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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스틱 맨 (Matchstic Men)














<블레이드 러너>, <굴라디에이터>, <불낙 호크 다운> 등 존나 큰 스케일, 졸라 거창한 주제의 영화만을 만들어왔던 리들리 스콧 대인이 이번엔 웬일인지 전작덜의 덩치에 달라붙은 매미만큼 외소한 영화 <매치스틱 맨>을 들고 나왔음이다.


그러나 작은 고추가 보기엔 몽당해도 꼴리면 훨 우람한 법. 규모가 작아졌다고 해서 영화의 질마저 쫄아든 건 아니다. 먼저 줄거리를 보자.


에릭 가르시아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당해 영화 <매치스틱 맨>은 심한 결벽증세와 강박증을 보이는 사기꾼 로이(니콜라스 케이지 분)가 14년 만에 첨 만난 딸 안젤라(앨리슨 로만 분)를 통해 자식에 대한 사랑과 부모로써의 의무감을 느끼며 결국 자신의 정신병을 고치고 새로운 인물로 거듭난다는 타수성가형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처럼 당 영화는 고작 세 줄이면 요약되는 간단명료한 스토리의 소품이지만두 이를 풀어 가는 방식은 그와 반대로 가랭이 찢어질 만큼 복잡다단하지만 오바하지 않으면서 산만하지 않은 연출력을 과시한다.


뭔 소린고 하니, 맨 첨엔 쥔공 로이의 정신상태를 보여주는 심리극으로 시작했다가 중간엔 딸내미를 만나 옥신각신티격태격 사이좋게 지내는 흐뭇한 가족드라마를 보여주고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갑자기 안면을 싹 바꿔 스릴러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아슬아슬 똥꼬털 삐질거리는 서스펜스도 낑궈넣으며 마지막에 가서는 이런 뻑쩍지근한 여정을 마친 로이가 사기꾼의 탈을 벗어 던지고 모범시민으로 마음의 키가 훌쩍 커버린다는 어른 판 성장드라마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마치 장르가 세계일주를 하듯 이 장르, 저 장르를 와리가리해대는 당 영화는 이렇게 이야기로만 장르적 요소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점프 컷, 공중을 부유하는 먼지까정 잡아낼 정도로 화면을 존나게 눈부시게 하는 기법 등 현란한 영상을 통해 로이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전달하고 사기꾼이라는 영화제목답게 관객에게 사기도 쳐가면서 이야기와 부합하는 연출을 보여준다. 하긴 리들리 스콧의 연륜이 어디 가겠냐...


하지만 정신병적인 인물을 쥔공으로 내세운 영화에서 배우덜의 뛰어난 연기는 절때 필수. 그런 의미에서 니콜라스 케이지, 얘 연기 잘 하는 건 진작부터 알아왔지만 당 영화에서 흥분하면 눈 껌뻑거리며 말끝마다 윽, 윽거리는 신경질적 연기는 최고의 경지에 오른 게 아니었나 싶다.


근데 본 특위는 이넘보다 그의 딸로 나온 안젤라가 더 눈에 들어오더라. 애가 얼마나 귀엽고 해달처럼 깜찍하고 콧구멍에 쑤셔 넣어도 안 아플 만큼 앙증맞고 앙~ 깨물어주고 싶던지...


하지만... 사실 이건 단점이랄 수는 없는데 로이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는데 있어 영화적인 기교를 남발하고 의도적으로 산만하게 편집함으로써 관객까정 정신이상스럽게 유도하는 까닭에 영화 초반 이거 못 견디면 상영 내내 지루할 가능성이 농후하며, 흥미롭게 진행되던 과정에 비해 결말이 너무 평이하다는 거 역시 아쉬움이 남는 구석이다.


덧붙여, 재래식 언론들이 당 영화의 정보를 나열하는데 있어 반전이 있다는 사실을 시중에 유포함으로써 그 충격이 얼마나 큰지 요기에만 관람뽀인트를 맞추려는 독자가 많다는 정보가 본 특위로 속속 입수되고 있는데 아서라, 당 영화는 반전으로 승부하는 영화가 아님이다. 이점 당 영화를 관람하는데 있어 특별히 유의하기 바란다.


그런 전차로 본 특위는 당 영화를 베스트 주녀의 반열에 올려놓는 바이다.



 
베스트/워스트 선정 특별위원회
(movie@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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