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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2. 12. 금요일 

에너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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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마피아계의 대부들 (5)

전환시대의 논리 - '화석연료 고고씽'파 (1)

전환시대의 논리 - '화석연료 고고씽'파 (2)






화석연료를 동력으로 한 1, 2차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대량생산 대량소비라는 미증유의 물질문명 사회를 선사했어.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 3형제는 밀도 높은 에너지원일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산업을 통해 우리에게 아주 많은 소재를 싼값에 공급해주었거든. 의류와 플라스틱제품은 물론 화장품, 의약품에 이르기까지 석유는 우리 생활 곳곳에 자리잡고 있어.


어느 순간 뿅하고 석유로 만든 것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순면이나 실크 팬티, 모피를 입은 사람빼고는 벌거숭이가 될 거야.(흠, 육둘러 세상이 되겠군.) 건물은 철골조와 공구리, 목재 가구만 남겠지. 석유 중독에 걸린 현대인들에게 석유 금단현상은 끔직한 사태를 몰고 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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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만년 전 인류가 처음 불을 사용하던 때로부터 중세까지 아주 오랜 시간 인류는 바이오매스 에너지 시대를 살았어.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마른 나무가 연료원이었고 숯은 있는 집안이나 대장간 등에서 사용했지. 동네 주변의 산과 우거진 숲은 사람들이 살기에 충분한 나무를 해마다 재생산해냈어.


그런데 중세에 상공업이 발달하면서 철의 수요가 늘어나자 숲이 사라지기 시작했어. 1톤의 철을 생산하는데 대략 1천톤의 나무가 필요했거든. 11세기 말에 이르자 영국 남동부 대부분의 삼림이 자취를 감추었대. 유독가스를 내뿜는 석탄이 연료로 쓰이기 시작한 배경이야.


영국 국왕이 처음 채탄 면허를 내준 13세기 이래, 1차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석탄의 생산량은 기하급수적(이넘의 ‘기하급수적’은 앞으로도 몇 번 등장할 거야)으로 늘어나. 그리고 산업혁명이 국제적으로 확산되는 19세기가 되면 증가속도가 더욱 빨라져. 1800년에 1,500만톤이었던 전 세계 석탄 생산량은 1835년에 3,600만톤, 1855년에 8,900만톤, 1885년 4억2,200만톤, 1900년 경이면 연간 생산량이 7억톤에 이르게 돼. (2013년에는 78억2300만톤을 채굴했어.)


1859년 상업 생산을 시작한 석유는 등유와 윤활유로 시장을 넓혀 나가. 초기 말썽꾸러기 휘발유도 곧 귀한 대접을 받게 돼. 때마침 1885년 독일의 기술자 고틀리에프 다임러와 칼 벤츠가 각각 가솔린 내연기관 자동차를 제작했거든. 1908년 미국의 자동차왕 헨리 포드는 본격적인 자동차 대중화의 문을 열어. 컨베이어 라인에 의한 작업 방식으로 대표되는 표준화, 간소화, 전문화의 포드시스템은 1925년 199만950대를 팔아 최전성기를 맞이해.


세계 1, 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등유는 비행기의 연료로 사용되고 중유는 선박과 공장 보일러의 연료가 되었어. 산업화는 세계적으로 확산되었고. 이에 따라 석유의 생산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아래 그래프 파란색 선을 보면 1950년대부터 석유생산량이 얼마나 급격하게 늘어났는지 알 수 있어. (2013년 석유 41억1,700만톤, 천연가스 3조4,790억입방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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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생산 그래프

만들긴 힘들어두 쓰는 건 잠깐


앞으로도 석유 소비량은 더 늘 거야. 선진국들의 소비는 정체를 보이지만 신흥개도국의 소비 증가가 엄청나거든. 요즘 중국과 인도의 자동차 증가량은 우리나라 전체 자동차 수를 능가해. 우리는 마트 갈 때도 차 타고 가면서 이제 좀 살아보자고 하는 애들한텐 타지 말라고 할 수는 없잖아, 양심적으루다가. 사다리는 남겨 놔야지.


세계에서 석유를 가장 많이 쓰는 나라는 여전히 미국. 지금은 중국이 미국의 절반 정도를 쓰는데 2030년대가 되면 중국의 소비량도 미국에 맞먹을 거래.


화석연료와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풍요의 시대를 열어주었어. 그건 인구 증가에서도 드러나는데, 1800년 경 약 8억명이었던 세계 인구는 20세기 초 약 16억명으로 두 배가 돼. 그 정도 식구를 먹여살릴 수 있는 생산력을 갖게 된 거지.


20세기의 인구 증가는 이 역시 기하급수적이야. 20세기 말 60억 명으로 4배 가까이 불어나더니 불과 십수년 만에 다시 10억 명이 늘어서 지금 이 시간 인구시계는 72억1037만명을 넘어서고 있군. 암튼, 이 72억 인구를 먹여살리기 위해 오늘도 세계는 엄청난 에너지를 쓰고 있어. 이 중 80%는 화석연료.


그런데 석유 중독에 빠져 역사상 최대의 소비 시대를 구가하는 인류에게 자연으로부터 경고장이 배달돼. 바로 기후변화.


기후변화는 정말로 화석연료가 초래한 재앙일까?




1. 탄소의 순환과 탄화수소화합물의 숙명


잠깐 우주를 지키는 중2들의 과학시간으로 가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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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을 전달하는 방식엔 옆에 붙어 있는 분자에게 전해주는 전도, 분자가 움직여 전달하는 대류, 걍 막바로 전달되는 복사가 있잖아. 그 복사 때문에 난로가에서 불을 쬐기만 해도 따뜻한 거고.


복사는 모든 열을 가진 물체가 내쏘는 전자기파야. 그런데 에너지의 밀도에 따라 파장이 달라져. 표면 온도가 6천도 가까운 태양의 전자기파는 가시광선에 집중되어 있고, 온도가 더 높으면 파장이 짧은 자외선쪽, 온도가 낮으면 적외선 쪽의 긴 파장을 갖게 된대. 사람의 체온 정도로는 가시광선은 못내고 적외선 정도만 내쏘니까 밤중에도 적외선 감지기를 쓰면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거지.


태양계 모든 에너지의 근원은 태양이야. 태양이 아주 높은 온도에서 수소를 헬륨으로 핵융합하면서 내는 에너지가 전자기파의 형태로 태양계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안드로메다에서도 태양이 희미하게 반짝이는 걸 볼 수 있는 거지. 그래서 가까이 있는 수성과 금성은 스스로 에너지를 내지 않지만 뜨겁고, 지구는 적당하고, 화성 너머는 생명체가 존재하기엔 넘 춥고 그런 거래.


지구는 1분마다 1제곱센티미터에 약 1칼로리의 태양 복사에너지를 받고 있어. 지구 전체로 하면 무쟈게 많은 양이지. 그럼 이렇게 태양에너지를 계속 받다 보면 지구는 점점 데워져서 열탕이 되지 않을까?


그건 염려 마. 지구도 복사를 통해 열을 내보내서 전체적으로는 복사평형을 이루거든.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의 복사에너지 중 30%는 대기와 지표면에 의해 걍 반사돼. 20% 정도는 대기가 흡수하고 나머지 절반 정도가 지표면을 데워. 태양에너지를 받은 지표면은 전도로 공기를 데우고 수증기를 만들어 대기로 올려 보내. 그리고 나머지는 적외선으로 방출되어 그대로 우주밖으로 나가기도 하고 대기에 흡수되기도 해. 암튼 이렇게 해서 지구는 열평형을 이루고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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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루다가 드나든 건 똔똔이여


지구에 대기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그건 달을 보면 알 수 있는데, 낮에 햇볕을 받는 곳은 섭씨 150도까지 올라가지만 밤에는 영하 100도 이하로 내려가. 날마다 200도 이상의 초열탕과 초냉탕을 오르내리는 곳이 달이야. 지구가 달과 달리 따뜻한 건 대기라는 이불을 덮고 있기 때문이야. 지금 지구의 평균 온도는 대략 섭씨 15도인데 만약 대기의 온실효과가 없다면 평균 지표면 온도는 영하 18도가 될 거래.


그런데 대기의 성분 중에는 온실효과가 큰 넘이 있어. 지구의 복사 파장은 적외선이라고 했잖아? 이 적외선 파장을 잘 흡수하는 넘들이지. 수증기가 가장 센 넘인데 이 넘은 우리가 어쩔 수 없는 넘이니까 넘어가고, 이산화탄소와 메탄, 아산화질소, 수화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이렇게 6적이 수배자 명단에 올랐어.


얘들은 대기 중에 그리 많지 않아. 질소가 79%, 산소가 21% 정도 되고, 이산화탄소의 현재 농도는 400ppm이니까 0.04%인 거지. 나머지 5적은 양은 더 적지만 온실효과는 더 커. 그래서 소 방귀(메탄)도 지구온난화에 나름 역할을 한다는구먼.


문제는 19세기 산업혁명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석탄과 석유를 무지막지하게 사용했고 그 결과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산업화 이전 280ppm에서 이제 400ppm을 넘어섰다는 거야. 그리고 이 기간에 지구 평균 온도는 0.85℃가 올랐고. 0.85도라는 수치를 우습게 보면 안돼. 지구 마지막 빙하기와 지금의 평균온도차가 5도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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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몇 십만년전 겨우 몇 백만년전,

한번은 아주 추워서 혼들이 났다던데


물론 지구가 46억년을 살아오는 동안 지구의 온도는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했어. 원시지구는 이산화탄소와 수증기로 덮여 있는 뜨거운 행성이었고 오랫동안 비가 내리며 지구가 식은 뒤에도 대기의 성분은 이산화탄소가 많았대.


이 때도 탄소는 순환을 했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는 비에 쓸려 지상으로 내려오고 탄산염이 되어 퇴적되어 암석이 되었다가 풍화작용으로 다시 이산화탄소가 되어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50만 년이 걸리는 대순환을 거친대. 그리고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농도는 지구의 온도와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고.


그런데 생명의 탄생은 이런 탄소의 순환에도 변화를 가져 왔어. 초기 광합성 박테리아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왕성하게 먹어치우며 산소로 대치시켜 지구를 오늘날의 푸른 산소별로 바꾸었어. 이산화탄소가 줄어든 대기의 온실효과는 이전보다 작아져 지구의 온도 변화 폭을 낮추었대.


육상 식물의 탄생은 대기 중의 탄소를 탄화수소화합물로 바꾸어 땅속 광에 쟁이고 고온과 고압에 의해 석탄으로 응축되었어. 수많은 수생 동식물은 바다와 호수 아래 쌓이고 쌓여 땅속으로 들어가고 열과 압력을 받으며 석유와 가스로 숙성되었어. 이 화석연료들은 밀도가 높아진 탄화수소화합물들이지.


우리가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에너지를 얻는 건 이들은 태우는 행위이고, 바로 이들이 가진 탄화수소화합물에서 탄소와 수소를 태워 열을 내. 수소는 타서 물이 되고 탄소는 타서 이산화탄소가 되고 우리는 열을 얻는 거지.


이렇게 수 억년을 땅속에 묻혀 있던 탄소는 자연적인 과정이라면 50만년 걸려 순환을 하겠지만, 불과 200년도 안되어 우리 인류가 대기 중으로 대량 방출하고 있는 거야. 석유는 거의 절반을 태워버린 셈이고.


그러다 보니 19세기 중반 이후 지구 평균 온도의 상승 추세는 인위적인 요인이 크고, 지금도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게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공식적인 견해야.




2. 기후변화가 뭐 어때서, 그래서 어쩌라고~


이게 많은 울나라 사람들의 생각인 거 같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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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관측 기록도 그렇다고 하고, 사과 산지도 강원도까지 올라왔고, 동해안 명태는 베링해로 올라가 구경하기도 힘들고 등등 뭐 그런 거 보면 지구온난화가 맞기는 한 거 같은데, 우리한테 해로운 건가? 하는 속내들이지.


IPCC의 보고서도 그래. 섭씨 2도 정도 올라가는 동안은 중위도 지방의 농업 생산이 늘 거라고 봐. 글구 없는 사람이 살기에는 추운 겨울보다는 더운 여름이 낫잖아.


그런데 2도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얘기가 달라져. 지금도 벌써 장마가 희미해지고 게릴라성 집중 호우가 늘어나고 겨울의 혹한이 기승을 부리는 기후로 바뀌고 있는데, 이런 기상이변이 급증하고 병충해도 늘어 농업생산도 줄어들고 득보다 실이 커지는 거지. 특히 해수면 상승으로 해변에 집중되어 있는 도시의 주민들이 이주를 해야 하고, 사막화 진행이 속도를 내어 인류의 주거환경에 큰 변화를 가져와 국가간 갈등이 안보를 위협하게 될 거래.


영화 투마로우의 빙하기도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냐. 지금의 혹한이 북극의 온도가 높아져 벨트가 느슨해지면서 찬 공기의 남하 경계가 더 내려와 그런 거잖아. 멕시코만 난류의 변화가 뉴욕을 얼려버리는 것도 배제할 수 없는 경우의 수야.


그리고 우리가 손 놓고 있기에는 벌써 기후변화로 인한 비용을 내부경제화한 나라들이 많아졌어. WTO도 있구 여러 나라와 FTA도 맺었으니까 무역 장벽이 없어졌다고? 천만에 연비떨어지는 차 유럽에 팔려면 과징금 물어야 해. 효율 떨어지는 가전제품도 마찬가지. 글구 항공기는 유럽연합 탄소배출권 거래제에 참여해야 유럽에 취항할 수 있어.


우리가 기후변화의 요인이 화석연료라는 데 동의하지 않아도, 혹은 그래서 뭐 어쩌라고 하며 뒷짐을 져도, 우리는 이미 탄소배출에 비용을 매기라는, 싫음 페널티를 먹으라는 경제 체제에 살고 있는 거야. 우리는 아직 안 매기고 있고.




3. 기후변화협약과 교토의정서, 그리고 탄소경제


온실효과를 처음으로 소개한 건 프랑스의 과학자 푸리에야. 1872년 지구에 흡수되는 태양에너지와 반사되는 열의 차이를 증명하고 대기의 역할을 밝힌 거지. 영국의 틴들은 이산화탄소와 수증기의 역할, 그 중에서도 수증기가 가장 강력한 온실 기체라는 걸 알아냈고. 1986년 스웨덴의 기상학자 스반테 아레니우스는 이산화탄소량의 변화에 따른 대기 가열 효과를 계산했대.


하지만 이런 얘기는 과학적 발견일 뿐 사회적 반향은 없었어. 이제 막 산업화가 확산되는 마당에 사람들은 산업화와 화석연료가 가져다 주는 물질문명을 좇기에도 바빴으니까.


1958년 미국의 화학자 찰스 킬링은 하와이 제도 마우나로아 산 기슭에서 대기 속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기 시작해. 그 해 315ppm이었던 이산화탄소 농도는 해마다 증가해 2013년 400ppm을 넘어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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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큼들 혀~ 더 올라가면 나두 책임 못져야~


그 이전의 농도는 어떻게 알아냈을까?


그건 남극과 그린란드에 있는 빙하에게 물어봐야 돼. 1998년 러시아와 유럽의 연구진들은 남극 보스토크 관측기지에서 3,623미터 깊이에 있는 얼음까지 시추를 했는데, 얘는 42만년 전에 언 넘이래. 이 얼음 막대는 42만년 전부터 지금까지 얼음이 연속으로 쌓여 있는 귀중한 시료인데, 이 얼음 속의 기포는 그 당시의 대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이 넘을 분석하면 성분은 물론 산소와 수소의 동위원소 분포를 통해 온도까지 알 수 있다는구먼. 암튼 대단들 혀.


여기에 퇴적암과 화석을 통해 식생을 연구하면 대충 당시의 기후가 파악되는데, 이렇게 축적한 고기후 자료를 통해 기후학자들은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확인했어. 기온과 이산화탄소 및 메탄의 농도가 양의 상관관계에 있다는 점, 그리고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빙하기에 180ppm, 간빙기에 280~300ppm 정도로 분석되는데 오늘날 이산화탄소 농도 400ppm과 메탄 농도 1,789ppb(10억분의 1)은 자연적인 농도변화 폭을 훨씬 초과하여 전례 없이 높은 농도를 보인다는 거야.


1980년대 초 미국과 영국에서는 19세기 후반부터 모아진 기상관측 자료에서 부실한 것은 골라내고 이를 전산자료화 하는 작업이 이루어졌어. 이와 더불어 이 자료를 활용하는 3차원 기후모델이 다양하게 분석되어 과거 기후와 비교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정확도를 높일 수 있게 되었지. 연구 결과들은 대부분 온난화의 경향과 위험성을 경고하였고 마침내 1988년 국제연합환경계획(UNEP)과 국제기상기구(WMO)는 30개국의 기후학자들을 제네바로 불러모아. 이렇게 구성된 IPCC는 1990년 1차 보고서를 통해 ‘지난 100년 동안 지표의 평균 기온이 0.3~0.6℃ 상승, 해수면은 10~25cm가 높아졌으며, 인간활동에 의한 온실 기체 증가의 영향이 절반 이상’이라고 발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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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지구야 이리저리 평형을 찾아가겠지만, 걍 멸종하는 애들두 있더라구.


이에 탄력을 받은 국제사회의 기후변화대응 노력은 1992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국제연합환경회의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국제연합 기본협약(UNFCCC)’으로 결실을 맺어. 이 협약의 기본 원칙은 ‘공동의 그러나 차별적인 책임’이라는 말로 압축돼. 온실 기체라는 게 배출한 나라에만 갇혀 있지 않고 지구 대기권에 퍼져나가니까 전 세계가 공동으로 대응하지 않는 한 어느 한 나라의 감축은 의미가 없으니 ‘공동의 책임’이야. 글구 지금까지 온실가스 농도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한 건 선진 산업국가들이거든. 지들이 먼저 이산화탄소 뿡뿡 내뿜으면서 산업화의 열매를 따먹었으니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하고 또 그렇게 하겠다는 약속이 ‘차별적인 책임’이야.


방법은 온실기체 6적의 배출량을 줄이는 것. 6적 중에 대표가 이산화탄손데, 얘는 80%가 화석연료를 태우는 데서 발생하는 거야. 그러니 사실 기후변화에 대응한다는 건 화석연료의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방법이야.


그런데 아직도 굶어죽는 사람들이 있고 전기는커녕 나무 해다 밥해먹는 사람들이 전세계 인구의 3/4이라는데, 이들이 경제 성장하려면 아직은 화석연료가 필수적인 상황이야. 한쪽에서는 경제 성장을 통해 삶의 질을 높여야 하고(화석연료 소비량 증가) 한쪽에서는 온실기체를 감축(화석연료 사용 축소)해야 하는 곤란한 처지가 되었어.


기후변화협약은 매년 12월 당사국총회를 열어 대응책을 모색했어. 근데 이건 뭐, 190개의 국익이부딪히다 보니 명분을 잡고 세게 밀어부치는 넘, 어제는 오히려 좀 춥던데 하면서 시비거는 넘, 이리저리 빼는 넘, 계산기 두드리며 이리 붙었다 저리 붙었다 하는 넘 뭐, 가관인 거야.


가장 적극적인 나라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잠기고 있는 나우루 등 섬나라들과 홍수, 가뭄 등 기상이변의 피해를 보고 있는 저개발국가들이야. 부유한 나라들이 100년 동안 싸지른 똥 때문에 없는 나라 사람들이 피해의 일선에서 서 있는 꼴이니까 말야.


여기에 든든한 우군이 유럽연합. 사실 기후변화협약이 소극적인 미국의 딴지걸기에도 불구하고 국제협약으로 성사된 데는 유럽연합의 힘이 컸어. 유럽연합 국가 중에는 1970년대 석유파동을 거치면서 대체에너지의 개발을 서둘러 재생가능에너지의 보급에 앞서 있고, 에너지 효율화에도 힘을 기울여 전체적인 경제 성장과 에너지 소비량 증가의 고리를 끊어가는 나라들이 있었거든.


실행계획을 세우는 데 있어 쟁점이 된 것은 ‘어느 나라’에게 ‘얼마만큼의 감축량’을 매길 것인가였어. 1인당 배출량이 같아지도록 하자, 과거 누적 배출량에 따라 한도를 정하자, 저감비용이 같아지도록 하자 등등 각국의 이해에 따라 여러 가지 방안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마침내 5년의 산고 끝에 1997년 12월 교토에서 열린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교토의정서를 낳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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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정서는 선진 38개국이 먼저 감축에 나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동안 1990년 배출량 대비 평균 5.2%를 감축하는 프로그램이야. 선진국이 먼저 의무 감축에 나선다는 데서 ‘차별적인 책임’의 원칙이 지켜졌어. 국가별로는 감축량에 차이가 있는데 유럽연합 소속 23개국이 8%로 가장 높고, 미국이 7%, 일본과 캐나다 6%, 뉴질랜드와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현상유지, 아이슬란드는 10% 증가가 허용되었어.


그런데 교토의정서가 발효하려면 55개국 이상이 비준하고 비준한 국가들의 배출량이 전체의 55%를 넘어서야 하는데, 세계 1위 배출국인 미국이 공화당이 다수인 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비준이 늦어진 거야. 미국은 아들 부시 임기 첫해인 2001년 아예 교토의정서 탈퇴를 선언해.


미국의 몽니로 140개국 이상이 비준했음에도 배출량이 55%를 넘지 못해 강제력을 발휘하지 못하던 교토의정서는 2004년 11월 러시아가 비준을 마침으로써 2005년 2월 26일 공식 발효되었어.


교토의정서는 이행에 신축성을 허용하기 위해 배출권 거래와 공동 이행, 청정개발체제를 도입했어. 배출권 거래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나라와 초과 달성한 나라가 사고팔 수 있도록 한 거고, 공동이행은 의무 감축을 해야 하는 나라들 간에 다른 나라에서 감축에 기여한 것 즉, 독일이 폴란드의 공장 설비를 저탄소 시설로 개비하는 걸 도왔다면 그 중의 일부를 독일의 감축량으로 인정해주는 거야. 청정개발체제는 감축 의무가 없는 나라에서 탄소 저감에 기여한 걸 인정해주는 방식이야. 우리나라가 풍력발전기를 설치한다든가 공장 설비를 에너지 효율이 높은 것으로 바꾸어 탄소 저감에 기여했을 때 인정해주는 방식이야.


이렇게 해서 형성된 게 탄소시장이야. 남거나 모자라는 탄소배출권을 사고파는 시장. 탄소 저감 노력을 열심히 한 기업과 나라는 득을 얻고 게을리한 기업과 나라는 돈을 내게 하는 이른바 ‘시장경제 방식’의 탄소저감책인 거지.


하지만 2005년 가장 먼저 출범한 유럽연합 탄소시장(EU-ETS)은 3기에 접어든 지금 거의 기능을 상실한 상황이야. 처음부터 과도하게 배출권 할당이 이루어졌고 2008년 이후 경기 침체에 들어서자 기업들이 아예 주어진 양도 배출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서 한때 이산화탄소 톤당 35유로까지 올라갔던 배출권 가격이 5유로까지 떨어진 상태야. 탄소배출 저감 역할을 하지 못하는 처지가 되어 버린 거지.


2008년 교토의정서 이행이 시작되고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포스트 교토 체제에 대한 논의에 박차를 가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이제 개도국도 감축 의무를 져야 한다고 주장해. 때마침 2007년부터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탄소배출국 1위로 등극했어. 개도국은 당연히 반발했지. ‘교토의정서 정도로 너네가 차별적인 책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냐’라며 반발했어. 여전히 지속적인 경제 성장이 필요한 상황에서 없는 살림에 화석연료 사용을 줄일 수는 없는 형편이거든.


팽팽한 대립은 포스트 교토 체제 합의 시한인 2009년 코펜하겐 회의에서 ‘지구의 평균 기온을 산업화 이전보다 2℃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450ppm 이하로 억제한다’는 목표에만 합의해. 선진국은 저개발국가의 기후 변화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2020년까지 매년 1000억불의 기금을 만들기로 하고. 이 때 인어동상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온 이명박은 “대한민국은 2020년 배출전망치 대비 30%를 감축하겠다!”고 호기롭게 공약을 하고 와. 이냥반은 해봐서 알기 때문에 국제 공약도 걍 국내 선거공약처럼 질러본 거야.


선후진국의 대립은 결국 교토의정서가 끝나는 2012년 도하 당사국 총회에서 2차 공약 기간을 2013년에서 2020년까지 연장하고, 2020년 이후 모든 국가가 의무 감축에 참여하는 신규 협약을 2015년까지 수립하기로 해. 하지만 1차 기간에 이미 탈퇴를 선언한 미국과 2차 기간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캐나다와 일본, 러시아 등이 복귀하지 않은 상태라 교토의정서 2차 감축이 동력을 얻기에는 힘이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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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포스트 교토 체제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페루의 리마에서는 지난 1일부터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가 열리고 있어. 9일부터 12까지는 고위급 회담이 예정되어 있는데, 내년 파리회담에서 마무리하기로 한 2020년 이후 시행할 감축 프로그램의 뼈대를 만드는 게 핵심 과제야. 지지부진한 녹색기후기금의 확실한 진행 약속을 받아내는 것도 필요하고.


이를 앞두고 IPCC는 지난 10월 하순 열린 총회에서 5차 보고서를 최종 승인했어. 이 보고서는 지난 133년 동안 지구 온도는 0.85℃(0.65~1.06℃), 해수면은 110년간 19cm(17~21cm)가 상승했으며, 지구 평균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2℃를 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전세계 온실기체 배출량을 2010년 배출량(49Gt/년, 이산화탄소 환산량) 대비 40~70%를 감축해야 하고, 2030년까지는 약 30~50Gt/년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어.


유럽연합은 지난 10월 24일 28개국 정상들이 모여 온실기체 배출량을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40%까지 감축하기로 결의해. 같은 기간 재생가능에너지의 이용 비율을 전체 에너지의 27%까지 끌어올리고, 에너지 효율도 27% 높이기로 했어. 내년 파리회의와 전초전인 올 리마 회의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이지.


그런데 11월 12일 아펙회의가 열리던 베이징에서 온실기체 최대 배출국인 G2가 기후변화에 대해 극적인 합의를 발표해. 오바마와 시진핑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26~28% 줄이고, 중국은 2030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들어가기로 한 거야.


미국의 적극성은 이어서 열린 호주 브리즈번 G20 정상회담에서도 드러나. 당초 의장국인 호주의 보수연립정부 총리 토니 애벗은 기후변화를 의제에서 뺏어. 그런데 회의 도중 미국의 주장으로 기후변화가 탁자에 오르고, 공동선언에서는 '내년 파리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모든 나라에 적용되는 법적 구속력을 갖는 새로운 의정서와 기구가 성공적으로 타결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한다'는 조항이 삽입됐어.


여전히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한 상태인 미국이 이렇게 적극성을 보이는 데는 일부 주정부에서 보여준 성공 사례에서 힘을 얻은 한편, 기후변화 대응 요구가 G2의 상대국인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주요한 수단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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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1970년대 말부터 풍력발전을 보급한 바 있는 캘리포니아주는 지구온난화 대응법을 제정해 2020년까지 1990년 수준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2012년 기준 15.4%인 재생가능에너지 발전 비율을 33%까지 올리려고 해. 전국적으로도 오바마 정부 들어 5년 동안 재생가능에너지 발전 비율이 2.5%에서 5.4%로 두 배 이상 늘었어.


미국은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2020년 시작되는 프로그램에는 모든 국가가 의무를 져야 한다고 주장해. 특히 온실가스 배출 1위로 자리잡은 중국이 더 이상 빠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면서 말야.


하지만 감축 방식에 있어서는 유럽연합보다 제약이 약한 방식을 원하고 있어. 유럽연합은 감축 목표와 절차, 제도가 법적 구속력을 갖는 의정서를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법적 구속력을 갖되 감축 규모와 시기를 각국이 정하도록 하자는 거야. 유럽연합 쪽에서는 미국 주장은 하지말자는 거랑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고.


암튼 이 줄다리기는 내년 12월 파리회의에서 결론이 날 텐데, 우리 입장은 뭘까?


교토의정서에서는 의무감축국에서 제외되었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순위 7위(2011년 6억9770만 이산화탄소환산톤), 누적배출량 19위야. 당근 포스트 교토 협상에서 우리나라도 의무배출국에 참여시키려는 분위기가 강했어. 더군다나 2020년부터 시행할 프로그램은 모든 나라들을 참여시키는 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


다만 감축 규모가 어느 정도 될까인데, 우리는 2009년 코펜하겐에서 이명박이 한 공약 이상이 될 거야. 당시 예상 배출량으로 계산하면 2020년 우리가 감축해야 하는 온실가스량은 약 2억3500만톤 정도 되었어. 그런데 실제 배출량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 허용량을 육박하는 상태가 되었어. 공약을 이행하려면 내년부터는 배출량 증가를 묶어야 하는 상황인데 이건 불가능하다고 봐야지.


그럼 어떻게 하지? 걍 뭉개고 갈까?


리마 회의에서 어느 정도 결실을 맺을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유럽연합과 미국의 의지를 보면 내년 파리회의에서는 2020년 이후 모든 나라가 참여하는 감축 프로그램이 모습을 드러낼 거 같아. 빠질 구멍은 없다고 봐야 해.


곤란할 때는 원칙으로 돌아가는 게 현명할 때가 있어. 그 동안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제기됐던 방안 중에 가장 근본적인 안을 소개할게.


'대기는 인류의 공공재이다. 모든 인류에게 권리를 주어야 한다. 인구에 따라 각국의 배출권을 할당하고 그 이상을 배출하는 경우 부담금을 내게 한다. 이렇게 모아진 기금은 그 이하로 배출한 나라에 나눠져 재생가능에너지 보급에 쓰여지게 한다. 그 동안의 누적배출량으로 기후변화 기여도를 산정하고 부담금을 내어 이것 또한 저개발국가의 재생가능에너지 보급에 쓴다.


울나라 부담이 너무 커지지 않겠냐고? 시방 우리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량으로 볼 때 다른 프로그램도 부담은 마찬가질 거야. 해법도 정공법으로 찾아야 돼.


재생가능에너지원 사용의 확대, 에너지 효율 제고. 내적으로는 이 두 가지.


외적으로는 북한이 있어. 우리가 북한에서 하는 온실가스 감축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해. 민둥산이 된 북한에 나무 심고 제조업 투자 시 에너지 효율 제품과 설비하고 재생가능에너지 보급하는 것으로 충분히 본전 뽑을 수 있어. 교토체제에서 공동이행이라는 선례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 한미 FTA 협상 시 개성공단 제품을 국산으로 인정받지 못한 뻘짓만 하지 않으면 돼.


저개발국을 위한 부담 역시 울 나라의 태양광·풍력발전, 그리고 태양열 이용 설비들을공공개발원조(ODA) 프로젝트와 연계하면 그리 손해도 아냐. 황사 발원지에 나무도 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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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꺼정.


너무 길어져서 먄~







에너지전환


편집 : 퍼그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