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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에 산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꿈이고 누군가에겐 현실입니다. 아파트의 편리한 삶을 버리고 훌쩍 내가 모르는 동네에서 새로운 둥지를 트고 산다는 것은 분명 어려운 일입니다. 집을 꿈꾸다 보면 모두가 애틋함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결심합니다. 언젠가는 저 푸른 초원 위에 집을 짓겠다고. 


집을 짓는 것이 단순히 건축 차원의 문제라면 꿈을 이루는 것은 그리 불가능하지만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도심 혹은 주변 필지가 비싼 우리나라의 특성상 집을 지으려는 결심은 정든 곳을 떠나게 됨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연히 망설일 수밖에 없습니다. 


예전에는 제 개인 블로그에 '전원주택에 살면 안 되는 5가지 이유'라는 제목으로 글을 써 올리기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의 생각을 드러내는 제목 같습니다. 저는 단순히 집을 '짓는다'는 표현보다 '산다'는 표현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산다는 의미


아내와 제가 떠나게 된 이유는 딱히 층간소음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아파트가 싫어서 떠난 것도 아닙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던 만큼 긴 이야기로 풀어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어린 시절부터 꿈꾸었던 것을 면밀히 생각해본 결과, 그리고 왜 우리가 서울 혹은 수도권에 모여서 살기 시작했는지 50년 치 데이터를 수집하다 보니 답이 명쾌해졌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산다는 무엇일까요? 대한민국에서는 '잘 먹고 잘살기 위해서'라 답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새마을 운동을 통해서 우리는 '잘 살아보세'라는 말의 의미를 체감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전혀 행복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매년 늘고 있고 대한민국 국민 중 10명 중 6명은 스스로가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극심하게 받고 우울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러 가지 통계가 있지만 '행복하다'보다는 '우울하다'는 이야기가 더 많이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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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 제가 집을 짓게 될 곳의 필지를 방문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시골에 집을 짓기 위해서 모이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이웃 분들 나잇대가 30대-40대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도 특이했습니다. 아파트에서만 살아야 한다는 편견이 서서히 깨지기 시작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들었습니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안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웃집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마당을 뛰어놀고. 집안의 다락방에서 옹기종기 모여서 큭큭 거리며 웃는 모습이 좋아 보였습니다.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 때문에 말썽꾸러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를 활짝 피우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저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제가 인사하면 아이들도 쑥스러운 듯 인사를 하는 것이 아파트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기도 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르는 아이에게 인사를 하고 말을 나눈다는 것은 도시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치솟는 아파트


우리나라에서 아파트 가격에 대한 이야기는 빠질 수 없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부채가 4,000만 원에 이른다는 통계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통계는 목적에 따라서 변화되기 때문에 모든 수치를 그대로 믿기 힘듭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나라의 아파트값이 오른 만큼 우리들의 빚도 함께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무역대국인 우리나라가 아파트값이 이 정도인 것은 적당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런던, 뉴욕, 상하이 등. 세계적인 도시에 비해서 우리나라 아파트값은 크게 비싼 편이 아니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역시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다른 국가에 비해서 자산의 비중이 부동산에 치중되어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우리의 균형은 무너져 버렸다 생각합니다. 대출을 생각하면 집의 주인이 우리인지 은행인지 헷갈릴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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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를 모르는 삶


저는 인생을 살면서 포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얻는 것도 많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완벽함을 따르다 보면, 삶이 비관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포기를 모르며 도시에서 소비에 모든 것을 바치는 동안. 남는 것은 빚과 쳇바퀴 같은 생활뿐이었습니다. 


만약에 내 인생에서 꼭 가져가야 한다면. 어떤 것을 가져가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또 해답을 찾기 위해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써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1. 자유 (신념)

2. 가족

3. 경제

4. 취미

5. 소유

6. 새로움 (혁신)

7. ......


등 계속해서 수십 가지, 수백 가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목록에 심지어 '감자튀김'도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모든 것을 놓치지 않고 완벽하게 살고 싶은 제 욕망을 거울로 보았습니다. 갖고 싶은 것도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많다 보니 시간은 늘 부족합니다. 


결국 저는 이 도시를 떠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현재 누리고 있는 것을 모두 포기하기 싫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왠지 모를 답답함. 그리고 계속해서 미친 듯 달리는 제 모습은 브레이크 없는 스포츠카 같았습니다. 무엇이 그리 중요하기에 저는 포기할 수 없는 것일까요? 그건 정말 모두 중요한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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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울컥 도심의 삶

친구 혹은 지인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울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혹은 본인이 어젯밤에 혼자 울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저 역시 가끔가다 밤에 울고 싶을 때가 많이 있습니다. 이것은 '우울증' 징조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사회생활 혹은 자신의 일을 포기하며 사는 것은 아닙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데 친한 친구와 지인들에게 갑갑함을 호소합니다. 


도시에서 좋은 것을 먹고 재밌게 놀고 있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우울해지고 있을까요? 아이들은 각종 학원에서 훌륭한 지식을 전해주는 선생님들에게 둘러 싸여있는데 왜 배움의 기쁨을 누리지 못할까요? 정말 계속해서 의문투성이었습니다. 


아무도 이 의문에 대해서 총대 메고 '이게 잘못되었으니 싹 뜯어고쳐야 해!!!'라고 이야기해주지 못합니다. 다들 둘러서 이야기 하지만, 도시 속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숨도 돌릴 수 없는 바쁜 삶이 우리를 매일 울컥하게 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을 짧을 제 소견을 바탕으로 해볼 뿐입니다.




그곳으로 떠나면

그곳에는 안정적인 직장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병원 이용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예술의 전당에서 좋은 공연을 보기 위해서는 큰 불편을 감수하고 멀리 이동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우리와 달랐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표정도 다르고 친구들과 떠들며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경쟁에서 도태되면 어떻게 하지? 


나만 특이한 선택을 하는 것은 아닐까? 


전원주택에 살면 아파트에 비해서 돈이 많이 든다고 하는데.


시골에 살면 도둑이 많이 있지 않을까? 


집을 지으면 10년은 늙는다는데...


등등. 주변에서 많은 걱정을 해주십니다. 90% 이상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상황에서 막연한 두려움과 환상으로 인해 검증해볼 엄두도 낼 수가 없습니다. 집이 곧 전재산인 나라에서는 과감하게 행동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해 보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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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글을 적으면서 '전원으로 돌아가게 된 배경', '필지 선정 과정', '설계과정', '시공과정', '결론' 등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갈까 생각 중입니다. 원래 글 한두 개로 마칠 수 있었던 이야기가 여러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되어 기쁩니다. 일하면서 틈틈이 쓰느라 속도가 늦을 수 있지만. 현재 진행형과 과거의 생각들을 함께 정리해 나가면 나중에 집을 짓고 나서도 뿌듯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럼 이상 프롤로그를 마칩니다.





양평김한량


편집 : 딴지일보 퍼그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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