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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소보원] 문자서비스, 너무 비싸다

2005.5.9.월요일
딴지 소보원

 

 

  이통사의 효자, 문자 메세지 서비스(SMS)

 

단문메세지서비스(이하 문자서비스)를 가장 먼저 서비스한 곳은 어딜까?

 

아이러니하게도 서비스 업체는 019였고, 가능한 첫 단말기는 전 현대전자의 걸리버였다. 무늬만 걸면 걸리는 걸리버인 단말기였던 데다가, 지금이야 다르지만 그때 당시 기지국 부족으로 통화서비스가 난리였던 019와의 만남은 최악이었다.

 

그러나 문자 서비스는, 그렇게 음성통화가 불편했던 열악한 상황에서 탄생한 거였다. 첨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는, 어느 누구도 문자 서비스가 이렇게 오랫동안 성공하는 장수 서비스가 되면서 황금알을 낳는 상품이 될 줄은 예측하지 못했다.

 

지금은 이 문자서비스가, 무선인터넷을 광의로 정의할 때 무선인터넷의 한 부분으로 취급할 정도로 부가서비스의 킬러다. 음성통화를 능가하여 오히려 문자 서비스 자체만으로 중요한 마케팅 포인트가 되고 있고, 젊은 층으로 갈수록 서비스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이는 이동통신매출 중 메시지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더 명확하다. 이동통신사의 매출 중 무선인터넷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하는데 그 무선인터넷 매출의 40%이상이 문자서비스를 통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매출비중은 젊은 층으로 갈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는 메세지 한 번 보낼 때마다 30원에서 50원 정도의 요금이 든다. 음성통화보다는 훨씬 싸고 번들 요금제라는 착각 때문에 쉽게 사용한다. 그래서 대부분 기본으로 주어지는 100통의 문자서비스를 초과하여 사용하게 된다.
 

 

  부가서비스 까 볼 필요, 있다!

 

그동안 본지 이동통신요금 졸라 비싸다고 이야기해왔다. 그럼 오늘은 과연 독자들이 지불하는 부가서비스 요금은 어떠한지 디벼 보자. 이 넘의 부가서비스라는 것이 말이 부가지, 본 서비스를 능가한 부가서비스 요금으로 사람 속 쓰라리게 하는 경우들이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림 참조: 한국 IDC 국내모바일 서비스 시장 현황 및 전망 보고서(2005)>

 

  문자메세지 서비스 기술은

 

문자서비스의 메카니즘부터 살펴보자. 당연히 아주 어렵고 고매한 기술이기에 그만큼 비용이 드는가 보다 싶었던 이 문자메세지 기술, 근데 이 서비스가 그리 대단하고 어려운 시스템이 아니다. 문자메세지는 영어 약자로 SMS라고 하는데, 원래 사업자가 교신확인용 기능으로 개발한 것이다.

 

좀 자세히 말하자면 CDMA 방식 기지국에서는 특정단말기의 위치를 계속적으로 추적하고 송신한다. 그러면 단말기는 이에 대한 응답을 기지국에 송신하게 된다. 휴대폰 단말기를 보면 작은 램프가 깜빡 거리는 것이 있는데 그게 이런 송신신호를 주고 받는 걸 알려주는 거다.

 

이렇게 기지국과 단말기가 주고 받는 채널이 6개가 있는데, 그 중 paging 채널이라는 게 기지국이 단말기를 호출할 때 사용하는 채널이다. 이 채널은 데이터 길이가 80바이트이기 때문에 (한글)40자까지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반대로, 단말기가 기지국의 신호에 응답하는 데는 access채널이 이용되는 데 이 채널을 통해 우리 단문 메세지를 보내게 된다. 

 

그러니까 문자서비스라는 것은 기지국과 단말기가 전파교신과 확인을 위해 보내는 신호에 데이터를 송수신하는, 지극히 단순한 서비스라는 거다. 이동통신 서비스를 하기 위한 기본적인 인프라에 SMSC(일종의 운영서버)를 개발하고 단말기에 관련 s/w만 구축하면 되는 거였다.

 

SK텔레콤 한 연구원의 자료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이 설명된다.




 
 

CDMA방식에서 SMS는 고유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성질을  이용하여 시스템 및 단말기에 쉽게 구현된다. SMS는 양방향 무선호출과 동일한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간단한 문자수신, 음성사서함, 문자전송 등이 가능하여 고객의 need를 수용해주고 있다. 이것은 1997년 10월에 상용화하여 현재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가입자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http://www.rapa.or.kr/korean/data/kdt01b1413sh.htm>

 

그렇다. 기지국과 단말기의 성질을 이용한 지극히 구현이 쉬운, 기본적인 인프라인 서버와 s/w 개발 이후 유지비가 많이 들지도 않으면서 이용자들은 급증할 전망의 서비스란 얘기다. 그러니까, 기지국과 단말기간의 음성서비스를 위해 기본 구축한 것이기 때문에 별도의 인건비나 추가 증설장비나 유지보수는 들어가지 않는다 라는 거다.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구축 비용이나 유지비용이 음성통화부분과 겹치기 때문에 얼마 들어가는 돈이 없더라 이 말이다. 문자서비스는 이통사들에게 땅 짚고 헤엄치기 식의 효자 돈벌인 셈이다.
 

 

  문자서비스 요금 첨에 공짜였단다.

 

통신회사에서는 많이 쓰면 많이 쓸수록 돈이 많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한다. 기본적으로 제품생산에 있어, 어느 정도 수요가 되면 첨보다는 점점 생산원가가 낮아지게 되고 1개의 상품을 생산하는데 드는 한계비용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그런데 한계비용은 점점 낮아지는데 반해 회사들이 가격을 더 이상 내리지 않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가격에 대한 불신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문자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첨에 서비스를 시작할 때야 이용자들도 적고 또한 서비스의 품질도 불안정하여 요금이 낮거나 아님 높거나 할 수 있다. 문자서비스는 처음엔 요금을 아예 받지 않는 것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이용자들의 숫자도 늘어나자 오히려 문자서비스 요금은 점점 증가했다. 첨에는 공짜에서 10원이 20원이 되고 20원이 30원 50원이 된 것이다. 이쯤 되면 이용자들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통신서비스 특성상 어느 정도 수준에서는 한계비용이 거의 0이 되는데 반해 요금단가는 점점 증가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앞서 말한 것처럼 문자서비스를 위해 특별한 유지비용이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것도 없으면서 말이다. 그래서 한 시민단체는 문자서비스의 원가를 공개하라며 문자서비스 요금인하 운동을 펼치고 있다.
 

 

  문자서비스 원가공개?

 

이에 대해 이통사들은 원가 계산은 정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공개해야만 하는 원칙도 없으며 또 회사 방침상 공개할 수 없다고 일관하고 있다. 또한  "왜 이통사만 문제삼냐? 모든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원가를 공개하면 이통사 요금원가도 공개하겠다" 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본지가 정리하마.

 

이통사들, 꼭 원가를 공개해야 할 의무는 없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고. 본지는 원가에는 관심 없다. 관심 있는 것은 문자메세지 서비스의 원가가 얼마인가가 아니다. 도대체 문자메세지 서비스에 드는, 우리가 모르는 다른 비용이 있음 말하라 이거다. 본지는 원가가 거의 들지 않는 서비스인 줄 알았는데 다른 뭔가가 있어서 그 만큼의 요금을 지불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엄청난 이해력을 갖고 이 문제를 바라본다. 그러니 말해주라. 원가 말고 다른 뭔가가 있음 있다고.

 

  말도 안 되는 CID 요금

 

작년에 물가안정 차원에서 정통부와 이동통신사가 머리 맞대고 얼마만큼 내려야 생색을 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 내놓은 것이 기본료 1,000원 인하였다. 지금 장난하나 했다 그때. 그러면서 OECD 국가 중에 요금이 낮다고 정통부는 무슨 회의를 갈 때마다 자랑질을 하는데 참으로 어이가 없다.

 

실질적인 기본요금으로 매월 정액요금에 부가되는 부가서비스 요금이 진짜 문제다. 더군다나 문자메세지 서비스처럼 부가서비스 중에서는 대부분이 거의 한계비용 0인 서비스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따박따박 돈을 받는 착복, 이게 문제라는 거다.

 

정통부가 주장하는 것처럼 OECD 국가 중 이통사요금이 어느 나라 보다 쌀까? 그렇지 않다.매월 몇 천 원에서 몇 만 원씩 기본요금처럼 붙는 부가서비스 요금을 포함하면 우리나라 이동통신요금 그렇지 싸지 않다. CID (발신자번호 확인)서비스가 대표적인 말도 안 되는 기본요금적인 부가서비스다.

 

CID 요금을 포함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핀란드 캐나다 아이슬란드 덴마크, 포르투칼, 일본, 프랑스, 미국보다 높다. 여기서 CID 요금을 포함하면 기본요금은 어느 나라 보다 높은 편에 속한다.

 

 

이동통신 기술이 세계적인 만큼 다양한 요금체계와 아울러 다양한 서비스는 그야말로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리고 이동통신 서비스 환경도 틀리다. 그러므로 늘상 이통사와 짝짝궁이 되어 있는 정통부가 주장하는 외국과의 비교는 초딩적 주장이다.

 

발신번호 표시서비스는 원래 장난전화, 전화남용 등에 대한 이용자 보호조치로 도입된 것이다. 발신자가 옵트아웃 할 수 있도록 설계된 서비스로서 부가서비스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옵트인의 경우 즉 발신번호를 표시하지 않도록 하는 비용이 더 드는 것이 이동통신 서비스다.

 

이미 미국과 일본 영국 이탈리아 등에서는 CID 서비스가 무료이거나 아님 기본요금에 몇 회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번들화 해서 기본요금처럼 징수하고 있다. 그러니 기본요금 1,000원 내렸다고 생색 떨지 말고 원가 0인 문자서비스와 CID요금이나 제대로 내려라.

 

  이통사는 반성하라!

 

이통사들은 기본서비스에 포함되어야 할 문자서비스와 CID서비스를 부가서비스라며 딴 바구니에 담아 이용자들에게 요금을 별도 부가시키고 있다. 매출 극대화를 위한 잔머리 굴리기 전술인 셈이다. 그러면서도 이통사들은 많이 쓰니깐 많이 나오는거 아니냐라는 단순한 무한이용자 책임론을 앵무새처럼 반복한다. 이름만 그럴싸하게 짓고 무언가 새로운 서비스인양 만들어서 추가로 원가가 들어가지도 않는 시비스로 이용자들의 주머니를 착복하고 있는 이통사들.

 

이통사는 반성하라!

 

 

 

..고 외치긴 한다만 그냥 반성할 리는 절대 없고.. 자기들이 얍삽하게 머릴 잘 굴려 장사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할텐데, 정말 이들을 도대체 어떻게 하면 반성하게 할 수 있을까...

 

 

딴지소보원
찌니(jjin@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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