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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0. 04. 금요일

raks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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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주

 

이 글의 많은 데이터와 문장들은 위의 책을 기반으로 해서 

써졌습니다. 미국 의료 보험의 문제 말고도 공감할 수 있는 

좋은 내용이 많으니, 꼭 한번 사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오바마 케어란 '오바마를 보호(케어) 하자' 그런 뜻이 아니라 Obama + healthcare의 뜻으로 민간 보험 중심의 기존 미국 의료 보험 체계를 뜯어고치는 시도입니다. 오바마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였고, 2008년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20103월에 의회를 통과한 법안이 있는데 정식 명칭환자 보호 및 부담 적정 보험법(Patient Protection and Affordable Care Act:, PPACA)입니다. 


미국은 선진국 중 유일무이하게 모든 국민을 아우르는 건강 보험이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미국에는 아예 의료 보험 서비스가 없다고 과격하게 이야기 합니다


그래도 최소한의 시스템은 갖추고 있어, 공적 의료 보장 제도로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건강 보험인 메디케어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 급여인 메디케이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속하고 있지 않은 대부분의 미국인은 민간 의료 보험에 가입을 합니다.


그런데 메디케어에도 메디케이드에도 속하지 않고 또 민간 의료 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은 국민이 전체 국민의 무려 15%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약 우리나라 인구 정도 되는 4500만 명이 어떤 의료 보험에도 가입되지 않은 의료 사각지대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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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클 무어 감독의 <식코>라는 영화를 보면 007요원이나 터미네이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상처를 자신이 꿰매고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리고 손가락 두 개가 잘렸지만 하나만 봉합하는 그런 장면도 나옵니다. 정말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 할 일입니다.


미국 국민들도 이런 의료 제도에 엄청난 불만을 가지고 있고, 미국 또한 우리나라처럼 고령화가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앞으로 의료 문제가 더 커질 것입니다.

 

실제로 2007년 미국에서 개인이 파산을 신청한 이유 중 62%가 의료비 때문이었다고 합니다의료로 인한 파산자의 78%는 파산 신청을 할 때 60%는 민간 의료 보험에 가입하고 있었고, 10%는 노인 건강 보험인 메디케어를, 5.4%는 저소득층에 대한 의료 급여인 메디케이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결국 의료 보험이 있는 경우도 이렇게 위험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보험료가 비싸서 더 저렴한 의료 보험을 찾다 보니 본인 부담이 많아 의료 기관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고, 이는 병이 커진 후 병원에 가게 됨으로써 의료비 부담을 더욱 유발하는 이상한 구조를 가지게 됩니다이 때문에 무보험자나 부실보험자는 아파도 웬만하면 참게 되고, 결국 영화 <식코>에서와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더 큰 문제는 의료비 파산 비율이 점차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1981년에 의료비로 인한 파산은 8%에 불과했지만 2001년엔 46%, 2007년엔 62%로 증가했습니다소득이 많아지는 것보다 의료비가 훨씬 더 비싸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결국 의료의 국민적 기대와 불만 그리고 더 늦으면 감당할 수준이 안 될 것으로 여긴 오바마가 '오바마 케어'라는 것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고 실제로 이를 핵심 선거 공약으로 하여 대통령에 당선, 재선되었습니다.

 

오바마 케어는 900쪽이 넘는 매우 복잡하고 긴(?) 법안인데 간단하게 이야기 하면 정부와 기업이 비용 부담을 거들어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3200만 명의 의료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것입니다.(그래도 몇 프로는 예외가 되기는 하네요. 4500만 명-3200만 명=1300만 명)


그리고 보험의 의무 가입을 이행하지 않는 개인이나 고용주에게 벌금을 물리도록 하게 되는 것인데요. 이렇게 하면 건강 보험 수혜자가 전 국민의 95%로 높아지게 됩니다.

 

이러다 보니 진보 진영에서는 엄청 환영을 하고, 보수 진영에서는 '미국이 무슨 사회주의 국가냐?'그럽니다. 특히 공화당이 주지사로 있는 27개 주는 이미 협조 불가 방침을 밝히고 있습니다. 다른 한 편에서는 반 강제로 가입시키는 것은 자유 침해라는 의견도 있다고 합니다. 특이하게 돈이 없는 사람 중에서도 '내가 지금 돈이 없는데 무슨 보험이냐?'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 짐작해 봅니다.

 

하지만 오바마의 재선에서 보듯 대다수 국민들은 찬성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장 돈을 지불해야 되는 기업들, 현재의 의료 제도 덕분에 돈을 많이 벌었던 제약 회사나 민간 보험 회사들은 몹시 반대하겠죠. 돈이 걸린 문제니 각 진영에 따라서 경제적 실리가 갈릴 수 밖에 없고 양편에서는 사활을 걸고 로비하고 있습니다.(미국은 로비가 합법화 되어 있습니다. 이럴 때 로비력이 더 센 집단은 누구인지 다 아실 줄 압니다.)

 

그러다 보니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에서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에서는 이것을 부결시켰고, 서로 오바마 케어를 두고 갑론을박 하면서 법안을 미루고 예산안을 거부하여 미 연방 정부 폐쇄가 임박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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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여기서 미국 의료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고자 합니다이제부터 나오는 내용은 <의료 보험 절대로 들지마라 (김종명 저)>에서 많은 부분 인용을 하였습니다.


일단 우리나라부터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모든 국민이 의료 보험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가입의 거부는 법적으로 불가합니다.

 

상한선이 약 17만 원밖에 안 되는 국민 연금의 보험료(대기업 대리라면 바로 상한선입니다.)와는 달리 의료 보험은 상한선이 200만 원이 넘고 소득별로 부과되기 때문에 월급에서 떼어가는 의료 보험료 금액만 보면 대충 그 사람의 소득을 알 수 있습니다. 직접세이기 때문에 소득 재분배 효과도 있습니다.(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소득의 약 3%정도를 본인이 부담합니다. 천 만 원을 월급으로 받는다 해도 30만 원 정도입니다. 200만 원을 내려면 월급으로 7000만 원 정도를 받아야 하니 사실상 상한이 없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돈을 상한선까지 내는 대기업 총수나 부자인 사람은 억울할 수도 있습니다평소 식사를 잘 하고, 건강 검진도 자주 하여 조금만 이상이 생겨도 병원에 가기 쉽기 때문에 큰 병 생길 일이 별로 없습니다때문에 납입하고 있는 보험료 만큼의 혜택을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좋지 않은 식사에 검진도 자주 받지 못할 뿐더러 정말 아프고 아파야 병원에 가기 때문에 병을 키워서 갈 가능성이 높아 비록 보험료는 적게 내지만 혜택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의료 기관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 의료 제도는 당연 지정제 입니다당연 지정제란 국내 의료 기관은 모두 당연하게도 건강보험 지정 의료 기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삼성병원이 '우리는 국민 건강 보험을 인정하지 않고, 우리가 만든 삼성 생명 보험에 가입한 사람들만 환자로 보겠다' 이런 것 안됩니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 건강보험 제도가 시행되므로 의료 기관에서도 당연히 건강보험이 적용되도록 강제하는 제도입니다. 국민건강보험법은 의료법·약사법 등에 의해 개설된 의료 기관·약국 등이 정당한 이유 없이 요양 급여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건강보험 가입자들은 거의 대부분의 병의원·약국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다시 마이클 무어 감독의 <식코>라는 영화에서 보면 애가 열이 나서 병원에 가는데 그 병원에서 자기 계열사 병원이 아니라고 진료를 거부합니다. 결국 이 병원 저 병원 돌아다니다가 애는 사망합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조금 대기 시간이 길어서 그렇지, 아산 병원이나 삼성 병원 등 어떤 병원에서라도 진료를 볼 수가 있습니다.


아무튼 지난 정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방미하셨을 때 미셀 오바마 여사와 김 여사님이 잠깐 환담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오바마 여사께서 김 여사님에게 우리나라의 의료 제도를 몹시 부러워 하고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오바마 대통령도 우리나라 의료 제도를 무척 부러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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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 I envy you...


그럼 미국의 의료 제도는 어떨까요?


미국의 병원은 거의 영리 병원과 민간 의료 보험 제도를 선택하고 있습니다영리 병원은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주주들이 주인인 병원이라고 보면 됩니다.(이 용어가 잘못되었다는 이야기는 일단 넘어갑니다. 우리나라 병원들도 영리를 추구하기는 하지만 조금 성격이 다릅니다.결국 영리 병원은 최선의 진료와 환자의 건강 보다는 주주와 투자자의 이익을 위한 치료를 하기 마련입니다. 진료비를 비싸게 받고 환자 진료에 드는 비용도 줄이려고 하죠.


보험도 우리나라처럼 국가에서 통제권을 가지지 않은 민간 의료 보험이기 때문에 실시간 감시가 불가능하고, 병원이랑 짝짜꿍할 수도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과잉진료, 부당 청구 등이 만연할 수 밖에 없습니다.(오바마 케어에는 '보험 금액의 어느 정도 이상은 환자의 치료비로 사용하라'와 같은 민간 의료 보험 감시의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실제로 부정도 많이 저지르는데, 질병의 중증도를 조작하여 더 높은 진료비를 청구하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미국 최대의 영리 병원 기업인 콜롬비아/HCA 2003년 부정 행위와 메디케어 부당 청구가 적발되어 연방 정부에 17억 달러를 배상했고, 두 번째로 큰 영리 병원 기업인 테넷은 2004년 메디케어 부당 청구에 대해 약 2천 만 달러를 배상하기도 했습니다.


이쯤 되면 한 가지 의문점이 생깁니다. 불량품을 비싸게 파는 셈인데, 영리 병원은 왜 없어지지 않을까요? 후진제품은 자본주의 사회에선 자연 도태되는 것이 정상인데 왜 승승장구를 할까요? 


그것은 파는 상품이 의료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의료 서비스는 의사나 간호사 등 면허가 있는 사람만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공급자 독점입니다. 요즘은 물론 인터넷으로 의료 정보를 알 수 있는 방법이 많지만 의사보다 더 잘 알 수는 없습니다.

 

환자가 이용할 의료 서비스를 환자 자신이 아니라 의사가 결정해 줍니다. 아무리 환자가 똑똑해도 의사에게 의존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의료 서비스 영역에서는 시장 경제 원리가 작동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이런 특성이 있다 보니 영리 병원은 퇴출 되지 않고, 오히려 이익을 재투자하여 비영리 병원을 인수 합병해 덩치를 불리고 있습니다.


다음은 미국 의료계 또 하나의 축인 민간 의료 보험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합시다이 경우는 우리나라 민간 의료 보험과 국민 건강 보험을 살펴 보면 답이 나옵니다.


우리나라 민간 보험 회사 전체의 사업비는 어느 정도일까요? 이는 금융 감독원의 <금융통계월보>에서 알 수 있는데 이 자료에 의하면 생명 보험 회사의 사업비 규모는 대략 25% 내외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손해 보험사의 경우도 대략 20% 내외의 사업비를 지출하고 있습니다. 2010년 회계 기준으로 볼 때 생명 보험 회사는 14, 손해 보험사는 10조를 사업비로 지출하고 있습니다. 둘이 합쳐서 24조 정도입니다.


반면 2010년 국민건강보험 재정 수입은 33조 였고 사업비는 1.1조가 조금 넘었습니다. 대략 3% 정도만 관리 운영비로 지출된 셈입니다. 나머지는 모두 가입자를 위해 쓰였습니다. 민간 보험 회사의 2010년 총 보험료 수입은 110(특별계정 제외) 였고 그 중 24조를 사업비로 썼습니다. 민간 보험의 보험료 수입은 3-4배에 불과하지만 사업비 지출은 20배가 넘습니다. 이것은 국민 건강 보험보다 민간 보험사가 그만큼 비효율적인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도 티브이에서는 이순재씨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고 계속 광고하고 있지만 이런 보험들은 정작 중요한 환자의 치료보다는 광고를 비롯한 여러 사업비에 돈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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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셨죠?


환자가 병이 있거나 없거나 과거에 수술을 받았거나 그렇지 않거나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모두 가입이 되고 보험비를 주는 보험과 보험사의 이익을 위해서 여러 조건을 따져야 하는 민간 보험과는 사업비가 같을 수가 없겠죠.

 

미국은 2009GDP(국내 총 생산)17.4%를 의료비에 쏟아 부었습니다. 나라 살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절대적인 돈의 액수 면에서 세계 최고입니다. ‘좀 사는 나라들의 모임OECD 회원국의 의료비 평균은 GDP의 약 9.5% 정도라고 하니 그 액수에 한 번 더 놀랍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09년에 GDP6.9%를 의료비로 썼습니다. 국가 경제 규모를 생각해도 미국은 우리 보다 약 2.5 배를 더 쓴 것입니다. 우리 국민은 1인당 151만 원을 의료비로 썼고, 미국은 1인당 8000달러(약 880만 원) 정도를 썼습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의료가 이 정도까지 된 것은 거의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 규모를 생각해도 나라에서 정말 의료에 돈을 쓰지 않습니다. 실제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크게 늘어난 사실은 의료 보험의 긍정적인 영향이며, 그렇게 양호한 국민 건강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의료비 지출을 적게 하는 효율성도 돋보입니다.)


USA 투데이 기사에 따르면 미국의 2009년 민간 의료 보험의 가구당 보험료는 13375달러, 1인당 4824달러였습니다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민간 의료 보험료가 가구당 연 1500만 원, 1인당 550만 원입니다. 미국의 국민 소득이 우리보다 대략 두 배 높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상상하기 어려운 금액입니다. 반면 우리나라 의료 보험료는 월급의 대략 5.9%고, 이것을 기업주와 반반씩 나누어 냅니다


(내 월급이 300만 원이라고 하면 약 18만 원을 부담하는 것이고, 이것의 반만 부담하니 9만 원 정도가 우리의 보험료 입니다물론 스스로 가입하여 부담하는 민간 보험료는 또 예외겠지만요.) 


정말 미국은 의료비를 부담하는 사람에게 가히 지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미국인의 많은 의료비 지출로 인해 천국에서 뛰어 노는 집단이 있습니다. 바로 사람의 건강을 밑천으로 삼아 장사를 하는 민간 보험사, 영리 병원 제약회사들이죠. 이들에게 미국의 의료 체계는 천국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지도자를 뽑았는데도 이렇게 셧다운되는 것을 보면서 '참정치가 무언지 정말 주권은 국민에게 있는 건지'하는 의문이 듭니다민주화된 미국이라도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만감이 교차 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별로 손해도 이득도 볼 것 같지 않은 중산층인데 이들이 급격한 제도 변화로 인해 그나마 받고 있는 서비스조차 못 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진다면 오바마 케어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고 그렇지 않다면 성공할 것이라 예상해 봅니다.



끝으로 전 세계가 부러워하고, 초 강대국 대통령 오바마도 벤치마킹하고 있는 우리나라 국민 건강 보험은 박근혜 대통령의 아버님인 박정희 대통령이 만들고 시작하였습니다.(럼 - 박정희가 건강보험의 아버지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님이 만든 이 훌륭한 제도를 계승시키고, 대선 때 공약한 암, 심장, 뇌혈관 질환 그리고 희귀 난치성 질환에 대해 국가가 100% 보장하겠다는 공약을 지키리라 믿습니다. 비록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기초 연금 2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은 조금 엇나갔지만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인 만큼 적어도 대선 때 약속한 위 4대 질환의 건강 보험 100% 공약 꼭 지켜줄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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