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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9. 5. 수요일

마사오

 

 

 

 

일전에, 수뇌부와의 술자리에서 호기롭게 외친 적이 있다.

 

 

 

 

 

 

"만일 이번 대선에서 공주님이 당선된다면, 풍요로운 노후를 위해 난 곧장 뉴데일리에 입사할거야!"

 

 

 

 

 

 

 

 

[caption id="attachment_103678" align="aligncenter" width="283" caption="이 로고는 아마도 뉴데일리의 고유한 상표가 아닐까 싶음"][/caption]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고 다행이라면 다행인 점이 있다면, 그 자리 그 누구도 '입사'를 '입 안에 사정'으로 곡해하지 않고 내 진심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었다는 점이다. 심지어, "어울려! 매우 어울려!!" "마사오님이라면 잘해내실 거에요!" 등등의 쏟아지는 격려에 어깨가 살짝 으쓱거려지기까지 하였다.

 

 

 

 

 

다음날, 침대에 널부러져 뒤집어진 속을 달래며 머릿속으로 그려 보았다. 민족유.....너댓정론지 뉴데일리에서 좌파빨갱이적출의 선봉을 맡아 애국애족에 혼을 불사르는 내 모습을 말이다.

 

 

 

 

 

 

'나꼼수를 공격해야 이쁨 받겠지? 딴지좌빨새퀴들은 회식 때 국민의례도 하지 않는다고 폭로해야지. 문재인은 왜 혓바닥조차 빨간색이냐고 시비를 걸어야지. 또 뭐가 있을까...'

 

 

 

 

 

이런 저런 상상을 하다가 상상이 널을 뛰어 설풋 현실감이 얹어지자 급민망해져 버렸다. 저런 짓을 한두번 하면 재미지긴 하겠는데, 그걸 업으로 삼는다면 무쟈게 민망할 거 같다. 자위하다가 엄마한테 걸리는 거 곱하기 100으로 민망할 거 같다. 제 아무리 목구녕이 중수부라 할지라도, 내 스스로가 너무 민망해서 시름시름 앓다가 죽을 거 같다.

 

 

 

 

 

 

 

 

 

 

 

 

 

 

 

 

함 생각해 보라. 죠스바를 쭐래쭐래 빨아제끼지 않고서는 앵간해선 대부분의 사람들 혀가 붉은 색조를 띤다는 것 정도는 나도 안다. 그것을 뻔히 알면서도 해코지를 하기 위해 그냥 입에서 나오는대로 마구 지껄이는 것을. 스스로 잘 알고 있다. 하늘이 모르고 땅이 몰라도 나는 아는데, 어찌 내심 민망치 않겠는가 말이다.

 

 

 

 

 

과연, 프로와 아마추어의 간극이란 이리도 큰 걸까. 난 상상만으로도 손발이 오그라들다 못해 발기부전에까지 이를 것만 같은 일을 눈 하나 깜박이잖고 아무렇지도 않게 해치우는 분들을 떠올려 보면 말이다.

 

 

 

 

 

정적을 깎아내리기 위해서라면 싱거운 물커피를 '미 제국주의 취향'으로, 수행비서에게 심부름 시킨 것을 '인간에 대한 기본적 예의가 없는' 대표적 패악질로 갈음할 수 있는 배짱. 그 담대함에 절로 고개가 숙여지지 않는가. 미제 무좀약을 쓴다거나, 국밥집에서 "아줌마, 여기 반찬 좀 더 줘요."라는 차마 형용키 어려운 무례함을 보였다고 폭로하지 그랬나. 극과 극은 통한다 했던가. 안철수가 길 가는 여자를 흘끔거리다가 새누리당 검증팀에 딱 걸렸담서? 고생이 많다.

 

 

 

 

 

하긴, 고작 이정도는 애교다. 그냥 '급했구나' 싶고 '오죽하면' 싶다. 일정부분 애틋함이 느껴질 정도지.

 

 

 

 

 

기실, 이 정도의 담대함은 감히 명함도 못내밀 담대甲은 따로 있다. 그냥 담대하기만 하면 말을 안해. 사바중생은 범접키 어려운 배려심과 마더 테레사는 찜쩌먹을 정도의 인류애마저 갖추신 분.

 

 

 

 

 

 

 

 

 

 

 

 

 

 

 

 

사장님께서는 회사법인카드로 여성 액세서리, 화장품, 여성의류, 명품가방등을 구매하셨다. 그리고 그 물품들은 방송국 여성작가들이나 여성직원들에게 선물로 주었다고 해명하셨다. 헌데 놀라운 사실은, 그러한 물품을 받았다고 인정하는 여성작가나 직원이 없다는 사실이다. 얼마나 배려심이 깊으면, 행여 받는 이가 부담을 느낄세라, 상대가 받은 줄도 모르게 주는 신묘한 경지에 까지 다다를 수 있을까.

 

 

 

 

 

그 회사 노조의 취재에 따르면, 사장님께서 지방계열사 사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7년간 그 회사가 주최하거나 후원한 공연 가운데 정씨가 출연 또는 기획한 공연이 27건에 이르며 이 가운데 16건의 공연으로 정씨에게 20억원2000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여기서 정씨란, 재일교포 출신 무용가 정씨를 일컫는다. 사장님의 취향은 동양 동영상, 그 중에서도 나와 같은 왜국동영상파임이 극명히 드러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우선 정씨의 사진을 검색해 보았다. 대놓고 말씀드리기 송구스럽지만 내 동영상감별사로서의 명성과 자부심을 걸고 말하건데, 사장님은 대략 MILF계열, 四十路 이상 계열자임이 분명하다. 감히 충언드리건데, '히토미 고바야시'를 적극 추천드리는 바이다.

 

 

 

 

 

 

 

 

 

 

 

 

 

 

 

 

이쯤에서, TV리모컨으로 밥을 푸거나 농약으로 설거지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사장님과 무용가 정씨의 관계에 대해 사뭇 궁금증이 느껴질 것이다.

 

 

 

 

 

법인카드내역이 가리키는 바, 지난 2년 동안 사장님이 법인카드를 쓰신 횟수는 정씨의 구기동 아파트 반경 3km 지역에서 162차례이고 그 액수가 물경 2500만원 이상이란다. 정씨의 집과 불과 30미터 거리에 있는 S주점에서 22차례, 150만원 이상이 사용됐으며 G복집에서는 19차례, H수산에서는 13차례 사용됐다고 한다.[관련기사]

 

 

 

 

 

많은 경우, 주말이나 공휴일을 앞둔 저녁 시간대에 결제가 이뤄졌고, 포장해간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를 근거로 유추해 볼 수 있는 것은, 첫째- 누군지는 몰라도, 해산물이나 회를 무척 좋아한다는 것일게다. 회를 좋아하니 망정이지. 말고기를 좋아하는 몽고여자였으면 어쩔;;

 

 

 

 

 

 

 

 

 

 

 

 

 

 

 

 

둘째- 무슨 연유인진 몰라도, 사장님은 구기동 명예동민이 될 자격이 차고 넘칠만큼 구기동을 향한 애틋함이 크다는 점이다. 사장님의 지역사랑이 구기동이었으니 망정이지. 탄자니아나 히말라야였으면 어쩔;;;

 

 

 

 

 

실망스럽게도 사장님과 정씨는 아무 사이도 아닐 수 있다. 그저, 우리네 상식이 워낙 천박하게 뒤틀려 있어서 그 따위로 밖에 상상이 안되나 부지. 뭐. 사장님의 자애로움이 차고 넘치다 보니, 정말 어쩌다 보니, 정씨에게 수십억 몰빵이 갔을 수 있다. 일주일에 수명씩, 로또란 이름으로 수십억 돈벼락을 맞는 세상이니, 정씨가 돼지농장 똥밭에 뒹구는 꿈을 하루 걸러 한번씩 꾸었나 부지 뭐.

 

 

 

 

 

헌데 말이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란, 정의와 공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무슨 대단하고 거창한 사회가 아니다. 그저, 별 생각없이 콩을 심었으면 자연스레 콩이 나는 게 맞다. 파토 논설우원의 책을 읽어보면 외계인은 존재해 줘야 맞는 것과 마찬가지로 사장님이 정씨 집 반경 3km내에서 저 정도의 횟수와 금액의 법인카드를 긁고 댕겼다면 정씨와 사장님은 일융일융하고 쑴덕쑴덕한 관계이어야 하고, 일 수 밖에 없다. 내가 봤다.

 

 

 

 

 

만약 아니라면, 정씨가 인면수심이라고 할 밖에. 사람의 탈을 썼으면, 늦었지만 이제라도 짜웅을 맞출 일이다.

 

 

 

 

 

사장님의 담대함이 극에 달한 장면 하나.

 

 

 

 

 

노조에서 낙하산 사장 물러가라고 출근저지투쟁할 때, "내가 정권에 맞서지 않으면 돌에 매달아 한강에 던지"라, 호기롭게 일갈 하시곤, 돌 좀 매달아 볼까 하고 찾아간 취재진에게 천하에 두엇밖에 없을 큐트한 표정으로 "저 그런 사람 아닌데요?"라며 '자기부정'의 진수를 보여주신 사장님. 어찌나 샤이하신지, 헤겔 변증철학의 정점을 찍는 지식인의 몸부림에 옷깃이 여며지고 방 안 공기가 다 숙연해 질 지경. 더불어 내 낯이 다 화끈거릴 지경.

 

 

 

 

 

 

 

 

 

 

 

 

 

 

 

 

지금 내가, 한 조직의 장(長)으로서의 사장님 한분만 얘기하고 있지만, 사장님 못지 않게 내면의 민망함을 높은 보직과 오른 급여통장으로 상쇄하며 하루에도 수십번씩 극강의 담대함을 펼치는 인간들이 어디 사장님 한 분 뿐이랴. '주어가 없다' 이래 잠시 명맥이 끊긴 쉴드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쉴드의 여왕 이진숙은? 항의하는 후배들에게 쳐발린 정신적 충격이 척추로까지 전이되어 의학계를 경악시킨 권재홍은? 자기네 회사 대표 시사교양프로그램을 제 손으로 쳐닫아놓고는 좋아라 하고 자빠진, 그 많은 부장, 국장, 본부장들은?

 

 

 

 

 

해가 동쪽에서 뜨고, 물이 아래로 흐르고, 사람이 이족보행을 하는 사회라면, 지금 사장님은 감방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어야 맞다. 허나 안타깝게도, (박근)혜가 차기1순위대권주자로 뜨고, 강물이 보에 갇혀 썩어가며, 검찰이 개처럼 네발로 뛰는 사회이다 보니 사장님 이하 담대甲들의 자리는 오늘도 건재하고 낯거죽들은 한층 더 두터워져만 간다.

 

 

 

 

 

대명천지에 이런 일들이 버젓이, 그리고 몹시도 태연히 벌어지고 있다는 게 도무지 믿겨지나 말이다.

 

 

 

 

 

솥뚜껑을 가리키며 자라라고 외치는 사람까지는 그런대로 이해해 줄 여지가 있다. 사람이잖아. 실수할 수 있다고요. 하지만 솥뚜껑 보고 한예슬이라고 우기는 이는 두가지 경우 중 하나이다.

 

 

 

 

 

솥뚜껑을 숭배하는 해괴한 종교적 신념을 지녔거나, '솥뚜껑을 어루만지며 하악거리는 변태'라는 세간의 멸시어린 손꾸락질을 견뎌내고도 남을 만큼의 베네핏이 따르거나.

 

 

 

 

 

대체 얼마나 받으면 그런 가공할 두께의 얼굴피부가 생성되는 걸까.

 

 

 

 

 

사람을 구성하는 요소중에 염치라는 게 있다. 쪽 팔린 줄 알아야 사람인 거다.

 

 

 

 

 

지금 벌고 있고 지금 누리고 있는 바로 그 값어치가, 그네들의 영혼에서 염치를 떼어내다 판 값이라 하면, 어떤 기분일까. 좋아 죽을까. 있어봤자 도통 쓰잘데라곤 없는 내 자존감 따위를 이렇게나 후하게 쳐받았다고, 속으로 뿌듯해 기뻐 날뛰고 있을까.

 

 

 

 

 

 

 

 

 

 

 

 

 

 

 

 

나에게도 먹고 사는 일은 중요하다. 그냥 중요한 정도가 아니라 내 컴퓨터 하드에 있는 1테라짜리 '금강경강론집' 폴더보다도 중요하다. 비싼 옷이 때깔도 좋고 비싼 차가 좋은 줄도 안다. 아니, 그저 매달 다가오는 월말을 무난히 좀 넘겼으면 원이 없겠다. 하지만 아닌 건 아닌 거다. (멀쩡한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난 사람이고 부끄러움을 안다. 뉴데일리여 안녕.

 

 

 

 

 

내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세상 돌아가는 일 신경 쓴다는 게 가당찮긴 하다만, 그냥 손 놓고 있다간 복장이 터져 죽을런지도. 하여, 도무지 상식이 천대받고 염치가 증발되어버린, 기도 안차는 이 세상에 한방울의 상식과 한줌의 염치라도 보태기 위해 내 오랜만에, 없는 시간을 나노단위로 쪼개어 친히 금장수제 키보드를 꺼내 드나니, 상식을 씨줄 삼고 염치를 날줄 삼아 일주일간 지구촌에서 벌어지는 각종 우끼고 자빠진 이슈에 대해 대충 정리하고 넘어가는 코너를 신설한 바, 당 코너 '이슈vs이빨' 되시겠다.

 

 

 

 

 

씹을 꺼리가 되면 '이노무게 당췌 상식적으루 말이 되냐'며, 씹을 꺼리가 안되면 '이노무게 당췌 씹을 꺼리나 되냐'며, 온갖 얘깃거리들로 사뿐히 지져볶을 터. 존경하옵는 독자제위께서는 그저, 늘 하던대로 빈둥거리고 쳐자빠져 있다가 일주일에 한번씩 던져주는 떡밥일랑 냉큼 쳐물고 잉여거리길 바라마지 않는 바이다. 동이 터오고 있다. 얼렁 쳐자라. 이상.

 

 

 

 

 

PS. 그건 그렇고, 뉴데일리에선 급여를 대략 얼마나 준다디? 혹시 아는 사람?

 

 

 

 

 

 

 

 

마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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