <Lullabies to paralyze>에 조금 앞서 공개된 싱글 [Little Sister]는 요런 걱정을 말끔히 없애준다.

 

전작 <Songs for the deaf(2002)>에 비해 메틀릭한 사운드는 조금 줄어들었지만 쫄깃한 기타 리프와 뭉텅뭉텅 덩어리가 큰 곡 구성을 선보이며 동일 계열 최상품의 프로젝트다운 면모를 과시한다. 1970년대 초반 블랙 새버드Black Sabbath의 톤으로 연주되는 락큰롤? 크로우바Crowbar, C.O.C.의 복고풍 초강력 헤비메틀(슬러지sludge 메틀) 신보들에 이어 이번에는 초강성 복고 하드락의 반격이다. 조쉬의 음악세계는 과거와 직접 연결되었으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매력으로 가득하다. 하늘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 하던가? 그러나 그 나물과 그 밥을 가지고도 신선하게 재구성하는 것은 석기시대 여왕들의 장기이며, 그 약발이 전혀 줄지 않았음을 [Little sister]를 통해 몸소 증명해 주고 계신다.  

 

헤비죠(heavyjoe@hanmail.net)

 

 

딴따라딴지(music@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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